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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만성적인 혼잡으로 인해 포화상태였던 하네다 공항에 일 50회의 슬롯이 새로 생겼음. 원래 하네다 공항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요코타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미군과의 공역 협의 때문에 증편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걸 일부 시간대에 풀어주기로 했음.


이 중 미국은 총 12슬롯을 배정받았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 항공사들의 경쟁이 벌어졌음.


당시 3대+1 항공사가 하네다에 이미 취항하던 노선(나리타 취항노선 제외)

델타 - 미니애폴리스/로스엔젤레스

유나이티드 - 샌프란시스코

아메리칸 - 로스엔젤레스

하와이안 - 호놀룰루/카일루나-코나


1. 델타 항공 - 시애틀 1회/디트로이트 1회/애틀랜타 1회/포틀랜드 1회/호놀룰루 2회(총 6회)

2. 유나이티드 항공 - 뉴욕(뉴어크) 1회/시카고 1회/워싱턴 DC 1회/로스엔젤레스 1회/휴스턴 1회/괌 1회(총 6회)

3. 아메리칸 항공 - 댈러스 2회/로스엔젤레스 1회/라스베이거스 1회(총 4회)

4. 하와이안 항공 - 호놀룰루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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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델타 항공


델타 항공의 명분은 아주 간단했음. '우리만 일본 내에 친구가 없다!'


실제로 유나이티드는 전일본공수와 동일한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아메리칸 항공은 일본항공과 동일한 원월드 소속이지만 델타는 일본 내에 스카이팀 회원사가 없음.


그리고 유나이티드-전일본공수, 아메리칸-일본항공은 '조인트벤처'를 맺어 양 항공사의 미-일 노선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평하게 나누어 갖는 체계가 도입되어있음.


하지만 델타는 일본 내에 파트너가 없으며, 이 때문에 전일본공수나 일본항공이 받는 미-일 노선 슬롯 12회까지 합하면 저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미-일 노선 매출공유를 한다고 했으니 사실상 유나이티드, 아메리칸은 ANA와 JAL의 슬롯 확보로 얻을수 있는 이득이 상대적으로 큼.)라는 명분을 들어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했음.


물론 억울함만 호소한건 아니고, '우리가 미국 3대 항공사들 중에서 결항률도, 수하물 분실률도 제일 낫다', '우리 비즈니스석이 나머지 2사보다 좋다' 등의 요소도 홍보하고 있음.


사실 이 때문에 델타항공이 한동안 일본 내에서 입지를 확보하려고 하다가(일본항공이 회생하던 시절 자금지원을 약속하며 일본항공을 스카이팀으로 빼오려 했으나 실패, 이후 일본 LCC(LCC라고는 하나 넓은 좌석간격, 하네다공항 취항 등 현재는 하이브리드 항공사에 가깝다는 평도 존재)인 스카이마크 항공 회생에 참여했다가 전일본공수에게 밀려 실패) 전부 실패하고 지금은 결국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은 상태임.


2. 유나이티드 항공

타사 대비 2~3배나 긴 보고서를 마련해왔음(델타 199페이지, 아메리칸 135페이지, 유나이티드 508페이지) 물론 이들 대부분이 미국내 네트워크-미국 내 하네다행 취항공항-하네다 공항-전일본공수의 하네다발 일본 연결편을 일일이 나열해둔 보고서 뻥튀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아주 진심이라는 것을 알수 있는 지표임.


이들은 수요-공급에 기반한 정공법을 구사하고 있었음. 하네다 슬롯을 가져오면 기존에 나리타에서 취항하던 노선 전부 또는 대다수를 폐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은 어떤 노선을 나리타에 남겨둘 것이고, 어떤 노선을 하네다로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언급했음.


이들은 본인들이 신청한 지역(뉴욕, 시카고, 워싱턴DC, 로스엔젤레스)에 일본계 인구가 집중되어있으며,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미군 수요(미국 공무원들은 외국 출장시 가능한 한 자국 항공사를 타야하는 규정 존재), 아메리칸/델타와는 다르게(이들은 나리타 공항 착발 노선을 꾸준히 줄여왔으면서 돈되는 하네다 슬롯이 뚫리니까 그제서야 들어오려 한다라는 주장) 우린 나리타 공항에서 미국행 항공편을 상대적으로 꾸준히 유지해왔다를 명분으로 들고 있음.


그리고 주목할 점은 델타와는 다르게 '전일본공수와의 조인트벤처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된다'라고 주장하고 있음. 대표적으로 하네다 공항에서 전일본공수의 국내선으로 손쉽게 환승할수 있어(나리타 공항에서는 국내선이 적고, 이마저도 대부분이 LCC임) 선택권이 늘어난다, 하네다행 증편으로 하네다↔나리타 공항이동을 해야하는 경우가 줄어든다 등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음.


또한, 아시아-태평양 노선 전체로 치면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은 델타의 스카이팀이 생각보다 밀리지 않는다는 것도 명분으로 삼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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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메리칸 항공


상대적으로 가장 부실하며,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지 않은 보고서를 들고 왔음. 크게 적극적이지는 않은듯.


댈러스행 2편을 주장한 이유는 이미 나리타에서 자사 일 2회+일본항공 일 1회 총 3회가 운행되고 있으며, 댈러스 지역에 일본계 회사들이 많기(도요타의 미국지사가 최근 댈러스 도시권으로 이전, 관련 협력업체들) 때문에 댈러스는 2편을 받으려 한다


로스엔젤레스행 1편 추가를 주장한 이유는 이미 수요가 많은 노선이고, 이미 델타와 유나이티드는 미국 서부에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라는 허브를 가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미국 서부에 로스엔젤레스 말고는 허브가 없다. 또한 델타가 시애틀/포틀랜드를 모두 받는다면 델타의 미국 서부-하네다 노선은 3개, 유나이티드가 로스엔젤레스 노선을 받으면 유나이티드도 2개가 되는데, 우리는 이거 못받으면 하나밖에 없다


라스베이거스행을 주장한 이유는 라스베이거스에 일본인이 많이 가기 때문. 일본인들은 미국 중에서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다음으로 라스베이거스를 많이 가는데 직항이 없다. 라스베이거스 방문자가 연 10만명이 넘는 나라 중에 직항 없는 동네가 일본하고 호주 뿐이다.(여담으로 라스베이거스-동아시아 직항은 현재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인천발로 운영중임)


4. 하와이안 항공


호놀룰루행 일 3편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음. 사실 얘네도 성의는 없으며, 본인들도 3편을 모두 받을거라고는 생각 안하고 이 중 1편이라도 받으면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넣은 것으로 보임.


명분은 간단함. '일본인이 예전부터 그렇게 환장하던 하와이에 노선 좀 팍팍 넣어줍시다'. 실제로 전일본공수는 스카이마크 회생과정에 참여하며 뜻하지 않게 가지게 된 A380 3대를 전부 나리타-호눌룰루 이 한 노선에만 넣고 있음. 


문제는 이들 수요들이 대부분 상용수요라기보다는 관광수요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하네다에 들어갈 당위성은 떨어진다는 것. 나리타에 넣어도 충분한 수요를 굳이 하네다에서 처리한다고?라는 의문이 들수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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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슬롯은 이렇게 배분되었음.


델타 - 애틀랜타/호놀룰루/시애틀/디트로이트/포틀랜드 총 5회

유나이티드 - 뉴욕/시카고/워싱턴DC/로스엔젤레스/괌 총 5회

아메리칸 - 댈러스 1회

하와이안 - 호놀룰루 1회


로 끝나나 싶었는데, 코로나를 거치면서 델타가 포틀랜드 운항을 포기하기로 했음. 포기 후 다른 공항으로 돌리려고 했는데 미국 운수부가 끝까지 거부하며 결국 포기. 여담으로 인천에서도 포틀랜드로 취항하려 했는데 이 역시 코로나 시국 와중에 포기함.


이로써 1편이 남게 되었는데, 이걸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이 경쟁하고 있다고 함. 유나이티드는 이전에 고배를 마셨던 휴스턴행을 취항하고 싶어하며, 아메리칸은 뉴욕 취항을 희망한다고 함


참고로 유나이티드는 뉴욕에서 JFK가 아닌 뉴어크에 취항하는데, 아메리칸은 메인공항인 JFK에 들어가는게 선택권을 많이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