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낮 최고기온이 24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한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에서 나들이객들이 맨발로 바닷가를 걷고 있다.© 제공: 중앙일보

7일 낮 최고기온이 24도를 넘는 기온을 기록한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에서 나들이객들이 맨발로 바닷가를 걷고 있다.

7일 강원 강릉이 3월 초를 기준으로 기상관측 이래 112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등 중부 지방이 평년보다 매우 따뜻했다. 8일에는 남부 지방의 기온이 25도까지 오르는 등 당분간 초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7일 전국 대부분의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면서 곳곳에서 3월 상순(1~10일)을 기준으로 최고기온 기온을 경신했다. 강원 강릉은 낮 기온이 24.2도까지 올라 191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은 기록했고, 동해도 21.2도로 기존 최고기온 기록을 깼다. 서울의 경우, 한낮에 19.4도를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은 “따뜻한 남서풍이 유입되고 맑은 날씨에 햇볕까지 더해지면서, 어제(7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초여름 같은 초봄 왜?

 
7일 오후 제주시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관광객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중앙일보

7일 오후 제주시 무지개해안도로를 찾은 관광객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최근 나타난 고온 현상은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 때문이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보통의 이동성 고기압과 달리 오랫동안 세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에 따뜻한 남서풍을 유입시키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 남쪽을 중심으로 동서로 길게 퍼져서 우리나라에 장기간 따뜻한 공기가 머물고 있다”며 “강원 영동은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해지는 푄현상으로 인해 더 기온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 오후부터는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구름이 끼고 비도 내리면서 한낮 기온이 전날보다는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남부 지방은 경북 경주가 한낮에 25도까지 기온이 오르는 등 고온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늘(8일)도 남부지방 중심으로는 낮 기온이 어제와 비슷하거나 일부 지역은 조금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일 최고기온이 경신되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계속된 고온에 대기질 악화…내일 ‘매우나쁨’

 
7일 아시아 지역의 평년 대비 기온 분포. 붉은색일수록 평년보다 기온이 높다는 뜻이다. ClimateReanalyzer.org© 제공: 중앙일보

7일 아시아 지역의 평년 대비 기온 분포. 붉은색일수록 평년보다 기온이 높다는 뜻이다. ClimateReanalyzer.org

3월 초의 고온 현상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 전체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역시 7일 북부의 정저우는 28도까지 올랐고, 베이징은 23도를 기록하는 등 30도에 가까운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국내의 경우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된 12일 전까지 평년을 훌쩍 웃도는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기온과 대기 정체로 인해 대기질도 나빠지고 있다. 9일에는 오전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겠고, 서울 등 수도권과 대전·세종·충남·전북은 밤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수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천권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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