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인구는 별다른 언급이 없으면 Citypopulation.de가 출처.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한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은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를 이루는 캅카스에 위치한 나라들. 세 나라 모두 소련 시기에 도시화가 이루어졌는데, 공통적으로 수도 집중도가 높고 나머지 도시들은 규모가 다소 작은 편임. 위 지도는 캅카스 3국에서 가장 큰 20개 도시(일부 바쿠 위성도시 제외)를 표시한 것인데, 비교적 체급이 큰 아제르바이잔에 절반 정도가 위치함. 소련 시절까지는 세 나라의 도시 인구가 엇비슷했는데(참조), 소련 이후 조지아와 아르메니아의 인구가 감소한 반면 아제르바이잔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면서 격차가 상당히 벌어짐.

고리 გორი (사진)

1979년 인구 67,787명 → 2020년 인구 45,557명 (연평균 -1.3%)

조지아 중부의 도시. 도시는 다비드 4세 치세(1089-1125)에 세워졌다고 전해지는데, 고리 요새의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그 이전부터 요새가 존재했던 걸로 추정된다고. 쿠라(므트크바리)강과 리아흐비강의 합류점에 위치하며, 조지아의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임. 2008년 남오세티아 전쟁 때에도 조지아는 고리가 함락되자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여담으로 그 유명한 스탈린의 고향이 이곳.

바가르샤파트 Վաղարշապատ (사진)

1989년 인구 60,540명 → 2021년 인구 46,400명 (연평균 -0.8%)

예레반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도시로, 에치미아친(Էջմիածին)이란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음. 기원전 7세기에 세워진 도시는 아르메니아의 고도(古都)로 2~4세기 동안 아르메니아의 수도였음. 301년 아르메니아가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에치미아친 대성당이 이곳에 세워졌고, 현재도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본산으로 아르메니아 총대주교가 머무르고 있음.

랭캐란 Lənkəran (사진)

1989년 인구 45,020명 → 2015년 인구 51,600명 (연평균 +0.5%)

아제르바이잔 남부의 도시로 카스피해를 끼고 있는 해안(?)도시. 이란계 탈리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18-19세기에는 탈리시 칸국의 수도였다고 함. 도시 일대에선 카스피해의 영향으로 온화한 아열대 기후가 나타나 차와 감귤류, 쌀 등이 재배되며, 특히 홍차 산지 ㅡ Azerçay라는 브랜드로 팔림 ㅡ 로 유명하다고.

스테파나케르트 Ստեփանակերտ (사진)

1989년 인구 56,705명 → 2015년 인구 55,200명 (연평균 -0.1%)

아제리어 이름은 한캔디(Xankəndi). 해발 800m 고지대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남서부 카라바흐 산지의 도시...인데 실질적으로는 아르메니아계 미승인국인 아르차흐 공화국의 수도이자 최대도시. 원래 카라바흐의 중심지는 바로 남쪽에 있는 슈샤였으나, 소련 시기 민족 분규로 황폐화된 슈샤를 대신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의 주도가 되었음. 1991년 이래 아르차흐 공화국의 정부 소재지 역할을 하고 있음.

예블라흐 Yevlax (사진)

1989년 인구 45,719명 → 2015년 인구 60,000명 (연평균 +1.1%)

아제르바이잔 북서부의 도시. 캅카스 3국에서 가장 긴 쿠라 강변에 위치해 있는 도시로 바쿠와 트빌리시를 잇는 도로·철도 위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 현재의 도시는 19세기 말 바쿠와 트빌리시를 잇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형성되었다고 하며, 1939년 공식적으로 도시 지위를 얻었음. 소련 시기에는 면화와 양모 등을 가공하는 공장이 들어서 산업도시가 되었다고.

섀키 Şəki (사진)

1989년 인구 56,223명 → 2015년 인구 64,500명 (연평균 +0.5%)

대캅카스산맥 바로 남쪽 자락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북부의 도시. 과거엔 누하(Nuxa)라고도 불렸다고. 동서무역의 교차로에 위치한 섀키는 역사가 매우 오래된 도시로 고대 알바니아(와 무관) 왕국 시절부터 주요 도시였다고 하며, 근대에는 섀키 칸국의 수도로 지금도 칸국 시대 건축된 역사적 도시 모습이 잘 남아 있어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음.

수후미 Аҟәа (사진)

1989년 인구 119,150명 → 2020년 인구 65,530명 (연평균 -1.9%)

흑해에 맞닿은 항구도시로 조지아 북서쪽의 미승인국 압하지야의 수도. 압하스어로는 아크와(Аҟәа), 조지아어로는 소후미(სოხუმი)로 불림. 역사적으로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인들에 의해 세워진 무역도시로, 소련 시절엔 따뜻한 기후와 해변 덕에 이름난 휴양도시가 되었다고 함. 1992년 압하지야가 전쟁을 거쳐 독립하면서 수도가 되었는데, 이때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조지아인이 급감하며 인구가 크게 줄어듦. 

바나조르 Վանաձոր (사진)

1988년 인구 172,600명(#) → 2021년 인구 76,900명 (연평균 -2.5%)

아르메니아 북부에 있는 아르메니아 제3의 도시로, 해발 1350m의 계곡에 위치함. 옛 이름은 가라킬리사(Ղարաքիլիսա)였다가 소련 시절 키로프의 이름을 딴 키로바칸(Կիրովական)으로 바뀌었고, 소련 붕괴 후 강에서 따온 현재 이름으로 개칭됨. 도시의 역사는 길진 않아서 19세기 트빌리시로 이어지는 철도 개통과 함께 발달한 도시라고. 1988년 아르메니아 대지진 때 이웃한 귬리와 함께 큰 피해를 입기도 하였음.

나흐츠반 Naxçıvan (사진)

1979년 인구 59,754명 → 2015년 인구 77,400명 (연평균 +1.0%)

아제르바이잔의 월경지인 나흐츠반 자치공화국의 수도로 (댐으로 호수가 된) 아라스강을 사이로 이란과 마주보고 있음.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에서도 언급되는 오래된 도시로, 아르메니아인들은 이 도시를 대홍수 이후 노아가 세웠다고 여겼다고. 1921년 이후 나흐츠반이 아제르바이잔의 월경지가 되면서 그 중심지가 되었음. 참고로 현재 아제르바이잔을 지배하는 앨리예프 일가의 고향이 바로 이곳.

시르반 Şirvan (사진)

1979년 인구 58,253명 → 2015년 인구 78,100명 (연평균 +1.1%)

쿠라 강변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 남부의 도시. 시르반은 원래 도시명이라기보단 지방 이름인데, 도시는 18세기 러시아인들이 세운 주봅카(Зубовка)란 정착지가 시초로 소련 시절에는 혁명가의 이름을 딴 앨리 바이람르(Əli Bayramlı)라고 불리다가 2008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뀜. 이곳 역시 아제르바이잔의 주요 교통 중심지이며,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이 발달해 있다고 함.

밍개체비르 Mingəçevir (사진)

1989년 인구 85,388명 → 2015년 인구 101,600명 (연평균 +0.7%)

아제르바이잔 북서부의 도시.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도시로(1946년), 소련 시절 쿠라강에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함께 지어진 도시임. 아제르바이잔 최대의 수력 및 화력발전소, 그리고 전력을 바탕으로 여러 공장들이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의 주요 산업도시. 도시 북쪽에 형성된 저수지는 면적 605km²로 캅카스에서 가장 크며, 서울특별시와 거의 비슷한 크기.

귬리 Գյումրի (사진)

1988년 인구 238,000명(#) → 2021년 인구 112,100명 (연평균 -2.3%)

아르메니아 북서부에 위치한 아르메니아 제2의 도시로, 해발 15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해 기후가 추운 편. 고대 우라르투 시대부터 일대의 주요 도시였던 곳으로, 제정 러시아 시기엔 알렉산드로폴(Александрополь), 소련 때는 레니나칸(Լենինական)으로 불리기도 했음. 1988년 대지진 당시에는 도시의 대부분 건물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를 겪기도 함. 한편 도시 서쪽 외곽에는 대규모 러시아군 기지가 위치해 있음.

루스타비 რუსთავი (사진)

1989년 인구 159,016명 → 2020년 인구 128,680명 (연평균 -0.7%)

쿠라강을 끼고 있는 조지아 남동부의 도시로 트빌리시에서 남쪽으로 20km 떨어져 있음. 루스타비는 원래 고대부터 존재했던 도시였지만 15세기 티무르의 침공으로 파괴되었는데, 소련 시절 대규모 제철소가 지어지면서 다시금 도시가 형성되었음. 도시의 경제는 제철 및 철강제품 생산에 주로 의존하는데, 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산업 가동이 멈추면서 심한 침체를 겪기도 했다고.

쿠타이시 ქუთაისი (사진)

1989년 인구 232,510명 → 2020년 인구 135,201명 (연평균 -1.8%)

조지아 서부 이메레티 지방의 중심지. 리오니강을 끼고 있는 도시는 콜키스 평원의 시작점에 위치함. 이곳 역시 역사가 고대로 소급되는 도시로 중세에는 통일 조지아 왕국의 첫 번째 수도였으며, 바그라티 대성당을 비롯한 많은 역사적 건축물들이 존재함. 소련 시절에는 자동차 공장 등이 위치한 조지아 제2의 산업도시였으나 이곳도 소련 붕괴 이후 쇠퇴를 겪었다고 함.

바투미 ბათუმი (사진)

1989년 인구 136,609명(#) → 2020년 인구 169,095명 (연평균 +0.7%)

흑해에 접한 조지아 남서쪽의 항구도시로 아자라 자치공화국의 수도. 이곳도 수후미처럼 그리스 항구도시로 처음 세워졌는데, 19세기 말 철도 및 송유관의 개통과 함께 석유를 수출입하는 항구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현대에는 따뜻한 기후와 해변 때문에 관광업(과 카지노업)도 발달한 도시. 전통적으로 조지아 제2의 도시는 쿠타이시였으나 2010년대 이래 두 도시의 순위가 역전됨.

숨가이으트 Sumqayıt (사진)

1989년 인구 231,104명 → 2015년 인구 297,600명 (연평균 +1.0%)

카스피해를 향해 튀어나온 압셰론반도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약 30km 떨어져 있음. 역사가 오랜 도시는 아니고 소련 시기인 1949년 새로 건설된 산업도시임. 아제르바이잔에 풍부한 석유를 바탕으로 석유화학공업이 발달해 있으며, 아제르바이잔 독립 이후에는 도시 외곽에 대규모 석유화학산업단지가 조성되기도 함. 야금산업 역시 발달해 있다고.

갠재 Gəncə (사진)

1989년 인구 278,006명 → 2015년 인구 328,400명 (연평균 +0.6%)

아제르바이잔 북서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9세기 세워진 도시는 역사적으로 남캅카스의 주요도시였으며, 근대에는 갠재 칸국의 수도였다고. 19세기 도시를 차지한 러시아 제국은 시명을 옐리자벳폴(Елизаветполь)로 바꿨고, 소련 시절엔 키로바바드(Kirovabad)로 다시금 개칭되었다가 소련 붕괴 이후 원래 이름으로 돌아옴. 페르시아 문화권에서는 유명한 중세 시인인 니자미 간자비의 출신지로도 유명하다는 듯.

예레반 Երևան (사진)

1989년 인구 1,201,539명 → 2021년 인구 1,091,700명 (연평균 -0.3%)

아르메니아 인구의 3분의 1이 거주하는 아르메니아의 수도. 도시는 해발 1000m의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뒤에 보이는 아라라트산에서 알 수 있듯 튀르키예 국경 가까이 위치한 도시. 이곳도 고대 우라르투 시기 지어진 에레부니 요새로 역사가 소급되는 오래된 도시인데, 근대 러시아의 지배 시기 동안 아르메니아의 행정 중심지가 된 이후 독립 이후까지도 아르메니아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음.

트빌리시 თბილისი (사진)

1989년 인구 1,243,150명 → 2020년 인구 1,154,314명 (연평균 -0.2%)

조지아의 수도. 도시는 쿠라강 계곡을 따라 좁고 기다랗게 형성되어 있음. 5세기 세워진 도시는 원래 이베리아 왕국의 수도였던 므츠헤타를 대체했고, 12세기 쿠타이시에서 수도가 옮겨온 이래 도시는 조지아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음. 제정 러시아 시절엔 티플리스(Тифлис)란 이름으로 캅카스에서 가장 큰 도시였는데, 지금도 구시가지는 당시의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다고.

바쿠 Bakı (사진)

1989년 인구 1,794,900명 → 2015년 인구 2,204,200명 (연평균 +0.8%)

캅카스 최대도시이자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카스피해를 향해 튀어나온 압셰론반도에 위치하며, 세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수도임(-28m). 도시 주변으로는 염호와 진흙 화산들이 여기저기 분포한다고. 12세기 시르반의 샤가 샤마흐에서 바쿠로 천도하면서 처음 수도가 되었고, 본격적으로 대도시로 발전한 것은 19세기 세계적 규모의 유전이 발견되면서부터였음. 1970년대 이래로는 트빌리시를 제치고 캅카스에서 가장 큰 도시 지위를 유지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