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arca.live/b/city/70768403 

1화:   https://arca.live/b/city/71139467 


시차적응 그런거 없이 도착하자마자 꿀잠자고 일어남.

여행 첫날부터 춥고 흐리긴 했지만 이게 내가 바랬던 동구권 감성이라 오히려 좋았음.


숙소는 트빌리시 지하철 2호선의 Medical University 역 근처.

구시가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님. 근처에 트빌리시에서 유일한 한식당도 있는 것 같고.

물론 가지는 않았지만.


트빌리시 지하철은 역 시설이나 전동차나 굉장히 노후화가 심한 것 같았음. 역 내부를 비싼 대리석으로 떡칠을 해놓긴 했지만 세월의 흔적이 숨겨지지 않은 채 다 드러나 있었고, 전동차는 음...주행하는 내내 종각 드리프트 급의 진동과 소음이 계속된다고 보면 편할듯?]

그런데도 앉아서 자는 사람들도 있던 걸 보면 현지인들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듯함.


유일한 환승역인 Station Square 역의 에스컬레이터. 엄청나게 길고 가파르면서 빠르다는 특징이 있는데, 가던 도중에 멈춰버려서 절반 정도는 걸어서 올라가야 했음 ㅋㅋㅋㅋ


역을 나와서 지나가던 도중에 보인 국회의사당. 구시가지랑 반대 방향이라서 어 여기가 아니네 하고 빠꾸침.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에 있는 자유 광장. 

 회전교차로 중심 기둥 위에 있는 동상은 성 게오르기우스임.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올드 트빌리시의 길거리. 비가 내려서 그런지 길바닥이 많이 미끄러웠음.

이거 찍은 직후에 미끄러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행히 아무도 안 봄.


투어용 택시로 아직까지 굴려지고 있는 라다.

지나다니면서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는 브랜드나 올드카를 구경하는 것도 해외여행의 묘미인듯.


?


아침 겸 점심으로 간단하게 먹은 하르초(ხარჩო).

원래는 좀 더 푸짐하게 먹으려다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서 그나마 싼 스프를 먹음.

고기도 들어있고 쌀도 들어있어서 나름 든든하긴 한데 국물에서 시큼한 맛이 나는 게 상당히 독특함.

나야 뭐 아무거나 잘 먹고 새로운 맛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맛있게 먹긴 했다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좀 호불호가 갈릴듯?


트빌리시 대 시나고그. 

내부를 들어가고 싶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입구컷당함.


즈바리스 마마 교회. 개방되어 있긴 한데 본당은 잠겨있어서 그냥 나옴.


올드 타운 건너편에 위치한 성모 승천 교회. 

내부 촬영은 금지라 사진은 못 찍었는데 고풍스럽고 경건했다는 것만은 기억남.


성모 승천 교회에서 찍은 트빌리시 구시가지.

다른 여행 후기들을 보니 포토존으로 많이 애용되는 듯함. 


이제 트빌리시 구시가지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나라칼라 요새를 올라감. 


조지아에는 대형견 사이즈의 들개들이 굉장히 많음.

성격은 다들 온순하지만 사람에 따라 무서울 수도 있을듯.

당장 나도 이때는 혹시 물지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었음.


그래도 나름 인지도 있는 명소인데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음.

요새 위쪽을 올라가려면 거친 흙길은 물론 벽도 몇번 올라가야 하니...


요새에서 찍은 트빌리시의 전경.

내가 만약 한탄강을 바라보며 군생활을 하지 않았더라면 저 절벽들이 보다 아름답게 보였을 텐데...


내려가는 길에는 들개 한 마리가 안내를 해줌.


Leghvtakhevi(어떻게 읽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음...)협곡을 따라 지어진 목욕탕.

비주얼만 보면 고대 유적 같지만 지금도 절찬 영업 중임.


Leghvtakhevi 협곡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Leghvtakhevi 폭포. 아마 협곡 아래를 흐르는 강이 여기서 발원되는 것 같음.

도시 안에서 이런 폭포를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음.


구시가지 탐방을 끝내고 다시 트빌리시의 번화가인 쇼타 루스타벨리 거리에 옴.


조지아 국립 박물관에서 찍은 사슬갑옷.

사진 찍는 분위기가 아니라 인증용으로 몰래 한장만 찍고 끝냄.

학생 티켓은 15라리(한화 7500원)였는데 솔직히 박물관 규모에 비해 비싼 것 같았음.

심지어 일반 티켓은 30라리이고...


중동과 유럽의 양식이 모두 섞여 있는 트빌리시 오페라 하우스.

내부가 그렇게 예쁘다고 들었는데 들어가보지는 못함.


지금 와서 후회하는 건데 이때는 정말 제대로 된 준비나 계획 없이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서 놓친 게 너무 많은 것 같음.

소매치기를 당할까 무서워서 사진도 대충 빠르게 찍고 주머니에 넣는 식으로 찍다 보니 사진 퀄리티도 낮았고.


다른 건물들과 융합되어 있는 트빌리시 성벽. 여기서 조지아 급식 몇 명이 날 보면서 뭐라고 말하던 것 같았는데 조지아어를 몰라서 뜻은 모르겠지만 아마 인종차별이었을듯?


지하도에 그려져 있던 벽화. 


조지아 최대의 성당인 트빌리시 성 삼위일체 성당.

2004년에 완공된 건물이라 그런지 굉장히 깔끔했음. 길바닥도 비싼 대리석이라 사람들도 자주 미끄러졌고.

카메라 앞으로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녀서 정면샷 한장 찍으려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예뻤을 텐데 아쉬움.

여기를 끝으로 트빌리시 기행은 끝.


숙소 근처 식당에서 먹은 차호흐빌리(ჩახოხბილი). 닭도리탕과 비슷한 비주얼이지만 토마토 소스 기반이라 맛은 완전히 다름. 

조지아 요리가 한국인 입맛에는 상당히 짜다고 하는데 맞는 것 같음.


사이드 느낌으로 하차푸리(ხაჭაპური)를 주문했는데 내가 알던 모양이 아니라서 당황했음.

알고보니 흔히 알려진 피데 모양의 하차푸리는 아차룰리 하차푸리고, 이메룰리 하차푸리는 피자처럼 생겼다고 함.

크기도 많이 크고, 짜고 느끼해서 물리기는 했지만 대식의 한국인답게 남기지 않고 다 먹음.


조지아는 밤에 돌아다녀도 별 일 없는게 좋은 것 같음.

혼자 돌아다니는 여자나 어린이들도 많은 걸 보면 치안은 상당히 좋은듯.


이렇게 조지아 1일차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