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서옵셔. 아니면 좀 더 정중하게 해드릴까요? 역시 괜찮지? 그야 그럴게 편히 말하는 게 성격인데 점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말투를 바꾸라니, 나한테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다시 말할게. 


어서 와, 산짤써마트에.





 엥,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왔다고? 음…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사실 여기에 오는 손님들 모두 나보다 여기에 들른 기간이 더 길었으니까, 경력이 적은 사람을 보는 건 처음이라고 할까. 나는 여기서 일하게 된지 얼마 안됐어. 그래서 설명도 잘 못할 거 같은데…


 그래봤자 마트인데 무슨 설명씩이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조심하는 게 좋을 걸. 여기서 취급하는 건 다른 마트와는 다르거든. 어… 일단 이 종이를 읽어둬. 공지라고 하는 건데, 모르면 다치는 것들이 많으니 읽고 숙지하도록 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읽으면서 듣도록 해. 일단 여기 산짤써마트는 엄청 다양한 물건들을 취급하고 있어.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창작들의 집합소라고 보면 돼. 그림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글이나 음악같은 것들도 있어. 그리고 그걸 가져오는 건 너희들 손님이지.


 그게 어딜 봐서 마트냐고? 나도 몰라… 돈주니까 그러려니 하는 거지…


 너도 그림 있어? 아, 여기 처음 왔다고 했으니 있을 리가 없겠구나. 그럼 다른 사람들의 상품들을 보고 갈래? 그걸 보고 마음에 들었으면 같은 사람에게 부탁해서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어.


 물론 그에 대한 금전적인 내용이나 가능의 여부는 네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고.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그렇다고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상품이 나오는 건 아니야. 남들이 뭐라든 네 마음에 드는 물건일수도 있고, 운이 좋은 매물을 구한 거일 수도 있는 거니까. 어… 뭐라고 하더라. 진주는 바다에서 발견 되는 법… 뭔가 빼먹은 거 같기도 한데, 당연한 이야기 아니야? 이게 왜 좋은 말인 거지…






 어때, 귀엽고 예쁜 게 많지? 고르고 싶은 게 있어?


 이 뒤에 따로 구분한 내용이 뭐냐고? 음… 민증 좀 줄래. 이거는 엄격하게 확인해야 해서. 


 좋아. 다행이야. 성인이 아니었으면 엄청 큰 일이 일어났을 거야. 뭔지 알려고도 하지마. 


 여기는 분홍색 구역. 조금 야한 게 들어가 있는 상품들이야. 옷을 벗는다던가 속옷이 보인다던가… 그래도 그런 매력이 있는 것들이야. 당연하게도 이 마트는 수위를 준수하기 때문에 이건 아무에게나 보여줄 수는 없어.


 …왜 나를 봐? 나도 있다, 왜. 여기에서 태어났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좋아서 이런 건… 몇 개는 좋아서 그런 것도 있는데. 여튼 그런 거 물어보지 마!


 어째 방금보다 더 좋아한다? 역시 그런 쪽이라 그런가 숨기지를 않네. 어… 그러면 그 다음을 보여줘도 되려나.


 잠시 나를 따라와 봐. 자리 비워도 되냐고?  괜찮아. 어차피 여기서는 계산 같은 거 안해. 그냥 안내랑 전시하는 역할로 고용된 거 뿐이야.


 자, 여기야. 엄청 새~ 빨갛지? 이러면 대충 어떤 곳인지 감이 와? 하긴,  지금 네 표정을 보니 대답은 안해도 될 거 같다.  맞아. 분홍색인 곳보다 좀 더 그러고 그런 거지. 그런데 호불호가 있어서 여기는 취급이 더욱 조심해. 


 이거는 촉수물이네. 빨간색 쪽에서는 엄청 기본적인 거고 더 들어가면 여기 고기 같은 건 사지절단, 뒤에 있는 건 약물강제… 이상은 별로 말하고 싶지는 않네. 확실한 건 정말 별의 별 게 다 있을 거야.


 이런 곳은 좀 더 나중에 알려주려고 했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는 거 같다. 오히려 좋아하는 쪽 같고. 변태 같으니. 


…좋아하지 마.






 에이, 속옷은 단순한게 좋다니까. 복잡하면 억압하는 느낌이 들어서 싫어. 아니, 보기 좋은 거의 문제가 아니라 입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라고. 그런 건 좋아하는 사람을 넘어트릴 때나…


 잠깐만, 조금 특별한 일이 생긴 거 같네. 얼마 안걸리니까 금방 하고 올게. 아, 이거구나. 저기에 두고 가.


 어째서 금방 왔냐고? 음, 저건 폐기라고 부르는 건데, 상품에 하자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야. 사람과 사람의 문제라고 할까… 먹을 걸 제 때 안먹으면 상하잖아. 이것도 그런 거야. 제 때 물건이 들어오지 않거나 받는 사람이 이상한 짓을 하면서 생긴 문제의 덩어리라고 보면 돼. 그런데 왜 여기서 취급하냐고? 결국 여기서 시작된 일이니까… 응. 여기까지. 그렇게 좋은 이야기는 아니거든.


 어… 다른 손님이 왔네. 어서옵… 이건 여기 물건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왜 자꾸 여기로 오는 거야?  옆 건물로 가. 그리고 인사도 잊지 말고.


 저거는 여기서 취급하는 게 아니야. 별의 별 거를 취급한다고는 했지만 예외라고 보는 게 맞지.


 저건 돈이 들어간 게 아닌 작품, 사고 판게 아니라 주고 받은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취급하지 않아. 옆 건물에 있는 받짤써마트에 가야 해. 버스 정류장이라고도 부르는데 거기엔 내 친구가 일하고 있어.







여기나 저기나 똑같은 거지만, 그려준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말 것. 그게 기본 소양이야. 그들의 노력을 받은 것이니까 진심을 담아서. 너도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






 어때, 꽤나 오래 있었던 거 같은데 대충 다 둘러봤어? 네가 원하는 건 찾을 수 있었어? 있었다면 다행이고, 없었다고 해도 나중에 만남이 찾아올 수도 있는 걸.


 응? 왜 이렇게 구냐고? 사람이 늘어야 여기 물건이 늘어나니까. 그러면 보는 사람들도 좋고, 나도 예쁜 건 좋아하는 걸.


 여튼 다음에는 뭐든 들고 와서 다시 만나자. 그 때의 인사는 알겠지?


산짤써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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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등장인물들은 커챈의 어떤 지분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당. 소설은 어디까지나 소설로.


별개로 저런 마트가 있다면 곧바로 vip 관전러가 될 수 있을텐데.


마지막으로 중간의 삽화(?)는 커미션의 결과입니다. @ㅅㄹㅅ 님께서 그려주셨으며 그림에 대한 사용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