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8 -짤링수정

2021.10.09 -짤링수정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r18 죄송합니다!

고어,이상성욕 그외 등등 죄송해요!




   

자캐설정(접기)


쏘랑 포치는 동료사이입니다.

썸타는 관계는 좋지만 커플은 아니에요!

   


쏘오

쏘오는 판타지소설작가이다.

자기가 쓴 소설안으로 들어갈수도 나올수도있다.

능력, 포탈생성,그외, ????


생김새

나이 17~18세 고등학생

성별 여성

백금발

적안

키 163cm

가슴 c컵


백금발의 머리카락과 붉은색 루비를 연상시키는 눈을 가지고있다.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다.(고양이눈)

★눈매는 메즈가키<<<중요★

이세계에서는 꼬리에 붉은 리본을 달고있다.


성격

현실에서는 방구석 히키 판타지소설작가.

작가쏘 라고 불린다.


포탈타고 이세계로 넘어가면 거기서는 활발해지고 유머러스해진다.

이세계에서는 기본 모티브로 고양이수인으로 변한다.

커다란 귀는 쫑긋쫑긋하다.


if) LV1의 모험가 쏘오, 슬라임과 대격전

if) LV999만렙용사 쏘오 드래곤도 이젠 별거아니야.

if) 판타지소설작가 쏘오 이세계에선 고위귀족?


포치


이름 포치

나이 18세

성별 남성

키 178cm

금발머리

청안

강아지수인족 모티브 리트리버


모험가 만물상인

모든품목을 취급하는 상인이자 모험가


사람들의 눈에는 커다란 배낭으로 보이지만

위기에 쳐하면 배낭으로 상대를 기절시키기도 함


모든 품목을 취급하여 배낭이 무겁게 보이겠지만

사실 배낭안에 아공간포켓이 있음.

무게조절기능,물건을 넣은상태로 보관해주는 기능

무게는 소지하고 있는 물건들의 무게에 비례

대신 살아있는것(모든것)은 안들어간다.



뒤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있음

허리춤엔 검이 검집에 넣어진상태로 달려있다.


이전에 뒷골목 왈패들한테 호되게당해서 죽다 살아났는데 근처 무기류상점주인인 웨어울프수인족에게 도움을 받아 살아났다.


검술은 이전에 웨어울프마을을 방문하여 물건을 팔아주는대신 돈을 받지않고 검술을 배웠다



   


쏘오 시트


쏘 시트

소설작가 쏘-시트1

소설작가 쏘-시트2

이세계 쏘-시트1

이세계 쏘-시트2

소설작가쏘









이세계쏘








이세계 쏘


던전찾는 쏘


던전찾는 쏘-배경1


던전찾는 쏘-배경2


던전찾는 쏘-배경3


쏘 뉴복장






쏘 뉴복장2


쏘 만화






쏘 소설


Lv1 모험가 쏘, 슬라임과 대격전!!


불 꺼진 깜깜한 방, 하얀색 네모난 화면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따각. 따각.


 


이따금 키보드를 두드리지만, 벌써 세 시간째, 단 한 글자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쏘오.


 


놈피아에 판타지 소설을 연재 중인 그녀, 떨리는 시선이 화면 오른쪽 아래로 향했다.


 


00:10


 


이미 지각이다.


 


문제는 아직 한 글자도 떼지 못했다는 것과 지각이 이번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아도 독자들 반응이 눈에 훤했다.


 


-또 지각이냐? 지각쏘.


-님들 왜 화냄? 쏘오가 뭐 그렇지. 그냥 월~금 연재가 아니라, 화~토 연재라고 생각해.


-ㅅㅂ 작가년 100원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냐?


-ㅋㅋㅋ 야 이거 정액제야.


-정액 ㅗㅜㅑ. 한 발 뽑으러 간다.


-댓글 창에서 냄새나는 것 처음이네.


 


이 댓글을 사람이 썼다고 생각하니 어질어질했다. 기분만 그런 것으로 생각했는데, 눈앞에 모니터가 찌그러져 보였다.


 


“우웁!”


 


진짜 넘어올 뻔했다.


 


‘호재다!’


 


쏘오는 바로 공지를 올렸다.


 


[저 오늘 속이 너무 안 좋아서 계속 토했어요. 죄송합니다. 오늘 휴재입니다.]


 


공지를 올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댓글이 달렸다. 그녀의 건강을 걱정하는 댓글은 열 개 중 하나.


그래도 당장 모니터 앞에서 해방된다고 생각하니,


 


“꺼어어억.”


 


묵힌 체증이 쑤욱 내려갔다.


 


그녀는 냉장고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를 꺼냈다.


 


맥콜.


 


보리의 알싸한 맛이 일품이다. 그녀의 냉장고에는 맥콜 캔만 가득했다.


이것이 오늘 그녀가 흡수한 유일한 칼로리였다. 이제 배가 고픈 것을 넘어 속이 쓰렸지만,


 


“귀찮아.”


 


쏘오는 그대로 침대에 다이빙했다.


 


퉁, 퉁.


 


가벼운 그녀의 몸이 침대에 방방 튕겼다. 두툼한 오리털 이불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 더워.”


 


그녀의 손이 침대를 더듬어 에어컨 리모컨을 찾았다.


 


삑.


 


참 좋은 세상이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고, 돈을 쓸 수도 있다. 여름에도 겨울 이불을 덮고 잘 수 있다니.


물론 그러면 전기요금이 문제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했다. 지금이라도 다시 의자에 앉아야 하나 생각을 하며, 잠에 빠졌다.


 


 


 


눈을 뜨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중세풍 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허리춤에는 멋들어진 검과 방패 혹은 보석이 박힌 지팡이나 창을 들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간뿐만 아니라 유사 인류가 존재했다.


 


여기서까지 서로 앙숙인 엘프와 드워프는 물론이고, 골렘과 정령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수인도 존재했다.


 


저기 멀리서 시바견 인간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쏘오는 무심코 소리치고 말았다.


 


“귀여워!”


“멍? 어? … 고양이 인간에게 칭찬을 받다니. 고마워.”


“고양이 인간?”


 


시바견 인간의 커다란 눈망울에 비친 자신을 보았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커다란 고양이 귀가 쫑긋거렸다.


 


“꺄아!!”


“컹. 깜짝이야.”


“내가? 내가? 고양이 인간이야?”


“킁킁. 냄새가 고양이인 것 같은데. 혹시 다른 종족이었다만 미안.”


“아냐. 너무 기뻐서 그래!”


“… 그, 그래. 그럼 나는 바빠서 이만.”


“응! 고마워! 잘 가!”


 


시바견 인간은 뭔가 찜찜한지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쏘오는 그런 그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커다란 귀도 만져보고, 등 뒤에서 살랑거리는 꼬리를 붙잡으러 빙빙 돌기도 했다.


너무 신이 났던 걸까. 그녀가 등에 메고 있던 물건이 바닥에 떨어졌다.


 


투툭.


 


탄탄한 철목을 깎아 만든 검과 방패.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빛났다.


 


“모험이닷!”


 


처음은 무슨 몬스터를 상대하게 될지,


 


‘고블린? 아니지 역시 판타지는 오크가 제맛이긴 한데.’


 


쏘오는 가슴이 설렜다. 마치 소설 1화를 놈피아에 올렸을 때처럼. 처음 조회수가 올라가고, 추천이 박히고, 댓글 알림이 울렸을 때처럼.


콧노래를 부르며 산에 오르는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은 고블린도, 오크도 아니었다.


 


“에게. 슬라임이잖아.”


 


슬라임도 나름 초반에 등장하는 전통 있는 몬스터였다. 요즘은 그게 조금 유행이 지난 느낌이지만, 초보자 상대로 제격이기는 했다.


그러나 쏘오가 원하는 것은 인간형 몬스터와 무기를 맞대는 긴박한 전투였다.


 


“빨리 해치우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그녀는 왼팔에 착용한 버클러를 점검하고, 오른손에 든 나무검을 꽉 쥐었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도 모르고, 몽글몽글 풀밭을 뛰노는 슬라임에게 달려들었다.


 


“얌전히 내 경험치가 되어랏!”


“몽?”


 


촤아악!


 


단단한 나무검이 푸른색 슬라임을 둘로 나누었다.


 


“컷뜨! 역시 나는 최고얏! 캿캿!”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목젖이 드러나도록 크게 웃는 쏘오. 그녀를 향해 죽은 줄 알았던 슬라임이 쏘아졌다.


 


퍽!


 


“꽥!”


 


쏘오는 가슴에 느껴지는 묵직한 타격에 뒤로 발라당 쓰러졌다. 말랑말랑한 장난감 같은 녀석이, 근육도 없는 게 어떻게 이런 파워가 있는지.


다행히 입고 있는 가죽 갑옷 덕에 뼈가 부러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콜록. 콜록!”


 


땅에 팔을 짚은 채 숨을 허덕이는 그녀를 슬리임은 그대로 두고 보지 않았다.


 


“몽?” “몽몽!”


 


이제 둘이 된 슬라임은 서로 몸을 꼬아 나선형 드릴로 합체했고, 쏘오의 무방비한 엉덩이를 향해 돌진했다.


 


“캬울!!!”


 


꼬리가 바짝 서고 귀가 파르르 떨릴 정도로 고통과 수치심에 몸 둘 바를 모르는 쏘오.


그녀는 눈에 불을 켠 채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죽인다. 슬라임 너 죽일 거야! 캬하!!”


 


“몽?” “몽?”


 


쏘오의 절규에도 그저 제자리에서 통통 튀어 오르는 슬라임들, 그들을 향해 나무검을 맹렬히 휘둘렀다.


 


MISS! MISS! MISS!


 


“젠장! 젠장! 젠장!!”


 


두 녀석은 초보존에 있는 녀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날렵했다.


쏘오가 나무검을 휘두를 때마다,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요리조리 피했다. 심지어 그녀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그녀의 검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그녀의 가랑이 아래로 미끄러져 앞뒤로 공격을 하기도 했다.


 


“야아!! 정정당당히 싸우라고!”


 


쏘오는 전방에서 몸통 박치기를 시도하는 슬라임을 파리채로 파리를 잡듯 버클러로 후려치고, 곧바로 바닥을 굴렀다.


그녀의 등이 있던 공간으로 다른 슬라임이 지나쳤다.


 


짱돌투성이인 산길을 구른 탓에 머리는 산발이고 등도 아팠지만,


 


“놓치지 않는닷!”


 


그보다 슬라임에 대한 증오가 컸다.


 


땅을 박찬 그녀는 몸무게를 그대로 나무검에 실었다.


 


54kg Smash!!


 


그녀의 나무검에 맞은 슬라임은 그대로 터져버렸다.


 


그리고 자신도 그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산길을 데굴데굴 굴렀다.


흙투성이가 된 그녀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산산조각이 난 푸른 슬라임은 액체로 변해 땅을 촉촉하게 적셨다.


 


마침내 승리를 확인하고 포효했다.


 


“누가 54kg이라는 거야! 48 kg라고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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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수인이 현실로 와버렸다.


 


쏘오는 인정해야 했다. 그녀가 꿈꾸던 판타지 세상과는 다르다고.


커다란 그녀의 귀가 추욱 쳐졌다.


 


“고작 슬라임 따위와 격전을 벌이다니.”


 


험악하게 생긴 괴수 사냥꾼들을 모집해 드래곤을 사냥하고, 온갖 비밀이 살아 숨 쉬는 마법사의 던전을 탐험하고, 용사의 파티에 참가해 마왕을 처치하는 그런 모험가도 분명 있다.


그러나 레벨 1짜리 모험가에 불과한 고양인 인간 쏘오에게는 슬라임이 딱이었다.


 


“쏘슬딱 쏘슬딱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본다. … 히잉.”


 


이런 기분으로 더 이상의 모험은 무리였다. 고작 슬라임에게 고전하는데, 그녀가 바랐던 것처럼 고블린이나 오크를 만났다가는.


 


“아, 안 돼!!”


 


설정에 따라 다르기는 했지만, 최근 트랜드는 용사능욕이었다. 몬스터에게 패배한 여자 용사가 쑤컹쑤컹.


 


“우엑.”


 


상상만으로 속이 안 좋아졌다.


쏘오는 발걸음을 돌려, 마을로 향했다.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는데,


 


짹. 짹짹.


바스락.


찌찍?


 


새삼 숲속에는 많은 생물이 살고 있었다. 흥에 올라 숲에 들어올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 그녀의 쫑긋 선 귀를 어지럽혔다.


 


“쏘슬딱… 바스락? 거, 거기 누구야?”


 


스윽.


 


쏘오가 나무로 만든 작은 버클러 뒤에 몸을 움츠린 채, 수풀 너머 존재에게 나무검을 겨누었다.


 


“누, 누,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 몸은 슬라임 슬레이어라고!!”


 


그녀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사사삭! 사사사사사사사삭!!


 


무언가가 그녀 주변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그녀가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으악! 쏘오 살려!!”


 


그리고 비명을 지르며 숲길을 뛰어 내려갔다.


그녀가 사라진 숲길에.


 


사삭.


 


긴 귀를 늘어뜨린 토끼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내, 허공에 남은 그녀의 향기에 작고 까만 코를 벌렁거렸다.


 


 


쏘오가 얼마나 뛰었을까. 사람들이 조금씩 오가는 마을 외곽 밀밭을 지나, 마을 어귀에 도착했다.


휘황찬란한 무기와 방어구를 착용한 모험가와 용병들이 그녀 곁을 지나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든든한 경비원의 모습.


 


“훌쩍.”


 


입구에서부터 꽉 막힌 콧물을 훌쩍대던 그녀는 마침 약초상점에서 나오는 한 모험가를 보고 꾹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아앙!!”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휘어잡는 우렁찬 울음소리, 그리고 그녀의 쭉 뻗은 손끝에 시바견 인간이 서 있었다.


 


“멍?!”


 


삽시간에 주목을 받은 그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자리를 옮겨보려 했다.


 


“댕댕아~ 히잉. 댕댕아!”


“나? 지금, 나 말하는?”


 


그러나 쏘오는 시장에서 엄마 손을 놓친 아이처럼 그를 따라다니며 마을이 떠나가 울었다.


 


[뭐야. 저 수인들. 무슨 일이 있었나?]


[딱 보니 저 개 인간이 고양이 인간을 괴롭혔나 본데?]


[개랑 고양이 사이가 안 좋은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엣헴! 그래도 사람들이 모인 광장에서 저러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아니야! 난 아무 짓도 안 했다고!!”


 


그는 얼마나 억울했는지 손바닥에 있는 젤리까지 보여주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미 광장의 여론은 작고 귀여운 쏘오에게 넘어간 뒤였다. 그녀는 양팔을 벌리고 그에게 매달리듯 끌어안았다.


 


“댕댕아 크흑. 나, 나 무서웠어. 흐잉. 나 두고 가지마앙!”


 


마지막 크리티컬이 터졌다.


여기저기서 그를 비난하는 눈초리가 사정없이 꽂혔다.


 


[개 인간이 그렇지. 쯧!]


[어허! 저런 놈으로 개 인간을 후려치지 말라고. 우리 개 인간 사이에서도 동료를 버리는 놈은 매장이야. 매장!]


[그래서 저 쓰레기 이름이 뭔데?]


[가만있어 봐. 한 번 맡아봤던 냄새인 거 같은데.]


 


개 인간 손절 선언에, 신상털이까지 나오려고 하자,


 


“아니라고오!!”


 


시바견 인간은 외마디 절규만 남긴 채 광장에서 도망쳤다.


 


 


딸랑!


 


여관 문이 열리고, 시바견 인간이 도망치듯 안으로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1층에 있던 손님들의 이목을 끌었으나, 다행히도 광장에서처럼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중에는 같은 파티원도 있었다.


손을 번쩍 들어 그를 맞이하는 여자 마법사와,


 


“포치! 여기야 여기! 아니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시장에서 군것질하다가 정신이라도 팔렸나 보지.”


 


퉁명스럽게 혀를 날름거리는 리자드맨이었다.


시바견 인간 포치는 그런 두 사람을 무시한 채 바에 자리를 앉고 외쳤다.


 


“주인장! 여기 밀맥주 한 잔!”


 


검은 정장을 입은 바텐더 겸 여관 주인인 닭 인간이 오크통 마개를 열어, 시원한 생맥주를 따르며 말했다.


 


“시끄러워! 소리치지 않아도 가져다준다니까. 몇 번을 말하게 … 너 등 뒤에 달고 있는 것은 뭐야?”


“뭐? 등? 내 등에 뭐가 달렸다고?”


“그래. 이 멍청한 강아지야. 어디서 버림받은 고양이라도 주워 온 게냐?”


“그 빌어먹을 고양이 인간!!”


 


포치가 꼬리잡기 놀이를 하는 강아지처럼 빙글빙글 돌며, 등에 탄 고양이 인간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쏘오는 그의 거친 털을 꽉 쥐며 더욱 달라붙었다.


그 바보 같은 모습을 견디지 못하겠는지 리자드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쯧. 가만히 있어 봐. 내가 떼어 줄 테니.”


 


세로로 찢어진 눈, 기다란 주둥이에 빨갛고 가는 혀가 쉬이익 하고 빠르게 들락거렸다.


그는 일자 모양의 콧구멍이 좌우로 벌렁거리고, 비늘로 가득한 양팔을 그녀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리 온. 냐옹아. 쉭. 쉭.”


 


리자드맨의 바람과 달리, 쏘오는 포치의 등에서 가장 먼 곳으로 이동했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자, 포치의 등에 콧물과 눈물로 범벅된 얼굴을 묻었다.


 


포치는 제삼자인 것처럼 깔깔거리고 웃는 마법사를 보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았다.


 


“너 뭐하냐?”


“기다려라. 쉭. 조금만 더 하면 너, 넘어올 거야. 쉬익.”


“저리 가. 젠장! 그보다 등이 축축한데.”


 


포치는 등이 가려운 사람처럼 손을 등 귀로 보내보지만, 요리조리 피하는 쏘오를 잡아내지 못했다. 물에 들어간 강아지처럼 몸을 털어도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광장에서처럼 적의 가득한 눈길을 안 받으니 견딜만했다.


 


‘고양이 인간이야. 때가 되면 내려오겠지.’


 


반쯤 포기한 포치가 거품을 입가에 잔뜩 묻히며, 밀맥주를 들이켰다.


그 꼴을 보다 못한 수탉 인간인 주인장이 나섰다.


 


그는 바 위에 소형 숯불 통을 올려놓고, 정체 모를 고기 꼬치를 굽기 시작했다. 양념을 거듭 발라 구운 꼬치의 기름이 숯불에 떨어져,


 


치이이.


 


연기를 내뿜었다. 그 고소한 냄새가 1층에 있던 모험가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주인장은 다 구운 꼬치를 포치에게 내밀었다.


 


“어? 나 주는 거야? 고마워.”


 


그러나 주인은 포치의 손을 매정하게 쳐냈다.


 


“가만있어.”


“멍?”


 


그의 말대로 가만히 기다리자, 등 뒤에서 여자아이 손이 쑤욱 나왔다. 냅다 손을 잡으려는 포치에게 눈치를 주었다. 움츠러들었던 손이 다시금 쭉 내밀어 고기 꼬치를 쥐고 잽싸게 등 뒤로 사라졌다.


 


“됐어.”


“됐다고?”


“그래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내려올 거다.”


“그으래? … 주인장 수상하게 잘 아는데?”


“예전에 고양이 아이를 알바로 쓴 적이 있었지. 그때 너 같은 놈들이 얼마다 달려들었던지.”


“나 같은 놈?”


“그래. 고양이 냄새라면 환장하는 무식한 개 인간들. 덕분에 겁먹은 고양이 인간을 달래는 법을 알게 되었지.”


“그게 꼬치야?”


 


주인장은 포치를 보고 눈을 흘겼으나, 틀린 말은 아니라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의 말대로 포치의 등에 양념을 죄다 묻히며 꼬치를 먹은 쏘오가 바닥에 내려섰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의 털을 붙잡은 채, 바 너머에 있는 수탉 인간에게 말했다.


 


“고맙습니다.”


“흥! 고양이 인간치고 예의가 바르구나. … 하나 더 구워주랴?”


“히히. 네.”


 


쏘오는 아예 포치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 옆으로 리자드맨이 앉으려다가, 눈총을 받고 물러섰다.


주인장은 금방 새로운 꼬치구이를 완성했고, 쏘오는 한 손에 꼬치구이 다른 손에는 포치의 털을 붙잡은 채 배가 부르도록 포식했다.


 


* * *




“… ….”


 


침대에서 일어난 쏘오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현실 … 세카이. 어째서.”


 


분명 양껏 꼬치구이를 먹고, 시바견 인간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었다.


눈을 뜨니 그녀의 방이었다.


 


“아쉽게도.”


 


연재와 마감만이 그녀를 기다리는 세계였다.


 


위이이잉.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어우 손 저려.”


 


꿈에서 계속 포치라는 시바견 인간의 털을 잡고 있었던 탓인지, 마치 지금도 한 손에 그의 털을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


쏘오는 그녀의 왼손을 내려다보았다.


 


“… ….”


 


오른손을 보았다가, 다시 왼손을 보았다. 오른손으로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았다.


 


“포치?”


 


그가 옆자리에 누워있었다.




* * *


 


“멍.”


 


포치는 자신의 손바닥 젤리를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세상에. 내가 다른 세계에 오다니.”


 


이미 그가 있던 세계를 구했던 용사들에 의해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그러나 포치는 자신이 세계를 건너뛰는 주인공이 될 줄을 몰랐다.


 


“흐흐흐.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가 들으면 좋아하실 거야.”


 


그는 마치 자신이 용사라도 된 듯 뿌듯했으나, 집주인인 쏘오의 생각은 달랐다.


 


“포치! 만약 사람들이 널 보게 된다면 … 으으으. 연구소로 끌고가 평생 갇혀 살아야 할 거야. 그리고 살아있는 채로 해부도 하겠지.”


 


그녀는 작은 몸을 최대한 크게 만들어 겁을 주려고 했다.


 


‘흥!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


 


그녀 말에 따르면 국왕을 대신해 있는 정부라는 곳에서 수인을 잡아가 생체실험을 할 것이라 말했다.


 


‘그건 어머니가 밤에 나가 놀겠다던 막내 녀석을 겁을 줄 때나 하는 이야기라고.’


 


포치는 그녀가 마감이란 것을 하기 위해 방에 들어간 사이, 그녀의 집을 구경했다.


신기하게 냉마법이 걸린 것인지 네모난 상자에서는 찬바람이 쏟아졌다. 그와 비슷한 계열의 마법이 걸린 냉장고란 곳에서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얼음도 있었다.


 


‘대마도사의 유산인가? 과연 용사들의 고향답군.’


 


작은 소인들이 들어있는 상자와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오는 물건, 그리고 귀족들이나 사용할 만큼 고품질의 거울까지. 어느 것 하나 범상한 물건이 없었다.


그러나 그보다 포치의 마을을 설레게 하는 것이 있었다.


 


“쩝.”


 


그는 커다란 통짜 유리, (투명도나 크기가 대단했다!), 너머로 수많은 건물을 바라보았다.


비슷한 모양의 건물들이었으나, 왕국의 수도에도 이만큼 높고 많은 건축물이 있지 않을 것이다.


 


천생 모험가인 포치는 밖에 나가고자 하는 본능을 참지 못했다.


그는 한쪽 다리를 베란다 너머로 넘기며, 방안에서 마감이란 녀석과 싸우고 있는 그녀를 생각했다.


 


‘미안!’


 


그래도 그녀가 얼굴을 가리라고 준 루즈핏 (그에게는 딱 맞는) 후드티셔츠는 벗지 않았다.


 


그가 있는 곳은 5층이라 꽤 높은 편이었지만, 층마다 그가 발을 디딜 곳이 있었다.


한층 한층 내려가며,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사는 곳을 구경했다. 낮이라 농사를 지으러 갔는지 빈집이 많았다.


 


“까꿍!”


“까르르. 멈머. 멈머!”


 


아직 어린 아가가 있는 집에서는 유리창 너머로 잠깐 놀아주기도 했다.


 


“아가야. 나중에 우리 세계에 용사로 오게 된다면. 포치란 이름의 시바견인을 찾거라. 약속이야!”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하고는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빌라촌에서 큰 거리로 나오니 조금 사람이 많아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포치의 얼굴을 뚫어지라 바라보며 지나쳤다.


다들 비슷한 단어를 내뱉곤 했는데.


 


“코스프레가 뭐지? 나중에 쏘오에게 물어봐야겠군.”


 


대신 그는 얼굴을 가리는 후드를 깊게 눌러썼다.


 


이세계 거리는 별세상이었다.


 


철로 된 상자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진귀한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 당장 그가 사는 세계에 하나만 들고 가도, 왕국이 뒤집힐 만한 물건투성이였다.


포치가 주머니를 뒤졌으나 안타깝게도 브론즈 동전 몇 개가 전부였다.


 


“킁킁.”


 


[아침을 여는 여관] 꼬치구이만큼이나 맛있는 냄새 사이로, 그의 후각을 건드리는 냄새가 있었다.


개과의 생명체라면 견딜 수 없는 냄새.


 


“고, 고양이!”


 


사는 곳이 점점 줄어들어 멸종 희귀종으로 분류된 검은 고양이가 길거리에서 고양이 세수하고 있었다.


포치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누구도 고양이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주인이 없는 듯하니, 돈이 없다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 고양이만 데려간다면. 꿀꺽.”


 


포치는 뭔가에 홀린 듯 녀석의 뒤를 따라갔다.


골목골목을 누비는 녀석의 뒤를 조심스레 쫓아 깊숙한 골목에 도착했을 때.


 


“뭐야? 이 재수 없는 고양이 새끼는!”


 


담벼락 너머로 젊은 인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 돼!”


 


포치가 다급하게 담을 넘었으나, 이미 고양이는 사라진 이후였다.


 


그리고 그 원흉으로 보이는 인간, 청소년으로 보이는 세 명과 바닥에 쓰러진 한 명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이 개새끼 가면을 쓴 또라이는.”


 


그중 한 녀석이 포치에게 다가섰다. 그에게 꿇리지 않은 덩치를 가진 놈이 아마 이 무리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모양이었다.


 


‘수인에게도 약한 개체를 공격하는 일은 흔히 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문명화가 되지 않은 야생에서나 있는 일이었다.


포치는 어른으로서 한마디 하려고 했다.


 


‘포치!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을 해서는 안 돼. 알았지? 약속이야!’


 


쏘오와의 약속이 떠오른 그는 말을 하는 대신,


 


“으르르!”


 


이를 드러내고 경고음을 냈다.


 


“이 새끼 봐라. 진짜 지가 개새끼인 줄 아나 본데?”


“시바, 가면 존나 잘만들었네. 이빨도 있고.”


 


‘시바? 내가 시바견인이란 것을 아는 건가?’


 


그의 경고음에도 녀석들은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길죽한 주둥이를 붙잡고 흔들었다.


 


“아저씨. 미치셨어요? 광견병에라도 걸린 거예요? 예?”


“시바 눈치껏 눈 깔고 꺼지란 말이야.”


“야! 그 개새끼 가면은 벗기자.”


 


점점 겁을 상실한 듯 그의 몸을 밀치고, 쏘오가 준 옷에 침을 뱉기도 했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몸으로 가르쳐주는 수밖에.’


 


포치가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리고 죄다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용사의 고향이라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불량배를 쓰러뜨린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괜찮으냐고 묻고 싶지만.’


 


대신 손을 내밀어 그를 일으켜 세워주었다.


 


“고, 고맙습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는 아이의 손에는 검은색 물체가 들려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인터넷에는 개쩌는 영상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by. 사과강정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작가. 웹툰 작가. 드라마 작가. 작가라는 자들은 모두 기발한 스토리를 찾고, 자신의 작품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치 그 세상이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생동감있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글만 있던 소설엔 그림이, 웹툰은 움짤과 소리. 드라마는 cg기술의 발달이 그런 고민의 흔적일 것이다. 다만, 그건 직접 겪은 일이 아니기에 표현하는것이 한계가 있다. 그런데, 만약 그 일을 직접 격는다면 어떨까?


"끼야아아아아아! 기분 좋아!"


두 뺨을 가르는 매서운 바람이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감싸안고, 푸른 하늘을 이불삼아 저 드넓은 대륙에 뛰어드는, 마치 꿈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으아아아아! 쏘오님! 이거 너무 높은거 아니에요?"

"몰라!!! 재밋으면 되는거지!"


낙하산도, 밧줄도 없이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고, 멀리서 분노한 드래곤이 소리치는 그런 환상같은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경험을 적은 글은 진짜 인기있지 않을까?


"이야호!"

"쏘오님! 점점 땅이 가까워져요!"


평소 겪어보지 못한 스릴. 예를 들면 몰래 용의 등에 타고 날라가다 들켜 싸우던 중, 용의 공중재비를 버티지 못하고 저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그 경험은 얼마나 생동감있게 적어나갈 수 있을까!


"주머니에 충격완화스크롤이 있어! 그거 써!"

"으아아아아! 네!"


급하게 내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 남자. 그 남자의 머리엔 강아지같은 커다란 귀가 팔락이고 있다. 그리고 그가 손을 넣은 내 바지 뒤에는 길다란 고양이 꼬리가 바람에 출렁대고 있었다.


"내가 쓴 세상이지만 너무 좋아!!!"


그래. 내가 떨어지고 있는 이곳은 내가 만든 소설. 알프레시아 대륙. 점점 커져가는 산과 풀, 그리고 바람 한 줄기까지 내 상상력으로 만든 세상!


"스크롤 그어아아아아!"

"꺄아아아아!"


주문이 발동되었다는듯 노랗게 빛나는 마법진이 내 손등에 새겨진다. 그와 동시에 머리부터 떨어진 마람에 앞은 보이지 않고 높이 떨어져서인지 깊게 패인 구덩이에 박혀 손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충격 완화때문에 죽진 않았지만 죽을만큼 아프다. 크으. 이게 몸이 비명을 지른다는 건가?


"포치! 어딧어! 나좀 꺼내봐!"

"으으. 머리야... 네!"


무언가가 내 다리를 붙잡고 날 끌어당긴다. 점점 빛이 보이기 시작했고, 잠시 후 포치가 날 완전히 뽑아내자 나는 포치의 금빛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좋아. 잘했어! 다음엔 충격완화 말고 무중력 스크롤로 사자."

"으으... 네..."


뭐라고 말을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그저 입을 다무는 포치. 무슨말인진 몰라도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한 포치니 고운 말은 아니겠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뭍은 먼지를 털며 말했다.


"용가리놈은 우리가 죽은줄 알거야. 그냥 조용히 도망치자."

"흐으. 네."


나의 말에 싫어하면서도 순순히 따르는 포치. 이럴땐 진짜 애완동물 같다니깐? 우리는 저 멀리 포효하는 드래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숲속에 몸을 숨기고 우리의 거점지인 엘폰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근데 방금 스카이다이빙. 재밋었지?"

"아뇨! 앞으로 이런거 하실땐 꼭 쏘오님 혼자 하세요!"

"에이 그러지 말고!"


아마 원래세상에 돌아가면 이것도 소설에 써야겠지? 나는 수첩을 꺼내 좀전의 일을 조용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다음엔 뭘 적어볼까? 리자드맨과 팔씨름? 놀 무리 놀래키기? 벌써부터 내일이 기다려진다.




0래작가님 항상 감사합니다.


사악. 사악. 사악.


 


중년 사내가 숫돌에 날을 세우던 장검을 눈높이까지 들었다.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은 너무 날카롭지도 그렇다고 뭉툭하지도 않은 날이 섰다.


뭘 모르는 초보들은 날이 날카로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검 위에 머리카락이 떨어지면 잘릴 정도로.


사실 그 정도로 날을 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너무 날카로운 검은 두어 번 휘두르면 이가 나가고 부러지고 만다.


 


“이 정도가 딱 좋지.”


 


잘 세운 장검은 잘 빠진 여인을 보는 것과 같다.


이제 현역에서 은퇴한 지 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랬다. 장검을 거치대에 올려놓고, 곰방대를 물었다.


 


“후웁. 후우….”


 


뽀얀 연기가 검에 서렸다가 사라졌다.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말이라 생각하지만, 검을 휘두르다 보면 검이 말을 걸어온다.


 


검과의 교감.


 


그 경지에 오르면 거칠 것이 없었다. 검과 창과 화살과 마법이 난무하는 전장을 2.7kg짜리 장검 한 자루를 들고 종횡했다. 육중한 철갑을 입은 기사도, 진리에 도달했다는 마법사도, 위대한 정령의 속삭임도 그를 막지 못했다.


한때 정점에 달했던 남자로서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그때 자신은 생명체가 아니라, 한 자루의 검이었다고.


 


“후우~.”


 


이제는 연기처럼 사라진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딸랑.


 


상점 문이 열리고 등짐을 바리바리 진 수인이 안으로 들어왔다.


 


“어서오, 뭐야. 포치냐?”


“아저씨!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가 그게 뭡니까? 예? 그래서 장사 좀 하시겠어요?”


“시끄럽다. 이 녀석아!”


 


실실 웃으며 말을 하는 갯과 인간인 포치와는 오랜 인연이었다.


 


“그보다 잘 들었다.”


“뭘요?”


“이번에 길고양이 한 마리 입양했다며.”


“엑! 그 무슨 망발이세요!”


“네 파티에 리자드 맨 녀석이 한 시간이나 투덜거리고 갔다. 자기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털북숭이가 채가 버렸다고.


그것도 무려 한 시간 동안이나, 아무것도 안 사고 말이야.”


“그 냉혈한 녀석이!!”


 


커다란 입을 쉴 새 없이 놀리며 리자드맨의 뒷담화를 하는 포치를 보며, 중년인은 과거 자신의 동료들을 떠올라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포치, 포치, 포치! 그만 투덜대고. 고양이 인간은 새 파티원이야 아니면 여자친,”


“멍!!”


“가게에서 짖지 마라, 시끄럽다.”


 


노란색 머리를 긁적인 포치가 어딘가 어색하게 말했다.


 


“걘 그냥 …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왜? 광장에서 널 붙잡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며.”


“그건 그런데. 아무튼, 그래요! 그보다 이거 이것 좀 봐주세요.”


 


요즘 들어보기 힘든 포치의 당황한 모습에 조금 더 놀려줄까 생각한 상점 주인이었으나, 그가 꺼낸 물건에 눈이 사로잡혔다.


 


나무도 철로 만든 것도 아닌 손잡이야 그렇다 치고, 한 뼘 남짓 길이의 칼날은 분명 그가 처음 보는 금속이 틀림없었다.


웨폰 브레이커처럼 물결 모양의 칼날을 손가락으로 튕겨보기도 하고, 다른 검을 가져와 맞대보기도 했다.


 


놀랍게도 정성껏 날을 세운 장점의 이가 나가버렸다!


 


상점 주인은 장미문양이 그려진 칼날을 쓰다듬으며 포치에게 물었다.


 


“… 이거 어디서 구한 거냐? 드워프 놈들이 만든 게 분명하다. 아니면 … 설마 새로운 던전이라도 발견한 거냐?”


 


포치는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만 들리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이세계에서 온 겁니다.”


“이세계!!”


 


장미문양의 칼을 든 그의 두 눈이 흔들렸다.


 


“너 설마 … 이세계에 다녀온 것이냐? 용사들의 고향인?”


“네.”


 


대답하는 포치의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그것이 바로 녀석이 상점을 들어올 때부터 느껴졌던 당당함의 근원이었다.


 


“용사들의 고향.”


 


소문만 무성한 곳, 누구도 다녀온 적이 없다는 그곳에 직접 다녀왔다면 그럴 만도 했다.


 


“용사라.”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용사가 되는 꿈을 꿔본 적이 있었다. 눈앞에서 이세계에 관한 신기한 이야기를 떠벌리는 눈앞의 수인도 다르지 않았다.


 


‘포치.’


 


그가 처음 포치와 만난 것은 용병 일을 그만두고, 가족을 데리고 이 마을에 정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벌써 십 년 전이군.’


 


* * *


 


“빌어먹을.”


 


곰방대를 입에 문 남자가 연신 다리를 덜덜 떨었다. 그는 불안한 두 눈으로 주변을 훑었다.


 


한쪽 벽에 가득한 번쩍한 무기와 다른 쪽에는 기사들이 사용하는 풀 플레이트 갑옷이 마네킹처럼 서 있었다.


하나 같이 고품질의 무구들, 문제는 상점에 있는 것이라고는 갑옷에 미끄러지는 파리가 전부라는 점이었다.


거금을 들여 마련한 상품이 하나도 팔리지 않고 있었다.


 


“다시 칼이라도 들어야 하나?”


 


아내가 결사반대할 것이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식구들을 굶길 수는 없었다.


 


며칠간 상점을 찾은 사람이라고는 가끔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호미나 삽이 있냐고 들른 것이 전부였다.


곰 같은 마누라와 여우 같은 자식 놈들이 가만 바라보고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그의 쓰린 속을 달래주는 것은 곰방대에 꾹꾹 눌러 담은 연초가 유일했다.


 


뻐끔뻐끔 물고기라도 된 것처럼 연기를 뿜고 있는 그에게 재밌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허브 사세요! 드루이드가 직접 기른 허브 한 단이 단돈 동화 열 개입니다!”


 


갯과 수인인 소년이 자신만큼 커다란 등짐을 진 채로, 양손에는 그가 광고하는 허브를 들고 사람들에게 흔들고 있었다.


그를 싸늘하게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뿜어대는 소년,


 


“스프에 넣어도 좋고, 약재와 혼용해도 아무 부작용이 없는 드루이드표 허브 팝니다-.”


 


아직 부모의 그늘에서 보호받아야 할 소년이 길 가던 아줌마에게 허브를 한 단 팔고 좋아하고 있었다.


 


“그거 팔아서 고작 얼마나 번다고. 쯧.”


 


혀를 차는 상점 주인이었으나, 생각해보니 오늘 순수익은 갯과 수인의 압도적 승리였다.


그가 보는 것만으로 벌써 네 명째 허브를 사 갔으니까.


 


“그래. 네가 나보다 낫다.”


 


씁쓸한 패배감에 곰방대를 털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한참 허브를 팔던 소년이 가만히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동네 수인 꼬마들이 모여서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 ….”


 


아무 말 없이 손에 든 허브를 바라보는 소년이, 아무도 모르게 소매로 눈가를 쓰윽 닦았다.


 


“씁.”


 


상점 주인은 담뱃재를 들이킨 것처럼 입맛이 썼다.


 


‘점심 도시락 삼아 가져온 육포를 어디에 두었더라.’


 


상점을 뒤져 육포를 찾은 그가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소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머리를 긁적이며 돌아가려는 그의 귀에 미약한 신음성이 들렸다.


 


‘그 아이다!’


 


상점 주인은 신음이 들리는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다. 막다른 골목에는 드루이드표 허브가 더러운 골목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허브 파는 소년이 마을 왈패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어딜 고아 새끼가 나대는 거야!”


“개 같은 짓거리를 하니까 너희를 개새끼라고 욕하는 거야. 낄낄낄.”


“야, 저 새끼주머니에 돈 있어.”


 


아직 뼈도 다 여물지 않은 소년을 집단 린치하는 왈패들.


 


“으드득!!”


 


마을 양아치 정도야 검을 쓰지 않아도 콧바람만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했다.


그러니 웨어울프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과한 행동이었다.


 


우드득, 우드득!!


 


평범한 중년 남성의 몸에서 두 배는 커진 몸, 천연 갑옷처럼 빽빽하게 자란 늑대 털, 칼날처럼 날카로운 손톱과 이빨까지.


상점 주인은 제 운명도 모른 채 소년을 괴롭히는 양아치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바닥에 나뒹구는 막대를 들어,


 


와다다다닥!!


 


단 한 번의 호흡만으로 마을 양아치들을 물리쳤다.


 


바닥에 쓰레기처럼 널브러진 양아치들, 그 가운데 몸을 웅크린 허브 파는 소년이 있었다.


상인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상품도 내팽개친 녀석이 제 몸보다 작은 토끼 수인을 감싸고 있었다.


 


“이봐 괜찮냐?”


 


소년의 커다란 귀가 움찔거렸다.


 


갑자기 멈춘 폭력 그리고 나타난 웨어울프.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소년은 여전히 토끼 수인을 제 몸으로 가린 채 말했다.


 


“아, 아저씨가 절 구해주신 건가요?”


“뭐 그런 셈이지.”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상점 주인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다친 데는?”


 


소년은 제 몸이 아니라 토끼 수인의 몸을 확인하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그보다 무기 상점 주인분 맞으시죠?”


“쩝. 어떻게 알았냐?”


“전 상인이니까요. 어디에 누가 사는지 시장 조사는 필수죠. 헤헤.”


“그러냐?”


 


상점 주인의 볼이 실룩거렸다.


 


“쩝. 그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멍청하게 맞지 말고 도망쳐라. 제 한 몸 건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니까.”


 


용병으로 달고 달은 그가 건넨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었다. 그러나 소년은 그럴 수 없다고 소리쳤다.


 


“그건 리트리버 답지 않은 행동이에요!”


 


리트리버. 갯과 수인 용사의 이름이었다. 참으로 당돌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상점 주인은 하고 싶은 말이 태산과 같았으나, 아직 어린 소년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싶지는 않았다.


손에 든 막대를 던져버리고, 몸을 돌렸다.


 


“그래, 그건 뭐 알아서 하고. 이 녀석들이 정신 차리기 전에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을 거다.”


 


손을 흔들며 떠나는 그에게 소년이 소리쳤다.


 


“전 포치에요!”


 


포치라, 꽤 괜찮은 이름이라 생각했다. 그다음 이어진 말을 듣기 전까지는.


 


“아저씨 장사 진짜 못해요!”


 


상점 주인의 발걸음이 뚝 멈췄다.


그가 서서히 몸을 돌려, 당돌한 소년을 노려보았다.


 


“뭐?”


“생선 파는 고양이 같았다니까요!”


“이 자식이 옷까지 찢어가며 구해줬더니!”


“그러니까 제가 장사하는 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 ….”


“대신 제게 검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이 와중에 거래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며, 포치라 소개한 녀석은 천생 장사꾼이라고 생각했다.


쏘 받짤써맛




강아지수인 포치


쏘 기본표정(메즈가키로 해주세요!)

이런 야시꾸리한 눈빛으로 해주세요(메즈가키)


쉬는날의 쏘


고양이수면안대(그림중요<) , 고양이티(크롭티 배꼽보이게) , 돌핀팬츠 , 얼굴은 고양이동공(가로로 찢어진 루비같은 눈동자), 눈매는 메즈가키

쏘랑 포치 2인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