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시작함. 사실 그렇게 길지 않아 2편이 끝이라 연재라고 해도 될런지 모르겠음 ㅎㅎ;

전 편에 자세히 쓰지 않았지만 부채살 원육 3kg 짜리를 반절 짤라서 앞심은 다른 요리하게 냅두고 뒷심을 3장 뜨기 해서

속의 심지를 빼고 양쪽 덩어리를 그냥 구웠음. 그래서 솔직히 덩어리 하나가 엄청 큼.



두깨 5cm 되는 통 고기 덩어리를 그냥 구웠더니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음. 거기에 우리집이 지방기를 싫어하다보니 소지방을

다 걷어내느라 고기는 너덜너덜. 사진은 칼집 잘못 들어간 부분에서 육즙이 줄줄 새고있는 장면임.

그래서 소 지방이 부족한가 싶어서 올리브를 살짝 따라봤더니-



지옥이 시작됐다. 저기 핏물 올라오는거 보임? 기름땜에 갑자기 열 전도율이 올라 고기에서 육즙이 터져나오기 시작한것임.

사실 콜드시어링의 이론대로라면 저건 망한거. 겉면이 갈색으로 익어가는데 옆면은 그냥 핑크색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아직 열 전도가 제대로 되지도 않음.

그래서 나도 이때는 '아. 지금 망하기 10초 전이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



그래서 그냥 지금 미리 버터 베이스팅을 해주기로 방침을 바꿈. 버터 살짝 넣고 마늘 있던거 으깨서 고기로 완전히 문질러버림.



그리고 옆면 익혀! 지져! 구워!

고기 한덩이가 한근 이상은 족히 되어서 집게로 집는데 엄청 무거움;;

그래도 망칠수 없다는 생각에 들어서 지지다 놓고 딴거 들어 지지기 놓고를 반복함.



그래 이 빗깔이지. 고기가 다시 살아나는거 같아 마음이 좀 놓인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이미 콜드 시어링은 물 건너갔다고 슬퍼해야할까.

사진은 따로 없지만 고기 온도를 재보니 56도로 이미 미디움 레어는 한참 넘어서 레스팅 하면 웰던까지 갈수도 있을거같아 그만 굽기도 함.






근대 결과는 이럼. 이 정도면 레어 아닌가....?(레스팅은 따로 안함.)


그래도 한 20분 이상 상당히 오래 구웠는데 생각보다 그레이층은 적고 속에도 미지근한 온도에 고르게 색이 퍼져있어 좀 당황함.

분명 망쳤다 생각했는데...?

육즙 떨어지는건 마지막에 열을 갑자기 가해서 육즙 안정도가 떨어진 영향인거 같음.




결국 가족들이 너무 덜 익은 레어같다고 그래서 결국 자른걸 팬에 한 번 살짝 더 굽고 야채도 볶아 가니쉬한 걸로 마무리-

맛은 마지막에 소금 치는걸 깜빡해서 좀 슴슴했는데 그래도 비교적 부드럽고 먹을 만 했음.


암튼 이번 결론.

1- 고기 겉면은 매끈하게 다듬자. 칼집나고 너덜한 곳으로 육즙이 샌다. 솜씨가 없다면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자.

2- 아무리 고기가 좋더라도 두깨는 3~4cm 사이로 조절하자. 너무 크면 익지도 않는다.

3- 원 레시피는 온도를 안 올려서 레스팅을 안 했지만, 만일 베이팅을 하려고 마지막에 시어링을 한다면 레스팅 시간을 가져라. 


아무튼 이번 실험(?)은 끝.

익숙해지면 상당히 재밌게 해 볼수 있는 요리법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