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



옅은 구름에 달이 몸을 감춘 밤, 이름 없는 마을의 한 작은 여관에서 째푸는 눈을 떴다. 


"으음......"


침대맡 서랍 위에 놓인 랜턴으로부터 새어나오는 은은한 불빛만이 나무로 된 여관방을 비추고 있었다. 


"으음......?"


불빛이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몽롱한 머릿속에서 째푸는 자신이 왜 이런 낯선 곳에서 눈을 떴는지 생각해보며 몸을 뒤척였고, 


"어?"


그녀는 자신의 양 팔이 침대의 양 기둥에 묶여있는 채로 누워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이, 이게 뭐야?"


잠이 확 달아난 째푸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자신의 팔을 구속한 밧줄을 쭉쭉 당겨보았지만, 어린아이의 체형을 가진 째푸의 힘에 밧줄은 팽팽해지기만 할 뿐 끄떡도 하지 않았다. 


"으으......"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은 째푸는 우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 그때, 째푸가 누워있는 침대 맞은 편에 있는 문이 끼이익-하고 열리면서 한 사람의 형체가 모습을 들어냈다. 


"드디어 일어났군."


낮게 중얼거리며 침대로 다가오자 랜턴의 불빛이 목소리의 주인을 서서히 비추었고, 그의 얼굴을 본 째푸는 앗! 하는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주, 주인아저씨?"


평소에 술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째푸가 자주 애용하는 술집의 주인장은 험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 아저씨 이게 뭐하는 거에요! 당정 풀어요 이거!"


익숙한 얼굴을 보고 미지에 대한 공포는 조금 누그러들었는지 째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쳤다. 주인장은 짜증나는 듯이 한숨을 거칠게 내뱉고는 침대맡 서랍을 걷어 찼다.


"시끄러워 이 쪼그만 년아!" 


"히익!"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서랍 위에 있던 랜턴이 흔들렸다. 이리저리 불규칙하게 흩어지는 불빛 사이에서 째푸의 겁 먹은 얼굴이 얼핏얼핏 비쳤다. 


"120만 룽주." 주인장이 자신의 얼굴을 째푸의 얼굴에 들이대며 으르렁 거렸다. 


"ㄴ, 네?"


"네년이 내 술집에서 외상으로 달아놓고 간 술값 120만 룽주."


"아, 아......"


주인장의 말을 이해한 째푸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지 말꼬리를 흘리며 눈을 살짝 돌렸다. 


"매번 다음에 갚겠다, 다음에 갚겠다고 하면서 이제까지 한 번도 안 갚았는데, 언제 갚을 생각이야?"


"그, 그게 말이죠오......" 째푸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 다음주! 다음주에 돈이 들어오니까 그때......"


"흥, 이제와서 네년의 말을 믿을 것 같냐?"


"그, 그럼 어쩌실려구요......"


"뭘 어쩌긴.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야지."


그렇게 말하며 입맛을 다신 주인장은 검지 손가락으로 째푸의 배꼽을 살짝 눌렀다. 


"히극?!"


배꼽 안쪽으로부터 갑작스럽게 타고올라오는 감각에 째푸는 야릇한 소리를 내며 몸을 움찔거렸다.


"맨날 이렇게 배를 드러내는 옷이나 입고 다니고 말이야." 주인장은 째푸의 반응이 만족스러운 듯이 배꼽을 눌렀던 손가락으로 배꼽 주변을 살살 굴렸다.  


"사실은 누군가 이렇게 해주길 바랬던 거지?"


"그, 그런 거 아니......햐읏!" 째푸는 계속해서 사근거리는 손가락의 자극에 말을 끝맺지 못하고 몸을 움츠렸다. 


"아, 아저씨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120만 룽주나 빚진 주제에 뻔뻔하게 오늘도 내 술집에 와서 옴팡지게 마셔댔더군." 주인장이 음흉하게 웃으며 째푸를 바라보았다. 


"괘씸해서 네년이 마실 술에 조금 장난을 쳐뒀지. 이제 슬슬 느낌이 올텐데?"


"......!" 째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커지는 그녀의 동공을 보며 주인장은 약발이 돌기 시작했음을 확신했다. 


첫 자극을 시작으로 몸의 감각들이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째푸는 자신의 몸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져 있음을 깨달았다.


주인장의 작은 손가락 움직임에도 온 몸이 애타는 듯이 찌르르 거렸다. 하지만 작은 전류가 찌릿찌릿 흐르는 듯한 감각은, 그것이 유발하는 더 큰 욕구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참기 힘들지? 오늘 그토록 퍼마셨는 데다가 술에 미약과 이뇨제까지 넣었으니까 말이야."


"......으읏!"


한 번 인지하기 시작한 이상, 그것을 무시할 길은 없었다.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배뇨감은 더욱 더 크게만 다가왔다. 째푸는 다리를 베베 꼬면서 당장에라도 터져나올 듯한 소변을 억지로 막아냈다. 


"흐읏, 으극!" 필사적으로 실금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째푸였지만, 그러한 그녀의 행동은 상황을 점점 더 악화시켜만 갔다. 다리를 이리저리 꼬자, 째푸의 가랑이 사이 은밀한 부위가 점점 마찰되며 자극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읏......우그읏......!" 미약으로 인해 평소보다 몇 배는 예민해진 그녀의 음부에 가해지는 감각은 차츰 쾌락의 비수가 되어 째푸의 뇌리를 날카롭게 찌르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녀의 더 이상 소변을 참기 위한 것만은 아닌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때, 죽여주지?"


"빠, 빨리히 이거 푸러허......" 반쯤 풀린 눈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째푸가 신음했다. 


"화, 화장실. 화장시일......"


"큭큭, 남의 돈 떼먹을 배짱은 있으면서 남의 침대에 지려버릴 배짱은 없는 거냐?" 주인장은 빨갛게 달아오른 째푸의 얼굴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화장실! 제발, 제발제발! 싸, 쌀 거 가타효오오!"


째푸의 처절한 외침에도 주인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째푸의 활동용 바지를 거칠게 잡아내렸다.


"흐이잇! 바, 바지 내리지 마아아!" 


주인장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째푸가 그렇게 소리치며 발버둥쳤지만 주인장은 가볍게 그녀의 작은 몸을 제압하고는 바지에 이어 그녀의 은밀한 곳을 가리고 있는 한 장의 얇은 천까지도 마저 끌어내렸다.  


"아, 안돼 거긴......! 보지마......"


한밤의 시원한 공기와 마주하게 된 째푸의 솜털 하나 없는 깨끗한 음부는 이 신선한 해방감마저 쾌감으로 게걸스럽게 받아들이며 움찔 거렸다. 다리를 꼬아 자신의 치부를 겨우 가리며 울먹이는 째푸에게 주인장이 별안간 제안했다. 


"내기를 하나 하도록 하지."


"내기?"


"지금부터 30초 동안만 지리지 않고 버틴다면, 바로 풀어주도록 하지. 밀린 외상값도 받지 않겠어."


"저, 정말요?" 주인장의 말에 째푸는 자신의 하체가 드러난 것도 잊은 채 일순간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이고 말고. 하지만 말이야...."


주인장이 씨익 웃으며 손가락으로 째푸의 배꼽 아래를 꾸욱 눌렀다. 


"응그읏?!" 갑자기 더해지는 압박감에 째푸가 얼굴을 천박하게 일그러뜨리며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네년이 정말 버틸 수 있을까?"


주인장은 배꼽을 누르던 손가락을 떼지 않고 손끝으로 째푸의 배를 살살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때로는 깃털로 스치듯이 은근하게, 


"흐응, 흥으으응......"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배를 지긋이 눌러가며,


"으긋! 응고, 오옷......!"


손가락의 자극에 따라 펄떡이는 째푸의 고간과 배를 철저히 유린하며 주인장이 째푸의 귀에다 속삭였다. 


"네년이 내기에서 지면, 평생 여기에 묶여서 살게 될 거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한테 돈을 받고 너를 마구 범하게 둘거야."


"응긋! 흐으으읏!"


"마을에 돈이 많으신 분 중에선 이런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아서 말이야......큭큭, 이렇게 음탕한 소리를 내는 걸 보면 그분들도 기뻐하겠군."


"흐그읏! 자,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용서해주세효오옷!"


째푸의 울부짖음에 주인장은 더욱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용서? 용서를 뭐하러 바래? 15초만 더 버티면 되는데."


주인장은 이제 온 손바닥을 이용해 째푸의 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슬슬 배 위를 미끌어져가는 감각과, 이따금 손톱으로 배꼽을 슬쩍 긁을 때마다 미쳐버릴 듯한 쾌감과 배뇨감이 척추를 타고 째푸의 뇌를 강타했다. 


"하읏?! 흐아앙! 하으으읏! 자, 잘못해서효오오옷!"


마치 온 몸의 신경이 배와 음부에 집중되어 증폭된 듯한 느낌에 째푸는 허리를 크게 들썩이며 이제는 짐승과도 같은 비명소리를 내고 있었다. 


"오, 이제 10초만 더 버텨봐. 10, 9......"


숫자를 세어가며 주인장의 두꺼운 손가락은 배꼽을 스륵 스치며 지나가, 지금까지도 다리로 꽉 조이고 있었던 째푸의 음부를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응깃?!"


주인장의 손길이 음부의 윗부분에 닿자마자 째푸는 자신을 덮친 새로운 쾌감에 고개를 젖히며 신음했다. 


"8, 7, 6......"


이미 미약이 가져다주는 쾌락과 밖으로 나오려는 소변의 자극으로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째푸의 은밀한 부위를 주인장이 쓰다듬으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흐그으읏! 안돼! 지금 거길 만지면 안돼애애애!!"


"5, 4, 3, 2......"


미친듯이 몸을 비틀고 들썩여도 주인장은 손바닥으로 째푸의 고간을 지긋이 눌러가며 집요하게 그녀의 음부를 괴롭혔다. 


"제발! 제발!! 흐으응!"


"1."


마지막 숫자를 셈과 동시에 주인장은 째푸의 음부 윗부분, 빨갛게 충혈된 돌기를 꼬집었고,


"응힉?!"


일순 폭발하는 쾌락에 째푸의 음부에서 푸슉, 하고 액체가 튀어나왔다. 


"아, 안돼햇......이, 이젠 더 이상......!"


한 번 구멍이 난 댐은, 오로지 더 큰 방류를 야기할 뿐이다. 


"응고오오옷!!"


허리를 고무줄처럼 튕기며 째푸의 눈이 위로 말려올라감과 동시에 이때까지 겨우 막아왔던 물줄기들이 마치 분수처럼 째푸의 다리 사이에서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앙!" 단숨에 방출되는 급류는 극한으로 예민해진 째푸의 음부에 몰아치는 쾌감을 선사했고, 그녀는 두 손으로 이불을 꽈악 쥔 채 한껏 띄운 허리를 경련하기 시작했다.


"가, 가버려......엇! 쉬야하면서 가벼러어어엇!!"


그렇게 한참을 몸에 저장해뒀던 액체들을 모조리 뿜어 침대에 작은 웅덩이를 만든 째푸는 마치 기절하듯이 그 철푸덕 쓰러졌다. 


"흣......흐긋......"


초점을 잃은 그녀는 이따금 절정의 여파로 몸을 움찔거릴 뿐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큭큭, 아쉽게 됐어."


주인장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서랍 위의 랜턴을 집어들고는 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내일부터는 쉴 틈도 없을테니까."


"흐읏......아, 안돼햇......"


그렇게 겨우 중얼거리는 째푸를 침대 위에 내버려둔 채, 주인장은 방을 나섰다. 랜턴의 불빛마저 사라져 어둠에 집어삼켜진 방 속에서는, 이따금 작게 절정하며 몸을 튕기는 째푸의 신음소리만 들리게 되었다. 






















*


"저......"


째푸가 쓰러진 방 밖 복도. 


주인장은 벽에 기댄 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의문의 남자를 향해 다가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결과는?"


망토를 두르고 후드를 써 스스로를 가린 남자의 단호한 말투에 주인장이 허겁지겁 대답했다. 


"ㅇ, 예 나으리! 복도에서 들으셨겠지만, 나으리가 시키신대로 해서 아주 성대하게 보내버렸습니다요."


"음."


의미를 알 수 없는 대답에 주인장이 랜턴을 남자에게 건냈다. 


"안에 들어가보시면 아실 겁니다. 지금 바로 보여드릴까요?"


"아니, 그럴 필요 없다."


남자는 품에서 묵직한 자루를 꺼내 주인장에게 건냈다. 


"여기, 약속한 보수 240만 룽주에, 침대 시트값도 조금 얹었다. 녀석이 폐를 끼쳤군. 대신 사과하지."


"아, 아이고 페는요!" 주인장은 넙죽 조아리며 남자가 내민 자루를 받고는 헤헤, 웃었다. 


"저야 뭐 이렇게나 많이 돈을 주신다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죠."


"그거 다행이군. 그럼 난 저 여자를 데리고 이만 가보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며 방 안으로 들어가려는 남자에게 주인장이 주춤하며 말을 걸었다. 


"저, 나으리......"


"뭔가."


"나으리께서 저 여자의 보호자라고 하셨는데, 어찌 이런 험악한 일을......?"


남자는 말 없이 주인장을 돌아보았다. 주인장은 순간 움찔했지만, 후드 아래에서 그가 살짝 웃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에게는 자신도 아직 모르는 취향이 있어서 말일세. 그녀에게 기쁨을 주는 것도 보호자로서 할 일이지."


남자가 방문을 슬쩍 열며 덧붙였다. 


"오늘 있었던 일은 기억하지 못할테니 걱정하지 말게. 그럼."


그리고 주인장이 뭐라 할 틈도 없이, 남자는 방으로 들어갔다.


주인장은 서둘러 뒤따라갔지만, 남자는 이미 쾌락 속에서 정신을 잃은 째푸를 업고 창문 밖으로 사라진 뒤였다. 






처음 써보는 19금 비스무리한 무언가입니다.


마지막에 등장했던 수수께끼의 남자는 누구였을까요? 째푸의 보호자라니 저는 정.말.모.르.겠.는.걸.요?


마지막 부분을 덧붙인 이유는 저는 여캐가 불행한 엔딩을 맞이하는 걸 싫어해서......여캐들은 행복해야해여 애호해야해...






근데 꼴리지가 않네.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