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를 먼가 판타지 소설 쓰는 것처럼 써봤어용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화르르... 타닥.. 타닥...

그것은 어떻게 말하면 재앙이나 다름이 없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준의 부모님, 집, 심지어 미드레드 영지와 그 위에 살던 사람들까지 전부 앗아간..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준의 눈 앞에 나타나서, 여기가 미드레드 백작의 저택인지 물어보더니, 갑자기 엄청난 마력과 물리력을 행사하며 집을 포함한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아... 아.."

부모님은 그녀를 보더니, 놀란 눈으로 준에게 도망치라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는 그대로 두개의 핏자국이 되어버렸다.

눈 앞에서 부모님이 한 줌 핏물로 산화하는 것을 본 준은 갑자기 일어난 일에 할 말을 잃고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뿐이었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매일 자신의 짖궂은 행동거지를 지적했지만 뭐든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주던 집사 벡터, 준이 어릴 때부터 유모 역할을 해준 메이, 메이드이긴 했지만 준의 또래여서 친구가 되며 함께 놀아줬던 아이리스에 심지어 농부로써 땀흘려 준의 가족에게 맛있는 밀을 먹게 해준 농부들까지.. 전부 다 사라지고 말았다.

"이... 이게... 무슨.. 거..거짓말이죠..?"

그 여성은 슬픈 눈으로 다그치는 준을 바라보더니, 뒤돌아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준은 깜짝 놀라 그 여성을 뒤따라 쫓아갔다.

"어.. 어디로 가는거야! 대체 왜 이런짓을!"

여성은 갑자기 나타났던 것처럼 홀연히 사라져버렸고, 준은 그 자리에서 못박힌듯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으아아아!!!! 대체 왜!!!"

퍽! 퍽!!

준은 손이 부르트고 찢어질 때 까지 벽에 주먹질을 해대며 목놓아 울었다.

"흐아아아! 반드시...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버릴거야!!"

----

어느새 밤이 되었고, 어느정도 진정된 준은 폐허 속에서 남아있는 것들을 이용해 일단 임시 거처를 만들기로 했다.

먼저 불을 피우기 위해 돌무더기와 부서진 나무조각이 가득한 폐허를 뒤지며 그나마 멀정한 나무들을 줍다가, 준은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찔리고 말았다.

안 그래도 낮에 했던 무모한 주먹질 때문에 났던 상처가 더 크게 나버렸고, 손에서 피가 나와 바닥에 흘렀다.

주르륵..

"앗.. 으... 아... 아파..."

시골 영지의 백작이라고는 해도 귀족의 자식이었기에, 금이야 옥이야 키워졌던 준은 이렇게 큰 상처가 나본 적도 없고, 불 따위도 피워본 적 없었기 때문에 다 포기해버리고 싶어졌다.

"하... 그래.. 됐다.. 내가 뭐 언제 이런걸 해봤다고... 몰라!"

준은 홧김에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닥에 대자로 누워버리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기억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준의 부모님, 미드레드 백작과 미드레드 부인은 준 뿐만 아니라 사용인들과 영지민들에게도 매우 친절하기로 알려진 사람들이었다. 사용인들의 가족에게서 나쁜 일이 생기거나 하면 휴가를 주거나 위로금을 내주기도 했고, 가뭄이 들어 영지민들이 힘들어하면 세율을 낮추고 심지어 창고에 저장해두었던 곡식들을 풀어 영지민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였다.

영지민들은 준이 바깥으로 놀러 나올때마다 '하하, 우리 작은 영주님이 또 놀러나오셨구나!' 하면서 친절하게 대해주고 맛있는 과일 같은 것들을 쥐여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영지 내부 사람들의 소행은 아닐테고... 혹시 원한이라도 진 다른 가문에서 한 짓인가...?'

그러나 생각해봐도 원한을 질만한 가문이 없었다. 영지가 넓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주변에 비해 비옥한 것도 아니었고, 산과 강을 끼고 있었기에 영역분쟁을 할만한 영주도 주변에 존재하지 않았다.

애초에 미드레드 백작은 그의 지위에 비해 상당한 마법실력과 출중한 머리에도 불구하고 중앙진출을 포기하고 구석의 적당한 영지 하나를 얻어 거기서 조용히 살기를 원했던 사람이었다.

준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딱히 보복이나 영지를 탐내 이런 짓을 할 리는 없었다.

'대체... 대체 그럼 왜...!'

여성 치고는 짧은 보라색 머리를 뒤로 묶어 한쪽으로 내린, 노출도가 매우 큰 무희같은 옷을 입고, 노란색 눈을 가진 성숙한 여성...

이제 막 사춘기가 될때쯤 되어 한창때인 준이라면 불끈불끈해질만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이유없이 부모님을 죽이고 자신을 이렇게 바닥으로 내몰아버린, 원수나 마찬가지였다.

"젠장!"

퍽!

다시 화가 치밀어오른 준은 자신의 손이 다쳤다는 사실을 까먹고 바닥을 내려쳤다.

준은 갑자기 몰려오는 격통에 입을 쩍 벌리며 바닥에 뒹굴었다.

"아야.... 지.. 진짜 아프네.."

지이이..!

그때, 아까부터 바닥에 뚝뚝 떨어져있던 본인의 핏물들이 한 군데에 모여 빛나기 시작했다.

이 핏방울들은 원을 이루더니, 이내 그 원의 내부에서 복잡한 무늬를 이뤄냈다.

"어... 어..? 이... 이게 뭐지...?"

준은 갑자기 일어난 현상에 놀라서 그 원이 만들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피가 모자랐는지, 복잡한 무늬가 이루어지다가 끊어지고 말았다.

"잠깐... 피... 피가 더 필요해... 내 피가..!"

준은 아까 집어던져 놓았던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이용해 자신의 손의 상처를 더 벌려서 피를 바닥에 흘려넣었다.

점점 빛을 잃어가던 마법진은 준의 새로운 피를 수혈받더니, 그 전처럼 다시 빛나면서 기괴한 무늬를 다시금 이루어갔다.

"으윽... 머리가..."

갑자기 많은 양의 피를 쏟아낸 준은 휘청휘청 댔지만, 그러면서도 마법진에 계속 피를 흘려넣었다.

츠즈즈...!

그렇게 준이 쓰러지기 직전 마법진이 완성되었고, 준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파칭!

맹렬하게 회전하던 마법진은 준의 머리쯤까지 떠오르더니, 갑자기 깨져버렸다.

"어... 어..? 뭐야 이게..?"

당황한 준은 깨져서 사라져가는 마법진을 향해 손을 휘휘 저어보았지만, 마법진이 복구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대신 다른 일이 일어났다.

덜컹!

"아? 으아아악!"

준 밑에 있던 바닥이 갈라지더니, 준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콰당탕!

"으윽.. 이건 또 뭔..."

화악!

어둠 속에서 바닥과 키스한 준은 무슨 함정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준이 그 공간에 들어오자 벽에 걸려있던 마법 램프들이 일제히 밝혀졌다.

내부에는 책상 위의 지저분한 도구와 바닥에 떨어져있는 약병들... 아무래도 뭔가를 실험했던 실험실로 보였다.

'어... 이곳..? 묘하게 낯익은데...?'

지하실의 문 부터 자신이 굴러떨어진 계단, 더러운 실험실까지... 준은 이곳에 왠지 와본 적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허, 아빠가 이곳에는 들어오면 안된다고 했지?' 

그렇게 잊혀지고 있던, 아니 미드레드 백작에 의해서 감춰져 있던 기억들이 그의 머릿속으로 다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깥에는 재밌게 놀 거리가 더 이상 없는걸!'

'하하, 여기는 위험해서 안돼요~ 우리 저 위에서 엄마랑 같이 놀까?'

'히잉, 재밌는게 많아보이는데..'

'이곳은 나중에, 우리 준이 좀 더 크면 너에게 큰 힘이 되어줄 공간이란다? 아빠가 조금만 더 맡아놨다가 백번만 더 자고 일어나면, 그때 너에게 줄게!'

'정말? 진짜지? 아빠 최고야!'

"어... 아... 누..눈물이... 흑흑..."

과거의 기억이 돌아온 준은 자신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 얼굴을 보며 펑펑 울었다.

한참 동안을 울던 준은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확실히.. 예전에 들어온 기억이 있어... 그래도 무슨 실험을 하는지는 그때도 들었던 적이 없는걸..."

그렇게 준은 실험실을 계속 둘러보다가, 어느 제단 같은걸 발견했다.

칙칙한 검은색의 돌로 만들어진 제단 위에는 불길한 기운을 내뿜는 검은 보석이 놓여져 있었다.

준은 그걸 보고 기분나쁨을 느꼈지만, 어째서인지 발걸음은 제단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 어서 나를 만져라. 힘을 얻고 싶지 않은거냐?」

"..헉... 뭐... 뭐야?"

준이 재단으로 가까이 가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힘을 주마. 너의 복수는 곧 나의 복수. 모든 것은 레엘라시아, 그리고 너를 위해...」

"어.. 어디서 말하는거야? 무슨 소리를... 레엘라시아는 또 뭐야?"

그러나 목소리는 그런 준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 준을 재촉했다.

「시간이 없다... 그녀가 곧 강림할 것이고 지금의 넌 죽은 목숨이 될 것이다. 어서 힘을 취해라!」

"그... 그녀..? 설마...?"

준은 바로 어제의 그 보랏빛 머리의 여성을 떠올렸고, 공포에 젖어들었다.

이내 생각을 떨쳐낸 준에게, 이성은 저 보석에 가까이 가면 안된다고, 저걸 만지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본능은 어쩔 수 없다고, 당장 힘을 취하지 않으면 또 다시 들이닥친 그녀에게 너 또한 한 줌의 핏물로 산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으...으으윽... 어떻게 하지.."

「취하지 않는다? 그것이 네 선택이라면, 난 말리지 않겠다.」

계속 고민하며 멈춰있는 준에게, 목소리는 마지막으로 말을 걸고 더 이상 그를 회유하지 않았다.

준은 목소리가 멈춘 사실도 모른 채 어떻게 해서든지 예전 아버지와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힘이.. 되어줄거라고 하셨지..? 그래, 그 미친 여자가 언제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지금은 아버지의 말씀을 믿어보는 수 밖에..!'

준은 결심한든 터벅터벅 걸어서 검은 기운을 내뿜는 보석에 손을 대었다.

「이것이 네 선택이군. 이 시간부로 우리는 하나, '나'가 되는 것이다. 계약은 성립되었다!」

"무.. 뭐라고 하는거야 대체?"

그때 보석에서 기분나쁜 검은 촉수들이 나와 준의 손을 주르르륵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아! 이.. 이게 뭐야!"

준은 놀라서 손을 탈탈 털었지만, 검은 보석은 온데간데 없이 촉수들만이 그의 팔을 타고 계속 올라갔다.

그리고는 가슴 가운데에서 모이더니, 다시 그 보석의 형태를 띄기 시작했다.

아까의 보석과 다른거라고는, 준의 가슴에 단단히 박혀 뿌리를 내렸다는 것이다.

준은 갑자기 자신의 가슴에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는 검은 보석을 보며 어안이 벙벙해했다.

"무... 무슨... 뭐가 어떻게 된 거.. 으윽.. 끄으으.."

그 검은 보석에서 빛이 발하더니, 준의 머릿속으로 검은 기운들이 밀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준은 그 검은 기운들에 의해 레엘라시아들의 계약과 능력에 대한 것들과, 그들이 가지고 있던 기억과 지식들이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것처럼, 자신과 동화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끄아악... 끄으윽.."

두통으로 머리를 부여잡으며 주저앉은 준은 이내 쓰러졌지만, 검은 안개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 그의 머리 주변에서 귀와 눈, 코와 입을 통해 그에게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

똑... 또옥..

바깥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열어놓은 지하실의 문짝에 매달려있던 물방울이 준에게 떨어지자, 준은 신음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머리를 둘러싸고 있던 안개는 어디로 갔는지 전부 사라져 있었지만, 가슴에 박힌 검은 보석 말고는 외형적인 변화는 없어보였다.

"후우.. 끝난건가?"

준은 머리를 쓸어내리며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온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배운 것이 아님에도, 원래 당연히 하던 것처럼, 심지어 몇십년간 사용해본 것처럼 계약의 음문과 촉수를 뿜어내고 조작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 있었다.

"큭큭.. 하나가 된다는 것이 이런 의미였나?"

써본 적도 없던 것들이 자연스러워진 이상한 경험에 준은 조소했다.

"그래, 이럴 때가 아니지. 그년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나'의 기억에 따르면 이 장소는 악마와, 그리고 그 악마보다도 더 높은 급인 신을 수족처럼 부리기 위해 연구를 한 곳, 이곳에서 정보를 모은다면 그년에게 대적하는 것에 모자라 정말 그년을 내 노예로 삼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준은 자신의 눈 앞에서 사라지던 부모님을 떠올리며 주먹을 꽉 쥐고 이를 부드득 갈며 말했다.

"으득... 이년.. 그때는 죽여버린다고 했지만.. 내 노예로 만들어서 죽는 것보다도 못한 삶을 살면서 평생 내 발밑에서 나에게 봉사하도록 만들 것이다..!"

보석의 영향인지, 준은 전에는 짓지 못했던 표정과 시뻘겋게 광기어린 눈을 하면서 다시 한번 복수를 다짐했다.

그렇게 준은 실험실을 돌아다니며 실험일지들과 약물, 과거의 실험체들을 찾아 아버지가 했던 실험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

그녀는 보석의 예상대로, 며칠만에 다시 미드레드 백작의 저택으로 강림했다.

첫 강림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원래 있던 사람처럼, 준의 앞에서 갑자기 생겨났다.

"...오랜만이네? 뭐 하다 이제 온거야? 빨리 좀 오지."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는 준과는 다르게, 보랏빛 머리칼의 그녀는 그때처럼, 아니 그때보다도 더 슬픈 눈을 하고 준을 쳐다보았다.

"결국 그것들에 손을 대셨군요..."

"그것? 뭐? 아, 이 보석 말인가? 그 왜 누가 설명도 없이 우리 집을 개박살내놓고 나를 천애고아로 만들어버려서 말이지. 어쩔 수 없었다고?"

"그건 어쩔 수 없는 순리였어요."

"순리? 하 이런 씨발, 그런 개소리는 작작하는게 어때? 마치 네가 모든 것을 초월한 신적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 말라고."

"믿기지는 않겠지만, 저는 그런 존재가 맞긴 합니다. 이 아크레시아 대륙의 의지, 그것이 모여 생겨난 것이 바로 저, 리아스 입니다."

"큭큭, 뭐 그래서 우리의 창조주이니 우리를 마음대로 하겠다 이거야? 그래, 리아스? 네가 그 의지인지 뭐인지 하는거면 물어나 보자. 우리 부모님은 왜 죽인거지?"

"그들은 인간의 선을 넘었습니다. 그들의 연구 목적은 신과 악마를 자신들의 발밑에 두고 자신들이 그 위로 올라가기 위한 것,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지요. 슬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 그러셔? 그러면 나는 왜 죽이지 않았지? 그 반동종자들의 자식인 나는 왜 남겨둔 거냐고!"

"당신은.. 유일하게 미드레드 영지에서 그 더러운 실험에 물들지 않은 사람이었으니까요.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합니다만, 순리대로 흘러간 것이라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하하, 그래서 이번에는 나까지 죽이러 오셨다? 뭐 진짜 자기가 유일신이라도 되는 줄 아나보네?"

"이 세상은 아크레시아 대륙 단 하나로 이루어진 것, 그 대륙의 의지가 곧 세상의 의지이자 순리지요."

"킥킥, 내가 좀 생각을 해봤는데.. 넌 신 같은 존재는 아닌거같아. 무슨 자기보다 어린 여동생이 떼써서 장난감을 빼앗아갔다고, 화나서 꿀밤이나 때리고 앉아있는 언니나 다름없다고. 그런게 감히 신을 지칭해?"

"그렇게 말씀하셔도 사실과 본질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미드레드 준. 제가 순리를 가져와야 함에는 변함이 없고, 당신 또한 순리를 위해서는 그 보석에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하는데... 정말 안타깝네요."

"그래, 근데 내가 그렇게 멍청하게 네가 알 수 있을 정도로 여기저기 나 잡아줍쇼 광고를 한데는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해봤어?"

"그래봤자 레엘라시아들 또한 제가 봉인해둔 존재들, 그들의 힘을 전부 합치더라도 저를 이길 순 없습니다!"

그렇게 말한 리아스는 숨겨두었던 날개들을 활짝 펼치더니, 순식간에 준 앞으로 쇄도하여 그에게 손을 뻗었다.

"그렇게 나오셔야지..!"

까드득!

준은 이빨로 자신의 엄지를 깨물어 바닥에 피를 뚝뚝 흘렸다.

그러자 바닥에서 핏빛 마법진이 빛을 발하며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이잉!

마법진은 족쇄처럼 리아스의 온 몸과 날개에 달라붙어서,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그러나 리아스는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말했다.

"겨우 이런걸로 저를 막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나요? 이 또한 레엘라시아들의 잔재들, 겨우 이런것들로는 잠시 제 행동을 제약하는 정도입니다."

"알아, 그래서 더 준비를 해봤거든?"

그렇게 말한 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준을 중심으로 어둠이 나와서 주변 공간을 삼키기 시작했다.

"이... 이건..?"

"그래, 이건 레엘라시아들이 원래 있던 공간들의 틈새, 공허다. 여기서 레엘라시아의 힘, 즉 '나'의 힘은 강해지고 네년의 힘은 약해지는 것이지."

"하, 그런다고 저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요? 저는 의지 그 자체인 존재, 여기서 저를 죽여봤자 저는 다시 생겨날 뿐입니다."

"그래서 너를 죽이지 않을거야. 너를 노예로 삼아서, 내 발밑에 두고 평생 봉사하도록 할 것이다."

"무...무슨...! 그런게 가능할 리가...!"

리아스는 처음으로 당황한 듯이 준을 쳐다봤다.

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대륙을 통일한 사람도 있는데, 대륙의 의지를 정복하는 것도 가능한 것 아닌가?"

"제가... 굴복할 것 같나요?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한낱 인간 따위의 흑심에 타락할 제가 아닙니다."

"그 말, 나중에도 할 수 있는지 꼭 보겠어."

그렇게 말한 준이 가슴에 손을 얹고 정신을 집중하더니, 마법진에 구속되어 있는 리아스에게 다가가 그 손을 아랫배에 대었다.

"서.. 설마... 미.. 미쳤군요. 인간의 몸으로 레엘라시아의 계약을 하려고 하다니...!"

"이미 이 보석과 하나가 된 시점에서 인간의 탈 따위는 버려버렸어. 네년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인간과 신의 격의 차이가 나는 시점에서 계약이 가능할 리가 없...!"

치이익...!

그러나 준이 손을 댄 리아스의 아랫배에는 불에 지진듯한 모습의 하트모양 문신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어째서..?"

"여긴 레엘라시아들의 공간이라고 했잖아. 나도 이미 인간이 아닌 존재에 가까워졌고... 이 공간 안에서는 네년과 내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것만 장점이 아니라 격 또한 비슷해지는 법이라고..!"

"크...으윽... 흐으... 이런다고 제가.. 계약에 동의할 것 같나요..? 흐으윽... 이 계약은 지금 당신에게서 저에게로만 향하는 일방적인 가계약.. 하아.. 이런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계약따위..."

계약의 여파인지, 구속의 마법진이 거의 사라져감에도 불구하고, 리아스는 고통스러워하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물론 그 계약의 반동은 준에게도 왔기 때문에, 준도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우욱... 하아... 그.. 그래도.. 자칭 여신이라는 년의 힘을 그정도로 빼놓다니... 일방적인 가계약이라도 쓸모가 있구만그래? 끄으윽... 이제 네년도 계약에 의해 나와 대등해졌다고.. 인간과 같은 몸뚱아리나 다름없다 이말이다...! 심지어 가계약에 묶여서 마음대로 귀환도 못하는!"

"크윽... 그... 그럴수가..."

"자... 그럼 이제.. 다시 내 저택의 실험실로 돌아가서... 후우... 새로 얻은 실험체를 어떻게 다뤄야 스스로 계약에 동의할 수 있을지.. 실험해볼까?"

"시...실험체..? 우... 웃기지ㅁ... 꺄아아악!"

준의 손 끝에서 나온 무수한 촉수들이 리아스를 덮쳤고, 리아스는 촉수에 꽁꽁 싸매인 채로 어둠 속에 갇혀 의식을 잃어버렸다.

----

"윽.. 크읏... 여.. 여긴..?"

리아스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자신의 목과 손목, 발목에 푸른 빛을 내는 보석이 박힌 구속구가 착용되어서 실험용 의자에 손과 발이 모두 묶여 있었다.

"일어났나? 생각보다 빨리 정신을 차렸네?"

"이.. 이게 무슨 짓이죠..?"

실험일지를 펼쳐보고 있던 준은 책상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아, 역시 여신님의 힘이 너무 강해서 말이야. 한낱 인간이 견딜 수준이 아니더라고. 가계약을 유지하고 네년이 난동부리는 것도 막을 겸, 신력을 억제하는 구속구를 좀 채운거야."

"그렇게 가계약을 유지하다가는 당신의 몸도 온전치 못할텐데, 그만 두시죠."

"하.. 이게 누구 때문인데! 너만 동의하면 끝나는 일이잖아!"

"제가 그딴 계약에... 한 인간의 소유물이 되는 계약 따위에 동의할 것 같나요?"

"킥킥, 하기 싫다면 하게 만들면 되는거지!"

준은 발기한 자지를 리아스의 아랫배에 대고 툭툭 쳐댔다.

리아스는 이런 치욕적인 인사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욱.. 그런 천박한 행위 따위로 저를 굴복시키려고 했다니... 한참을 잘못 생각하셨군요."

"그건 해봐야 알 일이지!"

준은 리아스의 옷을 찢어발겨버렸다.

역시 여신은 여신인지, 유두와 유륜, 보지의 속살 모두 예쁜 핑크색을 자랑하며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준은 일자로 앙다문 리아스의 보지를 손으로 강제로 벌리더니, 자신의 자지를 가져다 대었다.

"여신님은 과연 처녀일까, 걸레일까? 한번 확인해볼까?"

"그런건 의미없는 일일 뿐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만 두시고 순리대로.."

"그런 상투적인 소리는 하지 말자고 우리."

푸우욱!

준은 전희도 없이 리아스의 깊은 곳에 자신의 양물을 처박았다.

"흐윽..."

리아스는 작은 신음을 흘리더니, 이내 입술을 깨물었다.

준과 리아스의 결합부에서는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하하, 네년 처녀였구나? 정말 웃기는군! 무수한 사람들에게 짓밟힌 대륙의 의지가 처녀라니!"

"...으흑.."

리아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앙 다문 채로 절제된 신음을 계속 흘려냈다.

준은 마치 원수를 갚듯 배려없이 오직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기 위해 허리를 흔들며 리아스를 범해 나갔다.

팡! 팡! 팡!

준의 샅과 리아스의 엉덩이가 맞부딪히며 여신의 품격 따위는 집어던진 천박한 소리가 났다.

"하아, 역시 처녀보지라 그런지 잘 조여주시는구만? 여신 같은건 때려 치우고 어디 창녀나 했으면 명기로 소문났을텐데, 아쉽네? 지금이라도 그딴 거 그만두고 내 전속 좆집이 되는건 어때?"

"흐읏..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흑.. 후으... 절대 하지 않을겁니다."

"그래도 여신님도 좀 풀어지긴 하나봐? 아까보다 더 신음소리를 내는 것 보면?"

"아... 아니에요... 으힛♡"

준의 자지 끝이 리아스의 질내를 긁어내다가 자궁구까지 닿자, 리아스는 교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하하, 신음소리 내면서 그런 얘기 해봤자 소용없다고! 후우.. 슬슬 쌀테니까 꽉 조여!"

뷰르르릇, 뷰릇!

준은 계속 리아스를 몰아붙이며 허리를 움직여대다가, 이내 자기가 만족하게 되자 그녀의 자궁 안에 정액을 흩뿌렸다.

리아스는 자신의 안을 유린하던 준의 수컷 자지가 자궁구 속까지 침범하여 정액을 뱉어내자 자궁이 채워지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애써 모른 척 했다.

준이 리아스에게서 물러나자, 리아스는 구속된 상태로 다리를 오므리지 못해 그녀의 보지 속에서 정액과 씹물이 섞여 흘러나와 바닥에 웅덩이를 만드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준은 리아스에게 물었다.

"왜, 부끄럽나? 하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던 여신이라는 년이 하루 아침에 남자의 좆맛을 보게 되었으니 부끄러울만도 하겠지!"

"크.. 크윽.. 하나도 기분좋지 않았습니다... 그런것 따위... 몇번을 하더라도 제 생각은 바뀌지 않아요!"

"그래? 쾌락이 부족했나보군? 우리 여신님의 육체는 아직 준비가 된 것 같지 않으니... 그렇다면 내 힘을 이용해 쾌락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주지!"

그렇게 말한 준은 다시 손에서 검은 촉수들을 만들어내었다.

"무.. 무슨 짓을.."

"아, 별거 아니야. 뇌를 좀 만져서 몸을 좀 풀어주고 항상 발정하고 배란할 수 있도록 하고, 몸을 좀 만져서 내 취향에 걸맞는 몸과 자지에 최적화된 명기보지로 만들어줄려고."

"그.. 그런... 으읍.. 읍..!"

"자자,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시고~"

촉수들은 순식간에 리아스를 둘러싸더니, 먼저 그녀의 입을 막고 그녀의 몸을 실험용 의자에 확실하게 고정시켰다.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저항하기 위해서 손과 발을 마구 흔들어댔지만, 이미 구속되어 있었고 촉수들에게도 묶여있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촉수들 사이에서 작은 촉수가 나오더니, 그녀의 귀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제 진짜 조교 시작

재밌게 봐주시고 추천 댓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