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국에 얽메이지 않난 자유로운 가면 라이더, 그래서 프리덤 라이더즈라고?"


찢어진 바지 차림으로 요요를 든 양아치 - 앞으로 요요 걸이라고 부르자. 이 요요 걸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요요 걸은 요요를 갖고 재주를 부리며 잘난 척 저 말을 뱉었다.


"어때? 근사하지?"


"근사는 개뿔, 그 근사값도 안 나오겠다."


"뭐야, 빠밤이도 멋지다고 인정하는 프리덤 라이더즈가 못 미더운 거야?"


저런 멍청이를 멋지다고 인정해주는 빠밤이란 놈도 정상은 아닐 거다. 고개를 저으며 난 가까운 관리국 지정 대피소가 어디인지 되새겼다. 도심이 그나마 걸어갈 만한 거리일텐데...


"쌍칼 언니 네가 그러면 나도 같이 가자고 잡지는 않는데, 대피소 가면 징병돼서 끌려갈 거고 혼자 다니면 결국 침식체 밥이거든. 권장은 할게, 나한테 붙는 거."


"...징병? 나 아직 아카데미 고등부 1학년인데?"


내 얼빠진 질문이 어이가 없었나? 요요 걸은 의아한 듯이 눈을 크게 뜨더니만 괴상하게 웃었다.


"푸흐흣흣핫. 학생이니까 그냥 얌전히 숨게 둘 줄 알았어? 아카데미 분교라서 자기 가치를 너무 낮게 잡는 거 같은데. 꿈 깨, 훈련 덜 받았어도 카운터잖아. 아카데미 학생 몸값이면 초등부여도 스틸레인에서 분대 하나는 고용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녀석은 요요를 손바닥으로 받았다 내던지기 시작했다.


"전투 훈련 받은 고등부 D급?" 드르륵, "소총수 분대로 채운 두돈반." 탁. "아직 반 애들 이름도 못 외운 신입생 B급?" 드르륵, "신삥 하운드 한 대." 탁. "그런 인재들을 그냥," 드르륵, "보호소에서 푹 쉬게 둘 리는 없잖아?" 탁.


"거슬리니까 요요는 좀 가만 두지 않을래? 말하는 건 이해했거든."


"그치만 난 이 장난질이 마음에 드는걸." 드르륵,


"세 번 말하게 할래?"


"두 번까진 됐지?" 탁.


"아이, 씻팔."




요요 걸이 안내한 곳은 단순한 빌라였다. 5층 정도 돼보이는 빌라 맨 위층이었다. 열쇠... 디지털 도어락도 아닌 구식 열쇠로 문을 열고 요요 걸이 들어섰다.


"왔슴다- 밥 줘 밥."


요요 걸의 말에 안쪽 방에서 대꾸가 들렸다.


"가끔은 저도 남이 해준 밥을 먹어보고 싶네요... 스스로 히로인이 밥 떠먹여주는 미연시 남주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말은 잘해요 민서, 직접 뛰거나 프리덤 라이더즈 명의 빌려주는 수수료 갖고 생활비 벌어오는 건 나거든요? 매일매일 1패를 적립 중이라고요."


"알았어요...히로세 씨가 좋아하는 일본 컵라면 식탁에 있어요, 챙겨먹어요..."


"이 인간이 진짜."


두 여자애들의 만담인지 말다툼인지, 그냥 듣고 있으려니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명의를 빌려주는 수수료?"


"어, 우리는 원래 고정된 멤버는 몇 없고 다른 무면허 태스크포스가 일할 때 명의를 빌리는 유령회사 같은 팀이거든. 그래도 나랑 저기 겜창인 민서랑... 아니, 민서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관리국 지원금은 나오지만."


대답해주는 요요 걸의 말이 잠깐 흐려지듯 끊어졌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싶지만 묻지는 않았다. 유쾌한 일이 아닐 건 아까 경험으로 충분히 감이 오니까.


"...그니까 기본적으로 하는 일 없이 지원금만 타먹는 백수에, 가면 라이더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멍청이 그룹이라는 거네. 프리터에 멍청한 가면 라이더, 프리 덤 라이더. 딱 맞는 이름인 거 같아."


"말이 심한 거 아냐? 이왕이면 '자유 카운터 공조회' 같은 듣기 좋은 단어가 있잖아. 코스프레도 안 하고."


투덜거리며 요요 걸은 컵라면 포장을 뜯다가, 나를 보고는 찬장에서 컵라면을 하나 더 꺼내 던졌다. 어이쿠, 놓칠 뻔한 나를 보고 녀석은 웃더니 말을 이었다.


"게다가 요즘은 나도 일하느라 바쁘다고. 좀 전처럼 주변 잡몹이라도 잡아둬야 관리국에서 쪼인트를 안 준단 말이야 요즘은. 침식 경보 발령이 늘면서 자유 시간만 줄고 있어."


"아카데미 3학년 선배들도 자주 현장 훈련이라고 나가던데 그래서 그런가보네."


"뭐야, 우리 보고 멍청하다더니 대놓고 관리국에서 징병해가도 못 알아본 거 아냐? 너도 우리랑 잘 어울릴 거 같지 않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군. 머쓱해진 나는 괜히 웃음을 흘렸다.


"아하하... 됐고 주전자나 줘, 물 붓게."


그 말에 요요 걸이 주전자를 건네줘 물을 부었다. 한 네 방울? 흘깃 보자 녀석이 능청스레 웃었다.


"아, 라면 하나 딱 맞춘 물이었지. 미안."


"아 진짜 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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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에이미 출시 아니냐?

이제 겨우 2편 끝냈네

한 4편 될 거 같은데

좆됐다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