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없는 지명을 바로잡고 사라진 지명을 찾아보는 연재글, 바른지명찾기, 오늘 알아볼 지명은 해안(解顔)입니다.


 현재 대구 동구에는 행정동인 해안동이 있고, 1호선 해안역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을 해안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해안이라는 지명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따르면,


 해안현(解顏縣)은 본래 치성화현(雉省火縣)이다. 미리(美里)라고도 한다. 경덕왕(景德王)이 이름을 고쳤으며, 지금에 이른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라고 합니다.

 왕건이 공산 전투에서 패해 달아날 때 이곳에 이르러서는 얼굴(顔)이 풀렸다(解)... 하여 해안(解顔)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있는데, 해안이라는 지명이 경덕왕 때 생긴 것으로 보아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해안현의 중심지는 어디였을까요? 일단 조선시대 대구의 면 이름들을 한번 보면, 해서촌면(解西村面), 해북촌면(解北村面), 해서부면(解西部面), 해동촌면(解東村面), 이렇게 해(解) 자가 들어가는 4개 면이 있습니다. 과거 해안현에 속하던 지역이 이 4개 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중에서도 해서부면 일대가 해안현의 중심지였는데, 일단 이름부터 다른 3개 면과는 미묘하게 다른 것도 좀 그렇고(?)


경상도읍지(慶尙道邑誌, 1833년경)

해동지도(海東地圖, 1750년경)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사이트에서 캡처)


 해서부면 일대에 해안창(解顔倉),해창(解倉)이 있었으며,


1918년(대정 7년) 지도

 

 현재의 불로동 일대에 해서부면 현상동(縣上洞)이 있었습니다.(지도 제작 당시에는 해서부면과 해동촌면이 통합한 해안면이었음.)


 또 국토지리정보원 국토정보맵에서 제공하는 대동여지도에서도 해안현의 위치를 불로봉무동 일대로 추정하고 있으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도 불로동 일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결론

 조선 초까지 존재하던 해안현(解顔縣)의 중심지는 지금의 불로동 일대이다. 해안동, 해안역은 해안과 완전 무관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근본 넘치는 지명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