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핀 컴퍼니' 민간 군사 업체로써 관리국으로부터 '13' 넘버링을 부여 받은 태스크포스 컴퍼니,

오늘도 코핀 컴퍼니 사원들은 침식 현상이 발현되어 침식지대가 되어버린 이곳저곳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곤 말이다. 


"오늘도 사원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나 보군! 이게 다 나의 영도력 덕분에 회사가 잘 나가기 때문이지! 하!하!하!" 

코핀 컴퍼니 텅 빈 사무실에는 이펙팅이 듬뿍 담긴 머신갑의 소리만 허공에 퍼져갈 뿐이다. 


"음.. 역시 회사에 혼자 있으려니 심심하군. 내가 그렇게 부사장은 남아도 될 것 같다고 했건만,

'사장님이 일을 안 하셔서 저라도 일을 해야됩니다.'라는 맞는 말만 하니 대꾸할 말도 없고...." 

머신갑은 사무실을 두리 번 거리면서 투덜거렸다. 이내 머신갑은 어디 재밌는게 없나 싶어 사무실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무실에는 임무에 대한 서류 뭉치들과 클로에가 이곳저곳 붙여 둔 부적밖에 없었다.


"클로에양.... 그렇게 부적 좀 적당히 붙여 두라고 했건만 또 이곳저곳 부적을 무지성으로 잔뜩 붙여 두었군. 마치 부적이 부적을 낳는 것 같네만." 

머신갑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곤 집게 팔로 부적을 강제로 뜯었다. 하지만 부적은 찢어지기만 할 뿐 깨끗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머신갑은 집게 팔을 요란하게 부딪치면서 계속해서 부적을 뜯었지만 부적은 계속해서 찢어질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붙인 건가 클로에양..." 

머신갑의 렌즈에서 붉은 빛이 흘러나오더니 부적을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이것은 강력 순간 접착제? 클로에양이 임무가 끝나고 복귀하는 대로 단단히 주의를 줘야겠군. 아니 그럼 평소에 비밀 청소 요원 원투는 어떻게 부적을 깔끔하게 청소한거지? 다음에 비법이라도 물어봐야겠군. 이런 거라도 해야 부사장의 잔소리가 적어 질 것 같으니." 

머신갑은 투덜거리며 집게 손으로 몸체 하단 부에 위치한 버튼을 클릭하였다. 그러자 머신갑 하단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바닥에 여러 조각으로 흩어진 부적은 머신갑의 하단 아래부분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시 내가 개발한 블랙홀 드라이브 청소모드 성능이 확실하군! 부사장은 이런 모습을 보면 기술 낭비라고 핀잔을 주겠지만 진정한 기술 낭비는 '이수연 스트라이크'라고 외치며 자신이 지금 기술을 쓴다는 것을 광고하는 부사장이 아니겠나. 하!하!하!" 

머신갑은 요란하게 웃으며 제자리에서 빙빙 돌았다. 허나 이내 자신을 감싸 오는 오싹한 기운이 느껴져서 주변을 둘러봤다. 


"설마 부사장이 어디 도청기라도 설치해 두고 막 그런 것은 아니겠지?!  음.. 가만보자, 부사장이랑 음성 연결도 안 되어 있고.. 내 착각이겠지?" 

머신갑은 카메라 렌즈를 번쩍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내 머신갑이 안도하던 와중에 갑자기 음성 연결이 걸려왔다. 머신갑은 설마? 라는 불안한 마음에 음성 연결을 시도하는 사람의 회사 아이디를 확인했다. 


'LSY Trek Is' 


'이건 부사장?... 설마 내 말을 들은 건가?... 일단 무시해야..' 

머신갑 너머 관리자의 혼잣말이 끝나기 전에 강제로 음성 연결이 되었다. 


"관.리.자.님?! 하하하하 남을 몰래 흉볼 정도로 할 일이 없나 보군요. 그래서 말입니다만 관리, 아니 사장님으로서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관리자는 음성 연결 너머로 부사장의 분노한 표정이 보이는 착각이 들 정도로 부사장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사려있는 것이 느껴졌다. 관리자는 부사장이 전기세를 아낀다고 강제로 에어컨을 철거 시켜버린 덥디 더운 사장실이 갑자기 춥게 느껴지려 하고 있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