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루젠 터다지기를 붙인다고 개지랄을 떨고 있는 요즘

결국 오늘 정신이 나가버려서 뭐라도 해먹어야겠다

심지어 취향도 아닌 수루젠을 성능때문에

비지니스 관계로 키우는터라 고통이 배가된다

좌회전 진창길 비오는날 도주의요령

진짜 하나같이 ㅈ같은것들이다

그냥 맥퀸이나 들고갈까

이대로 흑화해서 3역병을 들고가도 할말이 없을 지경이다




일단 과정샷은 없다

그냥 만들었기 때문이다




재료는 다음과 같다

살치살 3.5cm두께따리 2조각

와인

양파

애호박

가지

표고

미나리

딸기

오렌지(없어도됨)

A1스테이크소스

버터조금

그 외 소금 간장 액젓 설탕 오레가노 참기름 등등양념


야채류는 얼추 절충이 가능하지만

미나리는 따로 무칠거라 없으면 허전하다





먼저 생각한 구성은 미나리무침, 라따뚜이, 딸기소스이다.



집에 전부치고 남은 미나리가 좀 있어서

얘를 생으로 액젓 간장 소금 참기름에 무친다.


나는 이렇게 간장이나 액젓을 사용할 때

그 향의 힌트정도만 나도록 살짝만 넣고

나머지는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편인데

그렇게 하면 원래의 향에

간장액젓이 살작 서포트만 해주는 느낌이 나서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라따뚜이는 사실 말이 라따뚜이지

애호박과 가지, 표고를 사전 소금간 약간 해놓고

팬에 구워서 토치질을 해서 약간 스모키한 향도 가져간다

그리고 구워놓은걸 한테 모아서 참기름을 두르고 무쳐준다


이러면 거의 한식 나물무침맛인데

다른 간 없고 깔끔한데 하나하나 따로구워 익힘정도가 알맞고

불향까지 나는 훌륭한 가니시가 된다



스테이크에 딸기소스는

도대체 무슨 타치바나같은 생각인가 싶겠지만

생각보다 어울린다. 


양파를 하나를 채썰든 다지든 여튼 조져놓고

갈색빛이 나도록 한참 볶아준다음

와인을 양파와 같은비율, 다진 딸기를 양파의 2/3정도,

설탕반술, 간장반술, A1한스푼 반정도 넣어준다.

A1은 잘 없긴한데 없으면 케찹을 쓰고 간장을 좀 더넣자.

그런 다음 소금으로 모자란 간을 해주고

나는 오레가노 좋아하니까 오레가노 넣고

(시원한 허브라 이런 소스에 또 어울린다)

소스를 한번 갈아준다.


귀찮으면 갈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사실 모양새가 양파, 딸기때문에 살사에 가까워서

발라먹거나 찍어먹으려면 한번 갈아주는게 좋다.

이러면 소스가 양파와 와인덕분에 든든한 베이스가 깔린다음

그 위로 딸기가 나대면서 상큼한 느낌을 주기에

스테이크에 곁들여도 충분히 어울리는 맛이 난다



스테이크는 얼마전부터 맛이들어버린

콜드시어링 방법으로 구웠다

이번엔 각 면 2분식3세트, 총 6번 뒤집어

12분 조리시간을 가져간 다음 버터로 베이스팅 해주었다

다 굽고 레스팅하는동안 향좀 배라고 후추도 뿌려주자.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으니

플레이팅이나 까리하게 하면 끝난다







오렌지는 냉장고에 있길래 소스에도 살짝 넣었다

사실 소스에 썼는 와인이

프랑스 브루고뉴 피노누아라서 이렇게 쓰긴 상당히 아까울 수 있지만

쥰내 프루티하고 상큼한 편이라 이게 저런 소스랑 또 찰떡이네

이정도면 똑같이 입으로 들어갔으니 봐줄만 했다 생각이 든다


고기는 살치인데다 버터베이스팅으로

육향과 지방의 풍미가 풍부하게 올라오지만

기본적으로 딸기소스의 상큼함이 조화가 되고

이 향을 국산 나물무침 邏打頭異,

(*라타두이. 돌면서 머리를 치는 이방인을 따라하게 되는 음식.)

그리고 전통적인 미나리무침과 함께 먹으면서

입안이 계속 리프레시되는데

진정으로 무한으로 즐겨요가 가능한 조합이라

양이 꽤 많았음에도 다먹고 아쉬움이 남았다



재료가 나름 복잡한 구석이 있어서

이렇게 해도 해먹을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면 후회는 하지 않을거라 확신한다.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요붕이들 맛있는거 많이먹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키무라는 터다지기 너프좀 시켜라

매번 붙이기 이만큼 개같을수가 없다.

이만 글 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