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바리.


관리자 아쎄이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코핀 인수하고 나서 침식체들 앞에서 이터니움을 그냥 깔아 놓고 제대로 씹을 새도 없이 악으로 몇 덩이씩 삼켜야 한다.


철 모르던 아쎄이 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침식체들 앞에서 고순도 이터니움 거의 일곱 함선 어치를 삼켜야 했고


까끌까끌한 이터니움을 허겁지겁 촉매제도 없이 계속 삼키느라 입천장이 까져서 계속 아렸다.


세 덩이째 먹는데 목구멍에 보라색 맛이 확 느껴지면서 삼킨 이터니움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섞인 이터니움을 입에 물고 얼굴이 벌개져서 있는데


8종 침식체님이 라이노처럼 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 머금고 있던 이터니움 토사물은 바닥에 뿌려졌다.


나는 그날 8종 침식체님께 반 병신 되도록 맞았다.


구타가 끝나고


8종 침식체님이 바닥에 뿌려진 이터니움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한 관리자 직위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 먹었고


8종 침식체님의 감독 하에 남은 우편 이터니움까지 전부 먹었다.


그날 밤에 8종 침식체님이 나를 불렀다.


특핵 열 개를 들고 융핵으로 만들어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닥에 흘린 니 토를 아무도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 코핀은 너희 집이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는다. 여기 그라운드 원에서뿐만이 아니다. 세상이 그렇다. 아무도 너의 관리 실패를 대신 수습해 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CoT 걸고 사는 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먹으라 한 거다."


"명심해라. 관리자는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술을 먹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 그날 이터니움 몇 덩이에 관리국 정신을 배웠고 관리국 정신에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