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시간은 한창 아침이었다. 시도는 무쿠로와 함께 아침을 먹었었다. 오늘은 아침으로 고기 위주의 요리가 나왔는데 무쿠로는 전날에도 고기가 나왔다며 나리께 투정부렸다. 그런 무쿠로를 진정시키기 위해 시도는 무쿠로에게 고구마 양갱을 주었다. 그러더니 무쿠로는 그것을 먹고 기뻐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시도는 하품을 하며 "졸린데 마저 잠이나 잘까.." 하고 자러가려고 했었는데 무쿠로가 시도의 옷깃을 잡고 자러가지 못하게 방해했다. 무쿠로는 시도에게 얘기한다.


나리! 무쿠의 머리가 많이 길어졌다! 그래서 나리께서 단정하게 잘라 줄 때가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무쿠로에게 시도가 말한다.


..으응? 어, 어떻게...?

무쿠의 머리가 길어졌으니까 잘라달라는 말이다! 지금 당장!


그렇게 후후 웃으며 시도에게 '고생 좀 시키겠노라..' 라고 말하며 악마 같은 웃음을 짓는 무쿠로였다. 시도는 '아, 잠깐. 할 일 있어서...' 라고 하며 무쿠로에게서 도망치려고 했었지만 무쿠로가 시도를 못 움직이게 꽉 붙잡는 바람에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딜 도망가려는 것이냐! 나리! 빨리 이 무쿠의 머리를 잘라주거라!


시도에게 막 달라붙는 무쿠로에게, 시도는 그렇게 알았다고 하며 무쿠로의 머리를 잘라줄 준비를 할 터였다.


****


무쿠로는 시도에게 머리 손질을 받고 있었다. 시도는 무쿠로의 머리 상태를 보았는데 무쿠로의 말대로 무쿠로의 머리는 다시 많이 길어져있었다. 자신이 단정하게 잘라주지 않으면 금방 머리가 산발이 되어 그 아름다운 무쿠로의 머리가 엉망이 될 터였었다.


흐흠~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는 무쿠로. 아무래도 나리께서 자신의 머리를 다듬어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을터였다. 시도또한 기분좋게 콧노래를 부르는 무쿠로에게 머리를 잘라줄 생각을 하니 기뻤었다. 게다가 무쿠로는 자신이 머리를 다듬어주면 늘 기뻐서 춤을 추기까지 이르었었으니. 시도또한 기분이 좋아졌는지 무쿠로의 머리를 금방 예쁘게 잘라줄 생각이었다.





무쿠로는 기뻤다. 좋아하는 시도와 단 둘이 있다는 생각과 등 뒤로 느껴지는 시도의 손길이 기분 좋았던 것이다. 시도가 준비를 해오겠다며 그렇게 자신을 기다리게 했어도 괜찮을 따름이었다. 미용실에서 쓰는 그래, 그 온몸을 덮는 긴 천을 쓰고 의자에 앉아서 혼자 대기하여도 좋았을 따름이었다. 그렇게 기분좋은 상상을 하고 있는 무쿠로의 머리를 다듬어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갑자기.


무쿠로의 배에서 갑자기 꾸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날에도 고기, 오늘 아침에도 고기. 게다가 나리께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고구마 양갱까지 먹었던 탓일까. 과식 때문에 배에서 꾸륵 거리는 소리가 들릴 따름이었던 것일까.


시도는 무쿠로에게 '이게 무슨 소리야..?' 라고 물어봤다. 무쿠로는 '아, 아무것도 아니다! 나리는 얼른 무쿠의 머리나 다듬어줄 생각이나 하란 것이다!' 라고 말하며 투정부리는 척을 했었었다. 투정부리는 척.


말 그대로 무쿠로는 급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아직 배에서 방구가 뿡! 하고 급하게 나올 것 같진 않았었지만 곧 방구가 나오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무쿠로는 방귀가 마려워서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었다. 왜냐하면 시도가 계속해서 '무쿠의 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데.. 내가 잘못 들은거야?' 라고 계속해서 물어볼때마다 제 자신이 '아, 아무것도 아니다! 나리!' 라고 둘러댈 뿐이었었으니깐.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고 배에다 힘을 줄 때마다 무쿠로의 엉덩이가 움찔 거렸었다. 무쿠로는 하지만 참을 뿐이었다. 당연하게도 시도 앞에선 뀔 수 없는 노릇이었끼 때문이다.


문득... 그렇다. 자신은 천을 쓰고 있지 않은가. 제 몸을 가리고 있는 천. 말 그대로 소리 없이 방구를 뿌우욱, 하고 뀌면 천 안에 방구가 가둬질터이니... 그러니 시도가 천을 치워줄려고 할때 자기가 혼자 벗겠다고 하고 시도를 보고서 나가라고 하면 됐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됐을 것이다.


무쿠로는 그렇게 최대한 조심조심 방구를 꾸려고 했다. 소리가 나지 않게 꾸려고 했던 것이다. 그야 당연히 소리만 나지 않으면 자기가 천을 쓰고 있으니 방구 냄새가 천에 갇혀서 시도의 코에 닿지 않을거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었었다.


그래서 최대한 조심조심하려고 꾸려고 했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는 무쿠로였다. 나리께 머리를 잘라달라는 부탁을 하는건 의미가 깊은 일이었다. 이토록 기념일이나 다름없는 날인데 정말로 방구를 꿔도 되는걸까? 정말로? 방구를 꿔도 되는걸까, 하며 고민하는 무쿠로였다.


무쿠로는...


회상을 하였다.


****


'무쿠는 나리 외엔 머리를 누가 만지는것이 싫느니라.'


시도의 치료와 무쿠로의 검사가 끝난 오늘이었다. 무쿠로는 오랜만에 만난 시도에게 함께 별이 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옛날에...."

"응?"


아무 말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던 무쿠로는 입을 열었다. 시도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언니와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느니라. 무쿠는... 언니와 함께 별을 보는 게 정말 좋았지."

"아...."


시도는 동의하듯 그렇게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하기에 이르렀다.


"맞아, 그랬지."


시도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야 <미카엘>이 모의 파이프 역할을 하면서 두 사람의 기억이 뒤섞였을 때 꾼 꿈에서 나왔던 것이었었으니깐.


시도는 그 꿈을 꾸면서 진심어린 안도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었다. 분명 그것은 당시에 무쿠로가 느꼈을 감정이리라. 제 자신 또한 무쿠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무쿠로가 말했다.


"왜... 그때는 깨닫지 못한 겔까. 무쿠가 걱정하지 않더라도, 언니는.... 아버님은, 어머님은, 무쿠를 사랑해주셨을 것을..."

"무쿠로...."


시도는 살며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었다.


"어쩔 수 없어. 누구나 외톨이는 되고 싶지 않은 법이야. 어떻게든 자신이 있을 장소를 지키려 하는 것은 당연해. ....나도 무쿠로의 싲멍을 이해해. 그저 방법이 좀 잘못되었을 뿐이야."

"나리...."


무쿠로는 시도를 힐끔 쳐다보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래... 그랬지. 나리도 무쿠와 마찬가지였지. 그래서 무쿠는... 나리와 같이 있으면 안심이 되는 걸지도 모르겠구나."


무쿠로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보니 시도가 무쿠로의 과거를 체험했던 것처럼, 무쿠로 또한 꿈을 통해 시도의 기억을 공유했다. 시도는 약간 멋쩍어하면서 볼을 긁적였다.


"음, 그러고 보니 꿈의 내용 중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느니라."

"흐음, 어떤 건데?"


시도의 말에 무쿠로가 답했다.


"그러니까, 혼자서 집을 볼 때, 양손을 허리춤에 모음 다음, 오의, 순섬괴퐁파라고-."

"그건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 단순한 꿈일 거야. 응. 틀림없어. 확실해."


시도는 무쿠로의 말을 끊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무쿠로는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 그러하냐.... 뭐, 좋다."


무쿠로는 납득을 했는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그렇게 가만히 있는데, 무쿠로가 불쑥 입을 열었다.


"저기, 나리."

"응? 왜?"

"일전에 머리카락을... 잘라주겠다고 말했었지?"

"뭐?"


시도는 무쿠로의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확실히 시도는 첫 데이트때 그런 제안을 했었지만.... 무쿠로는 그때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그뿐만 아니라 반전한 토카와 싸우게 된 직접적인 원인 또한, 그녀가 무쿠로의 머리카락을 잘랐기 때문이었다.


"무쿠로, 머리카락을 잘라도 괜찮겠어?"

"....응, 머리카락을 자르면.... 좀 산뜻한 기분이 들 것 같구나."


무쿠로는 왠지 슬픔이 어린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앞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물론 나리가 잘라줄게지?" 가족이 아닌 사람이 무쿠의 머리카락을 만지게 할 생각은 없느니라."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무쿠는 절대 방구를 뀌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말 그대로 방구를 뀌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었었다. 절대 시도 앞에서 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당연하게도 그 썩은내 진동하는 방귀를 뀌어대면 안됐기 때문이었다. 냄새, 그래. 냄새다. 제 자신은 어제에도, 오늘 아침에도 고기 위주 식단을 했었고 게다가 나리께서 준 고구마 양갱까지 먹어댔었었으니 그 냄새는 한뜻 자욱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썩은내 뿐만 아니라 콧 속이 아플 지경이겠지. 나리와의 그 추억을 절대 깨뜨리면 안된다고 생각한 무쿠로였었다.


으으으으으...


그렇게 속으로 소리를 내며 방구를 참으려는 무쿠로였었다. 하지만 방구가 방금 뿍! 하고 나올 것 같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리 없는, 소리 죽은 방구를 프스으으으... 뀌고 말았었다.


'저, 저지르고 말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무쿠로. 하지만 속 시원했다. 그 똥방구 같은것을 소리없이 뀐 것 자체가 다행이라고 생각한 무쿠였었다. 무쿠는 말 그대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행, 다행. 또 다행. 말 그대로 그 썩은내 진동할 것 같은 방귀를 프스으으으으----.... 뀐 것이다. 제 엉덩이는 뜨거워졌다. 똥구멍도 뜨거워졌었는데 방귀는 원래 뜨거울수록 냄새가 지독하다고 했었다. 말 그대로,


똥 같은 냄새가 날 것이다. 그걸 절대 나리께 냄새를 들켜버려선 안되는 무쿠로였다. 그야 시도나리께서도 그 추억 같은 순간을 기억하며 제 머리카락을 잘라주기에 이르었을 뿐일텐데 무쿠, 자신의 똥 같은 방구냄새를 맡으면 그대로 그 추억이란건 완전히 산산조각 나기에 이르렀을 뿐이었을테니깐.


"후후..."

"응? 기분 좋은 일 있어? 무쿠?"

"아, 아니다! 나리께선 그저 나, 무쿠의 머리카락을 잘라주면 되는 것이다!"

"아아, 그래. 다행이다."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머리를 잘라주는 시도에게 무쿠는 절대 '시도나리께서 나, 무쿠에게 환멸을 느끼면 안돼...' 하며 후욱, 후욱 하는 거친 신음까지 뱉어댈 따름이었었다. 시도는 그런 무쿠가 귀여운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히익...!"


그 갑자기 밀려오는 감각에 무쿠느 또 한번 프스으으으으----.... 하는 방구를 지려버렸다. 물론 소리 없이 말이다. 다행히 '또다른 것'은 나오지 않았었다. 무쿠로는 자신의 항문 컨트롤 스킬에 감탄하며 그렇게 또 한번의 위기에서 벗어난것에 그저 다행, 다행. 또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었었다.


무쿠는 그렇게 소리없이 뀌는 방귀에 중독되기라도 했다는듯 계속해서 방귀를 프스으으으으.... 하면서 뀔 뿐이었다. 아예 체념한 것 같았다. 그야 시도나리께서 제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는 것 자체로도 크나큰... 그런 방귀 못 참는 그런 말 못할 것 같은 상화잉었기 때문이었었다.


그래,


소리없이 몇분이고 끊이지 않고 뀌어댔었다. 막상 머리 다듬는게 다 끝나니까 냄새 퍼질까봐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할 각오도 했어야 했을 것이다.


안절부절 못하는 무쿠로. 무쿠로는 혹여라도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았을까, 하면서 걱정하고 있었다. 무쿠로는 아아.. 하는 신음까지 짧게 흘러댔었다. 아마 죄책감이었을 것이다. 그야 자신은 시도나리 몰래 계속해서 천 안에 독한 방구를 뀌어대고 있어서 천 안이 아주 뜨거웠을 따름이었었으니깐....


엉덩이가 뜨거울 정도였다. 무쿠로는 정말 괜찮나? 괜찮은거 맞나? 라고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제 항문이 뜨거워질때까지 방구를 푸스으으으으---... 하면서 뀌어댈 따름이었다.


'뜨거워...'


그렇게 뜨겁다고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무쿠로였다. 시도는 그런 무쿠로를 보며 '괜찮아..?' 라고 물었었다. 무쿠로는 아, 아무것도 아니다! 나리! 라고 하면서 한숨 쉬어댈 뿐이었다. 시도는 그런 무쿠로를 걱정했고 무쿠로는 하아.. 하면서 한숨을 쉴 따름이었었다.


무쿠로는 방구를 뀌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리께서 자신에게 준 고구마 양갱이 전날과 오늘 아침에 연속으로 먹어댄 고기반찬에 시너지를 일으켰는지 말 그대로 독한 똥방구가 계속해서 나올 것 같았던 것이다. 얼마나 독했는지 무쿠로의 항문이 뜨겁게 달아오를 지경이었고 제 자신이 쓰고있는 천 안이 매우 더웠을 뿐이었다. 덥고 덥고 또 더웠었다. 무쿠로의 얼굴엔 땀이 흘렀다. 시도는 그런 무쿠로의 상태를 알아채곤 '오늘이 이렇게 더운가? 아닌데...' 라고 하였었다. 그럴때마다 무쿠로는 힘들었는지 걱정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었지만 제 똥구멍에선 계속해서 방구가 피시시식.... 하고 나올 뿐이었었다.


그래,


시도는 그래도 천 안이라 냄새가 안 빠져나갔을 것이다, 그야 자신의 머리를 잘라주고 있는 나리께서도 아무렇지 않게 잘라주고 있지 않은가, 하고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괜찮다, 라는 입장을 보일 뿐이었었다. 죄책감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그래,


그렇게 사도는 최대한 조심조심 하면서 그 썩은내 진동하는 방귀를 몇분째 프스으으으으---.... 하면서 소리 없이 몇분이고 끊이지 않고 뀌어댈 따름이었다. 그래, 시도는...


머리 다듬는게 막상 다 끝나니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나리께선 제 자신에게 계속해서 머리 다듬는게 다 끝났어, 자... 예쁘지? 라고 말할 따름이었고 무쿠로는 으으으... 하면서 막상 머리 다듬는게 다 끝난것에 어쩔 줄 몰라할 뿐이었다.


그래, 냄새가 퍼질까봐 제자리에서 움직이질 못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무쿠로에게 시도가 괜찮냐고, 다리에 쥐라도 난거냐고 물어댈 따름이었다. 방귀 뀌어서 냄새 날까봐라고 어떻게 말하겠는가. 제 자신은 방귀를 그렇게 소리없이 뀌어대느라 얼굴에 힘까지 줘서 빨개져있는 것이다. 시도는 그런 무쿠로가 아파보였는지 다리에 쥐가 나거냐고 물었었다. 무쿠로는 시도의 따뜻한 손길을 더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무심코 해달라고 답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도 다리 높이까지 천을 들어올리는건 괜찮겠지, 싶었던 시도였다.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살짝만 들었는데 어마어마한 악취가 진동하는 것이었다. 시도는 그렇게 모든 것을 알아채고 괴로운걸 참았다. 그렇게 모른척 해주는데 타이밍 좋게 무쿠로의 엉덩이에선 특대 방귀가 뿌아아아악! 하고 터져버린 것이었다. 천은 그렇게 부왁 하고 펄럭였다. 그 안의 냄새또한 방 안에 가득 퍼지게 되었다. 시도는 결국 기절했다. 무쿠로는 그렇게 하하... 웃으면서 수치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