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화(雪中花).

눈밭에서 뛰노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문득 그 단어가 떠올랐다.


눈 덮인 날.

모든 생명이 잠들어 쓸쓸한 겨울 벌판에

홀로 맺힌 한 송이 꽃망울.


슬픔과 절망과 고통 속에서 자란 아이는

어느덧 저토록 맑은 웃음을 지어내고 있었다.


그녀에게 꽃밭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어느 겨울 날

눈송이를 품으며 피어난

하얗고 작은 기적과도 같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