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이 해남-강진에서 의류/잡화 소매업을 함. 


상가도 해남읍, 강진읍에서 운영하고, 면마다 열리는 5일장도 장날에 직원 대동하고 순회도심.


몇년 전에 전공도 맞고해서 잠시 이직 중 붕 뜬 기간에 세무랑 재고관리 도와드렸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음. 


2000년대 초반 까지만 해도 해남-강진 일대의 소매점들 대부분은 물건을 상당수 목포에서 떼어왔음.


그때까진 목포의 도심활성도나 유행민감도가 아직 죽지 않은 시절이었고. 

유행에 민감한 의류, 잡화나 서적도 목포만 가도 충분히 구할 수 있었고 트랜드 파악하기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함.


목포지역 도매상들이 '이거 잘 나가더라' 하는 거 가져오면 유행 따라가는데 문제 없던 시절.


하지만 10년대 전후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광주의 서부 확장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나주혁신도시덕에 새로 생긴 도로 덕분에 전남서남부에서 광주 신시가지로의 접근성이 좋아졌음.


목포는 반대로 점차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음. 

지속적인 인구 유출도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SNS 덕에 군단위조차 20~40대 젊은 수요층 트랜드 민감도는 높아졌는데, 목포는 이제 문화생활이 성에 안차기 시작함.


그렇게 목포 도매상에서 물건을 떼온 상인들이 광주에서 물건 떼온 상인들보다 유행에 2주~1달 가량 늦어지기 시작했음.


인구 1~2만의 읍단위에서 이건 엄청난 차이임. 

예를들어 카고바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면 먼저 물건 떼온 상인들이 몇백, 천 몇백장 팔고 나면, 한 달뒤 물건 가져온 상인들은 팔 사람이 안남아있음. 


그러다가 계절 가면 전부 재고지. 


이시기에 소매상들 대부분이 물품조달처를 광주로 전환하기 시작했음. 

도로사정 괜찮겠다. 

유행 따라가려면 광주정도는 가봐야겠다. 

다들 광주가니 같이 모여서 공동으로 떼오면 좀 싸게 가져오기 쉽겠다.


안 바꿀 이유가 없었고, 순식간이었다고 함.


요즘 해남/강진읍내 학생/젊은층들도 목포보다 광주를 더 많이 감. 


버스 배차가 광주가 더 많아서 광주가기가 더 편한데다, 문화 인프라도 인구차이로 어쩔 수 없이 더 빠르니까.


방탈출 카페, 무슨무슨 공방, 북카페, 뮤지컬, 콘서트. 

전부 광주가 훨씬 빨리 들어오는데 뭐 방법이 있나



그래서 개인적으로, 광주공항 이전이 성사되고 광주 서부에 시가지가 본격적으로 차기 시작하면,

그리고 광주-완도 고속도로 계통으로 해남-강진이 목포보다 광주가 가까워지면,


아마 해남-강진은 완전한 광주생활권에 들어간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거라고 봄.



결론) 부제 개편안 짜오는 사람들은 해남-강진-장흥-보성읍을 광주부에 넣는게 맞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