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이즌은 생각했다.


사무실이 참 조용해졌다고.


눈을 감고 소파 위에 누워 있는 호라이즌을 보통 사람이 봤다면 열에 아홉은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할 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호라이즌은 사람이 아니었으니 잠을 잘 필요가 없었으니까. 가끔 휴면 모드로 프레임 효율을 유지해줘야 할 때는 있었지만 그럴 때도 AI가 쉬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조용하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그나마도 대시가 없던 시절, 리타와 둘만 일했을 때는 충분히 조용했다.


이제 직원도 없는 소장이 된 호라이즌에게는 조용한 것이 나았다. 시끄러운 건 비효율적인 것이고, 여태 그 비효율을 참아왔던 건 두 직원이 주는 이득이 소음보다 컸기 때문이었으니까. 이제 필요 이상으로 까칠한 태도를 유지하는 리타도, 한시도 쉬지 않고 떠들어대던 소음의 주 원인인 대시도 없으니 이 편이 나았다.


쓸쓸함 같은 건 마음이 있는 자들이나 느끼는 것이지.


"소장님! 아까부터 누워서 뭐하세요? 주무세요?"


"몇 번이나 말했는데. 전 잠을 자지 않습니다, 대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무심코 대답하던 호라이즌의 눈이 번쩍 뜨였다. 헐레벌떡 일어나 방 안을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호라이즌은 마치 인간처럼 고개를 숙이며 눈두덩을 문질렀다. 방금은 뭐지? 환청? 그럴 리가 없었다. 기억 회로가 잠시 오작동을 일으켜 과거에 했던 대화를 재생했나보지.


눈두덩에서 손을 떼자 무언가 뜨뜻미지근한 액체가 묻어 있었다. 기체 고장인가? 조만간 점검을 해봐야 할지도 모르겠군. 호라이즌은 자리에서 일어나 비척비척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리고 세면대 거울에 눈동자를 비춰보았다. 파란색 눈동자......

















호라이즌의 눈동자가 파란색인걸 눈치챘는가?


그렇다. 바로 이볼브 원의 메인 카메라 렌즈 색이다.


크로노스는 스캐빈저에게 마개조당해 이볼브 원이 되어 돌아왔다.


호라이즌의 목표는 그의 AI를 크로노스 기체에서 몰아낸 스캐빈저의 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