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일이라니.. 이것들은 주말도 없는거냐고!”

 

뜬금없이 나른한 휴일 오후에 불려나온 분노를 주체 못하고 아무도 없는 숲에서 혼자 샤우팅중인 이릴. 저 멀리서 위치 표시라도 해주는 듯 큰 소리에 도망가는 새들이 보인다.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탕 하나를 꺼내 물고 걷다가 고요하고 작은 연못을 하나 발견하고는 가까이 간다.

 

조용한 숲속 한가운데 그림처럼 펼쳐진, 조그만 개울을 따라 내려온 연못 위를 울창하게 가리는 나무 사이로 살짝 새어들어오는 밝은 햇빛을 보자 입안에 도는 사탕의 달콤함과 함께 아까 화가 난게 눈 녹듯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빨리 해달라는 말 없었으니까 뭐..”

 

아주 쉽게 자기합리화를 해버리고는 신발을 벗고, 주변을 살피더니 스타킹도 후다닥 벗어서 고이 모셔놓고 발을 담근다. 봄날의 낮이긴 하지만 숲속의 차가운 물이 발끝부터 적셔와선 조금 차갑다는 느낌마저 든다.

 

“흐으..~ 좋구나..”

 

몇 번 참방거리다 물가에 앉아서 발을 휘적거리며 햇살이 들어오는 하늘을 올려보는 이릴. 평소 같으면 짧은 옷 탓에 이런 모양으로 걸어다니는것조차 부끄럽지만, 아무도 없으니까 상관없다는 듯이 마음껏 물장구를 친다.

 

그렇게 한참을 노닥거리다 그제서야 일이 생각났는지 물을 말리러 햇살이 잘 드는 바위 위로 올라가서 저 멀리 가야할 곳을 바라본다.

여전히 이런 좋은 날 귀찮게 조사해야한다는게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가는 길 경치는 좋으니 그럭저럭 위안 삼아서 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신발은 신었지만, 나머지 하나를 까먹었다는 정도.

 

해가 질 즈음 시내의 거리로 돌아온 이릴, 그런데 오늘따라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눈이 이상야릇한걸 느낀다.

 

‘뭐야..오늘 단체로 무슨일 있었나..?’

 

짧은 검은색 옷 사이, 초저녁의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자 위화감이 들 정도로 시원함을 느낀 이릴은 그제서야 남들이 눈치 못 챌 정도로 천천히 자신의 하체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역시 시원하다. 무언가 까먹었구나. 보일 리 없는 맨다리가 보인다.

 

‘망했다. 어디다 둔지 정확히 기억도 안나..!’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아까보다 빨라진 걸음으로 숙소를 향해 걷지만, 얼굴이 달아오르는건 어쩔 수 없는지 손으로 부채질을 해가며 걸음을 재촉한다.

 

빨리 걸을수록 주변 뭇 남성들의 눈은 더 호강했겠지만..


@테오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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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 짤 보자마자 팬스 벗기고 싶어져서 그냥 무지성 전개로 벗겨버림 아몰랑


나도 누가 납치좀 해줘 생일이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