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인천의 풍경이다




새삼 느끼지만 쓰라는 게 참 많다

물론 난 건강상태 질문서만 썼다

근데 이거 다 들고 내리니까 공항 직원이 외국인인 줄 알더라ㅋㅋㅋ





여권에 남의나라 도장 찍는 게 얼마만인지...

괜히 뿌듯하다





이 심카드도 이제는 안녕이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이렇게 나를 맞아준다




입국은 빠르게 끝났다

인천공항은 확실히 시설이 좋다

고작 열흘 한국을 떠나있었을 뿐인데 사방에서 한국어가 들리는 것이 사뭇 낯설다


공항철도를 기다리는데 내 옆에서 한 커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도 모르게 어 뭐야 한국인이세요? 소리를 할뻔했다


하지만 이런 낯섦도 잠깐이었다

집 앞의 거리는 그대로이다

우즈벡보다는 살짝 추운 것 같다

내 방도 열흘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친구를 불러서 그간 먹지 못했던 아주 매콤한 해물뼈찜을 먹었다

고추장과 돼지고기의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이걸 어떻게 안 먹고 살아?

또 그동안 마시지 못했던 커피를 마시고, 그간 가지 못했던 노래방에 가서 잠깐 노래도 좀 부른다



그렇게 꿈같던 열흘은 이제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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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2/8

11일간의 우즈베키스탄 여행이 끝났다

후기 더 일찍 쓸 수도 있는데 그동안 글 썼던 시간의 통일성을 위해서 좀 늦게 씀ㅋㅋㅋ


그러면 생각나는 대로 그동안의 여행 후기를 한번 써보자면...


1. 일정은 어떻게 되었는가?

1/28 타슈켄트 ㅡ 1/30 사마르칸트 ㅡ 2/1 누쿠스 ㅡ 2/2 히바 ㅡ 2/3 부하라 ㅡ 2/5 타슈켄트->후잔트 ㅡ 2/6 타슈켄트


이렇게 돌아다녔다


2. 여행할 만한 나라인가?


충분히 여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자원이 굉장히 풍부하다. 확실히 실크로드의 흔적을 많이 느낄 수 있는 나라이다.

동서양을 잇는 교역로의 중심이라는 컨셉은 전세계 국가들 중 오직 우즈베키스탄만이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역사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도시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눈이 정말 호강한다. 분명 한번쯤은 오면 좋을 도시인 것은 확실하다.



3. 여행계획은 어떻게 짜야 하는가?


인터넷으로 기차를 예매할 수 있다. 이 기차시각을 보고 이에 맞추어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정이 짧다면 사마르칸트, 부하라를 가장 우선적으로 보고(고속철도가 있는 동네들이다) 시간이 늘면 타슈켄트, 히바 순으로 추가하면 될 것 같다.

부하라~우르겐치는 6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우르겐치역에서 트롤리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3km 가량 되고, 트롤리버스 타고 히바까지 1시간이 걸리니 결국 부하라~히바는 최대 8시간 가량 걸린다고 보아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확실히 히바는 어렵다.



4. 우즈베키스탄의 여행 환경은 어떠한가?


자유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교통편과 숙소가 아무래도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숙소는 부킹닷컴을 통해 결제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매일 10~12달러 가량을 숙박에 썼다. 후잔트에서는 그런 가격의 숙소가 없어서 20달러를 썼다.

한창 에어비앤비가 뜨더니 요즘은 아니라 들었다.

시내 교통편은 좀 문제가 많다. 타슈켄트는 지하철도 있고 구글지도도 잘 되어있으니 상관이 없지만, 지방으로 가면 문제가 좀 생긴다.

우선 버스가 뭐가 있는지 구글 지도에 안 나온다.

그러면 현지에서는 버스를 잘 탈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선 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없다고 구라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마르칸트역에서 모든 택시기사들은 레기스탄 가는 버스 없다고 했지만, 분명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입지가 오송역 급인 부하라역에서 랴비하우즈까지는 아예 버스가 있다. 68번 버스 타면 된다. 택시기사들은 절대 이런 말을 해주지 않는다.


또, 길가에서 손 흔들고 있으면 아무 차나 다 택시가 되는데, 우즈벡 택시에는 미터기같은 건 없으므로 무조건 택시비 흥정을 해야 한다.

흥정에 익숙지 않다면 무조건 상대가 제시하는 것의 반값을 제시하자

영 자신없다 싶으면 YandexGo 앱을 설치하자



5. 우즈벡 사람들은 어떤가?


기본적으로 영어를 못한다. 영어 잘 안 통하는 지역이다보니 자유여행하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운이 좋아서 히바에 도착할 때까지는 러시아어가 가능한 사람과 동행할 수 있었다.

지금도 사마르칸트에서 함께해준 쿄코, 누쿠스에서 함께해준 Don과 Tak 부부에는 너무나 감사하다.

그렇지만 여행은 자신감이다. 아쉬운 건 그쪽이기 때문에 영어로 밀어붙이다 보면 영어 하는 지인을 데려오거나 번역기를 킨다.

내가 먼저 번역기 키고 대충 소통을 시도하는 것도 아주 좋다.


그리고 이쪽 동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외지인에 호의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한국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은 느낌이다.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다, 공부한 적이 있다 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났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내 SNS를 따가서 팔로우한 사람도 있다.

부하라역에서 만난 30년 전에 대우 공장에서 일했다는 할배는 내 번호를 따가더니 그 자녀가 나한테 전화하고 문자하고 인스타 DM을 날리고 그런다.

암튼 한국에 확실히 호의적이다.



6. 치안은 괜찮은가?


아주 괜찮다고 본다.

나는 후잔트에서 보조배터리를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1시간 넘게 내가 잃어버린 장소에 그대로 있더라

경찰이 도처에 깔려있고, 소매치기 같은 게 하나도 없다. 치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7. 물가는 어떤가?


아주 싸다. 김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로 한 끼 때울 돈이면 우즈벡에선 제대로된 식사를 할 수 있다.

교통비는 더 싸다. 버스/지하철 요금이 1400숨이다. 다마스나 다른 승합차로 운영하는 마슈르트카는 좀 더 비싸지만 그래도 몇 천 숨 정도이다.

택시비도 무척 싸다. 누쿠스에서 우르겐치까지 150km 가는데 3명이서 각각 10만숨만 내고 갔다. 기껏해야 만원 돈이다.



8. 언제 여행가는 것이 좋은가?


성수기는 봄~여름이라고 들었다.

겨울에는 관광객이 정말 없다ㅋㅋ



이상으로 우즈베키스탄 여행 후기를 마친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마지막 사진은 너무나 아름다웠던 사마르칸트 레기스탄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