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사건으로 힐데가 마왕이 되고

로자리아가 펜릴소대의 소대장이 된 if물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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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 잠은 어디서 자는 거야?”


 설마 잠조차 이 의자 위에서 잔다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을 했지만 진짜였다.


“음? 이상한 걸 묻는구나, 신입. 자, 봐라. 이렇게 하면..”


의자의 등받이가 쑤욱, 뒤로 넘어간다. 예상치 못한 퍼포먼스에 유미나는 넋이 나가버렸다.


“이, 이거 그냥 고정된 거 아니야? 이게 넘어간다고??”


유미나가 신기하다는 듯 등받이를 몇 차례나 올렸다내렸다 반복하자 로자리아는 그녀를 양손으로 밀어내었다.


“나의 폴른호크에게 무얼하는 게냐!”


“폴른호크..?”


“이 고귀한 의자의 이름이니라. 너무 반복하면 부러질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도록 해라.”


“그거 부러진 적 있어?”


“예전에 수연이가 똑같은 짓을 하다 부러진 적이 있지.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


부사장이 말했던, 의자에서 마지막으로 벗어났던 모습이 그때인 건가.. 그럼에도 유미나는 다시금 붙어서 의자를 만지작거렸다. 


“그래도 이거 신기한데. 그냥 나무 같은 걸로 만들어서 완전히 고정된 줄..”


뚝, 하는 불길한 소리가 들렸고 유미나는 말하던 것을 멈춘채 완전히 얼어버렸다.


“음?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아니아니아니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그보다 목마르지 않아? 응? 콜라 가져올까?”


고개를 돌리던 그녀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며 화제를 돌렸는데 로자리아는 순순히 넘어왔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이는 걸 잊지 않고.


“감자칩도 있는가?”


“으.. 응.. 선배! 선배!!!! 선배!!!!!!!!!!!”


자신의 손에 들린 등받이를, 여전히 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그녀의 의자에 딱 붙인 채 유미나는 필사적으로 주시윤을 불렀다. 다급히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리고 곧 함선의 문이 열렸다. 얼마나 눈치가 빠른 건지, 그의 손에는 이미 감자칩과 500ml 콜라가 들려 있었다.


“오오, 역시. 꼬맹이는 아주 눈치가 빠르군. 나유빈, 그 녀석은 몇 번이나 말했건만 절대 직접 갖다주는 일이 없었는데 말이지.”


“하하, 눈치 보는 건 제 특기라서 말이죠. 그보다 미나 양? 왠지 표정이 좋지 않네요?”


“그, 그게..”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과연 허언이 아니었다. 기묘할 정도로 의자에서 손을 놓지 않으며 의자를 향해 몇차례 눈짓을 보내는 유미나의 모습에 주시윤은 금방 사태 파악을 끝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르다고 해서 그게 지금의 상황에 도움이 되는 일은 없었다. 현실조작급의 카운터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주시윤에게, 유미나에게도 그런 능력은 없었다.


“자, 어디.”


끼릭, 페트병을 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미처 로자리아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

주시윤은 저 콜라를 들고 ‘달려’ 왔다.


“으악!”


뚜껑을 열자마자 콜라는 힘차게 분출하며 유미나의 얼굴로 날아갔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정말 반사적인 행동이었지만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아..”


그녀가 붙잡고 있던 무거운 등받이가 함선의 바닥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아..”


언제나 능글맞은 주시윤조차 할말을 잃게 만드는 장면.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유미나에게 사과하려던 로자리아의 안색이 급격히 굳어지더니


“폴른호크으으으으으으으으!”


“미안!!!”


“흐아아아앙. 폴른호크으으으으으!”


듣는 이마저 서러워질 정도로 대성통곡을 하는 로자리아와, 할말을 잃은 주시윤.

그리고 사고의 장본인인 유미나는 그 어느 전투에서 보았던 모습보다도 빠르게 도망가고 있었다.

과거, 자신과 똑같이 그녀의 의자를 부러뜨렸었던 부사장을 찾아서 어떻게 용서를 구했는지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