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라이스 존스 '어느 시대의 인문지리학인가?(2004)' 논문에서 인문지리의 역사적 흐름 추적

오늘날 인문지리학자들은 대부분 1800년대 이후의 세계에 초점을 두고 있음. 

-> 이는 역사지리학자들이 분과학문으로서 지리학사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

-> 또한 이러한 시대 인식이 지리학을 점차 빈약하게 만들어 옴.


하지만 현재의 장소를 그 장소의 역사적 측면을 고찰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므로 현대 지리학의 이론들 역시 그것들이 어떠한 과거를 거쳐서 탄생했는지를 생각해야만 함.


도린 매시와 P. R. 크로우의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지리학은 학문으로서 뚜렷한 위치를 잃어가고 있으며 물질적인 세계, 즉 형태학에만 초점을 두고있다고 주장. (우리에게 익숙한 지역, 영역, 경관 등)

->그러나 지역은 능동적이고 생성 중에 있는 실체인데 물질적인 것들은 대상적이며 경직되어 있음.

->결론적으로 지리학자들은 경계, 패턴, 네트워크를 강조할 것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인간과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역동적인 관점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강조. = ['이런 이동성으로의 전환(mobility turn)]


위와 같이 과거의 지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볼 수 있음.


또한 어떤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지리학자라고 볼 수 있는데 항상 어디에서 살지, 어디를 조심해야 하는지, 어디로 휴가를 갈지 등 위치적인 의사결정 행동을 하기 때문임.

그래서 1947년 존 라이트는 '지관념론(geosophy)'=지리적 상상력, 지식 이라는 용어를 창안함.

이를 통해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지리적 지식을 탐구함으로써 각자의 세상을 알아가는 방식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 알 수 있다고 주장함. 

즉, 모두는 나름대로의 지리적 방식으로 세상에 의미를 부여해 가며 알아가고 있는 것임.


고전 지리학 이론

 

헤로도토스와 에라토스테네스

고대 그리스인들은 당시 알려진 곳들을 장소학적(topographically)으로 기술하는데 관심을 둠.

예시로 헤로도토스는 이집트에 대한 내용을 쓰기 위해 여러번의 답사와 면접 조사를 통해 자연환경, 풍습, 신앙, 외모, 젠더, 행태에 대해서 세밀하게 기술하였음.

또한 페르시아 전쟁사 9권 중 절반 가까이가 여러 지역의 자연환경, 인문환경에 대해 조사한 내용과 어떻게 페르시아가 막강한 제국이 되었는지를 지리, 지정학적 측면에서 설명함.

 

내용 중에서도 페르시아는 거대 제국으로 성장하며 '비자연적'인 상태가 되었으며 그리스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태풍을 만나 함대를 잃으며 자연적 극한에 도달하게 되었고 결국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부분에서 환경결정론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음.

이렇게 헤로도토스는 여행기를 세밀하게 기술하면서 자연과 인간세계 에 대한 이론을 펼쳐내었음.


반면 에라토스테네스는 체계적인 지리학을 정립하고자 노력하며 지구의 둘레를 계산하고, 경위도 좌표체계를 창안하는 등 관찰과 이론을 창의적으로 결합해내고자 하였음.


결론적으로 헤로도토스와 에라토스테네스 둘 다 오늘날 지리 이론이 작동하는 두 가지 핵심방식을 예시하고 있음

정리해보면

헤로도토스-여행하고 돌아본 지역에 대한 지식을 면밀히 목록화

                 -여러지역들이 얼마나 독특하며 이런 독특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에라토스테네스-세계를 어떻게 측정할 것이며 항해의 기준점을 어떤 체계로 제시할 것인지

                        -지구를 하나의 통일된 좌표로 묶을 수 있는 방식을 도출하는 것->보편적 수리적 지리학 발전


이렇게 지리에 대한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둘다 자신이 사는 국지적 한계를 넘어 전체세계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임.

*그리스인들은 이런 전체세계를 '인간 거주 세계'=오이쿠메네(oikoumene) (나아가서는 에쿠메네(ecumene)라고 불렀는데 이 시기의 '인간 거주 세계'라는 개념은 오늘날 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

->에쿠메네가 바로 지리학자들이 관심을 두는 세계이기 때문(이것을 넘어가면 천문학, 깊이 내려가면 지질학)

=지리학은 에쿠메네에 대한 학문

 

케논, 코라, 토포스

헤로도토스와 에라토스테네스 지리학은 지리학에 대해서 '장소에 관한 지식', '공간에 대한 과학'이라는 두가지 측면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본격적인 현대적 지리 이론의 토대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케논, 코라, 토포스라는 개념들에 의해 확립됨.


각각의 용어를 정리해보면

케논(kenon): 모든 사물이 존재하는 등질적이고 무차별적인 빈 공간. 순수한 연장(extension)이며 영원한 공허, 공간에 대한 과학적, 추상적 관념의 토대가 됨

코라(chora): 존재가 케논으로부터 어떤 형상을 갖추어 나가는 방식. 생성의 과정은 생성되는 것, 생성되기위한 모델, 생성을 위한 장소와 환경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동반는데 이 중 마지막 요소를 '코라'라고 정의함. 즉, 공간의 범위이자 공간에서 생성의 과정 중에 있는 사물을 지칭하는 것임. 처소(receptacle)과 통용됨. 

토포스(topos): 코라가 생성의 과정 중에 있는 장소를 지칭하는 반면 토포스는 생성의 과정이 끝난 후 달성된 장소를 의미함. 


이후 아리스토텔레스가 코라는 국가에 대해서 기술할 때, 토포스는 국가 내의 장소와 지역을 기술할 때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지역학(chorology)과 장소학(topography)이라는 용어로 발전하게 됨.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소'에 관한 중요한 논의를 남겼는데 '장소는 모든 사물에 선행한다'라고 하며 어떤 변화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위(locomotion)라고 불리는 장소에서의 변화'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함.

->장소는 어떠한 존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며 다른 것들이 존재하기 이전에 존재하므로 가장 선행.

->장소는 모든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것


이처럼 인문지리학은 장소에 관한 사유의 총제적인 성격을 지녀야 하나, 헤로도토스의 여행기와 에라토스테네스의 과학적 측정이 지리학에 가깝다고 보는 경향이 있음

->But, 기술한 모든 학자들의 행위는 엄연히 지리학적 행위이고 이론적 체계를 갖추었으나 이들은 자신의 작업을 지리학이라고 일컫지는 않음.


초의 지리학자들?

서양에서 최초의 지리학 이론가로 불릴만한 사람은 바로 스트라본(Strabo)

17권의 '지리학'에서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이 생각하던 '오이쿠메네'를 설명함.

->안정적인 로마 제정 초기 시대에서 로마인들에게 자신의 고향인 그리스의 사상을 소개하고자 함.

->그래서 스트라본의 지리학에서는 평화와 공존하고 있는 전체 세계를 알고자 하는 성향이 드러남.

->즉 지리와 세계에 대한 이해가 차이와 타자성에 대한 관용의 토대로 파악.


스트라본은 지리학에서 상당 부분을 지구에 대한 측정, 여러 장소들 간 거리,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데 할애한 만큼 공간지리학자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도 관심을 두었기에 문화지리학자이기도 하였음.


본문 중 루카니아 지방의 해안지역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 장소에 대해 백과사전식 기술 뿐만 아니라 장소간의 상호관계를 이해하려는 내용이 나타난 것 처럼 각각의 지역에 대한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해 오이쿠메네에 대한 보편적인 지리학을 도출하고자도 하였음.

->광대한 제국의 여러 장소들 간 관계성과 공간적 영역 파악.->글로벌과 로컬의 상호작용


또한 스트라본의 '지구를 기술하는 데 열중하는 사람은 현재의 사실뿐만 아니라 때로는 과거의 사실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후대의 학자들이 다르게 평가하였는데

역사가 번버리는 스트라본을 지엽적이라고 한 반면 클라키는 현행의 장소 정체성이 과거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구성된다는 것에 공감을 표했음.

이 때 클라키는 '유명한 장소들의 경우 이처럼 따분한 지리적 설명을 참을 필요가 있다'라는 말은 인용하는데 '이처럼'은 공간에 대한 수리적 내용을 지칭함.

->스트라본의 장소에 대해 파악하려면 수리지리학적 정확성이 요구됨.


그리고 클래런스 글랙켄은 스트라본을 원형적인 문화지리학자라고 보았음.

->스트라본의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내용에서 자연 세계에 대한 인간의 적응, 개조 능력을 연구하는 현대의 상황을 앞서 예견했기 때문

 

이러한 스트라본의 지리학에 대비되는 학자는 프톨레마이오스임.

8권의 '지리학'에서는 백과사전식 기술이나 자연지리적인 내용은 거의 없으며 지구의 크기, 경위도 좌표체계, 투영법에 초점을 두었음.

->책 전체가 지도들, 지도에 덧붙여진 장소들의 목록, 그 장소들의 경위도 좌표로 구성됨.

->투영법과 위치체계를 사용해 프톨레마이오스 세계지도를 제작


앞서 살펴본 학자들의 저술들을 통해 

자연환경은 인류의 삶은 어느정도 결정짓는가?

현실세계에 있어서 공간과 장소의 역할은 무엇인가?

특수한 지역이나 장소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가? 등 여러 지리적인 질문들을 살펴 볼 수 있음.

그러나 고대 학자들의 지리사상은 의도적, 우연한 계기로 인해서 수백년간 무시되거나 잊혀지곤 했음.


중, 근세 지리학은 자고 일어나서 써보도록 할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