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보내고 계신붕어?

이번 글붕어의 버스 승객은 @테오T 님입니다.

전편에 이은 이야기를 요청하셨붕...

그럼 즐감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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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티나 코스모스의 작은 몸이 휘청였다.

참회실 한쪽 벽면이 완전히 날아간 여파였다. 작지 않은 공간이 무너진 벽에서 나온 흙먼지로 가득했다.

 

콜록.”

 

벽 너머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존재감.

 

로스티나는 전처럼 먼지를 가라앉힐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저도 모르게 하얀 창대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주춤주춤 벽에 등이 막힐 때까지 뒷걸음질을 쳤다.

 

[[크르르르르]]

 

썩은 내가 진동했다.

 

자욱한 먼지로 상대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녀석이 숨을 쉴 때마다 먼지가 이리저리 날리며, 시체 썩은 냄새가 뜨거운 입김과 함께 밀려왔다.

 

위험해.’

 

아직 상대가 모습을 다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로스티나는 마른침을 거듭 삼켰다. 먼지로 인해 목구멍을 지나며 가끌거렸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대적을 앞두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녀는 허벅지에 포션 벨트를 더듬었다.

세 개의 홀더 중 포션이 묵직하게 꽉 차 있는 것은 두 개에 불과했다.

 

마나포션을 미리 충전했어야 했는데.’

 

그나마 세 번째 홀더에 힐링 포션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딸각.

 

로스티나는 길쭉한 막대 모양의 보라색 마나포션을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상대가 모습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먼지가 가라앉고, 괴물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났다.

검은 털로 빡빡하게 뒤덮인 몸체, 이족보행을 하는 인간처럼 팔다리가 길쭉했다. 거대한 체구가 참회실 안으로 다 들어오지 못할 만큼 컸기 때문인지 네 발로 바닥을 기었다.

그리고 길쭉한 주둥이.

 

[[크르르]]

 

놈이 더러운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창처럼 길고 뾰족한 이빨 사이로 붉은 피가 섞인 침이 걸쭉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칼처럼 날카로운 손톱으로 바닥을 긁던 녀석의 손이 바닥에 쓰러진 채 오줌을 지린 신부에게 향했다.

 

더럽네요. 이 좀 닦으세요.”

 

어둠 속에서 사냥감을 쫓던 녀석의 노란 눈동자가 한쪽 벽에 물러나 있던 로스티나 코스모스에게 꽂혔다.

놈은 그녀의 말을 들었는지, 기다란 혀를 내빼 입 주변을 닦았다.

 

[, 킁킁]

 

아니면 그녀의 몸에서 나는 달콤한 과일 향이 녀석의 식욕을 돋은 걸일지도 몰랐다.

뭐가 됐든 놈의 노란 눈동자가 검은 동공은 이제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마력의 구슬!”

 

그녀의 창 주변으로 보라색 구슬이 생겨난 것이 신호였다.

 

[[크아아아!!]]

 

거대한 몸집 탓에 참회실 안으로 다 들어오지도 못한 웨어 울프가 손을 휘둘렀다.

 

.

 

경쾌한 움직임으로 허공에 몸을 띄운 로스티나.

 

발사!”

 

창끝에 모인 보라색 구슬이 웨어 울프의 얼굴을 향해 쏘아졌다.

놈은 황급히 눈을 감고 손을 휘둘러보지만, 워낙 큰 탓에 대충 쏴도 얼굴에 맞았다.

 

두두두둑!!

 

가죽으로 만든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결코,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어느 하나 치명타가 터지지 않았다는 신호였으니.

 

타타타탓.

 

로스티나는 마치 땅을 디딘 것처럼 벽을 내달렸다.

그녀보다 기다란 창대의 끝을 양손으로 잡고, 창이 활처럼 휘도로 휘둘렀다.

 

갈라져라!”

 

반월 모양 창날이 웨어 울프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사사사삭.

 

얕아.’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허공에 흩날리는 놈의 검은 터럭들, 빡빡하게 자란 놈의 털이 천연 방어구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벽에 두 발을 모은 채, 재차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끄아아아아!!]]]

 

그러나 이미 두 차례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웨어 울프도 가만히 당할 생각은 없는 듯 보였다.

 

놈에게 좁은 참회실 안으로 몸을 비집어 넣으며, 거대한 채찍 같은 두 팔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 쿠쿵!!

 

로스티나는 벽을 박찼다.

 

타핫!

 

도약은 놈을 공격하려는 원래의 의도와 달리 간신히 몸을 피하는 데 사용했다.

그녀의 옷 끝이 손톱에 걸려 서걱 잘리고,

 

찰랑.

 

금으로 만든 장식이 바닥에 떨어졌다.

 

위험해.’

 

생각을 가다듬을 여유조차 없었다. 놈의 손톱은 시시각각 벽을 타는 그녀의 뒤를 쫓았고,

 

[크엉!]

 

웨어 울프의 길쭉한 주둥이 근처라도 움직이는 순간에는,

 

철컹!

 

쇠로 만든 듯 날카로운 이빨이 그녀를 물어뜯으려 했다.

 

[! 컹컹! !]

 

집요한 주둥이가 로스티나의 엉덩이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날 때쯤, 그녀의 마름모꼴 눈동자와 뾰족한 마녀 모자 끝에 달린 마른모 장식이 동시에 빙그르르 돌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보랏빛으로 빛나는 순간,

 

위대한 어머니의 잃어버린 바늘 뭉치!”

 

그녀가 몸을 반전하며 외쳤다.

검은 웨어 울프의 커다란 주둥이가 옳다구나 그녀를 집어삼키려 쫘악 벌렸다.

 

쏘아져라!”

 

허공에 나타난 보라색 바늘들.

 

하나하나가 스피어처럼 커다란 바늘 무리가 놈의 주둥이 안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푸욱, 푹푹!

 

[캐 캥!]

 

놈의 날카로운 이빨이 깨져 나갔고, 두툼한 혀에 보라색 바늘이 어지럽게 꽂혔다.

처음으로 괴로운 듯 고개를 흔드는 웨어 울프, 녀석의 주둥이에서 나는 피가 사방에 뿌려졌다.

그녀의 마법과 달리, 페어리 족의 이야기 파편은 놈에게도 통했다.

 

자애로운 어머니가 직접 짠 퀼트!”

 

사방에 흩뿌려졌던 보라색 기운이 그녀 앞에 모여들어, 격자무늬의 커다란 퀼트(누비이불)를 만들었다.

그리고 퀼트 가운데 마름모가 원처럼 보일 정도로 빠르게 회전했다.

 

덕분에 웨어 울프의 더러운 피를 직접 맞지 않아도 됐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기 바닥에 쓰러진 신부처럼 피부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검게 물들었을 것이다.

 

자리를 옮겨야겠어.’

 

그녀가 이 마을에 들릴 때마다 불길한 마녀가 온다며 성을 냈던 신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에 유이한 생존자이기도 했고, 그녀가 떠난 후 꼬마를 돌봐줄 유일한 어른이기도 했다.

 

멍멍이. 따라오세요.”

 

그녀가 참회실 밖으로 난 창문 너머로 몸을 날렸다.

참회실 밖은 성당 주변에 조성된 묘지였다. 페어리의 피를 물려받은 그녀는 무게가 없는 사람처럼, 비석을 밟으며 성당에서 빠르게 멀어졌다.

 

콰앙!!

 

성당 한쪽 벽이 터져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 웨어 울프가 하늘에 뜬 달을 보며 울부짖었다.

 

[[아우우우우울!!]]

 

웬만한 주택만큼 커다란 몸집을 드러낸 녀석은 등에 갈기를 바짝 세우고,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로스티아의 뒤를 쫓았다.

 

[[. ]]

 

긴 혀를 빼문 놈은 늑대나 개처럼 네 발로도 빠르게 그녀의 뒤를 쫓았다.

고개를 돌려 모습을 확인하던 로스티나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놈의 가랑이 사이로 보이는 무언가.

 

사람이야.’

 

그랬다. 사람, 그것도 성인 여성이 놈의 성기에 꽂혀 정신을 잃은 채로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었다.

 

설마.’

 

로스티나가 생각하는 불길한 예감은 대개 들어맞았다.

어느새 도시의 거리에 접어든 그녀가 상점 간판을 박찼고, 그 뒤로 보라색 가루가 반짝이며 흩날렸다.

 

[[으르릉!!]]

 

웨어 울프는 시야를 방해하는 가루가 귀찮다는 듯 손을 저었고, 그중 일부가 녀석의 성기에 꿰인 여성의 몸에 안착했다.

 

아직 살아있어.’

 

마을 광장에 도착한 로스티나가 발을 멈췄다.

그녀가 원하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정신을 잃은 채 인형처럼 이리저리 휘둘리는 여성의 상황을 생각할 때 더 멀리 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웨어 울프의 육중한 몸이 광장에 도착했다.

 

쿠웅!!

 

놈의 무게에 돌로 만든 바닥이 부서지고 사방으로 튀었다. 그 일부는 놈의 가랑이 사이 여성의 몸에 박혀 붉은 피를 자아냈다.

 

[크르르]

 

피 냄새가 자극을 했는지, 녀석은 자신의 가랑이를 바라보았다.

정신을 잃은 채 조임을 느낄 수 없는 여성 그리고 전방에 보이는 달콤한 과일 향이 나는 여자. 아직 덜 자란 듯 키가 작았지만, 그녀에게서 나는 향기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로스티나가 엿들었다면 화를 낼 만한 생각을 한 웨어 울프가 가랑이 사이의 여자를 손으로 쥐었다.

 

“!”

 

로스티나는 여차하면 부상을 각오해서라도 놈의 손에서 여성을 구하려 했다.

그러나 놈은 조심스럽게 성기에 끼인 여성을 빼내었다.

 

쯔어어억.

 

웨어 울프의 성기에 결합된 여성은 끈적한 소리가 내며 마침내 해방되었다.

인간의 보지라고 불 수 없을 만큼 확장된 구멍에는 웨어 울프의 점성 높은 정액이 가득했다.

 

뜻밖에도 놈은 그녀가 다칠세라 얌전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무 소리 없이 하늘에 뜬 달같이 노란 눈으로 로스티나 코스모스를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웨어 울프의 붉고 기다란 성기에서는 차가운 밤바람에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로스티나 코스모스는 그 순수한 욕망의 눈동자에 정신이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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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 어째서 글이 끝나지 않는 붕어????

글붕어는 ㅈ 된 것을 3초간 느꼈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