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어."



현관문이 열리자 알렉스가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알렉스는 그를 만난 기쁨보단 조급한 마음이 앞서고 있었다.


"다..당신! 이제 왔구나! 바로 저녁밥부터 먹을래? 아니면 목욕을 할꺼야? 어.. 그것도 아니면.. 그래! 당장 여기서 시작할까? 응? 오늘은 어떤 플레이든 당신 취향대로 따라줄게 응?"


"......."


"어.. 그것도 싫으면.. 어.. 어떡하지..어떡하지.... 이대로 있으면 또 나만두고..."



오늘따라 유난히 치근덕대는 알렉스의 모습에 관리자는 늘 그랬듯이 짜증섞인 일그러진 표정을 짓고 말았다.

알렉스도 이를 눈치챈듯 겁에 질린 모습으로 곧 바로 사과를 하였다.


"미.. 미안해... 내가 너무 달라붙었지..? 미안해..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앞으로 안 이럴게...."


"....알렉스"


극도의 공포심에 관리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알렉스는 분명히 따귀라도 맞을 것을 예상한듯 눈을 꾹 감아버렸다.


"..알렉스"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알렉스"


"..........어..? 자..기...?"


하지만 오늘은 어째선지 평소처럼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없었다.

살며시 눈을 뜨는 알렉스.


그 곳에는 알렉스가 그토록 기다리던 진짜 관리자가 서 있었다.


가볍게 눈웃음을 지으며 관리자가 입을 연다



"오늘은 아무데도 가지 않을거야. 하루종일 집에서 너와 있을게."



"에....?"



알렉스는 당황스러웠다. 어찌보면 그녀가 지금까지 계속 기다려왔던 한마디이지만 갑작스럽게 태도가 바뀐 관리자의 모습에서 괴리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쓸모없는 잠깐의 감정일 뿐.


알렉스는 그 한마디에 뜨거운 눈물로 뺨을 적시고 말았다.


지금까지 앓고있던 병이 쾌유한 것 같은, 얼어붙었던 심장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흐윽...윽.....으아..."


"알렉스?"


"흑... 나.. 너무 기뻐... 지금까지 당신의 그 한마디만을 기다려 왔었어... 돌아와줘서.. 고마워.... 흐윽.."


"알렉스...."



알렉스가 눈물을 보이자 한순간 놀라긴 했지만 곧 바로 미소를 지어주는 관리자.


알렉스는 눈물에 젖어 제대로 눈을 뜨기도 힘들었지만 그가 다시 미소를 지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뻐 눈물을 멈추기는 커녕 눈물바다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관리자의 미소는 자신의 아내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랑의 미소가 아닌

그것보다는 이질적인 음흉함이 보였다.



"알렉스"



"응, 왜 불러 자기?"



얼마나 울었던 것인지 알렉스는 아직도 눈가에 눈물이 고여있었지만 어느정도 진정 되었는지 더 이상의 눈물은 멈추고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은 것 같았다.




그러나 알렉스의 말괄량이 같은 그 평소의 페이스는 그렇게 오래가진 못하였다.





"아까 말이야 너, 어떤 플레이든 따라주겠다고 했지?"





"응..? 응.. 그랬었지. 역시 우선은 섹스부터 할까? 난 상대가 당신이라면 언제든지 해줄 수 있어♡"



"......."



아무 말도 꺼내기 전에 스스로 침대로 올라가 옷을 벗는 알렉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여성기를 벌려 알렉스의 가장 부끄러운 부분의 모든것을 관리자에게 훤히 보여준다.


"언제든지 와줘.. 자기♡"




"....."



"자기...?"



평범한 남자였더라면 최상급의 여성이 알몸으로 유혹하는 이 상황에서 이성을 유지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관리자는 어째선지 움직이지 않는다.



"자기..? 혹시 갑자기 기분이 바뀌었어? 역시 밥부터 먹고 할..까...?"



"알렉스"


"응..? 왜 불러.."



"사실은 오늘 집에 친구들이 오기로 했어"


"에..? 친구들...? 아.. 그렇구나... 미안.. 또 나 혼자 오버하고 당신을 곤란하게 만들었네.."


다시 옷을 입으려고 주섬주섬 옷을 챙기는 알렉스.


"아니야. 옷은 다시 입을 필요 없어. 그 녀석들도 이제 다 왔을테니까."


"아..?"



띵-동-



현관벨이 울리자 아직 들어오라는 허락도 내리지 않았는데 멋대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거구의 남자들.


그리고 알렉스에게는 가장 소중한 장소.. 관리자와 사랑을 나누던 보금자리에까지 도달한다.



"꺄아- 보지마-!!! 자기야 빨리 저 사람들 나가라고해! 대체 누구야?!"



"음. 이봐, 문을 멋대로 열고 들어올거면 벨은 뭣하러 누르는건가?"


"크르르.... 저 년이 알렉스인가... 네가 보여준 사진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발기가 풀리지 않아.."


"걸레같은년이.. 곧 자기가 따먹힐걸 알고선 알몸으로 준비하고 있었던거냐? 앙?"


"진짜 저 년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거지?"


"아, 그렇네. 자네들 마음대로 하게."



알렉스의 비명을 무시한체 자기들끼리만 이야기를 진행하는 남자들.


"자기야!! 이게 대체 뭐야!!! 저 사람들의 또 뭐고! 이게 어떻게 된거야!"



"음, 아까부터 시끄럽군 알렉스."



"뭐...?"



"하아... 우리의 관계도 이제 많이 식상해졌고.. 그래서 자네를 팔기로 했네. 어차피 자네 인간도 아니지 않나?"



그 한마디에 알렉스의 마음은 완전히 굳어버린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수모들은 다 뭐였던가. 대체 무엇을 위해 저 남자에게 폭행까지 당해가며 참아왔던 것인가.


애초에 저 남자는 처음부터 나를 한 사람의 여자로서 봐주고 있지도 않았던 것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음, 기계가 고장났나보군. 이보게 아무리 고장이 났어도 가격은 그대로일세. 명심하도록"


"아.. 알았으니까.. 빨리 박게해줘..."


"좋아, 계약성립이군. 이제 마음대로 해도 좋아 저 리얼돌은 자네들거일세."



"하하하하하하하하하..으웁, 웁웁웁"




띠리리리링-



"누구지? 아, 하림양인가? 그래, 곧 그리로 가지."


딸깍



"알렉스. 미안하게 됐군. 네가 망가지는 모습을 구경이나 하려고 했지만.. 오늘 이 집에만 있겠다고 한 말 지키지 못 할 것 같네."



......


"그럼 잘 있어 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