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돈까스를 먹으러 와 놓고 왜 손놈 새끼는 우동을 찾는 거지?




(며칠 전)




이봐요 돈까스 집에 왜 우동이 없냐고요!!






손님 저희 가게는 일식 돈까스 집이 아니라 경양식 돈까스 집이고…





아 그래서 왜 안 파냐고










아 손님 다음주까지 메뉴에 넣겠습니다요 하하하





그럼 다음주에 찾아오겠습니다







(다시 현시점)



그래서 글리치 네가 책임지고 준비한다고 했는데 준비는 잘 돼 가냐?






다 돼 가는데…





이 스푼, 일제 걸 쓰고 싶은데 정식 명칭이 뭔 질 몰라서 말이지






그냥 스푼 달라고 해





스푼 달라니까 진짜 밥 숟가락을 주더라고






숟가락이 일본어로 뭔지 검색 해봐!!





으음……




※네이버 일어사전


さじ… '사지'라고 하는 것 같은데?




빨리 그걸로 주문 넣어!!



근데 이것도 뭔가 이상한데……




밥 숟가락보다 상태가 더 악화된 것 같은데……





야이 사지를 찢어죽일 놈아!! 그 진상 새끼 어떻게 감당하려고 덥썩 우동 개시하겠다고 한 거야!!




이렇게 된 이상 일본인을 불러본다









그래서 저를 부른 거 군요




식권 10장 줄테니까 제발 도와주세요






시, 식권이 열 장!!







일식집, 주로 라멘집이나 우동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스푼이 있죠




이거 말이죠






면, 국물류의 요리가 메인 메뉴일 때는 보통 젓가락통 옆에 함께 비치하거나, 음식이 나올 때 함께 얹어져 나와 찾을 필요가 없지만 간혹 주인장이 깜빡하고 안 주는 경우가 있는데 명칭을 잘 몰라 보통 스푼 달라고 하죠





과연 저것의 명칭은 뭐고, 스캐빈저 아저씨들은 왜 숟가락을 검색했더니 이상한 숟가락이 나온 것일까요?








1. 아아── 저것의 이름은 '치리렌게(散り蓮華)'라는 것이다.

※냄비우동(鍋うどん)과 빨간색 렌게


일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숟가락은 본래 중국의 숟가락으로, 중국어로는 '탕츠(湯匙; 끓일 탕, 숟가락 시)'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숟가락의 모양이 마치 연꽃잎 한 장이 떨어진 것처럼 생겼다고 하여 치리렌게(散り蓮華; 지는 연꽃)라고 부른답니다

보통 줄여서 렌게(レンゲ)라고 하니, 인터넷에서 저 숟가락을 일본어로 찾고 싶다면 'レンゲ'혹은 'れんげスプーン(렌게 스푼)'이라고 검색하면 된답니다

※그냥 히라가나로 렌게로 찾으면 꽃하고 논산비요리 렌게 나옴






2. 일반적으로 알려진 숟가락은 스푼(スプーン)

※우측 중앙의 뚜껑 덮힌 메뉴가 계란찜인데 이것 때문에 스푼이 제공되었다


흔히 일본인들은 식사시에 젓가락만 사용하지만 카레 같은 음식을 먹을 때 숟가락을 사용하거나, 계란찜(茶碗蒸し; 챠완무시)같은 부서지기 쉬운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쓰는 숟가락을 일본에서는 スプーン이라고 하는데 발음은 스푸-ㄴ(푸를 약간 길게 발음한 푼)이라고 합니다.






3. 그럼 匙(さじ)는 무엇?

※네이버 일어사전



여행을 간 한국인들이 나름 사전을 찾아서 의사소통을 해보려해도 지난번 영수증과 같이 사전은 엉뚱한 단어를 알려주고 있네요


さじ(사지)의 정확한 뜻은 '약숟가락' 즉, 약국이나 한약방에서나 쓰는 도구랍니다

5g, 10g 정도만 계량해서 쓰려는 약숟가락을 갖고 식사를 하는 건 말이 안 돼죠

이 さじ가 약숟가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일본 관용 표현이 있는데 '匙を投げる(사지오 나게루: 약숟가락을 집어던지다)'라는 표현입니다

뜻은 '(더 이상 가망이 없어서)포기하다, 단념하다'라는 뜻인데, 외과 의술이 발달하지 못한 개화기 이전 의원이 병세가 악화되어 환자에게 더 이상 지어줄 약이 없자 약숟가락을 내동댕이 쳤다는 일화에서 유래됐다는데, 이야기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현대 일본에서는 관용어로 쓰이고 있답니다














그렇군! 글리치 뭐하냐? 빨리 주문 넣어!





ㅇㅇ










(며칠 후)

이보세요 우동이 맛이 없잖아요!
이거 먹느리 차란히 역전우동을 가서 먹고 말지






…………….














































오버플로와 글리치는 그대로 양한솔의 뚝배기를 깨버리고 다이브 심도 50층에 쳐박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