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1/30/4DMRXL5DNRBVLGQ6ICCJKXOUM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괴산군이 방치 중인 ‘초대형 가마솥’ 활용을 놓고 최근에는 이전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김영환 충북지사는 공개적으로 반대 뜻을 밝힘.

   

2003년 김문배 전 군수가 “군민 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제안해 군 예산+성금 2.3억을 들였지만 8차례 실패 끝에 2년 동안 제작함. 어렵게 완성은 했지만 막상 활용은 되지 않았고 기네스북에 도전했으나, 더 큰 호주 질그릇에 밀림.

   

군민 화합 차원에서 이벤트에도 사용해 봤지만 조리 불능. 밥을 하면 가마솥 아래는 모두 타고, 위는 설익는 ‘3층 밥’ 탄생. 2007년부터는 이런 이벤트마저 중단. 지금은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지목되는 불명예 획득.

   

가마솥을 ‘산막이옛길’ 입구로 옮겨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활용하자는 의견이 최근 제기되었으나 거대한 가마솥을 6~7㎞ 떨어진 곳까지 옮기는 방법이 간단치 않은 데다 이전 비용도 2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

   

김영환 충북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괴산의 초대형 가마솥은 그 자리에 영구보존해야 한다”는 글을 게시. 김 지사는 “팥죽은 물론 쇠죽도 끓일 수 없는 기네스북 도전 실패의 가마솥은 처량한 신세로 세월을 낚고 있다”며 “우리에게 예산의 거대한 낭비와 허위의식의 초라한 몰락을 보여준다”고 언급함.

   

그는 “한때 동양 최대, 세계 최고를 좋아하던 낡은 사고와 성과주의가 어떤 초라한 결과를 보여주는지 징비(懲毖·지난 잘못을 경계하여 삼감)의 설치미술로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옮겨서는 안 된다. 꼼짝 마라”라며 “괴산의 거대한 가마솥은 우리의 실패학 교과서의 빼놓아서는 안 될 메뉴가 됐다”고 함. 이어 “내가 벌일 정책과 성과가 미래의 눈을 가지지 못할 때 지울 수 없는 치욕의 흔적을 남기게 된다는 것을 저 녹슨 가마솥은 오늘도 보여주고 있다”며 “생각할수록 모골이 송연해진다”고 언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