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도시에 대한 설명은 주로 위키백과와 브리태니커 사전을 참고했읍니다

북미와 남미 대륙을 연결하는 중앙아메리카는 기다란 지협을 따라 7개의 작은(사실 셋은 남한보다 크지만) 나라들이 모여있는 지역. 이들 7개국을 합치면 인구 5천만 정도로 남한과 거의 비슷한데, 인구밀도가 높은 엘살바도르와 경제적으로 발전된 코스타리카·파나마는 인구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지만 나머지 나라들의 도시화율은 50% 정도임. 중미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수위도시화의 정도가 심한 편으로, 수도는 인구 100만을 넘는 대도시이지만 제2도시 인구는 10만~20만에 불과한 모습이 일반적임. 예외적으로 온두라스는 산페드로술라가 카리브해에 접근 가능한 유리한 입지 덕에 대도시로 성장하면서 양대 도시가 서로 비슷한 규모를 나타냄.

※ 중미 국가들도 전반적으로 city proper와 실제 도시지역 간의 괴리가 있는 편인데, 이 글에서는 임의로 다음과 같이 도시 인구를 구하고 시가지가 여러 행정구역에 걸쳐 있는 경우 임의로 합쳐서 계산함.

•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2차 행정구역 내의 도시지역 인구.

•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citypopulation.de의 시가지 인구 추산치.

• 벨리즈: 여기는 그냥 도시인구.

벨모판 Belmopan (사진)

벨리즈 정중앙에 위치한 벨리즈의 수도. 인구는 26,906명(2021)으로 중미 수도들 중 가장 작음. 원래 벨리즈의 수도는 벨리즈시티였으나 1961년 벨리즈시티가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되자 영국 식민 당국은 내륙에 신수도를 건설하기로 결정했고, 1970년 벨모판으로 천도가 이루어짐. 정글 한가운데 위치한 조그마한 계획도시지만 2000년 5천에 불과한 인구가 현재는 2만을 넘는 등 인구 증가세가 빠른 편.

벨리즈시티 Belize City (사진)

벨리즈 최대의 도시로 인구는 66,038명(2021). 카리브해로 흘러들어가는 벨리즈강 하구에 위치한 항구도시임. 17세기 영국인들이 카리브 해안에서 벌목업을 벌이면서 세워진 도시로, 1862년 공식적으로 식민지가 세워지면서 수도가 되었음. 1961년 벨모판 천도 이후로도 도시는 벨리즈 최대 항구이자 경제 및 교통 중심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동쪽 산호섬이나 내륙의 마야 유적 등지로 가기 위해 들르는 관문이기도 하다고.

엘프로그레소 El Progreso (사진)

인구 150,476명(2023). 온두라스 북부 최대의 도시인 산페드로술라에서 약 25km 떨어져 있으며, 서쪽으로는 울루아강, 동쪽으로는 미코케마도 산맥과 맞닿아 있는 도시. 1892년 세워진 마을은 원래 바나나를 거래하는 중심지였으나, 온두라스 내륙 지역과 카리브해의 푸에르토 코르테스 항구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란 입지에 힘입어 1970년대 이래 상업 및 환적 중심지로 성장했다고 함.

에스쿠인틀라 Escuintla (사진)

인구 156,313명(2018). 과테말라 남부에 있는 도시로 수도 과테말라시에서 약 50km 떨어져 있음. 도시는 태평양을 따라 펼쳐진 해안평야의 북쪽 끝에 위치해 과테말라시와 남부 평야를 연결하는 지점에 해당함. 뜨거운 사바나 기후가 나타나는 과테말라 남부 평야지대에는 대규모 사탕수수 플랜테이션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도시의 주 산업도 설탕 산업이라고. 

할라파 Jalapa (사진)

과테말라 동부의 도시로 인구는 159,840명(2018). 도시 북쪽으로는 후마이 화산(2176m)이 배경을 이루고 있으며, 도시 자체도 해발 13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온화한 기후가 나타난다고. 원래 마야계 포코맘족이 살던 지역으로, 스페인 정복 이후 18세기 과테말라의 수도 안티과가 지진으로 파괴되자 천도 지점으로도 검토되었으나 물이 부족해 해당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함.

콜론 Colón (사진)

파나마 운하의 카리브해 쪽 입구에 있는 항구도시로 인구는 165,492명(2010). 1850년 미국인들이 파나마 지협을 관통하는 철로를 부설하면서 함께 세워진 도시로, 1914년 운하 개통 이후로는 70년대까지 미국령 운하 지대에 둘러싸인 월경지가 되기도 함. 도시엔 1948년 자유무역지대가 조성되어 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있음.

레온 León (사진)

니카라과 북서부의 평야 지대에 있는 니카라과 제2의 도시로 인구는 176,171명(2022). 원래 도시는 16세기 동쪽으로 30km 떨어진 마나과 호수 서쪽에 세워졌는데 17세기 화산 폭발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19세기 마나과가 수도로 정해지기 전까진 그라나다와 함께 니카라과의 양대 도시로 라이벌 관계를 이뤘는데, 지금도 식민 시대 지어진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있는 도시라고 함.

케찰테낭고 Quetzaltenango (사진)

과테말라 서부, 해발 2300m 고지대에 있는 도시로 인구는 180,706명(2018). 원래 셸라후(Xelajú)라는 마야 도시가 있던 곳으로, 19세기 중미연방 해체로 로스알토스가 독립하면서 잠시 수도가 되었으나 1849년 과테말라에 합병되어 지방 도시가 되었음. 19세기 커피 산업의 발달로 도시는 다시금 번영하였고, 1902년 산타마리아 화산 폭발의 피해를 입었으나 복구되어 당시의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들이 지금도 유명하다는 모양.

산미겔 San Miguel (사진)

엘살바도르 동부에 있는 도시로 인구는 201,900명(2020). 도시 남서쪽엔 해발 2100m의 산미겔 화산이 있는데 식민 시대 분화로 도시를 거의 파괴한 적 있었다고. 16세기 세워진 도시는 서쪽의 산살바도르와 함께 스페인령 엘살바도르의 양대 도시였는데, 19세기 커피 농업의 발달로 기후가 더운 산미겔은 주도권을 잃었다가 20세기 들어 면화와 용설란 농업으로 회생했으며, 현재는 동부 지방의 상업 중심지라고.

코반 Cobán (사진)

과테말라 북부의 도시로 인구는 212,047명(2018). 도시는 해발 1300m의 고지대에 위치하며, 석회암 지대라 일대엔 카르스트 지형이 나타남. 16세기 도미니코회 선교사에 의해 세워진 코반은 19세기 독일계 커피 농장주들이 들어오면서 독일풍 도시로 개발되었는데, 2차대전 때 미국의 압력으로 독일인들은 추방당했다고. 현재 도시 인구는 마야인들이 주를 이루며, 커피 및 카르다몸 산지로 유명하다고 함.

라세이바 La Ceiba (사진)

카리브해에 맞닿은 온두라스 제3의 도시로 인구는 215,973명(2023). 1870년대 세워진 도시는 미국으로 바나나를 수출하는 항구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돌의 자회사가 된 스탠다드 프루트의 온두라스 지사가 위치해 바나나 외에도 파인애플 등을 수출하고 있음. 1970년대 이후 온두라스 북쪽의 바이아 제도가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라세이바 역시 이들 섬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이 되어 관광 산업이 발달했다는 듯.

산타아나 Santa Ana (사진)

엘살바도르 북서부에 있는 도시로 인구는 230,900명(2020). 도시는 해발 600m의 고원 지대에 위치하며 남쪽에는 해발 2300m의 산타아나(혹은 일라마테펙) 화산이 있음. 도시는 마야인들에 의해 세워져 스페인 정복 이전엔 시우아테우아칸(Sihuatehuacán)이란 이름의 피필 도시였는데, 19세기 커피 산업의 중심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해 엘살바도르 제2의 도시가 되었다고 함.

카르타고 Cartago (사진)

코스타리카 중앙고원에 있는 도시로 인구는 232,300명(2020). 수도 산호세에서 동쪽으로 20km 떨어져 있는데, 현재는 중앙고원 전체가 산호세 도시권처럼 되어버려 위성도시처럼 된 곳. 도시 자체는 의외로 산호세보다 이른 1563년 세워져 코스타리카에서 제일 오래된 도시로, 스페인 식민 시대까지는 코스타리카의 수도였었음. 17세기 원주민 소녀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검은 성모상’이 있는 대성당이 유명하다 카더라.

라초레라 La Chorrera (사진)

파나마시티 서쪽, 운하 건너편에 있는 위성도시(?)로 이웃한 아라이한(Arraiján) 지역까지 합친 도시인구는 346,579명(2010). 이곳은 원래 열대과일과 커피 등을 생산하는 농촌이었고, 1960년대 운하를 건너는 다리가 개통된 이후로도 미국령 운하지대로 가로막혀 있어 발전이 더뎠다고. 80년대 고속도로 개통 이후 파나마 운하 서쪽 지역으로 급격히 도시화가 진행되어 현재는 큰 규모로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음.

마나과 Managua (사진)

니카라과의 수도로 인구는 1,051,236명(2022). 니카라과에서 두 번째로 큰 마나과 호수 남쪽에 위치함. 원래 니카라과의 양대 도시는 북쪽의 레온과 남쪽의 그라나다였는데, 1852년 두 도시의 타협으로 중간 지점인 마나과가 수도로 선택되었음. 도시는 1972년 지진으로 초토화되었다가 재건되었는데, 지진 이후 도심의 시설들이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선 드물게 중심이 뚜렷하지 않은 도시구조가 되었다고.

파나마시티 Ciudad de Panamá (사진)

파나마의 수도로 인구는 1,153,610명(2010)*. 서쪽으로 파나마 운하, 남쪽으로 태평양과 맞닿아 있음. 1519년 세워진 아메리카 최고(最古)의 유럽 정착지 중 하나로, 19세기 파나마 철도 개통으로 중요한 항구가 되었고 1903년 미국이 파나마를 독립시킨 후 수도가 되었음. 80년대 이후 파나마 경제가 금융·무역업의 발전으로 성장하면서 대규모로 마천루가 들어서 현재는 중미에서 독보적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곳. 

* 산미겔리토(San Miguelito) 포함

테구시갈파 Tegucigalpa (사진)

해발 900m의 구릉지대에 위치한 온두라스의 수도로 인구는 1,199,136명(2023). 도시는 16세기 은광을 중심으로 세워졌으며, 온두라스 독립 이후 북서쪽으로 60km 떨어진 코마야과를 제치고 수도가 되어 20세기 동안 급격한 성장을 겪었으나 1988년 허리케인 미치로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고. 도시의 은광은 이제 문을 닫았지만 현재 도시는 온두라스의 상공업 중심지로 기능함.

산페드로술라 San Pedro Sula (사진)

온두라스 북부의 도시로, 도시 인구는 약 80만이지만 연담화된 도시들을 합친 인구는 1,291,515명(2023)*. 카리브해로 흘러드는 울루아강 유역의 술라 계곡에 위치함. 도시는 1536년 세워졌으며, 19세기 미국으로 바나나와 설탕을 수출하는 중심지가 되면서 급성장한 이래 현재는 온두라스의 수출지향 제조업(마킬라도라)의 중심지가 되었음. 최근에는 미국으로 가는 마약 유통 경로에 놓이면서 치안이 상당히 악화되기도 했다고.

* 라리마, 비야누에바, 촐로마 포함

산살바도르 San Salvador (사진)

엘살바도르의 수도로 인구는 1,865,900명(2020). 해발 600m의 계곡에 있는 도시는 화산들과 동남쪽의 일로팡고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데, 때문에 화산·지진 피해가 잦다고. 이 일대는 과거 피필인들의 수도 쿠스카틀란(Cuzcatlan)이 있던 곳으로, 1525년 스페인인들이 도시를 세운 이래 오랫동안 중심지 역할을 해왔음. 식민 시대 도시의 주 산물이 인디고 염료였다면 현재 도시는 상업과 제조업의 중심지.

산호세 San José (사진)

코스타리카의 수도로 연담화된 지역(알라후엘라·에레디아)을 포함한 인구는 2,018,300명(2020). 도시는 해발 1100m의 중앙고원에 위치해 온화한 기후가 나타남. 1736년 세워진 도시는 19세기 카르타고를 대신해 코스타리카의 수도가 되었고, 커피 산업의 발달로 인해 근대적 도시로 성장했다고. 현재는 도시가 확장되면서 중앙고원 전역이 코스타리카 인구의 절반 가량이 모여사는 거대한 도시권으로 연결되어 있음.

과테말라 Ciudad de Guatemala (사진)

해발 15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과테말라의 수도로 인구는 2,750,965명(2018)*. 고대 마야 도시 카미날후유(Kaminaljuyu)가 있던 곳으로, 도시는 오랫동안 버려져 있었으나 1775년 지진으로 파괴된 안티과를 대신해 이곳이 과테말라의 새로운 수도가 되면서 발전하였다고(그러나 이 도시도 20세기 초 큰 지진을 겪음). 현재 도시는 과테말라 정치 및 경제의 중심지이자 압도적 수위도시로, 중미에서 가장 큰 도시이기도 함.

* 미스코(Mixco), 비야누에바(Villa Nueva) 등을 포함한 과테말라주(수도권)의 도시지역 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