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썼던거 오타랑 문맥 자잘하게 수정하고 재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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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도시에 있는 모든 시민들은 태스크포스의 안내아래 빠르게 피난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침식 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도시에 있는 모든...]




불과 5분 전만 해도 평화롭던 거리가 아비규환이 되었다.


거리엔 팔짱을 낀채 음료를 마시던 연인은 서로의 애인조차 뿌리친채 도망가기 급급해보였으며,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왔던 어린 아이는 도망치는 인파속에 떠밀린 부모를 잃은채 오로지 부모님이 사준 풍선만을 손에 꼭 쥔채로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지옥이, 이 도시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




거리에는 웃음소리 대신 비명소리가 가득했다




거리에는 행복 대신 공포가 가득했다




오로지 절망만이 이들에게 남겨진 최후처럼 보였다.




오로지 태스크포스 방어병력만이 파도치듯 밀려오는 침식체들 사이에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었으나, 그들 또한 시민을 대피시키는것만으로 힘겨워보였다.




침식체의 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여태까지 본적 없는 숫자에 그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고, 1종 침식체들은 날카로운 침식체 발톱을 세운 채 태스크포스에게로 맹렬히 돌격하고 있었다. 그들이 하나 죽어나갈때 두마리가 달려들었으며, 두마리를 죽일땐 네마리가 달려들었다. 네마리를 죽일때엔 여덟마리가 달려들었다.




"제길! 엄호사격은 어디있나! 소총병은 뭐해! 누가... 으아악!"




전열을 유지하던 방패병들이 먼저 무너져나가기 시작했다. 1종 침식체들은 물살처럼 휩쓸려들어와 그들을 덮쳤으며 날카로운 입과 발톱은 순식간에 그들의 방패를 찢어버리고 피부와 늑골을 갈랐다.




그들에게 이 싸움은 더 이상의 가망이 없어보였다.




아니... 싸움이라고 볼 수도 없으리라.




침식체는 너무나도 많아 그것은 무리가 아니라 하나의 파도였기 때문에.


태스크포스는 마치 급류에 휩쓸려 내려가는 잿더미와 같았다


그들은 오직 카운터의 지원만을 기다리며 시민이 대피할 수 있도록 방어선을 만들어주고 있었으나 그것 또한 한계에 가까워져 왔으며


전열을 유지하던 방패진은 무너져나갔고, 하운드 전차에는 상부장갑위에 수십마리의 침식체들이 달라붙어 장갑을 헤집고 있었다




"젠장... 떨어져! 떨어져 나가라고! 운전수! 더 빨리 이 곳에서 빠져나가야해!"




"궤도가 끊어졌습니다 전차장님! 빠져 나갈 수 없어요! 저희는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젠장..."




곧 이어 하운드 전차들의 장갑이 열리며 침식체무리들이 안으로 침입하기 시작했다.


둔탁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며 마치 진공포장된 깡통속에서 터져나가는 토마토처럼 인간의 피와 살로 피범벅이 되었으며


하운드 전차들에게서 연기가 피어 올랐다.




전차마저 무너졌다는것은 더 이상 진영을 유지 할 수 없다는 것이리라.




후열에서 전열이 희망없이 무너져나가는것을 본 소대장은 꾹 닫고 있던 입을 열었다.




"카운터 지원 병력이 오기까지 몇분이나 남았지..."




"15분 남았습니다 소대장님."




"...이탈한다."




옆에서 무너져가는 전열을 호위하기 위해 총을 난사하던 소총병이 놀라 사격을 멈추고 소대장을 바라보았다.




"소대장님 우리가 이탈하면 시민들은 어떡합니까! 저들은...!"




"이탈한다!!"




소대장은 소총병을 향해 고개를 돌려 째려보며 소리쳤다


사실 그들 또한 인간이기에 누구보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리라.


소총병 또한 그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또한 죽음이 두려웠기에...




소대장의 이탈 명령이 무전기로 퍼지자마자, 사기가 바닥까지 내려갔던 태스크포스들은 우왕좌왕 무기를 버린채 도망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군인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으로써, 살고싶어서 달리고 있을뿐...




소대장또한 태스크포스의 인파에 휩쓸려서 전력을 다해 도망치고 있었다.


침식체들을 억제하던 방파제가 사라지자 그들은 더욱 빠른 속도로 도시를 삼켜나가고 있었으며, 곳곳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뼈를 씹는소리와 두개골이 터지는 소리에 패닉에 빠진 태스크포스와 시민들은 너도 나도 할것없이 서로를 밟아가며 도망치고 있었다.




인파속에선 부모를 기다리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 아이가 침식체의 거대한 그림자를 앞에 두고 공포에 두 눈과 풍선을 쥔 손을 꼬옥 감았다.




...침식체의 발톱이 서서히 올라가며 그림자가 아이의 얼굴을 덮는다.




이 도시에서 그들에게 희망은 없으리라.




미래또한... 없으리라.




그럴터였다.



돌연듯 앞에 칠흑의 장갑차 한대가 빠른속도로 드리프트를 하며 다가와 침식체를 박아 밀어내었다.


아이를 덮던 검은 그림자는 사라졌다.


그리고는 서서히 장갑차의 문이 열리더니, 육중한 중장갑으로 무장한 검은색의 병사들이 걸어나와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괜찮나?"




"아저씨들은... 누구세요?"




"블랙타이드란다. 어린이들에겐 언제나 무료 출동을 해주지. 아저씨가 필요할땐 언제나 부르렴."




육중하고 중후한 톤의 목소리는 아이에게 안도감을 가져다주었으며 아이는 터미네이터 소대원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채리엇 운전병, 이 아이를 안전한곳으로 대피시켜주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은 스트롱홀드 대장을 중심으로 한데 모여 정렬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마치 눈앞의 악마들을 소멸하기위해 의지를 다지는 성기사와 같으리라...




"알겠나!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의지를 보여라! 우리 모두 한번은 동료를 잃고, 가족을 잃은 자들이다... 그 슬픔으로부터 시민을 지키는것이 우리의 의무! 의지! 결의! 블랙타이드의 저력을, 분노를 쏟아내라! 우리에게 있어 패배란 없으며! 오로지 승리만이 있을 뿐!"




"와아아아아아!!!"




그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우렁찼으며 그들의 외골격 방호복에서 일제히 뿜어져나오는 모터소리는 마치 공룡의 포효와도 같았다.




그런 그들 앞에, 도망쳐가던 태스크포스 소대장이 마주쳐서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윽고 절망에 가득 찬채로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블랙타이드라고 했나? 확실히 그 외골격 방호복은 강하겠지만... 희망은 없어... 저들중에는... 3종에 가까운 그림자 또한 있단 말이다! 도망치지 않는 이상 개죽음일뿐이야... 개죽음일 뿐이라고... 카운터가 오지 않는 이상은..."




스트롱홀드 대장은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카운터 지원 요청은 했나?"




"당연히... 당연히 했다고! 그런데 최대한 가까이에 있는 델타포스의 뉴 오하이오는 도착하는데만..."




"서론은 필요 없다."




스트롱홀드의 단 한마디.




그 기백에 소대장은 움츠러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도착하는데 몇분이나 필요하지?"




"지...지금으로 치면 약... 10분이다."




"충분하다."




그 한마디만을 남긴채 스트롱홀드 대장을 필두로 블랙타이드 대원들은 전열을 갖춰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침식체들이 밀려오는 바로 그 방향으로. 그들의 강철 갑옷에 걸맞게 그들의 정신 또한 강철과 같았다.




칠흑의 병사 무리가 침식체들을 향해 박자를 맞추며 걸어나가는것을 본 소대장은 점점 멀어져가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 설마... 설마 이길 생각인가? 3종... 그림자란 말이다!"




태스크포스 소대장의 메아리에 스트롱홀드는 힐끗 돌아보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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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종 침식체들이 파도처럼 블랙타이드 대원 앞으로 쏠려나왔다. 2종 침식체들은 1종 침식체들 사이에 섞여 포효를 내지르며 그들 앞으로 맹렬하게 돌격해왔다.




"훈련대로 실시한다! 팀워크가 최우선이다!"




스트롱홀드 대장의 외침에 달려오는 침식체들 사이로 블랙타이드 대원들은 재빠르게 팔랑크스 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스트롱홀드 대원들은 티타늄 방패로 침식체들의 공격을 가로막고, 그들의 공격 텀이 멈추었을때 방패 사이를 벌려 터미네이터들의 샷건 사격이 달려드는 전방의 침식체들을 찢어발겼다.




"방어진!"




무거운 철소리로 다시금 스트롱홀드 방패병들이 방패 사이를 막는다.




"포격!"




방패진 위로 스위퍼 부대원들이 유탄발사기를 사격해 포물선을 그리며 전열을 넘어 후방의 원거리형 침식체들을 육편다짐으로 만들었다.




"전진!"




스트롱홀드 방패병들 사이가 벌어지며 터미네이터들이 샷건 사격을 하고, 이 진형이 계속 반복되어나가며 사상자 없이 전진해 나갔다.




"스카우트 부대는 침식체 무리의 주변을 돌며 정찰! 고립된 침식체들만을 선별하여 사살하라!"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스카우트 부대원들은 거리를 두고 적진을 가장자리를 돌며 침식체의 진영을 독수리의 눈이 된듯 훤히 꿰뚫어보았으며 아군에게 유리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블랙타이드 대원들의 공격에 무너져가는 침식체들중 고립된 개체만을 빠르게 사살하였다.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하나와 같았고, 전설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스파르타의 정예병과 같으리라...




"아무래도 이상해..."




스트롱홀드 대장의 중얼거림에 부관 터미네이터가 말을 이었다.




"걸리시는게 있습니까? 저희는 차질없이 앞으로 나가는 중으로 보입니다만... 대장의 시선은 틀린적이 없어 불안하군요."




"저기를 봐."




스트롱홀드 대장이 가르킨곳은 침식체 무리의 제일 뒤편이었다. 그 무너진 건물 잔해속의 황야엔 인간의 형상으로 보이는 조그만 그림자가 있었다.




"아직까지 저놈이 움직이지 않고 있어... 무언가 있다."




"우선은 밀려들어오는 잔챙이들부터 처리하고 생각하죠 대장님."




"알겠다."




그들의 팔랑크스 진형에 1종 침식체 무리들은 분쇄되어갔으며, 도저히 막을 수 없게 보였던 파도는 정예 병사들에게 진압되어갔다. 방패진이 밀치고, 샷건과 유탄발사기가 포화를 토해내었으며 독수리의 눈과 같은 스위퍼는 빠르게 돌며 전황 정보를 전달해주었다.




그렇게 침식체들을 모두 처리해갔을 즈음, 멀리서 흐릿하게 보였던 그림자가 다가오는것이 보였다.




"온다..."




대장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로운 그림자 침식체의 목소리가 울려펴졌다.




"잔챙이들 상대로 기뻐하는 촌극은 잘 보았어. 유흥거리는 되었다. 이제 잘 가거라."







이윽고 멀리서 붉은 섬광이 번쩍이더니, 반응할 새도 없이 한줄기의 광선이 그들을 덮쳤다. 그 광선은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후폭풍에 건물의 유리창이 깨져나갔으며 광선이 지나간 자리엔 도로의 움푹 패인 자국만이 남았다. 자욱한 잔해의 연기들 사이로 블랙타이드 대원들이 쓰러져서 나뒹굴고 있었다.




곧곧에서 신음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이것이... 3종인가...!"




스트롱홀드 대장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단 한발의 빛.




그 한번의 빛에 지금까지 탈없이 전진해나가던 블랙타이드의 절반 이상이 몰살당했다.




압도적인 전력차.




눈앞까지 다가온...






[압도적인 패배]




스트롱홀드 제임스 대장은 그 광경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 눈은, 두려움에 떠는 눈이 아니었으며, 공포에 잠긴 눈도 아니였으며, 절망속에 신음하는 눈도 아니었다.


그림자를 똑바로 응시하는 그 눈은...




그의 불타는 의지를 보여주는듯 했다.




그는 그림자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의지는 강철과 같았으며, 그 의지에 이끌리듯 외골격 방호복의 바이저가 푸르게 번쩍 빛났다.





"기동 가능한 부대원!"




그의 외침에 블랙타이드의 시체더미들에서 팔 한쪽이 없는자, 눈 하나가 보이지 않는자 할것없이 일어나 외쳤다. 그들 또한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진정한 전사들이리라.




"예!"




"나를... 믿고 따라줄 수 있겠나?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그 약속... 지켜보이겠다."




부상병들은 그 육체는 헤졌을지 모르나 정신만은 거신과 같아, 모두가 한마음으로 외쳤다.




"우리 모두 한번은 당신에게 구해진 목숨. 대장님... 저희는 죽음을 넘어서까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명령을!"




"..."




스트롱홀드 제임스 대장의 바이저 안쪽에 방울이 맺혀 푸른 빛의 일그러짐이 보였다.




"그렇다면 스위퍼 분대! 남은 유탄발사기의 잔량을 발밑에 쏟아부어라! 우리의 무기는 피해를 주기 힘들다! 연막으로 놈의 시야를 차단한다!"




"예!"





스위퍼 부대원들은 유탄발사기에 남은 모든 잔량을 부대원들 주변으로 쏟아부었다. 짙은 폭발끝에 가득한 연기가 블랙타이드 부대원들 덮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3종 그림자는 화가 잔뜩 난채로 중얼거렸다. 날카로운 손톱의 떨림이 그녀의 분노를 보여주는 듯 했다.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잔재주를!"




그림자는 연막에 가려진 부대원들을 찾기 위해 분노에 가득한 표정을 한채 연기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고 있었다.




"스카우트 부대! 빠르게 연막속에서 총을 쏘며 교란! 발을 멈추지 마라! 멈추면 맞는다!"




스카우드 부대원들이 연막속에서 재빠르게 움직이며 그림자에게 총알을 퍼부었다. 총알들은 당연히 먹히지 않고 계속해서 튕겨져 나왔으나 그림자의 감정을 끌어내기엔 충분했다.

연막을 방패삼은채 여기저기서 빠르게 움직이는 스카우트 부대원들을 눈으로 쫒기 위해 그림자의 고개와 눈동자가 쉴새없이 굴렀다.




"여기저기 여기저기서 쥐새끼같이! 더 이상은 봐주지 않겠다 쓰레기같은 인간놈들!!"




그림자의 손톱이 돌연 길어지며 연막 사이를 가른다.




이윽고, 스카우트 부대 전원이 연막 사이에서 몸이 반토막난채로 쓰러져갔다. 그들이 잘려쓰러지는 모습은 마치 갈대와도 같았다.




"안돼! 젠장... 터미네이터 부대!"




"예!"




"팔랑크스 전진! 스트롱홀드 부대와 맞춰 초 근접 사격을 시도한다!"




"알겠습니다!"




1~2종 침식체와의 싸움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팔랑크스 진형이 맞춰졌...




"이미 보여준 마술 수법에 속을거같아?"




그림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위의 모든 블랙타이드 대원이 몸이 갈라져 죽어있었다. 오로지, 수십년을 전장에서 싸워왔던 감각으로 날아오는 손톱을 쳐냈던 스트롱홀드 대장 혼자 우두커니 살아있었다. 그는 겨우 손톱을 막아내었으나, 강력한 3종 침식체의 공격을 완벽히 막지 못해 막아냈던 방패와 왼쪽팔의 근육이 그의 몸체에 간신히 붙어있는듯 하였다.




그런 그를 보면서 그림자는 조롱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하지 그래? 너희에게 승산은 없어."




그림자는 그의 주변을 원을 그리며 날카로운 조롱의 말을 이어 나갔다.




"처음부터 너희에게 승산은 없었어. 워치 조차 얻지 못한, 능력하나 없는 너희 필멸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거지? 너희 또한 개죽음일 뿐이야. 나는 처음부터 너희들을 가지고 놀았다고. 그렇기 때문에 1종과 너희들의 싸움을 구경만 해준것이지. 이제 절망하는 모습을 보여다오. 고통에 신음해다오! 절규하며 몸부림치며 나에게 목숨을 구걸해다오! 개돼지같이 울부짖어어어어어어어!!!!!!"




그 날카로운 목소리엔,




단 한마디만이 그에게 충분한듯 보였다.




"아니."




죽어가는 고깃덩이의 결의에 찬 말에 그림자도 잠시는 당황했다.




"뭐...라고...?"




"나는... 우리는... 승리한다."




죽어가는 고깃덩이가 외쳤다.




그 몸은 헤졌으나,




그의 정신은 강철과도 같으니.




그들은, 인류의 보루임이 틀림없으리라.




필멸자의 고통스러운 절규가 보고싶었던 그림자에게 그것은 더할 나위없는 모욕이었으며, 이윽고 그녀의 분노에 의해 주변의 잔해가 폭풍치듯 휘감겨 올려져가며 그녀는 외쳤다.




"재미없는 쓰레기! 너는 유흥거리도 안되는 쓰레기다! 이제 그만 죽어라!"




그녀의 손이 그의 티타늄 방호복을 뚫고 들어간다. 둔탁한 느낌에 척추가 부숴지며 그의 얼굴에서 생기가 빠져나가는것이 보였다.


그럼에도, 그의 눈은 계속해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겠다는 듯이...




이미 죽음이 예견된 그를 조롱하겠다는 듯이 다시금 그녀는 그의 갈라진 바이저 사이의 귀에 속삭였다.




"너의 패배네?"




날카로운 팔이 그의 복부를 관통한채 내장이 터져나와 흘러내렸으며 그의 입가에선 피가 터져나왔으나, 그는 얇게나마 미소를 지어보이며 두 손으로 자신의 배를 관통한 그림자의 팔을 두 손으로 꾹 움켜잡았다.




"아니, 나의 승리다..."




그 말이 그의 유언이 된채로, 그의 몸은 차갑게 식었다.




그림자는 마지막까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워치 조차 가지지 못한 한낱 필멸자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조롱한것에 분노했다. 그림자의 감정이 격에 달하여 이미 죽어버린 시체에 격앙된 감정을 마구 소리치며 메아리치고 있었다.




"마지막 까지 헛소 ㄹ ..."






그림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쳐 그림자를 가루로 만들어 놓았다. 그 자리에는 재만이 남겨져있었다. 조금전까지 강대했던 존재는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거처럼...




하늘에는 침식 구름을 밀어내는 거대한 함선이 태양의 역광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여기는 미합중국 델타세븐 소속 뉴 오하이오 강습함에서 알려드립니다. 구조 요청에 응하여 현시간부로 작전을 개시합니다. 현재 제이크 소령이 3종 토벌에 성공하여 신속하게 도시를 탈환중에 있습니다. 다시 알려드립니다. 여기는 미합중국...]




이윽고 함선에서 스테이츠 오브 원 부대원들과 델타세븐 소속 카운터들이 빠르게 강하하며 내려와 주변의 잔당을 소탕해나갔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뒤로 한 채 스트롱홀드 대장은 죽어서도 그 무릎을 꿇지 않은 채로...




카운터가 도착하고 나서야 미련은 없어졌다는듯...




이미 죽은 싸늘한 대장의 헬멧의 푸른 불꽃이, 깜빡이며 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