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진이 이 씹새꺄! 탄을 만들어 가지고 오냐?! 지금 뭐 하고 있어!]


그라운드 원 도시 관리국의 유일한 협력 PMC이자 시민들의 친구 

자랑스러운 블랙 타이드 민간군사기업체

그리고 그 블랙 타이드를 이끄는 우리의 사랑하는 신부만 사장님 

통칭 씨부랄 사장의 씨부랄소리가 귀에 꽂은 통신기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니미 씹.. 나는 조용히 중얼거리고는 최대한 건조한 목소리로 답신했다.


"지금 탄받아서 막 출발했습니다 사장님"

[이 씹새꺄! 지금 본토고 여기고 죄다 전쟁통인거 몰라?! 당장 안 튀어오냐!]

"예 죄송함다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신사장은 뭐라 더 지랄을 할거 같다가 다행스럽게도 자기도 바쁜지 

빨리오라고 한마디만 하고 통신을 끊어버렸다.

운전중이던 스위퍼 이창민이가 자기도 빡치는지 신사장을 마구 씹어대기 시작했다.


"아오 저 씹사장 진짜.. 우리가 뭐 늦고 싶어서 늦었냐? 탄약관리파트 그 병신이 버벅대는걸 뭐 어쩌라는거야 진작 짜르던가 그 멀대같은놈"


나는 대답대신 한숨만 푹 쉬었다.

이제 가면 상황종료때 팔다리 멀쩡히 붙어있을지도 모르는 판국에 욕까지 들으니 기분이 참 상큼했다.


대충 연병장까지 트럭을 끌고 오니 대원들이 채리엇에 장비들을 싣는다고 죄다 난리들을 치고 있었다.

농담이 아니라 전쟁터가 저거보다 덜 시끄러울것 같았다.


"야 탄왔다! 빨리들 받아!" 


그 소음들 중에서 가장 큰 기여분을 자랑하는 신사장은 

트럭에서 내리는 우리를 보자 그 특유의 목청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하던 통화를 계속했다.


"뭐 이렇게 늦었어 씨댕이들아 씹사장 씨부랄이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나와 창민이가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블랙타이드 에코팀의 최성재 조장이 다가와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속한 에코팀 정찰조(스카우트)의 조장이자

목덜미에 대문짝만하게 새긴 UDT/SEAL 문구와 해골바가지가 인상적인 최성재 선임요원은 


최근 우리조에 신입이 들어오는바람에 불행하게도 새치가 크게 늘어버렸다. 

참고로 나는 욕이 늘었다.


"야야 시끄럽고 탄이나 빨리들 날라라 돌던지면서 싸우기 싫으면"


갑자기 시커먼 강철덩어리가 나타나 말을 하며 탄약 한 상자를 가볍게 집어들었다.

대원들 한 무더기를 이끌고 온 에코팀 터미네이터 박민우 부팀장님이었다.


터미네이터 병과라면 다 그렇듯 저분도 경찰특공대시절 교전중 영구적인 전상을 입어서

강화복을 입지 않는 평소에는 사모님이 휠체어를 끌고 다니신다. 후..


그런데 우리 팀장님은 어디계시지? 이런 힘쓰는데는 나이생각도 안하시고 꼭 끼시는 분인데

나는 탄약박스를 나르며 부팀장님께 팀장님의 행방을 물었다.


"부팀장님 저희 팀장님 어디계십니까?"

"아 형님은 너희조 신입 챙기고 계신다. 숙지할거 다 숙지했는지 확인하시고

그 새끼도 고생이지 하필 수습도 안 끝난 판국에 이난리가 터졌으니.."

"어련히 잘 하겠지 않겠습니까? 죄다 어디서 액션영화 한편씩 안 찍으면 여기 들어오지도 못하는데"


걱정스럽게 중얼거리는 부팀장님을 창민이가 속 편하게 위로하는 소리를 듣자

그 신입을 전장에서 안 죽도록 챙겨야 되는 나와 조장님은 실시간으로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물론 창민이 말따마다 우리 블랙 타이드는 현장요원의 거의 대부분이 전 경찰특공대 출신이고,

그 경찰특공대부터가 어지간한 군부대(주로 '특'자가 들어가는) 출신이 아니라면 지원 자체가 안 되는건 사실이지만.


걱정이 안 될 수가 있겠는가 신입인데.


그 때 통화중이던 신사장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중요한 통화라는걸 직감한 대원들은 

탄을 나눠실으며 동시에 토끼라도 되는 것처럼 귀를 쫑긋 세우며 대화를 훔쳐듣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저희도 상황 알고 있단 말입니다. 알고 있으니까 이러는거 아닙니까! 

전투병력 90명도 안 되는 인원가지고 사실상 증강된 일개 기계화대대 병력을 어떻게 막습니까! 

저희가 죄다 그 씨발 염병할 카운터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


아 씹사장님.. 처음에는 최대한 조근조근히 얘기하려 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 그 성질머리를 못이기고 악을 쓰기 시작했다.

통화대상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마 나중에 술을 좀 사셔야 할 것 같다. 물론 우리가 다 살아 남는다면.


나는 우리 백명도 안되는 블랙 타이드가 기계화대대를 상대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그 이전에 현실감이 없었다. 

도시 관리국은 머저리집단이 아니고 

아무리 상황이 급하더라도 설마 우리를 거기다 갖다 그냥 꼬라박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전에 신사장이 도시 관리국이 가란다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 '우리 식구들'을 냅다 카미카제시킬 위인도 아니고 말이다.


"예? 카운터지원이 있습니까? 몇 명입니까? 바로 온답니까?"


어 카운터가 온다고? 그렇다면 이야기가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달라진다. 

아무리 약한 카운터라도 정면으로 상대하려면 최소한 일개소대급 이상의 인원과 화력이 필요하다.

우리같은 일반 전술요원에게 카운터의 지원이 있다는 것은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는것, 그 이상을 뜻했다.


일례로 조금 전까지 죽쌍을 하고 같이 듣고있던 창민이는 갑자기 행복회로가 풀가동되는지 

순식간에 입이 귀까지 헤벌레 걸리기 시작했다. 잘한다.


그런데 이상하네 아까 브리핑대로라면 지금 TF란 TF는 죄다 총동원된 상황이라서

우리한테 당장 지원 가능한 카운터가 하나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팀명이 뭡니까? 예? 뭐라고... 하트베리? 그게 뭔.."


순간 일대가 정적에 휩싸였다.


우리는 모두 하던 동작을 멈추고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통화중이던 신사장을 일제히 바라보았다.


"야 뭐야! 니들 왜 이래!"


장담하는데 우리 신사장님 쫄았다.




하트베리. 카운터들로 이루어진 인터넷 방송 크리에이터 팀.

주 컨텐츠는 이면세계체험.


일반인은 웬만하면 평생 볼 일 없는 이면세계탐사를 생중계로 방송하는 4인조 카운터 팀인데

컨텐츠의 특이성과 수려한 외모로 일약 스타가 된 지 오래였다.

아마 일반인이 이면세계에 들어갈 확률 이상으로 나랑은 연관이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 바로 앞에서 블랙 타이드 신사장님께 긴급 상황브리핑을 듣고 있다.


"대충 상황은 들으셨겠지만 현재 리플레이서라는 테러조직이 차원함선을 이용해 전 세계적인 테러공격을 감행중이고

이때문에 그라운드 원 전체가 개ㅍ.. 실례 그라운드 원 전체적으로 대규모 진압작전과 교전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리국이 조금 전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그라운드 원에 시행된 테러는 조공.. 그러니까 위장 공격입니다.


이번 테러로 관리국이 테스크포스들을 투입시켜서 대응하면

적 주력병력이 대기하고 있다가 여유 병력이 없어진 도시 관리국을 직접 공격하려는 계획인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대한민국 국군이 지원을 오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현재 한국 본토도 공격받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 당장은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그 말이 맞다. 저새끼들이 뭐하는 새끼들인지는 몰라도 

상식적인 가정에 따라 테러공작과 게릴라를 벌이던 소규모 병력 외에 대규모 정규 병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우리 허를 제대로 찔렀다.


적들이 대체 그 많은 인원과 장비를 어디서 구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지만

염병할 일개대대나 되는 병력을 이면세계에 숨겨놨다가 

그라운드 원과 한국이 동시에 공격당해 거의 대부분의 병력들이 투입되어 교전에 돌입한 지금 

역으로 무방비 상태가 된 도시 관리국 바로 코 앞에 찔러넣을 생각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뿐입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도시 관리국이 무너지고.. 사령탑을 상실한 아군은 적들에게 각개격파 당할 겁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지키는것.. 맨날 하던 지랄 맨날 하던 삽질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우리는 시민들의 가장 견고한 방패이자 민중의 적을 쓸어버리는 민중의 빗자루 블랙 타이드니까.


"간단하게 작전을 설명하겠습니다. 저희 블랙타이드는 여기 이곳..

적들의 주 침공로로 예상되는 10차선 도로에 방어선을 구축하게 될 겁니다.

카운터분들은 이곳에서 대기하시면서 아군이 방어선을 구축할때까지 엄호하시다가

방어선 구축 후에는 한국군의 지원이 올 때까지 저희와 함께 그곳을 지키시면 됩니다."


승산은 충분히 있었다. 우리가 적들의 주공을 예상하지 못한 만큼

적들도 테스크포스도 아닌 웬 인터넷 BJ들이 지원을 올 것이라고는 차마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한국 본토가 공격당하고 있다지만 냉정하게 말해 규모가 커 봤자 일개 테러조직일 뿐이다. 


국군이 금방 상황을 진압하고 달려올테니 그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여러분들 중 가장 살상능력이.. 크흠! 잘 싸우시는 한 분은.."


사장님은 말을 잠깐 멈추고 뒤쪽에 늘어서 있던 우리 블랙 타이드 에코팀을 둘러보았다.


"저기 있는 에코팀과 함께 방어선 구축 완료시까지 전방에서 매복진지를 편성할 겁니다."




우리와 함께 갈 하트베리는 가은이었다. 

폭포수 같은 은발에 언뜻 차가워 보이는 미모가 인상적인 멤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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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존나 잘 쓰지도 못하는데 일단 질러봤슴..

제목은 얼마 전에 인상깊게 읽었던 모 대체역사 웹소설을 패러디했음

제목은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

존나 재밌고 무엇보다 무료니 관심있으면 한번 찾아보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