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오한이 들었다. 저새끼는 그 악명높은 용병 학살자 워커 대령이 아니던가. 전 세계 용병의 47.98%를 쓸어버린 그 워커 대령 말이다. 그런 사람 앞에서 용병 이야기를 꺼냈으니 꼼짝도 못하고....


"이봐 뭘 그렇게 얼어붙어 있으신가? 뭐 아까 용병 어쩌구 이야기하는 거 같은데, 별로 추천은 안해. 용병이란 대체로 양심을 팔아먹는 직업이니까."

라이트닝 익스큐션 대신 의외의 말이 들려와서 조금 놀랐다.


"그나저나 호라이즌 투자기금 사무실이 어딘지 아나? 이런 곳의 지리는 약해서 말이야."


".... 아 저기 길모퉁이에서 좌회전해서 500m정도 걷다보면 총포사가 나오는데 거기서 거기 간판에서 우회전해서 1km 정도 걷다보면 나와요."

"고맙군.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말하는데 용병의 꿈은 포기하는 걸 추천하지."


너 때문에 안한다 이 학살자 친구야. 네가 장래의 유망한 용병의 신화를 짓밟았다.


나는 서둘러 사무실로 돌아갔다. 물론 제이크와는 반대 방향이었다. 내가 제이크한테 가르쳐 준 위치는 어디냐고? 이 빈민가에 유명한 게이바 위치다. 나는 그냥 술만 마시려고 들어갔다가... 순결을 잃을 뻔했다.


작별이다 워커 대령. 순결을 잃으면서 네가 죽인 3억 5677만 3224명의 용병들에게 사죄하도록.


그렇게 정의를 구현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제이크가 있었다. 왜지 씨발? 


"미안하게도 나는 용병 꿈나무의 말은 믿지 않아서 말이야. 다른 사람한테 길을 물어봤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오더군."


역시 38억 5672만 9917명의 용병을 죽인 제이크다웠다. 처음부터 내 말을 믿지 않았다.


"용병 꿈나무? 대체 그건 무슨 말입니까 휴먼?"


"아니 선생님 이건 그게 그..."

"혹시 근무조건에 불만이라도 있으십니까?"

한 582개 정도 있기는 한데, 입 밖으로 낸다면 2개 이상을 말하기 전에 뚝배기가 깨지겠지.


"여기 직원분이셨나? 보아하니 내가 제대로 물어본 모양이군. 물론 제대로 된 답은 듣지 못했지만 말이야."

저 깐족대는 입에 파이어 펀치 한 방 갈겨줄 수 있다면 내 수명의 절반도 바칠 수 있다.


"대체 우리 직원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듣고싶습니다."

"아 사장이 뭣같다고 용병일이라도 하는게 낫겠다고 욕을 욕을..."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어 개자식아. 52억 4566만 3951명의 용병을 학살한 학살자답게 후라이까지 치는구나. 


호라이즌은 나한테 다가와 딱 한마디만 했다.


"나중에 봅시다 휴먼."

저주할테다 제이크 워커. 너에게 살해한 63억 4322만 8988명의 용병들과 네가 삼시세끼 취두부만 먹는 지옥에 떨이지길 기도하겠다. 원령이 되어 네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할 때마다 갑자기 차가운 물이 나오게 만들테다.


"슬슬 본론으로 넘어가도 괜찮을까? 이래봬도 군인인지라 시간에 조금 민감하거든."

"그래서 용건은 무엇입니까? 대출이라도 하러 오셨다면..."


"내 신용등급이 박살하는 것은 꺼려져서 대출은 내가 파산한 다음으로 미뤄주길 바라는데."


"그러면 돈도 안 빌릴거면 여기는 왜 찾아오셨습니까? 잡상인이라면 응당 무력으로 제재를...."

그래 머리를 내려찍어! 쇠파이프로 87억 4166만 7781명의 용병을 죽인 저 학살자의 대가리를 으깨버려!


"아가씨 관리국에서 요청이 오면 몇 번은 도와주기로 했다면서? 아쉽게도 그 기회가 온 거 같아서 말이야."

"다이브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면 그냥 공문으로 보내도 될 걸. 뭐하러 성가시게 발걸음까지 하셨습니까. 대접에 쓰인 믹스커피가 아깝군요."


"하하... 문서로 흔적을 남기기에는 조금 껄끄러운 일이라서 말이야. 문서로 남겼는데 거절당하면, 우리는 그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알아서 잘 설득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보통 다이브보다 훨씬 은밀하고 위험한 일이라는 뜻이었다.


"델타세븐은 관리국에 협조공문을 보냈지. 일주일 정도 기다려보니 여기로 찾아와서 도움을 구하라는 메시지가 오더군. 관리국에서 정규 팀이 아니라 이런 곳을 소개시켜 줬다는게 의외긴 하지만 그걸 무시하자니 여러가지 문제가 뒤섞였거든. 대체 누가 이 만남을 주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글쎄 난 대충 누가 이 상황을 주작질했는지 대충 알 거 같은데.


"요청사항은 대부분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받아들이기엔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조건? 뭐 금전적인 보수야 따로 지불하지. 하지만 그 이외의 것이라면 곤란..."

 

"부하 직원들도 데려가게 해주는 것이 조건입니다."


난 동의도 안했는데? 


"저는 여기 남고 싶습니다. 살은 제가 저기 어... 쓰레기장의 정령과 친해져서 갑자기 떠나면..."

"맞고 떠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떠나시겠습니까 휴먼."

"....... 쿤타킨테가 이런 심정이었겠군. 새하얀 무언가한테 잡혀서 떠나기 싫은데 잡혀가는..."

"이봐 미합중국인 앞에서 그런 농담은 치지 말라고. 옐로우 카드야."

"뭐 옐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