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링의 카케와 스토리가 나왔어.

 드디어 거의 2년만에 이 '신지아'라는 캐릭터가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인지가 밝혀졌지. 개인적으로 지아는 내가 꽤 애정하는 캐릭터 중 하나야. 내 첫 SSR캐릭터가 지아였거든. 그런데 생각보다 다른 정보들이 많이 나와서 같이 이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



-능력 좋은 부자집 아가씨?


 기존에 우리가 알던 지아는 '너무 능력 좋은 부잣집 아가씨', '비틱의 화신' 정도로만 생각을 했지. 나도 설명만 읽었을 때는 그냥 '아, 경영 승계권에서 밀린 막내 아가씨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어.

 그런데 이번 카운터 케이스 내용이 등장하면서 단순히 그런 정도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어. 그것보다 훨씬 근원적인 문제를 가진 캐릭터라는 것이 나타났지. 이 아가씨는 주의 사람들로부터 배척받는 존재야. 정확히는 '인간 취급'조차 모호한 규격 외의 존재로 인식되지.    



 이 부분이 다소 의아한 사람도 있을 거야. '능력이 좋으면 다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많이들 들 거야.


 하지만 이런 현재 밝혀진 지아의 모습, 캐릭터는 태생적으로 타인과 어울릴 수 없는 존재야.

 마치 오리 사이의 백조 같은 느낌이지.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다 다리가 찢어진다지. 그러면 그 다리가 찢어진 뱁새는 황새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게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쉽게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캐릭터는 당연하게도 가족 관계가 좋을 수가 없어.


-어쩌면 본능


 더 간단하게 생각해 봐. 엇비슷한 능력을 가진 형제도 원수가 되는게 순리인데, 같은 피를 타고나서 저런 비틱을 한다? 너라면 가만히 둘 수 있을까? 아마 아닐걸?


 자 어쨌든 이 지아링. 우리 신지아 아가씨. 이 비틱의 의인화, 미나조차 한 수 접어주어야 할 기만의 화신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능력에 관한 부분은 이미 다른 분께서 벌써 쓰셨더라고. 그래서 나는 캐릭터성에 집중할 예정이야.



 1. 지나친 재능


 내가 이번에 가져올 개념은 '룬의 아이들-데모닉'이라는 소설의 설정인 '데모닉(Demonic)'에 관한 거야.


-데모닉: 악마가 귓가에 숨을 불어넣은 자


 간단히 말해 데모닉은 돌연변이적으로 태어나는 천재 중의 천재야.

 완전기억능력을 기반으로 미술, 음악, 건축, 시, 수학 등등 인간이 창조한 모든 분야의 모든 것에서 절대적인 재능을 가진 괴물 같은 천재지. 여기에 영매의 재능은 물론 외모마저 천사가 한수 접어주고 갈 만큼 빼어나.

 이들은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재능으로 어떤 분야든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전문가 이상의 초월적인 경지에 이르러. 한번 보면 따라하고, 따라해 보면 이치를 알고 이치를 알면 완성을 해 버리지. 작중에서도 데모닉이 남긴 악보나 노래 같은 업적들은 그 업계에 있어 엄청난 찬사를 받는 걸작들이야.


 이런 존재가 있다면 가히 인류의 축복일 것 같지. 세기의 천재들-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가 복사가 된다고 생각을 해 봐.

 그런데 정작 이 능력을 가진 이들에게 주어진 이름은 '데모닉(Demonic)'이었어.

 간단히 말해 '악마같은 자'라는 거지. 


-우리와 다른 자


 작중에서도 데모닉은 그다지 환영받는 존재가 아냐.

 멀리 떨어진 이들은 이들의 능력을 찬양하지만, 정작 눈앞에서 데모닉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굉장히 기꺼워하거나 경멸하기도 해. 간단히 말해 소름끼친다는 거지.

 작중 선생은 이 존재를 가르치다가 애원을 하며 그만두고, 주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신기한 듯 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피하지. 왜냐면 이 데모닉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쌓은 위업과 경험, 세월과 자존심을 한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존재였거든. 지아가 하는 말 있잖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왜 할 수 없나요?"


 이 소설 속, 작중에서도 대놓고 그런 언급이 나와. 유일하게 나이를 먹은 데모닉은 한탄하면서 말해.

 "데모닉은 잘난 천재성으로 자신을 부수고 휘말린 타인들도 조각내버리지."

 "데모닉은 형제들의 순탄한 운명조차 뒤흔들고 짓밟아버리곤 했어."

  


-비슷한 이야기


 지아는 이런 데모닉과 맥락을 같이 하는 캐릭터야.

 지나치게 뛰어나고 너무나 완벽한 존재. 그렇기에 인간 같지가 않은 존재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능력이 너무 전방위적이라 주위 모든 사람들의 컴플렉스를 지나치게 자극해. 자신에 대한 컴플렉스 자체가 없는 사람이나 자존감이 확고한 사람이 아니라면 주위에 함께 있을 수가 없어. 보통 사람들이라면 지아의 주위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어. 보통 사람들이라면 말이지.


-자기 세계에서 살기 바쁜 애들

 

 그래서 현재 지아 주위의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냐. 죄다 심각할 정도로 어딘가 나사 빠진 사람들이야.

 현재 알파트릭스 사원들을 보면 확실하지. 얘들은 나사가 죄다 빠져있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세계가 너무나 확고한 애들이야.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자신만의 세계가 있어. 그래서 지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거지.

 

 나사가 지나치게 많은 지아와 상당히 많이 빠져 있는 사원들의 조합. 이게 기묘하게 맞아 굴러가는 조합이 현재 알파트릭스인 거야. 지아는 정말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기는 어려운 인물이야.




 2. 공감 및 이해능력 결여


 지아의 이상성은 이러한 능력에만 한정되는 게 아냐.

 지아는 사람의 마음, 그러니까 공감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들을 보여. 


-뭐가 문제지?



 지아의 가장 큰 특징인 비틱의 결정적인 근원은 이거야. 지아는 타인을 잘 이해하지 못해. 지아 특유의 허허실실, 분위기를 타지 않는 밝음은 이런 공감 능력 부족에서 나와. 이런 모습은 지아에 대한 거부감을 훨씬 증폭시키지. 왜냐면 이건 반응이 아니라 무반응이거든.


-일상의 대화


 개인의 거울은 다름 아닌 타인이야. 우리는 서로 대화 같은 것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그 전달된 감정이 다시 돌아오는 반응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을 하지. 그런데 지아는 이게 잘 안 되고 있어.

 지아는 마구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는 친척들에게 오로지 웃기만 하지. 이건 지아가 억지로, 혹은 긍정적으로 판단을 해서 웃는 게 아냐. 그저 상대의 정이 지아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서 그냥 웃는 거야. 친척들이 아무리 거친 욕설을 퍼부어도 일말의 데미지도 안 들어가는 건 이 이유야.


-욕을 퍼부어도 전달조차 안 된다


 능력조차 사람의 범주를 벗어나 보이는데, 마음마저 사람의 형상과 거리가 있다니.

 그렇다면 이런 존재가 정말로 사람일까? 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도 무리는 아냐.


 좀 더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볼게. 슈퍼맨은 엄청난 초인이지. 하지만 그 마음의 근본은 지구인인 '클락 켄트'야. 그래서 그나마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하지만 만약 수퍼맨이 클락 켄트라는 지구인이 아니라, 아예 다른 사고를 가진 이질적인 존재라면 어떨까. 인간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예 다른 개념을 가진 초인이 우리 옆에 존재한다면?

 우리는 아마 두려워할 거야. 이해도 하지 못하고 통제조차 불가능한 존재니까.


-크립토계 미국인 히어로: "나 캘리포니아 출신임"

 사람들: "아, 인정"


 일단 지아는 이 부분을 노력해서 해결하려고 해. 할아버지가 남긴 말씀과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들을 따라하면서. 마치 로봇이 인간에 대해 연구하고 사람을 따라하려는 것 처럼 말야. 지아는 공감능력을 타고나지 못했어.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지아를 싫어하는 이들은 더더욱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어.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인 척 걸어다니고 있으니까.



-불쾌한 골짜기 대표적 사례


 불쾌한 골짜기에 대해 들어봤지? 어설픈 수준의 따라하기는 도리어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는 이론.

 이건 외형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야.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존재가 마치 사람인 것처럼 보이려고 사람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봐. 이미 그 대상에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만큼 호러가 없어. 이런 이야기는 괴물 혹은 로봇과 인간의 갈등을 다룬 이야기에서도 많이 나오지.


-영화 '아이로봇': 최초의 자율 로봇의 등장

  "넌 기계야. 사람이 아니라."


 지아가 늘 말버릇처럼 하는 '할아버지는 그러셨지'는 사실 맥가이버의 패러디이지만, 동시에 지아가 사람의 감정과 행동 기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 자신의 이해로는 알 수 없으니 모든 기준을 오로지 '할아버지의 말씀'에 두고 그에 맞는 행동값을 출력하는 거야. 마치 입력된 정보를 기준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로봇처럼 말야. 그래서 머신 갑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뭐냐?" 라고 묻자 혼란스러워 하다 어떠한 답도 내리지 않고 도망가버려. 상정되지 않은 입력값에 답을 내리지 못하는 기계처럼.


 

-'말씀'을 '명령'으로 바꿔보자


 그래서 가족들은 지아를 사람이 아니라 다른 존재를 대하듯 말하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뉘앙스들이야. 꼭 기계가 지나치게 발달한 SF영화 속 인간들처럼 행동하지. 그들은 지아를 낮잡아보면서도 두려워해.

 모든 면에서 우월하지만 인간이 아닌 대상. 그러면서 겉으로는 감정조차 드러내지 않는 존재. 우리와 비슷하지만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슷한 모습이기에 더욱 두려운 존재. 그게 가족들에게 있어 '지아'라는 존재야.  


 이런 부분들을 살펴보면 과거부터 지아를 눈앞에서 보아온 가족들이 지아를 기피하는 게 아주 무리는 아냐. 누구보다 지아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오랫동안 보아왔을 테니까. 지아는 모든 이들의 약점과 자격지심을 자극하는 존재야. 동시에 사람처럼 느껴지지도 않는 존재지.

 지아는 확실히 일반적인 사람과 달라.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종이, 근본이 다르다고 느껴질 정도로 말야.

 그걸 눈앞에서 본 부회장은 본능적으로 이렇게 느끼지.








 3. 그래도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감정의 시작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를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라고 부르지.

 지아는 말하자면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고 공감도 할 수 없는, 오로지 애착만 느낄 줄 아는 그런 존재 말야.

 하지만 사실 지아는 그런 정도까지는 아냐. 그저 잘 모르는 것 뿐이지. 지아는 현재 사람에 대해서 배워나가는 거야. 지아는 위의 '아이 로봇'보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A.I'에 등장하는 데이비드의 느낌에 가까워. 


 -로봇은 인간이 될 수 있는가


 데이비드는 인간이 되기를 바래. '피노키오'처럼 진짜 사람이 되어서 엄마와 함께 사는 걸 꿈꾸는 로봇이야. 로봇이지만 사람의 사랑과 애정을 갈구하며 그들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이지.

 지아도 마찬가지야. 지아 역시 근본이 사람과 다른 존재이지만, 사람을 돕고 친구를 만들고 싶어해. 이 일들은 '인간'에게는 매우 쉽고 당연한 것들이지만 이 둘은 그것이 매우 어려워.


-또다시 실패


 지아는 매번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지만 늘 결과가 이상해지고, 친구를 사귀려 해도 잘 되지 않아. 영화 속 데이비드는 저 하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00년 동안이나 파랑 요정에게 소원을 빌었어. 지아도 사람을 돕고 친구를 사귀려 계속 행동하고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해. 물론 지아의 행동들은 모두 '할아버지의 말씀', 곧 입력값의 도출일 가능성이 있지.


-어쨌든 학습


 하지만 결론적으로 지아의 행동 방향은 결국 '인간'이야. 할아버지의 말씀들은 모두 지아가 인간적으로 올바른 존재로 성장하기 위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어. 지아는 이걸 토대로 행동하고 학습해 나아가.

 어떻게 보면 이건 '진화 방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지아가 지향하고 있는 모습은 결국 이상적인 '인간'이야. 지아는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사람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어.


 계속적인 성장과 진화.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지?


-진화무새


 알파트릭스의 또다른 비밀병기(?)인 이볼브 원이 하는 소리지. 이 기계는 사람을 기반으로 한 AI를 가지고 계속해서 기계적인 육체의 진화를 거듭해. 이 존재가 괜히 지아를 보고 '성공을 했다', '너의 진화를 보겠다'라고 한 건 아닐 거야. 실제로 모든 SF영화에서 감정 없는 존재의 진화의 시작은 '감정의 자각'부터 시작하거든.


 지아는 현재 조금씩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무언가 사람과 달랐던 존재가, 사람으로 진화해 나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거지.



 마무리


 -이쁘다


 뭐 어디까지나 짧은 카운터 케이스가 나왔을 뿐이고, 이 모든 게 내 설레발에 불과할지도 몰라. 하지만 이볼브 원과 지아는 무언가 연결고리적인 부분이 있어 보이는게 사실이야.


 육체적 진화를 거듭하는- 하드웨어적 성장을 하는 이볼브 원과,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소프트웨어적 성장을 하는 신지아. 둘 사이에 알파트릭스 기업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어보여서 연결해 보니 꽤 많은 점이 보여서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았어. 

 지아의 '능력' 부분 추측에 대해서는 다른 분이 념글에 이미 올려주셨으니 한번 읽어봐. 

 오늘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댓글은 언제나 고마워. 그거 읽는 맛에 쓴다.


 정리!

 지아는 비틱이 맞다(O)

 성장하는 비틱이다(O)

 비틱이라 욕먹는다(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