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까 구리남양주의 도시 성장사를 정리하고자 쓰게 되었음.

초안이라 사진 없고 글도 두서없어서 언젠가 정리된 글을 올릴거라 그때 보고 싶으신 분은 패스하심됨

이 동네가 좀 특이한 도시경관을 연출하는 지역이라. 경기북부에 연이 있는 사람은 일산 없이 성장한 고양시라고 하면 뭔가 와닿을지도?


1. 도입 - 남양주는 왜 시가지가 파편화되었는가?

일단 남양주가 왜 뚜렷한 중심지가 생기기 어려운지부터 생각을 해보자.

근본적으로 수도권은 전통도시(수원 정도? 근데 수원도 그냥 거점지역 정도였으니)가 없기 때문에 도시 형성 원인이 일단 서울임.

중심지도 서울 가는 길의 요충지격 되는 곳에 주로 생김. 의정부라던지 퇴계원 구리 하남이라던지... (대곡 빼고)

산이 많은 서울 북쪽과 동쪽은 중심지가 될 지형을 갖춘 지역이 한정적이라 특히 더 그러한데, 

다들 아시다시피 서울 가는 길이 좁은 통로 하나로 한정된 의정부와 달리, 서울 가는 길이 중구난방인 남양주는 중심지도 중구난방일 수밖에.

물론 덕릉터널 뚫리고, 미사대교 뚫리고 도심권보단 강남권의 세력이 강해진 지금에 와서는 더 심해졌고.


그래서 어떤 분의 4호선구 / 경춘선구 / 중앙선구 주장처럼 여긴 좀 근본적인 사유로 중구난방임.

아마 나중에 8호선 뚫리고 왕숙신도시 생기면 또 8호선 / 9호선 / 평호마석으로 갈릴걸?


여튼 남양주는 원래 경춘선, 중앙선이 있는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 동부에서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진 지역임.

마석 같은 지역은 주변 친구들 보면 춘천하고도 인적으로 꽤 엮여있더라. 아무래도 서울 - 춘천 교통로의 대충 중간격 되는 지역이라.

남양주권에서 20세기에도 사람이 많이 살던 지역을 꼽자면 퇴계원, 구리, 도농, 퇴계원, 사릉, 금곡, 덕소, 마석 정도 꼽을 수 있겠음.

이 시점에선 구리남양주가 구리시 + 미금읍 → 미금시 (중심부), 마석 (동부), 퇴계원 및 etc. (북부), 덕소 및 etc. (남부)로 나뉘어 있었음.



2. 1980년대까지의 상황

모두가 알다시피 본래 남양주의 중심지는 구리임.

교통로의 주축인 경춘로(상봉 - 구리 - 도농 - 금곡 - 평내 - 마석)와 부축인 경강로(도농 - 덕소 - 양수리 - 양평)가 한데 모이고,

도농보다 서울에 가까운 지역이니만큼 가장 먼저 도시로 발달한 지역. 메인 번화가 이름이 돌다리라니 참 특이한듯ㅋㅋㅋ

도농은 구리 면적이 좁아 도시가 넘치면서 발달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음.


한편 서부에 구리가 성장할 시점에 동부에서는 마석이 성장하고 있었는데,

마석의 도시 성장 패턴은 인근 산간지대 일대의 상업적 중심지 + 주요 도시 간 교통로(경춘축)의 거점이라는,

영서북부의 고전적 패턴을 그대로 보였던 지역임. 대강 청평 같은 느낌이랄까?

이쪽은 아무래도 중심지로 성장 가능한 지역이 지형적으로 한정되다보니.

지금은 잘 안 보이는 부분인데, 이 당시 마석은 1980년대까지 마치고개 때문에 타 남양주 지역과 지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었음.


이런 상황에서 구리시 이후 미금시가 시로 승격되면서,

미금시의 지리적 중심이자 경춘로와 경춘선이 만나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던 금곡에 시청이 들어서며 행정 중심지로 성장하게 됨.

이외에도 퇴계원(군사 + 경춘선)이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었고.



3. 1990년대부터 중앙선 복선전철화까지

이후 90년대가 되면서 서울의 주거 수요를 분산하는 아파트단지가 개발제한구역 너머에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때 진접, 오남, 사릉, 덕소, 평내 등 인구는 많지만 무언가 난개발인 지역이 시가지로 성장하게 됨.

이런 과정에서 남양주가 꽤나 큰 지역이고 한복판이 개발제한구역인데다,

개발제한구역을 넘어서면 산줄기가 지역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으니 시가지가 파편화된 것.

이때까지는 평내와 마석이 배치고개로 분리되어 있었고, 평내-마석 간 거리가 평내-금곡보다는 평내-도농에 가까울 정도로 꽤 멀다보니,

기존의 도시구조를 유지하고는 있었으나 미금 지역이 도농과 평내호평으로 양분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함.


2000년대 중반까진 경춘선도 중앙선도 도로에 비해 우세를 점하지 못하던 시절이라,

47번 국도 축선 일대에 위치한 퇴계원, 사릉(지금은 신경춘로지만), 오남, 진접 일대는 신내 / 육사 / 태릉 방향으로,

경춘로 축선에 위치한 구리, 도농, 금곡, 평내, 마석과 경강로 축선에 위치한 덕소는 구리를 거쳐 양원 / 망우 방향으로 이어지게 됨.

경기 동부는 특히나 일자리가 한정되어 있는 지역이다보니 서울로의 교통 수요가 매우 많고,

자연스레 서울에 가장 가까운 구리와 퇴계원이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되는데...

퇴계원은 입지의 한계로 성장할 수가 없어 그 중심지 역할을 잃고 47번 국도 축선이 각자도생하게 됨.



4. 중앙선과 경춘선 복선전철화, 신경춘로 / 수석호평 / 경춘고속도로 등 교통망 발달 이후

이후 중앙선과 경춘선의 복선전철화 시대를 맞게 되고, 신경춘로가 개통되면서 구경춘로는 자가용에 한정해 서울과의 교통로가 아니게 됨.

도농, 덕소, 호평, 마석, 진접, 오남 등 개발 여유가 있는 지역에 신축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며 우리가 아는 남양주를 이루게 된 것도 이때.

이때부터 구리-도농(중심지, 서남부), 퇴계원-사릉(서남부), 진접오남(북부), 평내호평-마석(동북부), 덕소(동남부) 구조를 갖춤.


중앙선과 경춘선 복선전철화 및 신경춘로 개통으로 구리-도농-금곡-평내-마석의 주축이었던 경춘로가 지는 별이 되면서,

시가지 한복판 홍유릉으로 인해 도시 성장에 한계가 있던 금곡은 중심지 기능을 급속도로 잃고 시청만 남게 됨.

동시에 주축이 아닌 보조축으로 여겨지던 경강로축이 북부간선로 개통, 중앙선 복선전철화, 경춘축의 구리 축선 이탈로 인해 주축으로 연결되었음.


동부에서는 평내동과 호평동의 택지지구 건설, 마석 일대의 아파트단지 건설로 두 지역의 인구가 폭증하고,

수석호평도시고속도로로 평내호평과 강변북로가, 경춘고속도로로 마석과 올림픽대로가 직접 연결되며,

이 시점부터 마치고개와 경춘선으로 두 지역이 이어져 구리-도농과 구분되는 하나의 도시를 형성,

수동, 청평, 조종(조금 애매하긴 한데), 설악(서울로도 가곤 함) 지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함.


북부에서도 진접과 오남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며 시가지를 형성함과 포천시 내촌면의 중심지역이 되었고,

미약하게나마 화현, 일동, 이동 등 47번 국도 축선과 조종면 일대(상면 빼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



5. 2010년대 이후 신도시의 건설

한편 갈매, 별내, 다산, 지금을 신호탄으로 남양주의 도시구조에 큰 변혁이 일어나기 시작함.

갈매지구와 별내신도시의 건설, 다산진건지구와 다산지금지구의 건설 등으로 4호선, 8호선 등 교통망 확충이 본격화되었고,

도심보다는 강남이 인접한 구리남양주 지역의 특성상 잠실을 거점으로 수많은 광역버스가 개통되며,

특히 마석에서는 광역버스가 경춘선 전철보다도 많은 이용객을 기록할 정도.


북부에서는 별내신도시의 건설로 덕릉터널-덕송내각고속화도로와 4호선이 개통되며,

진접, 오남이 사릉역/신진관 - 퇴계원으로 이어지는 한정된 교통로에서 벗어나 노원구와 잠실로 직접 연결되는 교통로가 연결되었음.

한편 퇴계원이 드디어 중심지 역할을 상실하고 갈매-별내-퇴계원이 별내를 중심으로 이어졌으며,

동부에서는 구리에서 잠실로 중심지 이탈이 가속화되고 호평과 마석이 연담화되어 중앙선축과 경춘선축의 거리감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덕소는 과거의 영광을 잃고 일패, 양정 지역의 개발이 진행되면 구리-도농과 한 축선으로 이어질 예정이고,

구리-도농 지역은 고질적 문제였던 개발제한을 이겨내고 진건, 지금 지역으로 도시를 확장해나갔음.



6. 2020년대 이후, 대규모 개발 시작

내년이면 8호선 개통으로 구리-다산-별내가 직통으로 잠실까지 연결되는데,

이는 어찌보면 과거에는 분리되었던 두 지역을 잇는 교통로로 이어져 구리남양주의 서부 지역으로서 미약하게 연계될 것으로 보임.


한편 진접오남과 평호마석, 덕소 등 입지를 구축한 지역과 달리 사릉 지역은 조금 붕 뜬 감이 없지 않았는데,

사릉-진접2지구를 잇는 넓은 지역에 왕숙신도시가 형성되며 별내-퇴계원-사릉-진접오남이 왕숙을 또다른 한 축으로 연결될 예정.

이와 동시에 진접2지구(풍양)-왕숙신도시-일패-지금-미사가 9호선으로 연결되며 미약한 연계를 보일 예정.


미래 구리남양주는 앞으로 횡축의 4호선 / 경춘선 / 중앙선과 종축의 8호선 / 9호선을 日 자로 갖춘 서부 지역과,

경춘선 역사를 중심으로 고속 도로망을 통해 올림픽대로 / 강변북로를 타고 잠실로 이어지는 동부 지역이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갖게 될 것으로 보임.

서남부의 구리-도농(다산)-일패-양정-덕소가 한 줄로 이어지고,

서북부의 갈매-별내-퇴계원-왕숙-사릉/진접오남이 한 줄로 이어지며 그 사이를 8호선과 9호선이 보완하는 구조.


그러나 앞으로도 남양주의 고질적 문제인 중심시가지 부재(ex. 수 년 전까지 남양주의 최대 상업지역은 배후 5만 호평상업지구)는,

개발이 모두 끝난 미래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임.

별내역 일대를 중심으로 한 갈매/별내 지역과 퇴계원, 그리고 왕숙/사릉/진접오남 지역 간의 물리적 거리로 인해,

서북부 지역은 중심시가지가 형성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임.


서남부 지역 역시 구리와 다산이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아무래도 환승역 지위를 점한 구리역 일대가 중심을 유지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 역시 서남부와 서북부를 모두 아우르는 중심지로 성장하기에는 배후인구의 차이와 도시구조로 인해 어려워보임.


남은 동부 지역(금곡-평내호평-마석)은 사실 더 이상 개발할 땅도 마땅치 않고,

동쪽 춘천의 존재로 경기동부 배후수요 흡수에도 어느 정도 제약이 따르는데다(ex. 가평읍) 그 지역 자체의 인구도 적은 편이라,

지금의 최전성기를 지나서는 왕숙신도시 지역에 주도권을 내주고 하락세를 타지 않을까 예상함.


개발 다 끝나면 구리남양주도 120만인가? 규모 자체는 창릉 개발 이후 고양시에 필적할 수준일듯.

어찌보면 교통망이나 접근성은 고양시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교통망 깔리는 거 보면 생각보다 잠재력 높은 지역인듯.

동시에 남양주는 강남권, 하남 등 남부지역과 연계가 강화되는 추세라 경기북도 분도 추진 같은 건 요원할 거라고 생각함.


어후 내가 썼는데도 뭔 소린지 모르겠네 새벽이라 두서없음 ㅈㅅ 그럼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