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ocutnews.co.kr/news/5670946

어제에 이어 부산항에 관련된 글을 하나 더 써보고자 한다.

어제 왜 부산항에서 환적하냐는 질문을 받아서, 이유를 설명하고자 함.


1. 중국<->미국간의 길목에 위치한 부산항

이게 사실 가장 큰 이유다. 북중국지역에서 미국을 가려면 어찌되었던 부산 인근을 지나야만 한다.

그럼 부산항에서 미국가는 배에 태워 보내는게 유리하다는 말임.

중국 메인 허브인 상하이에서 가면 안되냐고 하지만, 상하이는 북중국에서 제주도보다도 멀다. 서울에서 부산가는데 제주도 찍고 가는 격임.


2. 잘 갖춰진 노선망

그럼 철도나 도로로 상하이로 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할텐데, 안타깝게도 상하이에서 미국가는 노선이 많지 않다.

2020년 기준 부산항에서 북미로 가는건 42개, 상해는 36개로 부산항이 상하이보다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북미향 노선은 더 많다.


3. 선진 친미국가 한국

이게 뭔소리냐고 하면, 미국 항만에서 중국에서 바로 들어오는 화물은 좀 깐깐하게 본다. 중국발이라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

하지만 부산항은 선진국이자 친미국가인 한국에 있으므로 중국발 화물 정도로 깐깐하게 보지는 않는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동대문에서 옷 떼와서 텍갈이 해서 판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텐데

항만에서는 실제로 그 짓거리를 하고 있다.

중국에서 원료를 들어와 살짝 가공한 뒤에 made in korea 태그 달고 수출을 한다.

왜하냐고? 그럼 통관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게 이상한 짓이냐고? 아니다. 이건 해외 선진 국가에서도 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과일 판매 세계 3위 하는 게 텍갈이 짓 해서 그런 거다.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이유다. 인천공항에서 중국인들이 환승하는 이유다. 근데 부산항은 또 다른 차이가 있다.


4. 망해버린 일본 항만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8282998i

부산에서 미국 가는 직항이 없다고 울고 있지만, 해운에서는 일본이 똑같은 신세다

일본 항만이 문자 그대로 망해버리면서 대륙간 노선이 공중분해 되어 버렸다.

어느 정도냐면, 일본계 상선회사(ONE, 싱가포르가 본사지만 실체는 일본 선사 3개 연합이다.)가 일본~미국 동부 노선에 취항을 안한다.

항만은 규모의 경제라 이상한 소규모 공항에도 대륙간 노선이 뜨고는 하는 항공과는 다르게 군소 항만에는 대륙간 노선이 취항 자체를 안한다.

노선이 많아야 배 수배하기 좋고 선석 확보도 쉽기 때문이다.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55543 일본~미국간 노선이 부산항을 거치는게 30프로나 저렴하다는 말도 나올 정도

유사한 사례로 러시아 동부 해안에서 부산항을 거쳐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있다.


5. 부산항의 맑은 날씨

부산에 심심하면 태풍드립을 쳐대는 언론과 매미 임팩트 덕분에 부산에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은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부산항의 날씨는 항만 중 굉장히 좋은 편에 속한다.

부산으로 신나게 오던 태풍이 편서풍 얻어맞고 일본(방파제)으로 가기 때문이다.

포트 클로징 일수가 부산항은 연 평균 5-6일에 불과하지만, 중국 상하이가 15일, 다롄의 경우 52일까지 발생한다.

그리고 방파제 일본이 부산항으로 오는 큰 파도를 막아주고 있다.


그럼 의문이 들 수 있다. 광양항에서도 할 수 있지 않냐는 것


6. 입출항이 쉬운 부산항

https://kjmbc.co.kr/article/bJwofqD7T2KJSoL

이게 광양항과 부산항의 결정적인 차이다. 광양항도 시설 측면에서 봤을 때 부산항에 꿇리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배후단지의 경우 여수석화단지나 광양 포스코 등, 광양항이 더 잘 되어 있으며, 광양항은 만 안쪽에 위치해있어 파도가 훨씬 잔잔하다.

그러나 광양항은 입출항이 까다롭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광양항이 앞서 언급했던 만 안에 있는 입지와 묘도 덕분에 입구가 좁아터져서 들어가기가 부산항보다 까다롭다.

부산항이 항로에서 1시간 걸릴때, 광양은 6시간 걸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부산항이 중국 항만의 상승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지만

한국이 코로나 대처를 잘 한 덕분(중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에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으므로

국가에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산항의 성장을 이끌어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