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기에 앞서서

- 여기에서 말하는 똥문명은 성능이 별로인 문명을 말하지만, 문명 6에서 "성능이 별로다"라는 말은 다른 게임과 느낌이 많이 다르다.

   왜냐하면 문명 6에서 문명마다 특화된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문명이 같은 유닛, 건물, 과학 문화 테크트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똥문명을 플레이하다보면 특화된 요소를 쓰는 재미가 없다는 문제가 발생하며, 다른 문명의 하위호환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다른 게임의 '마이너한 직업, 종족의 특유의 재미'같은 건 문명 6에 없다. 문명 6은 특화된 부분의 성능뽕을 느껴야 재미가 있다.




1) 문명 소개 


극초반 러시 후, 다른 문명과의 교역으로 이득을 챙기고 문화 승리를 추구하는 문명이다.


지도자 특성 - 다른 문명이 이집트에 교역로를 꽂도록 유도하고, 교역로를 통한 골드 수급을 증가시킨다.

문명 특성 - 강 옆에 짓는 특수지구와 불가사의에 생산력 보너스를 준다.

고유 유닛 - 마르야누 전차 궁병 : 중전차와 동시에 뚫리는 유닛이다. 어떠한 유닛도 대체하지 않으나 원거리 진급을 따른다.

고유 시설 - 스핑크스 : 신앙과 문화를 주는 고유 시설이다. 서로 인접하여 지을 수 없다.


2)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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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문제점은 이집트의 특성들이 전체적으로 애매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는 성능 때문이다.


극초반에 이득을 볼 수 있는 마르야누 전차 궁병 러시는

수메르의 전차 러시, 아즈텍의 독수리 전사 러시, 누비아의 궁수 러시에 비해 정복력이 떨어진다.

전사 2~3기를 상대로도 뚫고 나가는 게 힘든 허접 유닛이 양산도 힘드니 도시 성벽이 올라간 순간 정복은 물건너간 셈이다.

그렇다고 이 궁병으로 야만인이나 털어 먹거나 방어적으로 플레이한다? 그냥 비싼 궁수다.


스핑크스는 자체 성능은 괜찮은 편이나, 최대 보너스를 얻기 위한 조건을 갖춘 입지를 마련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범람원은 그렇게 많지도 않고 불가사의는 그냥 알맞게 짓기가 어려우며 

드문드문 지어진 스핑크스는 인접한 농장 도배나 특수지구 인접을 방해하게 된다.

실제로 플레이하다보면 스핑크스를 밀어버리고 도시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 자주 나오고, 

그런 도시에 빈자리에 아무렇게나 지은 스핑크스는 보편적인 시설인 농장, 광산, 제재소보다 못 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강 옆 타일에 생산력 버프를 주는 특성은 그나마 이집트에서 건질 만한 특성이며, 어차피 도시는 대부분 강을 끼고 성장하기 때문에 이득을 보기 쉽다.

하지만, 15퍼센트 보너스는 이집트가 강한 시기인 초반에는 티가 안 난다. 

기껏해야 생산력이 10 언저리인 초반에는 광산이나 채석장 1~2개 정도의 성능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도시가 성장했을 때에는 빛을 보지만, 생산력 보너스를 가진 다른 문명들을 보면 좀 아쉬운 게 사실이다.


교역로에 보너스를 주는 특성은 최대한 교역로를 많이 끌어들여 돈을 벌게 해주는 특성인데,

어차피 AI전에서는 내가 잘 크고 외교를 중간만 해놓아도 알아서 나한테 교역로를 꼽기 때문에 그냥 다른 문명에게 식량만 퍼주는 특성이다.

사람하고의 팀전에서는 팀원에게 매우 좋은 특성이고, AI전에서 AI로 만나면 달달한 식량 셔틀이 되어 준다.

교역을 통한 골드 수급은 정말 개쩌는 문명들이 여럿 있으니 교역뽕을 뽑고 싶으면 이집트 같은 건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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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집트는

[정복전이 약간 아쉬운 궁수 기반 초반 정복 러시 유닛, 심시티를 방해하는데 산출량은 보통인 시설, 

특출나지는 않은 교역 골드 수급, 중반 이후에나 득을 보는 소소한 생산력 버프]라는

서로 시너지가 마땅찮고 그 자체로도 영 심심한 특성들이 어우러진 정말 애매한 문명이다.

문화 승리에 적합한 세팅들이긴 하나 이거 말고도 할 문명은 차고 넘친다. 


3) 차라리 이걸 하겠다 싶은 문명

수메르 - 초반 러시에 사활을 걸고 싶다면 추천하는 문명. 땡전차 러시가 죽여주긴 한다. 

              그 정복전으로 먹은 도시를 지구라트로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 이집트는 정복한 도시에 스핑크스 박으면 병신도시된다.

아즈텍 - 역시 초반 러시가 매우 강력한 문명. 수메르는 정복전에 뒤가 없다면, 아즈텍은 전쟁에서 수급한 건설자가 내정을 책임져준다.

누비아 - 고대 시대에 궁수 뽕을 보고 싶다면 선택할 만한 문명. 궁수 양산으로 말 그대로 화살비를 볼 수 있다.


네덜란드 - 강이 그렇게 좋으면 할 만한 문명. 교역로 꼽고 고유 시설 설치하는 건 이집트랑 비슷하며, 성능이 훨씬 더 우수하다.


말리, 포르투갈 - 교역 골드 수급으로 끝장을 보고 싶으면 선택하는 문명들. 이집트의 +4금을 따위로 만들어버리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