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아 헝가리 노동자 결국 해산물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못 참고 벨기에로 주말 도피했다

진짜 헝가리 내에서는 돈을 얼마를 줘도 신선한 해물을 먹을 수가 없어서 지갑 거덜나는 거 알면서도 유로존으로 튈 수밖에 없다
(지중해에서 잡자마자 냉동컨테이너 배달해도 헝가리 도착하면 이미 맛탱이 다 가있음)

점심
새우튀김, 오징어튀김 그리고 새우 크로켓
음료는 람빅 크릭(람빅+체리)
벨기에 맥주가 여러 가지 있긴 하지만 벨기에 밖으로 나가면 못 마시는 걸 마셔야지

물 프리트 퍼먹고 싶은 욕구 한가득이었는데 여행은 다녀야 하니 점심은 일단 간단(?)하게 먹음

아 몰라 한 접시면 간단한 거지

대망의 저녁

전채로 훈제연어
대충 나는 곰이다 암시거는 중

크릭 또 입챈

맥주에 체리를 타다니 무슨 게이같은 소리냐 싶겠지만 람빅은 일반 맥주랑 다르게 효모+기타 잡균으로 발효하는 거라 원액은 어지간한 벨기에인도 기겁하는 물건임

고로 이런 물건을 마시려면 과즙 타는 건 거의 필수고 가장 인기있는 과일이 체리

왔다 나의 홍합찜과 감자튀김

물 프리트도 재료 따라 여러 배리에이션이 있지만 난 심플하게 화이트 와인+양파+셀러리 조합 선택
일단 기본 맛부터 알아가야지

지금 홍합철 아니라서 좀 묵은 홍합일 텐데 헝가리는 ㅅㅂ 내륙국이라 냉동홍합도 멀쩡한 게 없어서 이거도 퍼먹으면서 감동의 눈물 나올 뻔했다

후식으로 벨기에 커피랑 크렘 브륄레
커피에 설탕이랑 제네버(노간주열매 술)를 섞고 그 위에 차가운 크림을 얹음
찬 크림과 뜨거운 커피를 동시에 마시는 게 묘미인데 크림 때문에 밑에 파묻힌 커피가 공기를 못 만나서 그런지 여간 뜨거운 게 아니라 좀 마시다 참지 못하고 섞어버렸는데 결국 끔찍하게 맛없어져서 마시다 남겨버리고 말았다

크렘 브륄레는 윗부분 치면 설탕막 딱 쪼개지면서 아래는 차가운 커스터드 크림을 즐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그냥 진짜 확 지졌는지 깨지지 않는 설탕막과 뜨뜻미지근한 커스터드가 기다리는 물건이었다
내 취향의 크렘 브륄레는 아닌데 그냥 따뜻한 거 먹고 바로 차가운 거 먹다 뱃속 기열찐빠나지 말라고 배려해줬다 생각하고 먹었음

먹고 나서 생깡뜨네흐 공원 다녀오고 끝
참고로 이 사진 찍은 시간 저녁 8시 30분임
잘못 본 거 아님. 진짜 "20시 30분"의 모습임
해가... 해가 안 져 ㅅㅂ!!!

지금 한국이 습도 때문에 해가 져도 덥고 꿉꿉한 지옥이라면 유럽 대륙은 습도는 괜찮은데 오전 5시에 해가 떠서 오후 10시가 되어서야 해가 지평선 너머로 가는 다른 지옥이 기다림
진짜 유럽인들 빨리빨리를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음 ㅅㅂ 여름에 해가 16시간 이상 떠 있는데 빨리빨리하다 과로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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