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하읍.. 하으읏.. 으읍.. 흡"

예진의 입이 그녀 얼굴의 배는 되어보이는 기둥을 삼켰다.

그 크기만 보아도 보통 사람의 것이라 생각할 수 없었지만

그것에 달려있는 가시가, 예진의 현실감을 앗아갔다. 

처음엔 가시에 자신의 입이 찢어지는 것이 아닌가 했지만

가시는 예진의 입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눕혀졌다가 입에서 빠져나올 때

다시 세워지기를 반복했다.

예진이 이 비현실적인 상황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눈 앞의 여우소년이 이상한 팬던트를 들이민 이후로 그녀의 몸이 움직이지 않았기에

무언가 대단히 잘못되었다는 것만 조금씩 머리로 깨닫는 중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약 30분 전...

"냄새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하구나"

여우소년은 어떻게든 움직이려는 예진의 노력을 비웃듯

천천히 그녀의 겨드랑이에 코를 가져다 댔다.

"이 세계의 노예들은 청결에 꽤 신경쓰나보군, 인간 특유의 기분나쁜 냄새가 바닐라 향에 많이 가려져 있어"

소년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이름은 화랑

그의 세계에서 예진과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패전국의 국민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승자의 물건이 되었다.

즉 이 화랑이라는 여우인간의 전리품이 되었다는 것이다.

화랑이 예진에게 들이밀고 있는 팬던트가 그 주인의 증표였다

그 세계에서 자신과 닮은 여자가 그의 노예였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예진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팬던트는 확실하게 예진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나를 아직도 그렇게 노려보다니.. 어디 너가 언제까지 그렇게 건방질 수 있는지 보겠다."

"!!!...??...??!!"

예진은 부드러운 사람이었지만 결코 약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향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여우에게 한마디 해주기 위해 입을 열었지만

그 작은 입술만 위 아래로 뻥끗일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노예는 주인이 허락하기 전까지 말을 할 수 없지"

나는 당신의 노예가 아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야속하게도 예진의 몸은 이미 그녀의 것이 아닌듯 했다. 

화랑이 고개를 까딱이자, 예진의 몸이 저절로 움직여 여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후론 처음과 같았다.

그녀의 연인인 하루에게도 입으로 해준적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그렇게 로멘틱한 상황이 연출된 적도 없었고

밤생활을 즐기는 커플도 아니었다.

그런데 처음 입으로 물게되는 것이 그로테스크 할 정도로 흉측한 여우인간의 자지라니

그것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눈 앞의 소년이 원하는 대로 정성껏

눈물이 날 정도로 수치스럽고 분한 상황이었지만

그와는 반대로 예진의 비부에선 미끈한 액체와 함께 뜨거운 기운이 흘러 나왔다.

발정기

화랑이 살던 곳의 수인들의 몸에서 번식을 위한 성 호르몬이 넘치게 분비되는 시기

원래대로라면 그 시기는 1년중 짧은 기간으로 정해져있지만 화랑은 조금 특별했다.

다른 수인들보다 많은 성 호르몬은 발정기가 아니더라도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페로몬을 항시 배출할 수 있었다.

그것이, 꼭 같은 종족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하하.. 암컷들이란 다 똑같구나”

화랑의 발가락이 이미 애액으로 흠뻑 젖어버린 예진의 팬티를 문지르자

참아왔던 열락이 그녀의 온 몸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흐으읍.. 흐응.. 하읍.. 으흥”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예진의 눈이 부릅 떠졌다.

그녀의 입이 화랑의 자지로 채워져 있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소리를 지르며 신음했을 터였다.

침과 함께 빈 틈으로 간신히 흘러나온 신음소리도

여태 그녀가 내어본적 없는 야하고 간드러진 소리였다.

반항기 넘치는 예진의 눈이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화랑의 눈이 그녀의 왼손 약지로 향했다.

“뭔가? 노예 주제에 금붙이를 두르고 있다니 분명 훔친 것이겠지?”

“아흡.. 하으읏.. 아니.. 하루씨랑.. 하읍.. 커플링 이에요..”

예진은 화랑의 자지가 입에서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가까스로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무래도 이 팬던트가 있는 한, 그의 말에 절대복종 할 수 밖에 없는 듯 했다.

“그래.. 그것이었구나”

화랑이 고개를 다시 끄덕이자, 그제야 예진의 펠라가 멈췄다.

“크흡.. 켁.. 하아.. 하으으.. 아..”

턱이 얼얼해 바로 다물지 못하는 입가에 화랑의 애액이 섞인 침이 흘러 내렸다.

“그 노예답지 않은 희망찬 눈, 팬던트로도 바로 꺽이지 않는 의지.. 그 반지 때문이었어”

“아흣”

화랑의 손이 예진의 턱을 어루어 만지자 이미 예민해 질대로 예민해진 몸이 움찔 거렸다.

“좋아, 내가 힘을 완전히 되찾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때까지 약 30일 정도가 걸릴 것 같군

 그 기간동안 네가 꺽이지 않는다면... 내 너를 놓아주겠다.”

30일? 그게 무슨 소린가. 지금과 같은 일을 30일이나 더 해야하다니

화랑의 다음말은 그녀가 지금 하는 걱정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껴질만큼 더 소름끼쳤다.

“하지만 니가 결국 노예의 신분을 찾아가게 된다면, 스스로 나에게 부탁 하겠지

 자기도 같이 데려가 달라고 말야”

“그것도 꽤 재밌겠군 똑같이 생긴 것들이 내 침소에 엎드려 엉덩이를 흔들고 있다는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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