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운터다.


관리국 등급으로는 C급으로 별 볼일 없는 카운터지만, 그래도 굶어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다른 카운터들과 다른 능력이 내게는 있다.


내 카운터 능력은 최면이다. 최면이라고 하면 3류 동인지에서 나오는 그런 이상야릇한걸 떠올리겠지만, 사실 그런 목적으로 능력을 쓴 적은 거의 없다. 처음에야 호기심에 그런걸 하기도 했지만, 돈을 버는데 도움이 되질 않으니 말이다. 카운터도 먹어야 산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내가 생각하기에도 기똥찬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렸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소규모 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임무를 찾은 뒤, 전투에 뛰어난 카운터에게 최면을 걸어 나대신 침식체와 싸우게 만드는 것이다. 최면이 풀리고 난 뒤에는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니, 계약금을 다 가로챌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처음에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내 능력은 침식체에는 통하지 않으니 전투에 나서봤자 할 수 있는게 없다. 카운터라는 것 때문에 보호장비 없이 동행하는 것 정도가 전부이니 말이다. 그래도 임무를 끝낸 후에는 나대신 싸워준 카운터에게 양심껏 수고비 명목으로 계약금의 일부를 넣어주긴 했다.


오늘도 그런 뒤가 구린 일을 하기 위해 다른 카운터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알트 소대라고, 언더그라운드에서는 꽤 유명한 전투 소대였다. 자식뻘의 여자 애들을 착취한다는게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이번 건에 걸린 액수가 꽤 컸기 때문에 놓치기 싫었다. 제대로 끝내기만 하면 몇 달간은 놀고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약속 장소에는 알트 소대원들이 이미 도착해있었다. 어른이 되서 지각을 한게 조금 뻘쭘했다.


"어... 벌써 와있을 줄은 몰랐네요, 이거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자 소대장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 괜찮아요. 저희도 방금 도착했는걸요. 반가워요, 저는 알트 소대의 리더 서윤이에요. 이쪽은 저희 소대원인 유진, 샤오린, 그리고 소빈이에요"


"아 서윤 양, 그리고 알트 소대원님들 모두 반갑습니다. 오늘 임무에 동행하게 된..."


그 때, 뒤통수에 둔탁한 충격이 느껴졌다.


"읏... 이게 무슨... "


나는 눈앞이 바닥과 가까워진다는걸 느끼면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