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어서오십쇼!"



대체 얼마만에 직접 손님을 맞는지 모르겠다

접객이란 비위를 맞추는 일이다

특히 본인이 사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제 도망간 알바생처럼  언제든 관둘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때문이다


손을대충 씻고  앞치마에 슥슥 문지르며 주방문을 나섯다

말없는 손님의 비위를 맞추기 아니.. 주문을받기위해해서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던 뒤로 목소리가 들린다


"음.. 오늘도 왔다네"


아니 목소리라기보다..이건 익숙한 기계음


"오늘로 사흘째인데  날 기억하나? "


기억 할 수 밖에 없다  이 손님은 일반적이지 않으니까 


"아이쿠 손님같은분을 까먹으면 얼른 장사접고 병원엘가야죠" 


허허 웃으며 물병을 들고간다

조용히 주문만하던 손님이 드디어 말을 걸어왔다

역시 보통 손님이 아니었나?

저런게 일반 손님일리는 없다  목적이 있겠지

목소리대신 울리는 기계음

나와같은  아니  나보다 더한가? 저건 전 두목같은종류일까

그럼 두목이보낸건가? 날 잡으러?

아니 그렇다면 이런 평화로운방법일리는..


"주문은 받지 않는건가?"


길게 늘어지던 생각을  기계음이 멈춘다

반사적으로 메뉴판을 건내며 다시 머리가 복잡해진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여기 메뉴판입니다"


긴장감이 스믈스믈 올라온다

내 해머를 어디뒀었지? 청소도구함?

아니 후문옆인가  자재창고? 너무 오랜만이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철덩이를 다지는데 특화된  그 해머를 떠올리자

오른손이 반응하여 증기를 뿜는다 


그 해머는 보통완력으론 다룰 수 없는 괴물이다

일상모드가 아닌 전력을 내기위한 조정이 필요하다


푸쉬익  찰칵찰칵


손님 아니  그 철덩어리가 메뉴판을 보지도 않고 내려놓는다

역시 이건 손님이아니었다

메뉴판과 주문은 그냥 날 주방에서 끌어내기 위함이리라


푸시이이익


두목의방식은 아니다 어디지? 델타세븐?  어제 글리치가 도망친건 정보가 있어서였나? 빌어먹을 배신자 소식은빠른 쥐새끼 


"자네.. 오른팔이 증기를뿜고있는데.. 괜찮은건가?"


피시이이익 


괜찮냐고?  아 물론이지  조정이 거의 끝났다

어디서 온건지 모르겠지만 당장 손을쓰지않고

손님인척 선문답을 하는사이 아주 괜찮아졌다


당장 망치의 위치가 기억나지 않지만

톱니가  뻑뻑하게 조이는  팔이 느껴진다

강철함선쯤은 외피째로 우그려 뜯어낼 수 있는 힘


"아 괜찮습니다  이런몸이된 후 종종 있던일이죠"


팔과 악력이 찾아준 여유에 미소가 떠오른다

씨익 웃으며 묻는다


"메뉴는 어떤걸로 드릴깝쇼?"


메뉴는 납짝쿵과 찢어내기다 이빌어먹을 철덩아 

속으로 생각하며 양 손가락을 까딱까딱 점검해본다



"메뉴는... 늘 먹던걸로"


그기계는 웃기지도않는 이모티콘표정을 점멸하더니

해괴한 주문을 해왔다


늘 먹던거? 이 철덩이가 어제랑 그제 뭘 시켰었지?

그동안의 주문을 내가받진 않았다

이 철덩이가 오던때의 주방을 떠올려본다


아 삼일간 공통적으로 나간 메뉴

그동안 잘 나가지 않았지만

이 철덩이는 꾸준히 시키던 그것


"아.. 하하 늘 먹던걸로 라는 주문을 꼭 해보고싶어서말이지

사흘이면 날 기억해줄줄알았다네

미안하네  제대로 주문하지   내 주문은..."


푸시이익..


철덩  아니 손님의 말을 중간에 받는다  내 팔은 다시 섬세한 작업을 위한 조정에 들어갔다


"아뇨 알고있습니다 손님  그 메뉴를 꾸준히 시킨건 손님뿐이었거든요 "


메뉴판을 다시 챙기고 손님을 향해 웃어보인다


"손이 아주 많이가는 메뉴라서요

혹시나싶어 오늘도 준비해둔 참입니다  바로 드리지요"










여기...





























시그마 한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