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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읽으면 좋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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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호흡을 고르면서다음 연계는 어떻게 할지 생각하면서 주먹을 휘둘러요.”

 

갑자기 웬 권투?”

 

“...... 지난 번 일 이후로 고민 중인 모양입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부드러운 은발을 가진 메이드의 표정에는 작은 결의가 돌고 있었다평소라면 보였을 웃음기 서린 미소 속 작은 덧니도 보이지 않는다대신 그 입가를 양 주먹으로 단단히 벽을 세워 가릴 뿐이었다.

 

드라코는 강한 적이었다비슷한 리치비슷한 스타일메이드장은 그녀에게 경험이 더 쌓이면 이길 것이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지만 소녀의 불안한 생각을 온전히 걷어내지는 못했다고향이 위험했었다그리고 자신의 힘만으로 지켜내지 못했다.

 

왼 팔을 허리춤까지 내리며 가드를 바꾼 그녀는 채찍처럼 왼 주먹을 아래에서 위로날카롭게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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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카운터 아카데미에 일일 교사로 행사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우리 메이드 맞지청소정리침식체 퇴치호위에 이제는 일일 교사도 해보는 거야?”

 

어깨까지 내려오는 붉은 단발을 가진 메이드는 어깨에 걸친 아디다스 저지를 펄럭이며 의자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렸지만 메이드장은 조금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메이드장은 손에 든 종이를 내려놓고 자신 앞에 놓인 홍차를 잠시 홀짝이며 목을 축였다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다른 이들도 홍차를 한 모금씩 입에 머금었다.

 

리코리스예전에 했던 이야기 기억나나요그 일도 겸해서 하는 일이니까 이번 일은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해주세요그리고 모네는 이번에 일일 교사가 아니라 일일 학생으로 참가할거에요.”

 

저도 교사로 같이 하는 게 아닌검까?!”

 

리코리스라고 불린 붉은 머리의 메이드는 납득이 된 듯 고개를 끄덕였다모네를 학교에 보내기 전 적응을 위해 잡은 업무그녀의 머릿속에서 모네를 위해 주인님과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그려졌다은발의 메이드는 적지 않게 놀란 듯 싱글벙글 미소를 짓다가 눈을 크게 뜨며 메이드장과 얼굴을 마주했다.

 

모네자리에 앉으세요아니면 또 볼을 꼬집을 겁니다.”

 

메이드장의 옆에 앉은 보라색 단발이 어울리는 작은 메이드가 웃음기 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작은 호랑이와 같은 기백기백에 눌린 소녀는 다시금 자리에 조신하게 앉았다.

 

그건 많이 아파서 참겠슴다...... 그런데 왜 저만 학생을......”

 

모네예전에 했던 이야기 기억나나요언젠가 훌륭한 메이드가 된다면 고등부에 입학해보자고아직 입학할 나이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전에 미리 학교에 대해 알면 좋겠죠그래서 이번 일을 받으면서 동시에 일일 학생으로 신청을 넣어놨어요.”

 

메이드장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소녀는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사랑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메이드장과 나눈 이야기그래도 학교를 갈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무엇보다 소녀는 아직 훌륭한 메이드가 되었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조차 없었기에 얼떨떨할 따름이었다.

 

소녀는 아까보다 침착한조금은 기죽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하지만 벌써 학교를 가도 되겠슴까......? 물론 학교를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아직 훌륭한 메이드가 되지는 못했슴다......”

 

붉은 단발의 메이드는 소녀의 말을 듣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는 누군가 자신을 향해 지른 발차기에 얼굴을 찌푸리게 되었다외마디 짧은 비명을 지른 그녀는 테이블 위의 다른 얼굴들을 봤다다른 메이드들은 평온한 얼굴로 소녀의 반응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괜찮아요모네는 지금도 훌륭한 메이드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고 또 이런 기회를 통해 학교를 접해본다면 훌륭한 메이드가 될 이유를 하나 더 만들 수 있겠죠?”

 

그리고 메이드가 아닌 다른 하고 싶은 일도 찾을 수 있을거에요그녀는 입 안에 맴도는 말을 삼키고 소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작은 메이드는 아직 혼란스러운 듯 다른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저 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일일 교사라고 해도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가 하던 업무를 보여주는 것뿐이니까요다들 특별한 준비는 필요 없습니다모네만 내일 이 옷을 입고 출근하세요.”

 

이건...... 교복임까?”

 

소녀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하얀 블라우스와 가을바람을 막아주기 위한 밝은 회색의 블레이저그리고 검은 치마가 책상 위에 올려졌다하지만 그 교복은 다른 메이드의 손을 거친 듯 모네를 위한 물건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이었다.

 

블레이저 손목에는 소녀의 상징과도 같은 푸른 선이 둘러진 커프스가 붙어있었고 교복에 어울리는 작은 나비넥타이 또한 소녀가 평소에 메는 파랑하늘흰색의 삼선 넥타이와 같은 물건이었다그리고 블레이저의 단추 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푸른 선 또한 이 교복이 소녀만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일일 학생이어도 학생이니까요모네를 위해 준비했으니까 내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입고 나와 주세요.”

 

꼭 입고 나오겠슴다!”

 

소녀의 얼굴에 그늘이 사라지고 미소가 가득 번졌다그 모습에 메이드장뿐만 아니라 다른 메이드들도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다들 내일 봅시다조심해서 들어가요.”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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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서 핫케이크 만드는 거 보여주려고 가져왔어!”

 

다른 메이드들과 합류한 붉은 머리의 메이드는 집에서 챙겨온 가방을 열었다그녀의 가방으로 고개를 기울인 보라 머리의 메이드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리코리스학교에서 발생하는 식품 사고는 대형사고입니다.”

 

알아그리고 먹어도 문제없는 것만 만들거든!”

 

허접바보혀를 마비시키는 음식만 만드는 메이드.”

 

릴리...... 어디서 그런 말투는 배워온 건가요...... 공부도 좋지만 인터넷 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고려해봐야겠네요......”

 

메이드장이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는 두다다빠른 템포의 발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오늘만큼은 메이드가 아닌 작은 소녀가 일행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메이드장님저 왔슴다!”

 

메이드장은 미소를 지으며 꼬리빗을 꺼내들었다그리고는 소녀가 멈춰 서자마자 그녀의 뒤로 다가가서는 조용히 머리를 빗어주기 시작했다.

 

모네아침에 머리는 예쁘게 빗었나요?”

 

빗었슴다!”

 

그러면 걸어야죠뛰니까 예쁘게 빗은 머리가 다시 떠오르잖아요교복을 입고 있는 동안에는 조금 더 숙녀처럼 행동하세요차분한 말투도 같이 사용하고요알겠죠?”

 

알겠슴... 아니알겠습니다.”

 

마치 소녀를 흉내 내듯 조금 어색한 말투로 대답한 그녀였지만 베로니카는 그런 대답도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빗질 몇 번에 붕 떠있던 머리는 차분히 내려앉았다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요조숙녀가 된 소녀를 본 메이드들은 아무 말 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다음에 시간되면 꼬맹이 머리 펌이나 한번 해줄까차분하게 내려앉으니까 너무 잘 어울리는데?”

 

펌을 유지하려면 일단 손에 톤파보다는 라이플을 들게 해야겠네요이 정숙한 숙녀에게 어울리는 조용한 녀석으로요.”

 

그런 이야기 하시면 부끄럽슴... 아니부끄러워요.”

 

소녀의 어색한 말투에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그녀의 머리를 정리해준 메이드장은 빗을 주머니에 넣고는 소녀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리고 삐뚤어진 넥타이를 바로잡아준 다음 그녀의 볼을 콕하고 손가락으로 찔렀다그러자 어색한 미소를 짓던 소녀의 얼굴에 자연스러운 미소가 퍼졌다.

 

그러면 학교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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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들이 오늘 일일 교사로 오신다는 분들인가 봐.”

 

다들 메이드 복장에...... 한명은 교복인데?”

 

저 애 귀엽다...... 아까 1교시부터 중등부에서 일일 참관수업 듣던 애지되게 말수가 적고 조용하던데.”

 

메이드들이 지나가는 곳 뒤로 다른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렸다하지만 모네의 얼굴에는 작은 미소만 가득할 뿐이었다소녀는 주위 시선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리코리스가 강조했던 이야기를 다시금 되뇌었다.

 

학교에 가면 입을 가리고 작게 미소 짓는 거야그런 조신한 스타일을 남자들이 좋아하거든.’

 

역시 리코리스 선배대단함다역시 학교 다니던 시절에 남자친구가 많았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던검까!’

 

그런 건 아닌데... 아무튼조신하게!’

 

소녀는 리코리스가 말한 대로 작은 미소를 지으면서 손으로 입을 살짝 가렸다그러자 주위 뭇 남학생들의 시선이 느껴졌다평소와는 다른 시선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그녀 또한 다른 이성의 이런 시선이 싫지는 않았기에 차분한 연기를 이어갔다.

 

다음 3교시 수업에 들어가면 되겠네요오늘은 3교시부터 모의 훈련 수업이라고 하니까요.”

 

그런데 왜 모의 훈련 때 우리가 교사로 들어가는 거야핫케이크는?”

 

...... 지난번 핫케이크를 생각하면 속이 쓰쓰려요.”

 

“...... 이번에 차분하게 잘 말했으니까 봐준다.”

 

소녀의 말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그녀의 주변에서 맴돌던 어색한 기류는 이제 거의 희석되었고 다른 메이드들도 알아차릴 만큼 소녀가 이 놀이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리코리스는 속이 쓰리다는 말에 울컥했지만 차분한 태도를 고수하려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작게 내쉬며 한마디를 참았다.

 

그녀들이 작게 한두 마디 나누는 사이에 모의훈련장이라는 팻말이 걸린 문 앞에 도착했다문 앞에서 작게 숨을 고른 메이드장은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모의훈련장으로 들어갔다메이드들이 들어서자 앞에 서있는 훈련 교사가 그녀들을 반겼다.

 

오늘 일일 교사로 오신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 분들입니다그리고 옆의 학생은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의 일원이지만 또 동시에 일일 참관학생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입니다아까 1교시, 2교시 때 봐서 얼굴은 알고 있죠?”

 

선생님의 이야기에 학생들은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저마다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 모네 학생은 다른 학생들처럼 저쪽에 앉고 먼저 선생님들의 이야기부터 듣고 수업을 시작할까요.”

 

선생님의 이야기에 모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마자 왼쪽 구석에 모여 있는 한 팀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여학생 3명과 픽셀로 된 동물 3마리가 뭉쳐있는 쪽이었다.

 

모네야이 쪽!”

 

소림대장역시 모네는 대단한 학생이었던 모양이다...... 생사를 함께하는 동료들이 이미 있었다니.”

 

소녀는 화이트래빗을 보고는 입이 벌어지지 않게 작은 미소를 지으며 그 쪽으로 총총 걸어갔다소녀의 모습에 다른 메이드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아마 그녀가 학교에 들어간다면 저런 친구들을 사귀리라.

 

안녕하십니까저희는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입니다저희는 메이드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해드리고 있습니다.”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무릎을 구부려 인사한 베로니카는 학생들의 얼굴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었다정제된 숙녀의 미소에 많은 남학생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이 분들은 이사장님께서 오늘 일일 교사로 부탁하셔서 오신 분들이에요플로라 메이드 서비스는 청소정리와 같은 업무부터 호위나 침식체 처리와 같은 위험한 업무도 하는 곳이라고 하네요오늘 모의 훈련 수업은 지난번처럼 훈련기계를 이용해서 할 겁니다대신 오늘은 전투 스타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수업을 해볼게요.”

 

그 후로는 선생님의 이야기가 이어졌다각자의 전투 스타일무술에 관한 이야기올바른 총기선택기준과 사격 방법늘상 듣던 이야기인 듯 학생들의 얼굴에는 지루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긴 이야기를 끝낸 선생님은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 저기에 있는 훈련기계를 이용해서 먼저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 분들의 시범을 보도록 할게요.”

 

메이드들은 선생님의 이야기에 따라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다메이드의 순결함이 느껴지는 백색 몸체의 샷건보라색 그립이 인상적인 라이플그리고는 어디서 준비했는지 모르는 붉은색 데칼이 어울리는 라이플이었다.

 

리코리스평소에 쓰던 창은 어디에 두고 라이플을 가져왔습니까?”

 

오늘 이런 일 없을 거라면서그리고 나는 애초에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의 주방행정담당 아니었어?”

 

자신의 머리색처럼 불길을 닮은 데칼이 붙은 라이플은 장전한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총을 잡은 손을 두어번 쥐었다 피면서 모의 훈련 기계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니까이 기계를 가동하면 가상의 침식체가 나온다는 거지그 주인님의 테스크포스에 있는 기계처럼.”

 

그런 셈이죠그러니까 다들 마음 편하게 하던 대로 해볼까요?”

 

메이드장이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자 30m 가량 앞에 침식체와 똑같은 형상의 괴물들이 나타났다방패를 든 야수와도 같은 검붉은 육체의 침식체그리고 기이할 정도로 상체 근육이 발달해 앙상한 다리와는 반대로 거대한 팔을 휘두르는 침식체학생들에게 위압감을 주기에는 충분한 괴물들이었지만 그녀들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과처럼 콜사인을 주고받았다.

 

전방 방패형 1이족보행형 야수타입 2종 각각 하나씩.”

 

빈틈 발견.”

 

방패를 든 침식체의 포효가 모의훈련장을 가득 채웠다하지만 그 포효는 일순간에 끊겼다메이드장은 순백색 샷건의 앞에 달린 유려한 총검을 앞세워 녀석의 몸체에 들이받았다총검이 녀석의 육체에 꽂히자 붉은 피가 튀어나왔다하지만 그녀는 더러운 피가 자신의 몸에 묻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듯 샷건의 방아쇠를 당기며 그 반동으로 놈의 몸에서 멀어졌다.

 

일순간의 접전방금 전까지만 해도 생생한 소리를 지르던 침식체는 이미 몸 위로 육체라고 할만한 것이 전부 사라졌다소리를 뱉을 수 있는 입조차 사라진 괴물은 그대로 뒤로 무너졌고 그와 동시에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그러면 취침소등 하겠습니다.”

 

입자가 되어 사라져가는 침식체의 시체 위로 타원형의 무언가가 날아간다베로니카의 일련의 춤사위와 같은 전투에 넋을 놓던 학생들은 시체 위로 날아가는 무언가를 보고는 그 포물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동료가 폭발해버리고 위기감을 느낀 듯 몸을 움직이려는 괴물의 시선 또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류탄으로 향했다그리고는 길고 두터운 팔을 거칠게 휘둘렀다자신의 반응속도팔의 속도궤적수류탄을 쳐낼 수 있다는 생각 아래에 이뤄지는 행동이었다.

 

타당하지만 녀석의 손에 닿은 수류탄은 멀리서 날아온 총알을 맞고 그대로 폭발했다수류탄의 파편이 비처럼 녀석의 몸통을 향해 쏟아졌다그리고 그와 동시에 녀석의 몸통에 라이플탄 세례가 쏟아졌다.

 

이런 일 시키지 좀 마오랜만에 쏘는 건데.”

 

리코리스역시 주방담당 빼면 완벽하네요완전 박박입니다.”

 

릴리그런 말은 작전 중에는 삼가주세요......”

 

두 번째 침식체 또한 라이플 탄 세례 앞에서 무참히 무너졌다파편 수류탄이 만든 상처 위로 쏟아지는 총알이었기에 녀석의 단단한 몸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두 마리의 침식체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잠시 입을 닫지 못했던 학생들은 이윽고 하나 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 분들의 시범이었습니다팀을 이룬다는 건 이런 의미가 있기도 해요팀원들 간의 호흡다들 느꼈죠?”

 

!”

 

학생들의 목소리가 모의훈련장에 울려 퍼진다메이드들은 낯선 감각에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이제 4인 1조로 팀을 구성해서 훈련을 진행해볼게요.”

 

학생들이 팀을 이뤄 훈련장으로 들어서고 베로니카와 다른 메이드들은 한걸음 뒤로 물러선다저마다 웃음꽃을 피우며 삼삼오오 들어가는 학생들가든에서 자란 꽃들이었다면 상상할 수나 있는 풍경이었을까그녀는 다시금 학교에 일일교사로 온 이유를 떠올렸다

 

모네는 공부를 해야 한다공부를 해서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보다 더 안전하고 올바른 곳을 찾아가야한다언젠가 그녀는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가 하는 어두운 업무도 알게 될 것이다그녀가 그런 현실을 알았을 때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을까소녀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 아닐까......

 

메이드장님!”

 

줄곧 작은 목소리로 사근사근히 이야기하던 소녀가 자신을 향해 작게 손을 흔들었다몇몇 팀이 훈련장에 들어갔다 나가고 어느덧 소녀의 팀이 들어갈 차례인 모양이었다소녀는 처음 자신에게 손짓해준 친구들과 같이 팀을 짠 듯 그녀들과 나란히 훈련장에 다가갔다베로니카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소녀에게 작게 손을 흔들어줬다.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몸을 돌리자 아까 메이드들이 상대했던 것과 비슷한 침식체가 2기 나타났다방패를 든 침식체가 언제나처럼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지르자 모네보다 조금 더 탁한 은발을 가진 소녀가 품에서 연막탄을 꺼내 녀석의 발밑으로 굴렸다.

 

연막이 훈련장 바닥에 자욱하게 깔린다그와 동시에 소녀들은 저마다 액세서리를 단 총기를 꺼내 놈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소녀들 사이에도 화약으로 만들어진 안개가 작게 끼고 있었다.

 

연막이 사라지고 탄환세례를 받은 녀석의 몸이 나타났다들고 있던 방패뿐만 아니라 온 몸에 구멍이 나있는 놈은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끊어지는 비명소리를 지르며 소녀들을 위협했다그와 동시에 놈의 발밑에서 수류탄이 터졌다.

 

...... 방금 내가 흘린 거 같네?”

 

평소에는 음료수캔 아니었나이번에는 위험한 게 나온 것 같군......”

 

어쨌든 좋은 게 좋은 거 아닐까소림아?”

 

소녀들은 사라져가는 침식체 앞에서 각자 한마디씩 말을 나눴다그 때 뒤에서 무언가 땅을 딛고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뛰어오른 침식체는 그대로 자신의 비대한 팔을 아래로 향하며 그녀들을 향해 돌진했다그리고 그 팔의 끝은 소녀의 톤파와 맞부딪히며 다른 이를 향하기 전에 공중에서 멈췄다.

 

모네대원몸은몸은 괜찮아?”

 

녀석과 맞부딪힌 것을 보고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한소림이었다소녀는 탁한 은발 머리를 휘날리며 모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작은 메이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식 없는 미소를 지었다.

 

소녀는 단단하게 올렸던 왼 팔을 자신의 복부까지 내리면서 앞뒤로 발을 뛰기 시작했다소녀는 침식체의 행동을 보고 있었다녀석의 움직임을생각을 읽고 있었다.

 

3m, 2m, 1.5m 괴물은 빠른 속도로 팔을 끌며 소녀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리고 1m, 소녀의 팔은 닿지 않지만 자신의 팔이 닿을만한 거리에서 괴물은 방금 전 나눈 주먹으로 조금은 뒤틀린 팔을 거칠게 휘둘렀다.

 

다시 한 번 쾅살갗을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짧은 팔과 긴 팔의 차이누가 봐도 소녀가 맞았다는 생각에 주위 학생들은 잠시 눈을 감았다하지만 이번에도 뒤로 물러서는 것은 긴 팔을 자랑하는 괴물이었다.

 

허리를 최대한 뒤로 젖히며 괴물의 손을 피한 소녀는 아래에서 위로타원과 같은 궤적을 그리며 주먹을 휘둘렀다플리커 잽그녀의 팔이라면 모자랐을 거리였다하지만 그녀의 주먹보다 더 긴 톤파는 녀석의 복부를 정확하게 후려쳤다사람이었다면 오장육부가 뒤틀릴 클린 히트였다.

 

놈이 움츠려들자 소녀는 가드를 올리며 침식체의 품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2m, 1.5m, 놈은 방금 전과 똑같은 거리가 만들어질 때 자신의 자랑인 오른 팔을 거칠게 휘둘렀다. 1m, 하지만 그 팔은 오른쪽으로 파고든 소녀를 지나치며 허공을 갈랐다.

 

빈 공간은 명확히 보였다소녀는 오른쪽 복부에 바디 블로를 정확하게 집어넣었다그리고는 충격에 한 걸음 물러서는 놈을 한발자국 다시 쫓으며 왼 주먹을 정확히 녀석의 얼굴에 집어넣었다.

 

사람이라면 벌써 뒤로 쓰러졌을 것이다그렇지만 녀석은 강인한 두 다리로 버텨낸다소녀도 알고 있었다상대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다똑같은 오장육부에 똑같은 뇌를 가진 생물이 아니다그렇기에 소녀는 주먹을 계속해서 밀어 넣었다왼쪽 옆구리오른쪽 가슴텅 빈 중앙 복부괴물의 오른 턱멈춰서있던 놈의 몸이 발끝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소녀가 보이는 것은 복싱이 아니었다단순한 샌드백 치기괴물은 두 다리로 버텨내는 것이 한계인 듯 두 손을 내리고 소녀의 주먹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소녀는 그런 괴물에게서 두 걸음 뒤로 뛰어 물러서고 하늘 높이 도약했다.

 

필살아네모네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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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아.”

 

모네임다.”

 

난 네가 거기에서 아네모네 펀치 할 줄은 몰랐다?”

 

저도 마지막에 기운이 팍올라서 그랬슴다......”

 

그리고 기운 넘치게 입을 열자마자 바로 연기 톤이 깨지더라?”

 

그거도 기운이 팍하고 나와서 그랬슴다......”

 

“...... ...... 우리 꼬맹이는 역시 청초한 아가씨보다는 체육계 스타일이지?”

 

일일학생으로 학교에 등교한 다음 날소녀와 붉은 머리의 메이드 리코리스는 창밖을 내다보며 서로에게 한마디씩 던지고 있었다아가씨 연기 대작전은 보기 좋게 실패했다소녀는 필살 아네모네 펀치를 침식체에게 날린 후 바로 몸을 돌려 메이드장을 향해 방방 뛰며 손을 흔들었다.

 

메이드장은 당연히 언제나처럼 미소를 지으며 작게 손을 흔들어줬다분명 이런 일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의 일상일 것이다하지만 그런 행동은 2시간 남짓 쌓아왔던 연기를 깨부수는 행동과 같았다.

 

갑작스럽게 보인 그녀의 갭에 많은 학생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하지만 그런 생각은 멋진 전투에 대한 환호가 하나 둘 훈련장을 채워가면서 점점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그렇지만 아가씨 연기를 실패한 것은 어쨌든 틀림없었다.

 

우리 꼬맹이는 아무래도 비밀요원은 못하겠는데머리도 좀 차분하게 내려주고머리에 예쁜 브로치도 달아주고연기도 예쁘게 잘하면 데려갈까 했는데.”

 

그런 속셈이었슴까?! 저는 플로라 메이드 서비스에서 절대 안나감다그리고 꼬맹이는 싫슴다!”

 

리코리스는 소녀의 머리를 차분히 쓸어내려주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소녀도 퉁명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 손길이 싫지는 않은 듯 눈을 살짝 올려보며 이윽고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지금은 너도 나도 여기에 있는 게 맞을지도 몰라흠흠 모네학생어제 받은 교복은 잘 가지고 있나요?”

 

당연히 잘 집에 모셔놓고 있슴다앞으로도 계속 잘 모셔놓을 검다!

 

아무래도 그건 힘들겠는데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친구들이 빨리 오면 좋겠대이제 우리 모네를 위해 내가 매일 도시락도 싸줘야겠네?“

 

, 소녀는 도시락이라는 말에 얼굴을 찌푸리며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 소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점점 퍼져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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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까 1만자가 넘어서 뭔가 했음


며칠에 걸쳐서 쓰기도 했고 제대로 정리가 안되면서 쓰다보니까 무언가 답답한 면도 있음...


기회가 된다면 대회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 편 더 써보는 것도 생각하겠습니다.


모네상스때마다 참가하는데 사실 나도 모네를 좋아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