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붕글붕!

이번 승객은 @전자기장 님,

요청사항은 둘이 싸우고 헤어졌다가 솜바가 납치된?입니다.

1편과 2편에 이어지는 내용이고,

그럼 즐감하붕어.


1편 >> https://arca.live/b/commission1/33766819?target=all&keyword=0%EB%9E%98&p=1


2편 >> https://arca.live/b/commission1/33800748?target=all&keyword=0%EB%9E%98&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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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솜바가 설아연의 눈을 피했다.

언제 비가 쏟아졌느냐는 듯 파란 하늘이 병원 창문 너머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결국먼저 지친 것은 설아연이였다.

 

솜바야내게도 말해 주지 않을 거야?”

선배저 … 저 정말 기억이 나지 않아요.”

솜바야.”

제가 선배를 왜 속이겠어요.”

 

병원 침대 시트 밖으로 나와 있는 솜바의 팔이 붉게 물들어있었다그나마 이건 나아진 것이었다.

처음 그녀를 발견했을 때새까맣게 타버린 두 팔을 보고 가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날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듯.

 

사이드킥 분께서 여의도 방송국이 있는 곳으로 가셨어요… 빌런들이 있는 곳이요… 그분 상태도 매우 좋지 않았는데.’

 

설아연을 응급조치한 요원의 표정이 심각했다솜바를 처음 본 그도 그럴진대자신의 사이드킥이자 사랑하는 연인인 그녀의 심정은 어떠했겠는가!

당장 팔뚝에 매단 힐링팩터를 뜯어내고응급 수송 차량에서 뛰어내렸다.

 

이거 가져가세요!’

 

다행히 응급 요원이 그녀에게 여분의 힐링팩터를 던져주었고그것을 받아든 설아연은 여의도 방송국으로 뛰어갔다.

방송국 일대는 지옥 같았다.

여기저기 검게 그을린 빌딩과 불이 붙어 활활 타오르는 가로수그 아래 손대면 부서질 정도로 바삭하게 타버린 시체들.

일반 시민만이 아니었다.

 

A, B급 히어로와 수억 수십억의 현상금이 달린 빌런.

 

솜바아아아!!’

 

아이를 잃은 어미가 울부짖듯설아연은 목놓아 솜바의 이름을 부르며 거리를 달렸다.

단련된 폐가 혹사당해 세포가 터져나가고입에서는 피 맛이 났다그러나 그런 것 따위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미 히어로와 빌런 간의 전투가 끝났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전투가 끝난 전장의 황량함만이 여의도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쓰러진 솜바를 발견했다.

헐벗은 몸으로 검게 타버린 두 팔신발조차 신지 않은 그녀의 발바닥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솜바솜바정신 차려!!’

 

심장에 힐링팩터를 꽂은 채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

기적과 같이 솜바는 눈을 떴다.

 

그날 여의도 방송국 전투에 참가한 히어로 311명 중 생존자는 단 한 명.

그 한 명이 솜바였다.

 

이젠 네가 내가 아는 솜바가 맞는지도 모르겠어.”

선배!”

 

억지로 몸을 일으키던 솜바가 고통을 호소했다.

평소라면 깜짝 놀라 그녀를 부축했을 것이지만설아연은 두 주먹을 꽉 쥔 채로 참았다.

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마음이 생기면그때 연락해.”

선배?”

 

우당탕하고 병원 침대 아래로 떨어지는 솜바의 소리에설아연은 두 눈을 질끔 감고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선배나를 봐요제발날 떠나지 말아 주세요!”

그럼 말해 줄래?”

정말 기억이 안 나요내 말 믿죠선배는 내 말 믿어줄 거잖아요!”

… 실망이야.”

아연 션배애애애!!!”

 

설아연은 절규하는 솜바를 그대로 병실에 두고 밖으로 나갔다문을 닫은 그녀도 그대로 허물어졌다.

 

[으아아앙선배선배애가지 말아요가지마아!]

 

문 너머로 들리는 솜바의 울음소리에 이미 찢어진 그녀의 심장을 누군가 헤집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지금 당장 설아연에게는 진실이 필요했다.

 

협회에서는 여의도 방송국 전투에서 희생된 히어로 중에 전격에 당한 자들이 더 많았다고 했다.

솜바가 아니라면일렉트로.

설아연은 사이드킥인 솜바가 정식 히어로들을 죽이는 것아니 그것을 넘어선 학살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항의했다.

 

설아연 히어로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이 아닐세협회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지.

이를테면 히어로를 배신한 사이드킥 같은 것 말이지.’

 

!

 

분을 참지 못한 설아연이 병원 바닥을 내려치고 말았다움푹 파인 병원 바닥진실단 하나의 진실을 찾아야만 했다.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난 설아연그녀가 한 걸음 내디뎠다.

 

콰앙!!

 

등 뒤에서 일어난 폭발에 휩쓸린 그녀의 몸이 병원 복도를 형편없이 나뒹굴었다.

 

삐이------.

 

머리를 울리는 이명.

 

솜바.”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설아연의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이마에 흘러내린 피가 얼굴을 뒤덮었다.

 

솜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무거운 발을 겨우 뗐다.

 

삐이-----------.

 

휘청거리는 몸.

머리를 부닥쳤는지 구역질이 올라왔다병원 복도를 짚고뻥 뚫린 병원 외벽을 향해 힘겨운 걸음을 옮겼다.

 

털썩.

 

힘이 빠진 다리는 몸을 지탱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녀를 막지는 못했다흩날리는 모래 먼지와 바닥에 쌓인 돌을 밀어내며바닥을 기었다.

그리고 설아연이 솜바의 병실에 도착했다.

 

기절한 솜바의 몸이 허공에 떠 있었다.

그리고 두둥실 병원 밖을 향해 날았다그녀의 몸이 도착한 곳에는 설아연도 아는 빌런이 기다리고 있었다.

 

메탈 고드(Metal Go-d)!”

 

여의도 사태의 주범그도 무사하지 못했다.

미라처럼 붕대를 칭칭 감은 매탈 고드는 그것이 거추장스러웠는지 죄다 풀어버렸다드러난 메탈 고드의 몸은 얼굴 일부분만 제외하고 화상을 입어 피부가 쭈끌쭈끌했다.

놈은 기절한 솜바의 몸을 끌어안고는 멀리 사라졌다.

 

솜바아아!!”

 

설아연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