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씨, 지금 수육하고 있는데 잡내좀 잡게 지난번 식목일 때 쓰고 남은 '정종'좀 가져다 주시죠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수육! 



근데 대장, 그라운드 원 공무원이 일본말 쓰면 안 되지!


아잇, 시팔! 뗑깡 부리지 말고 빨리 가져오기나 해요!



으아아앙 씨발아 대장이 나한테 일본어로 욕해!



에휴...  씨발...



이제는 '뗑깡'이 일본어라는 건 유명한 이야기죠



뗑깡, 달리 말하면 '텐칸'은 뇌전증의 일본어인데,

뇌전증을 순한국어로 하면



'지랄병'이죠

(TMI: 염병(옘병)은 장티푸스)



이처럼 한국어에 자리 잡은 일본어가 몇몇 있는데 그 중에는 고유명사가 된 상표명도 있답니다



보통 어른들이 '청주'를 '정종'이라고 하시는데 '정종'은 '마사무네(正宗)'라는 상표의 이름입니다

이름의 유래는 전국시대 무장인 타테 마사무네와는 관계 없고, 청주(清酒)와 정종(正宗)의 일본식 음독이 둘 다 '세이슈'라 말장난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지사제로 유명한 '정로환'도 러일 전쟁 당시 발명된 '正露丸(세이로간)'의 한자 표기를 한국식으로 그대로 읽은 거고,



마약 물질 메스암페타민은 필로폰(히로뽕)으로 더 유명한데, 이것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대일본제약의 상표명인데…… 사실 이건 일본어라기 보단 그리스어네요


그리고 공포의 학습지, 구몬도 일본의 주식회사 구몬교육연구회의 상표이며, 유래는 창립자인 쿠몬 토오루(公文 公)의 성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전기 업계에서 많이 쓰는 변압기를 도란스(transformer에서 trans를 '토란스'라고 읽음)나,

맑은탕을 뜻하는 지리(ちり:치리), 쌈마이는 '삼류'를 뜻하는 三枚(산마이),

새로운 물건을 말하는 새삥은 한국어의 새롭다의 '새'와 일본어의 '물건 품(品)'자의 연탁음 음독 '핀'을 합성한 말이고,

조폭을 뜻하는 깡패는 'Gang'의 일본식 발음+패거리,

깡통은 Can을 음차한 缶+통

감색(紺色)을 일본식으로 읽은 곤색

등등이 있겠네요



으아아아앙 씨발아 대장좀 어떻게 좀 해봐!



에이미 씨, 지수 씨좀 어떻게 좀 해 보세요!



그럼 영어로 대화하든가!




……….




대장 내가 미안해

아뇨, 지수 씨 제가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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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썼는데, 이유는 게임 번역일 하다가 게임 시나리오, 기획쪽으로 이직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됐고, 이직 마저도 잘 안 돼서 현타 와서 써 봤음

결국엔 직장 동료하고 같이 비주얼 노벨부터 만들어 보기로 했는데 이것도 잘 될지 모르겠음

내가 재밌다고 소비자가 재밌는 건 아니니까


카붕이들은 하는 일 잘 풀리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