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아르바이트생이 바뀐 것 같군."


   

"보는 눈이 있군 손님! 아포칼립스의 마지막 총잡이란 바로 이 린 시엔님을 두고 하는 말이지!"


 

“...뭐 상관없겠지. 에쎄 3미리 한갑 부탁하지.”


   

“저… 손님?”


“왜 그러지?”


 

“신분증 좀 보여줄 수 있을까?”


“신분증?”

   

“응. 담배를 팔 때는 꼭 신분증을 확인하라고 그랬었거든.”

 

“후… 알았다. 뭐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이런.”

   

“왜 그래 손님?”


 

“아무래도 신분증을 회사에 두고 온 것 같은데. 이번만 넘어가주면 안 되겠나?”


“손님은 많이 쳐줘야 고등학생으로 밖에 안 보여서 그건 안 될 것 같은데.”


“전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은 어디 갔지? 매일 여기서 담배를 샀으니 그 아르바이트생은 내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 거다.”


“전에 있던 아르바이트생…? 아, 내 친구 세리나를 말하는 거라면 이번 주는 휴가 때문에 없어.”


“그럼 회사에 가서 신분증을 가지고 오는 수밖에 없나.”

   

딸랑

  

 

“내일이면 월급날이니까 오늘은 호화롭게 무파마를… 어라? 소대장?”


    

“신입이군.”


    

“여기서 뭐해? 부사장님이 소대장 작전보고서도 제출안하고 사라졌다고 이를 갈고 있던데.”


   

‘곤란하게 됐군. 이러면 회사에 가는 순간 보고서를 완성할 때까지 이수연한테 붙잡혀 있을 텐데. 뭔가 좋은 방법이…….’


 

“아. 그렇지 신입. 회사에서 내 사물함에 있는 신분증 좀 가져다주지 않겠나?”


 

“뭐? 내가 왜? 소대장이 직접 갔다 오면 되잖아.”


“신분증만 가져다주면 네 라면은 내가 사도록 하지.”


“소대장 지금 누굴 거지로 아는 거야? 내가 고작 라면 하나에 움직일 만큼 싼 사람으로 보여?”


“…삼각김밥도 사주마.”


“사물함이라고 했지?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가지고 올게!”


“후우… 이렇게까지 담배를 피워야 하나싶군.”


“그럼 그냥 끊으시죠? 몸에도 안 좋잖아요.”


“…주시윤? 평소엔 편의점도 잘 안 오던 녀석이 별일이군.”


“하하. 부사장님께서 시키셔서 스승님을 찾으러 나왔는데 미나 양이 신나서 뛰어나오는 걸 봤거든요. 여기 계시겠다 싶어서 얼른 찾아왔죠.”


“날 찾기는 무슨. 내 핑계를 대고 농땡이나 피우려했겠지.”


“저처럼 성실한 사원한테 그게 무슨 섭섭한 소리세요 스승님.”

“하지만 스승님께서 사랑스러운 제자에게 바나나우유 하나만 사주신다면 갑자기 농땡이를 피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기도 하네요.”


“하아… 알았다. 가져와라.”


 

“감사합니다. 스승님. 하하하.”


“시끄럽다. 망할 제자 녀석.”


   

*

 

“담배는 언제부터 피우기 시작한 건가?”

  

“기억이 안 나는군. 너는 네가 처음 밥 먹었을 때를 기억하나?”

 

“거 그 정도로 피웠으면 좀 줄이지 그러나. 몸에도 별로 좋지도 않은 거.”


    

“카운터는 폐암으로 안 죽으니까 신경 끄시지.”


   

“몸이 튼튼한 건 좀 부러운 일이군. 그럼 질문을 바꿔서 담배를 왜 피우기 시작한 건가?”


   

“글쎄… 의지할 게 좀 필요했거든.”


"...그런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군. "



===========


읽어줘서 고맙다.


마지막은 좀 뇌절 같긴 한데 힐데가 관남충 파트너 였을 때 이런 대화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넣어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