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5Myxxqlw8kE


0. 現 수능 체제에서는, "자신의 현재 거주지"와 "모교(母校)에 해당하는 교육청이 관할하는 지역"이 같을 경우 무조건 모교 근처에서 시험을 봐야 한다. 한편, "자신의 현재 거주지"와 "모교 교육청 지역"이 다를 경우에는, "현재 거주지"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수능을 응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모교와 현재 거주지가 모두 "전라남도 목포시"인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n수를 하더라도 무조건 자신의 모교가 위치한 목포 지역에서 수능을 치러야 한다. 반면, 자신의 모교는 "목포"에 있고 현재 거주지가 "경기도 이천시"인 학생은 수능을 이천 지역에서 응시할 수 있다.



1. 기숙학원에 다니는 n수생들은 수능 직전까지 기숙학원에 머물면서 관리받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숙학원은 경기도 외곽지역(용인, 이천, 남양주 등)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n수생들은 집과 기숙학원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멀다. 수도권 학생들도 기숙학원까지 수십km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수백km 이상 떨어진 경우도 매우 많다.

따라서 절대다수의 기숙학원 n수생은 수능접수(매년 8월말~9월초) 이전에 자신의 현재 주소를 "기숙학원(혹은 인근 지역)"으로 옮기고 수능을 접수한다. 이후 기숙학원이 있는 지역에서 수능을 응시한다.

올해 역시 기숙학원에 다니는 n수생들은 여태까지 십수년 이상 해왔던 방식대로, "기숙학원이 있는 지역"을 "자신의 주소"로 변경한 뒤 그 주소로 수능을 접수했다.



3.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강화되면서 300인 이상의 기숙학원은 몇 주 전에 운영 폐쇄 조치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이미 자신의 집 주소를 기숙학원으로 옮긴 n수생들은, 기숙학원에서 수십~수백k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참고로 대한민국에서 300명 이상의 기숙학원은 총 22곳이며 모두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 이 기숙학원의 재원생 수는 총 7300명으로 집계된다. 즉, 7300명의 학생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진 상태이다.



4. 앞으로 다가올 수능은 더더욱 걱정거리다. 이미 수능접수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n수생들은 무조건 "기숙학원이 있는 지역"에서 수능을 치러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때문에 기숙학원생들이 전국 각지의 집으로 돌아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숙학원 재원생들은 수능을 응시하기 전에 어차피 1번은 기숙학원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5. 이런 와중에, 수능 직전에 기숙학원 근처 지역으로 수백km를 이동해야 하는 학생•학부모의 컴플레인과 학원운영비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부 기숙학원들은 다시 운영을 시작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것은 원칙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어긴 상황이며, 학원 내에서 마스크 착용 등 거리두기 수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영방송 뉴스에서도 언급된 것이다.



7. 결국, 예측하기 힘든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기숙학원 n수생들은 이른바 "공간의 딜레마"를 겪고 있다.

현재 기숙학원에 들어간 n수생들은 이미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 수백명의 학생들 사이에서 언제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 있고,

원칙적으로 운영을 중단한 기숙학원의 n수생들은 "수백km 떨어진 지역으로 언제 다시 이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