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유입이라 아직 고인물 컨텐츠까지는 못 해봤음
카사의 주력 BM은 이터/채용/스킨/장비(셋바) 이 정도로 볼 수 있을거 같음
근데 이걸 구매하는 과정이 되게 삐걱거림

1. 유료 재화 구매의 난해함

어지간한 게임에서 현금으로 직접 가챠 돌리는게 아니라 다이아 크리스탈 보석 같은 재화를 쓰는 이유가 뭘까
난 아마 심리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본다
가챠 10번 돌리는데 33,000원! 하면 니가 어제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배달 안시킨 치킨 값의 1.5배쯤 되는게 바로 직관적으로 와닿기에 소비가 위축될 수 있음
반면 다이아 300개 이런 식이면 가격이 직접 와닿는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비에 거부감이 줄어드는 편임

이렇게 대부분의 게임사에서는 눈을 가리되, 대신 유료재화를 비싼 걸로 사게 유도한다
보통은 제일 비싼 가격일수록 재화의 개당 가격이 낮아지게끔 퍼줌
굳이 계산기 안 두드려도 어지간한 게임들은 제일 비싼거랑 월정액이 효율 제일 좋다는걸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어필함

그런데 카사는 그런 직관성이 매우 극악임
일단 존나 난잡하고 개판인 상점 ui를 뚫고 가야하는 거도 있지만 유료재화 판매 구성이 좀 이상함

상시판매 하는 주화 사느니 다른 패키지 사는게 이득일거 같은데 다른 패키지는 여러 재화가 뒤섞여 있고 월초 패키지니 페이백이니 복잡한게 많아서 "그래서 가장 효율적으로 주화 구매하려면 뭘 사야하지?" 라고 소비자가 스스로 계산하기 어려움
카사챈 같은 커뮤니티 가서 고인물 붙잡고 뭐 사야 싸게 삼?이라고 물어볼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음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제일 기본 재화조차 복잡한데 그 재화로 사는 상품조차 더 복잡함

모바일 게임이 pc게임과 가장 차이가 나는 점은 가벼움이라고 생각함. 진득하게 컴 앞에서 잡고 집중해야하는 pc 게임과는 다르게 모바일 게임은 가볍게 하는 경향이 매우 강함
그런데 가장 기초적인 유료 재화를 구매하는 과정에서부터 머리 아파지는 경우는 모바일 게임의 장점을 상당수 상쇄한다고 봄


2.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

어느 심리 실험에서 인간은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오히려 만족스러운 선택을 못한다고 함
잼 3~5종류를 주고 하나 고르라고 할 때의 만족도와 50종류 주고 나서 하나 고르라고 할 때의 만족도가 다름

카사의 대표적인 BM 중 하나인 기밀채용을 보자

1. 현금 -> 기밀채용권
2. 쿼츠 -> 기밀채용권
3. 주화 -> 기밀채용권
4. 패키지 -> 기밀채용권

2번 쿼츠는 1주에 1번이니 제외하고 보면 기채권을 사는 방법은 크게 현금/주화/패키지 구매다
그런데 상술했듯 이미 주화 구매 자체만으로도 효율이 존나 복잡함. 깡주화인지 월초주화인지 이벤 패키지 주화인지 어떤 주화를 샀냐에 따라 다르고, 패키지 역시 주화로 산다면 또 주화의 가치에 따라 다르다

각성캐 뽑으려고 기채권을 사려고 마음먹은 순간, 가장 합리적으로 기채권을 사는게 뭔지 즉각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다른 게임에서 흔히 있는 "제일 비싼거 사다가 가챠돌리는"게 아니라 한참을 계산기 두드리거나 챈 와서 고인물한테 물어봐야한다

기본 재화인 주화 구매 루트 자체가 워낙 복잡한데다 상품인 기채권 구매 루트 역시 복잡해서 주화->패키지 2단계를 거치려면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를 거쳐야한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져서 만족할 판단을 내리기도 어려운데 기밀채용은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한두푼도 아니고 비싼 돈을 쓰는데 내가 현질한게 사실은 효율이 떨어져서, 알고보니 효율 더 즇은 패키지를 사지 않아서 돈을 헛썼다는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됨


3. 유저 심리를 파악하지 못 하는 상점

게이머는 결핍을 극복할 때 느끼는 쾌감을 동력원으로 게임을 하고, 게임사는 유저들이 결핍을 느낄 때 과금유도를 한다
그래서 BM을 예술적으로 짠 게임은 유저가 게임하면서 결핍을 느낄 타이밍에 팝업창으로 광고를 띄워서 과금을 유도함

카사에도 레벨업 패키지가 있다. 그런데 참 난해하다
예를 들어 20렙 달성 패키지는 1만원 가량에 이터니움 4만이 들어있다. 그런데 정작 20렙 때는 필요가 없다.
난 리세계가 아닌 맨땅계로 시작했고,  이것 저것 퍼주는 뉴비 사료랑 초반 미션보상 등으로 이터가 남아돌았다. 이터가 10만 단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하던 상황인데 20렙 패키지 팝업을 보면 그냥 공해지 사고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든다

다른 고인물들이 가끔 카사를 비판할 때 종종 나오는 "얘네는 게임을 안해보고 설계를 한거 같다"는 말은 상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카사를 막 시작해서 뉴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핍을 겪는지, 뭐가 부족하고 뭘 바라는지 이해를 못 하는거 같음

정작 뉴비 때 필요한 적성핵 관련 패키지는 어느정도 성장하고 보면 존나 창렬해서 논산훈련소 앞 음식집이랑 자강두천을 찍음

결핍이 과금으로 이어지는건 어느정도 과금이 합리적일 때지 너무 창렬하면 지갑을 닫는다.
담배를 보자. 25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면 아예 안 사겠지만 5~6천원이면 씨발씨발 하면서도 삼

적성핵이나 이터는 가장 결핍이 많이 나타나는 재환데도 가격이 너무 창렬이라 정작 구매욕구를 증발시킴. 돈과 시간에서 차라리 시간을 택하는 쪽으로 유저들을 유도함. 만약 유저들의 성장 속도를 제한하는 목적이었으면 차라리 구매 횟수 제한을 걸어두고 어느정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했어야 했다고 봄

고인물들은 주로 장비 셋바에 돈 쓸건데 난 아직 장비 건드는 시기는 아니라 안해봐서 모르니 생략함


4. 마무리

요즘 게임들은 점점 BM이 복잡해짐
그런데 정교하게 BM을 짤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심플하게 미니멀리즘으로 가는게 나을 거 같음
복잡하게 BM 짰다가 본인도 감당 못해서 사고 터진게 쿠키런킹덤이었다면, 카사는 소비욕구 뚝 떨어지게 BM을 짰음

3줄요약하면
- 기본 재화 구매도 존나 복잡함
- 기본 재화로 구매하는 상품도 존나 복잡함
- 유저가 결핍을 느끼는 타이밍도 못 맞추고 가격도 못 맞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