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대충 카사 낙서 - 카운터사이드 채널 (arc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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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편




(18) 마왕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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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n Vater, mein Vater! jetzt faßt er mich an!

Erlkönig hat mir ein Leids getan!"


"아버지, 아버지! 그가 내 팔을 잡았어요!

마왕이 절 다치게 했어요!



- 슈베르트, '마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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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ㅈ�ㅣㄴ�� 

p.m.????



.....


.........



서서히, 표정을 찡그리며, 주시윤은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렸다.


머리가 한 대 얻어맞은 것 마냥 얼얼했고, 몸 전체가 무거운 물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굼뜨게 느껴졌다.


몽롱한 정신을 억지로 다잡으면서 주시윤은 본능적으로 주변을 빠르게 살피기 시작했다.


바닥에는 다다미가 깔려 있었고, 목재 벽에는 드문드문 촛불이 횃불처럼 달려 있었다.


시야 저 너머에는 끝없는 어둠 뿐이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끼기긱 하고 나무바닥이 무너질 것만 같은 소리를 내었다.


대충 보아하니 이 곳은 일본식의 오래된 저택. 그것도 버려진 지 상당히 오래 된 집 같아보였다.


뱀에게 잡아먹히고 나서 뱃속에라도 들어와있는 줄 알았건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런 곳일 줄이야.



"하아....."



수심 깊은 한숨이 주시윤으로부터 흘러나왔다. 


정보 파악은 평소처럼 재빠르게 했다. 그러나 탈출 시도 등의 후속 행동은 빠르게 이뤄지지 못했다. 


오늘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부모님을 죽인 것이 힐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마당에 무엇을 할 수 있으랴.


주시윤은 말없이 자신의 양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손바닥이 피칠갑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으로 주시윤의 양 손이 부르르 떨렸다.



"내가.... 내가 한 거구나..."



생각해보면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던 그 날의 기억만이 없어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붕 떠있던 것도,


힐데가 한사코 그 날의 이야기를 불문에 부친 것도,


내가 죽였으니 너는 내가 하는 말만 믿으라며 강박에 가까운 잔소리를 쏟아낸 것도,


전부.


내가 했다고 생각하면 맞아 떨어진다.


뱀에게 육체를 지배당한 와중에 벌인 일이라고는 해도 살인은 살인. 


그것도 제 부모를 스스로의 손으로 죽인 패륜. 어떻게 해도 절대로 포장할 수 없는 행위.


그런 자신을 감싸주고 눈을 가려줬던 스승을 과보호한다며 내쳐버리기까지.


인륜을 져버린 새끼 뱀은 무릎을 꿇은 채 양 손을 힘없이 떨구어 바닥을 짚었다.


만약, 부모님을 다시 만날수만 있다면.


만일, 힐데를 다시 만날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쿠우우웅- 콰지직!!! 

쉬이이이익-!!!!



"?!!!"



귀를 찢는 듯한 거대한 굉음이 들려오며 합판이 부숴지는 소리가 났다.


동시에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흉흉한 살기가 온 몸을 타고 이목구비로 흘러들어갔다.


아니, 정확히는 살기가 아니라 공포였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근원적인 공포.


형상화된 공포를 느끼자 눈, 코, 입, 손과 다리가 긴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인간으로서의 본능이 미친 듯이 경종을 울린다.


여기 있으면 안된다고.


당장 도망쳐야 한다고.



쉬이이이이이이이-!!!!!



다시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정체불명의 소리에 주시윤은 즉시 몸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무언가, 그를 쫓고 있었다.


목재 벽이 부숴지는 큰 소리가 다시 한 번 났고, 정체불명의 소리가 귓가에 직접적으로 들려왔다.


쉬이익, 커어억, 크하아악, 칠판을 긁는 소리를 낮은 톤으로 믹싱하여 굵직하게 만든 것 같은, 비명에 가까운 소리.


그리고 찰랑거리는 방울소리가 비명소리와 뒤섞이며 기묘한 불협화음을 자아냈다.


무심코 주시윤은 뒤를 돌아 자신을 쫓는 것의 정체를 눈에 담았다.


몇 초 뒤의 그는 자신의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말았다.





괴물이었다.


눈이 입에 달려있고, 입이 코에 달려있고, 귀가 눈에 달려있는 뒤틀린 얼굴을 가진 괴물.


손에는 제기용 방울을 손에 쥔 채 종횡무진으로 흔들어대고, 얼굴에는 카구라(かぐら) 가면을 쓴,


뱀의 다리에 사람의 다리가 기괴한 각도로 붙어있는 무언가가 괴성을 지르며 쫓아오고 있었다.


주시윤이 저택 공방전 때 단독으로 처리했던 그 기묘한 모양의 침식체와 빼다박은 모양새였다.


저 형상의 침식체가 도대체 여기 왜 있는거지?


그런걸 생각할 새도 없이 주시윤은 죽어라 달려야만 했다.



찰랑찰랑찰랑찰랑쉬이이이이이!!! 찰랑찰랑찰랑찰랑쉬이이이!!!!!



놈이 쫓아올 때마다 손에 들린 방울이 정신을 흔들어놓을 기세로 마구 흔들렸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주시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친듯이 앞만 보고 달렸다.


힐데에게 거둬진 이후로 지금껏 수많은 전장을 다녔고, 사선을 넘나들며 침식체를 사냥한 것만 수백번에 달한다.


남들은 대적조차 하지 못할 4종이니, 5종이니 하는 말 그대로의 '괴물' 같은 적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검을 맞대본 경험이 있다.


그런 그가, 뒤도 돌아보지 못할 만큼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도, 이 정도로 거대한 공포를 느껴본 적은 없었다.


숨이 마구 차오른다. 들이는 힘에 비해 속력이 그다지 나오지 않았다.


주시윤은 빠르게 도망치고 싶었으나 이상하게 몸이 물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려져갔다.


본래 사람은 몸을 움직일 때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고, 그걸 동력 삼아 근육에서 운동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그랬어야 할 신체의 운동작용이, 공포로 인해 자동차의 내부 엔진에 이물질이 낀 것마냥 모든 작용 하나하나에 제동이 걸려갔다.


갈수록 주시윤의 움직임은 느려져갔다.


그리고 놈의 움직임은 더더욱 빨라져만 갔다.


가깝게, 가깝게, 더 가깝게.


공포가 동장군처럼 서늘하게 몸을 타고 잠식해간다.


죽음에 가깝게, 가깝게, 더 가깝게.


심장이 쥐어짜여질 기세로 제정신을 잃고 펌프질해댄다.


하나되어 가깝게, 가깝게, 가깝게-



찰랑찰랑찰랑찰랑찰랑찰랑찰랑찰랑카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콰자자작!!!!



그것의 비명소리가 너무나도 커서 주시윤의 비명은 가볍게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주시윤을 잡았을 때, 비명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주변에 온통 적막함이 내려앉으며 어둠으로 뒤덮였다.


들려오는 소리는 오직 으적거리며 무언가가 뜯어먹히는 소리.


그리고 주시윤에게 마지막으로 들려온 것은, 뱀과 조우하고 있을 때처럼 사방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환청들.



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

찰랑- 찰랑- 찰랑-


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시윤아우리와함께하자

찰랑- 찰랑- 찰랑-



우리와


찰랑


하나가


찰랑


되자



찰랑-




제8봉인역 입구

P.M.11:31




주시윤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몸 주변에는 검은 어둠의 기운이 옅게 감돌고 있었다.



"스, 승님...."


"주시윤...? 시윤이 맞으냐? 괜찮은거냐?"



힐데는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처럼 애탄 눈을 하고 주시윤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 다음에 들려온 말에 의해, 애틋함이 서린 발걸음은 채 다섯 걸음을 가지 못하고 끊기고 말았다.



"아. 괜찮고말고요. 머리가 개운한게, 이렇게나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은 처음이에요. 이게 용혈의 진짜 힘이었군요."



주시윤은, 아니, 주시윤의 몸에 들어간 무언가는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시원하다는 듯 이 어두운 공기를 만끽하였다.


그의 눈이 시뻘건 붉은 빛을 내며 명멸했다.


눈동자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표독스러움을 머금고 있는 일자형의 동공이 푸르른 대양 같은 눈동자를 대신했다.


주시윤은, 더 이상 주시윤이 아니었다.



"너... 설마....!"


"이런 좋은걸 왜 진작에 알려주지 않으셨던 건가요? 네? 스승님."



붉게 빛나고 있던 눈동자가 힐데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살기가 공간을 얼어붙게 한다.


직후, 주시윤의 날카로운 검격이 힐데의 날갯죽지를 노리고 날아왔다.


주시윤과 힐데 사이의 거리는 약 열 보 정도. 의지만 있다면 양 측 모두 얼마든지 서로를 해할 수 있는 거리.


그가 애용하던 단검, 독니가 힐데의 목에 이빨을 박아넣으려 들었다.



"?!!"



카아앙!!!



검격이 힐데를 베어 가르는 것보다 한 차례 빠르게, 푸른 빛의 선이 땅에서 솟아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위력이 어찌나 강력한지 결계와 부딪히자 귀를 뒤흔드는 타격음이 울려퍼진다.


동시에 주시윤의 왼쪽에서 푸른 빛의 뿌리 형태의 구조체가 번개같이 쏘아졌다. 


푸른 선들로 이루어진 뿌리가 주시윤을 쳐서 멀리 날려버렸다. 뒤이어 주시윤을 관통하여 묶은 채 동굴 한켠에 쳐박아버렸다.


루시아의 결계였다.


영 미덥잖다는 표정을 하고 루시아는 힐데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까보다는 한껏 누그러진 침식파가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정신 바짝 차려. 이렇게 된 이상 시윤이 구해야 하니까. 네가 죽으면 모든게 끝이거든?"


"참견 말고 꺼져. 내 손에 죽고 싶지 않다면."


"그러셔? 죽이고 싶은건 피차일반이야. 억누르고 있을 뿐이지. 시윤이 아직 죽은거 아니니까 좋은 말 할 때 들어."



루시아는 주시윤이었던 것이 날아간 방향을 냉엄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친구였던 존재가 아닌, 완전히 적으로 인식한 듯한 눈초리.


이 소녀는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친분이 있었을 사람에게마저 이리 냉혹하게 대할 수 있다는 걸까.


힐데는 그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루시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 하지 않았다.



"불상사가 일어나긴 했어도 승산은 있어. 너도 알지? 마왕의 힘은 클리파 차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것.


그것이 봉인되어 있다면 몸을 갖건 뭘 하건, 제아무리 악을 써도 힘을 낼 수 없지."


"그래서 놈은 계속 시윤이네 일가를 노린거라고, 육체를 차지하여 현실 세계에서 영향력을 떨치기 위해서라 말했을 터다. 그런데 네가-"


"하아.... 이 순간까지 와서 남탓이라니. 현실을 똑바로 보지 않으려는건 너희 발키리들의 특징이라도 되나봐?


방식은 다를지라도 나 또한 시윤이를 지키려는 마음은 진심이야. 그게 아니었으면 방금 공격 안막아줬어."



일부러 들으라는 양 날을 세운 힐데의 말에 루시아는 짜증난다는 듯 목소리를 올렸다. 


싸운지 얼마나 됐다고 두 여자는 다시금 서로 으르렁거렸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루시아에게든, 힐데에게든,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가진 인상은 주시윤을 위험에 빠트린 사람이라는 것 뿐이다.


루시아는 주시윤을 뱀에게로 인도했다는 혐의가, 힐데에게는 주시윤을 붙들어준 유일한 동앗줄을 끊어버렸다는 혐의가.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죽일 듯이 다투던 두 사람이 이제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업해야 한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참자. 참아. 두 사람은 각자의 마음 속으로 참을 인자를 하나씩 새겼다.


감정을 추스르고 나서 루시아의 브리핑이 이어졌다. 



"네가 시윤이를 키워오면서 용혈을 최대한으로 억누른 탓에, 뱀이 시윤이의 몸을 100% 활용할 수는 없을거야.


현실에 몸을 갖게된들, 거기에 담길 영혼이 클리파 차원에 걸린 봉인을 온전히 넘어설 순 없거든.


우리에게는 호재지. 지금의 놈은 시윤이의 몸도, 클리파 차원의 힘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반푼이일테니까."


"타임 리미트는 놈이 시윤이의 몸에 익숙해지기 전. 그리고 치나츠 당주가 병력을 이끌고 여기 도착하기 전까지.


그 안에 시윤이 몸을 뺏어간 뱀 자식을 담궈 죽이든 뽑아내든 해야 한다는거군."


"정확해."


"쳐죽여도 시원찮을 것. 일을 벌린 건 네년이면서 수습은 나에게 시키다니."


"그 이상 입 놀리면 나도 예쁘게는 말 안나온다?"



잔뜩 달궈진 용광로를 식히려는 듯 힐데에게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루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던, 당장 뱀에게 몸을 먹혀버린 주시윤의 구제가 우선이었다.


세계를 위해서든, 주시윤을 지키기 위해서든,구하는 것이 제 1목적임은 아무리 화가 나있더라도 이해하고 있다.


수상할 정도로 주시윤을 위하는 이 그림자 침식체 소녀와 함께 주시윤을 구한다.


힐데로선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성격에 있어 최대의 장점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상황에 맞춰 가장 최적화된 선택을 한다는 것에 있었다.


설령 손을 잡는 대상이 상종 못할 그림자 침식체여도 말이다.



"나나하라 가문이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끝낸다. 보조할 수 있겠지?"


"여력이 닿는 데까진 해볼게. 너랑 진득하게 싸우는 바람에 힘이 다 떨어졌거든."


"임시동맹이다. 일이 끝나고 나면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물을테니, 각오해두는게 좋을 거야."


"좋을 대로."



네가 할 수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힐데에겐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주시윤을 날려버렸던 루시아의 결계가 파지직 소리를 내며 으스러져갔다. 이 이상 이야기를 지속하긴 어려워보였다.


동굴 벽이 무너지면서 생긴 분진이 희미해졌고, 그 너머로 주시윤이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두 여자에게 보였다.


머리의 한 켠에는 뿔이 돋아났고, 딱딱한 뱀의 피부가 손아귀를 뒤덮었다.


누가 봐도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시윤은 시뻘건 눈을 희번득거리며 그가 항상 붕대에 싸놓은 채 들고다녔던 칼집 없는 검을 어깨에 얹고 있었다.


주시윤에게 남겨진 그의 어머니의 유품, 연화의 검이었다.



"스승님~ 둘이서 무슨 얘길 그렇게 하고 계시나요? 질투나게시리 말입니다."



그와 동시에 주시윤은 서 있던 자리에 붉은 번개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힐데는 직감했다. 주시윤은 공간을 넘어 공격해올 것이다.


주시윤이 능력을 반격과 같은 소극적인 방향으로만 써서 그렇지, 그가 가진 능력은 적극적으로 활용만 한다면 가장 날카로운 창날과도 같다.


적을 찾아 격퇴하기 위한 전투감각이 서서히 깨어난다. 


수없이 많은 적을 물리쳐온 전장의 여신은 황금의 눈을 빛내며 주변의 형세를 살폈다.


내가 주시윤이라면 어디부터 노릴까? 어느 방향일까?


주시윤의 습관, 성향, 느껴지는 CRF의 궤적, 모든 것을 데이터화하여 경로를 예측한다.


공간을 넘어 주시윤이 노리는 곳은-



"-1시 방향으로부터 6시 방향. 네 뒤다."



주시윤이 사라진 지 단 2초.


힐데가 말하는 그 순간, 정확하게 주시윤은 루시아의 뒷방향에서 공간을 열고 나타났다.


그리고, 주시윤의 이동 루트를 읽은 것은 힐데 뿐만이 아니었다.



"말 안해도 알아."



루시아는 주시윤을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저 허공에서 푸른 빛의 결계들을 발사할 뿐.


단 세 방향의 결계가 정확하게 주시윤이 뚫고 나오는 공간의 틈을 노려 주시윤을 옭아매려 들었다. 


칼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주시윤은 민첩하게 공간을 닫고 후퇴했다.


재차 다른 곳에서 주시윤은 검을 들고 달려들었지만, 이번에도 루시아의 결계가 한발 빠르게 날아들어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또 당신인가요? 사사건건 방해하는건 그쯤 하시죠. 죽여버리기 전에."



한 타이밍 빠르게 방어해대는 것이 짜증나는지, 주시윤은 루시아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몸 좀 얻었다고 까불지 마. 시윤이의 능력이 공간 계열이긴 하나, 공간 자체를 틀어막는 내 능력 앞에선 한 수 아래니까."


"흐음. 보아하니 밖에도 나가지 못하게 막아두셨네요. 능력도 좋아라. 그런데 어쩌죠? 이 몸이 보통 강한게 아니라서, 이깟 결계 정도는 얼마든지 찢어버릴 수 있는데."


"할 수는 있고? 뱀이면 뱀답게 땅을 길 것이지, 주제넘게 사람 몸을 차지해서 두 발로 걸어다니는 꼬라지 하고는."



한없이 거만한 말투로 루시아는 주시윤을 내려다보았다.


루시아가 손짓했다. 세 갈래의 결계가 뾰족한 레이피어의 형상을 이루어 주시윤을 향해 쏘아졌다.



"주제넘는건 당신이죠. 신성한 의무를 져버린 배신자 주제에, 


년 따위가 날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냐!! 시쳇조각을 찢고 분쇄해도 시원찮을 배#^교@#가!!!"



별안간, 주시윤은 거대한 괴성을 질러 평소의 그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말투와 목소리로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


검을 쥔 팔이 찢어질 정도로 거세게 휘둘러진다. 뿌드득, 하고 팔이 부러지는 소리까지 났다.


인간이 이런 힘을 낼 수는 있나 싶을 정도로 우악스러운 검격이, CRF를 가득 담은 채 발사됐다. 풍압이 주시윤을 거세게 밀어낸다.


단 한 번의 검격만으로도 쏘아진 세 갈래의 결계는 기세 좋게 찢어발겨졌다.


큰 동작을 취하느라 주시윤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그 빈틈을 놓칠만큼 힐데는 우둔하지 않았다.


사냥감의 약점을 향해 달려드는 맹수처럼 힐데는 주시윤을 향해 빠르게 튀어나갔다.


힐데는 주시윤에게 검을 휘두르는 대신, 자세를 낮추고 오른발을 휘둘러 가슴팍을 걷어 찬다.


심장 부분을 정확히 노린 킥. 아마 당분간 일어나긴 힘들 것이다. 발에 걷어채인 주시윤은 아무렇게나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내 제자의 몸으로 추악하게 소리 그만 지르고, 그 몸을 내놔라. 그러지 않는다면 봉인이고 나발이고 전부 찢어 토막쳐줄테니."


"쿨럭, 쿨럭... 하아. 스승님. 지금 스승님께서 누구와 함께 싸우고 계신지, 알고는 있으신가요?"



주시윤은 비틀거리며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


힐데 정도 되는 전사의 발차기를 가슴에 직격으로 맞았다면 최소 기절일 터, 거기에 비정상적으로 꺾인 팔까지.


그럼에도 주시윤은 몸만 비틀거릴 뿐,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뱀의 혀가 이간을 위해 농간을 부린다.



"곁의 그것은 껍질입니다. 껍질을 뒤집어 쓴 채 생명이 결여된 본질을 감추는 악이죠. 죽여 없애야 하는 악이며, 껍질은 곧 클리포트 인자 그 자체."


"쓸데없는 말로 시간을 끌 생각이라면 집어치워라."


"그런 것과 합세해 제자를 죽이려 드시다니요. 누구보다 인류를 위해 악을 처분하는데 앞장 서시지 않았습니까? 드디어 인류를 져버리실 생각이라도 하셨나요?"


"그녀와의 문제는 네가 끼어들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야! 역겹게 내 제자 행세는 집어치워라, 뱀!!!"



힐데가 큰 소리로 외치며 주시윤에게 일갈했다.


그러나 주시윤은, 뱀은, 우습다는 듯 음산한 웃음을 흩뿌릴 뿐이었다.



"하하하하! 히히히! 큭큭큭... 가관이군. 아주 가관이야."


"무엇이 우습지?"


"우스울 수밖에요. 언제, 어떤 세계에서든, 항상 똑같은 운명에 도달하는 네^@의 처지가 너무나 우습고도 가엾기 짝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습니까?"



주시윤은 평소라면 전혀 입에 담지도 않을 과격한 언사를 서슴치 않았다.


저주를 입에 담을 때는 말투마저 공손하던 것에서 광포한 것으로 바뀌었다. 


목소리 또한 노이즈가 잔뜩 낀, 인간의 것이 아닌 듯한 목소리가 되었다. 주시윤의 말 중간마다 뱀의 의지가 섞여있다는 뜻이었다.



"순수한 용혈이 전부 내 손에 들어온 이상 당신들에게 승산은 없습니다. 자. 죽을 방법은 알아서 고르게 도와드릴테니 선택하시죠. 목이 잘리던지, 반으로 갈라지던지."



이 무슨 비극인지. 힐데의 황금빛 눈이 슬픔과 분노로 인해 일순간 흔들렸다.


자신의 제자가 이 꼴이 되지 않을 방법이 분명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슬픔.


자신의 제자를 저렇게 장난감으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한 분노.


힐데는 두 자루의 검을 든 손에 피가 나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선택하는건 우리가 아니라 너다. 그 몸 포기하고 봉인에 다시 들어가던가, 아니면 영혼 째로 찢겨 죽던가."


"그래. 꼬챙이가 되기 싫으면 좋은 말 할 때 시윤이 몸 내놔."


"말로 해서는 못 알아들으시나 보군요. 나를 죽인다고? 내가 죽는 대신 이 몸의 주인이 죽게 될 텐데 말이야! 하하하하하!!"



광소를 남기며 주시윤은 다시 공간을 열고 사라졌다.


힐데의 위에서 나타난 주시윤은 연화의 검에 CRF를 담은 채 내질렀다.


힐데는 간단히 몸을 비키는 것으로 주시윤의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검을 휘두르며 공격에 나서는 동작까지, 물 흐르듯 이어지는 회피와 공격으로 주시윤에게 응수했다.



끼기긱!!



힐데가 휘두른 검을 주시윤이 받아내었다. 묵직한 그녀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주시윤은 한 칸도 뒤로 물러서지 않은 채 오히려 밀어붙혔다.


공방을 벌이다 말고 별안간 주시윤은 공간을 열고 재빠르게 사라졌다. 


간발의 차로 주시윤이 있던 자리에 루시아의 결계가 꽂혀 들어갔다.



"쳇...!"



공격이 실패했다면, 다음 노려지는 것은 자신이다. 루시아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주시윤의 몸을 점거한 뱀에게 있어서 가장 껄끄러운 것은 루시아일 것이다.


저 결계 능력에 당해서 한 순간이라도 움직임이 지체된다면, 바로 힐데가 응징의 철퇴를 내려 협공할 것이 뻔하니까.


게다가 자신은 힐데와의 싸움으로 인해 상당한 힘을 소모한 상태. 그런 개개인의 전략 차를 모르고 싸움에 임할 만큼 뱀은 멍청하지 않다.



공간이 열리고, 주시윤이 그 너머에서 튀어나오자마자 바로 사라졌다. 이번에도 역시 결계의 행동이 한 차례 늦었다.


CRF의 흐름도 그렇고, 루시아의 방향만을 향해 공격을 일삼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


분명했다. 놈은 루시아를 향해 움직이면서 공간을 한번에 뚫고 나와 돌파할 생각이다.


힐데의 시선이 루시아를 향해 돌아갔다.


살기가 느껴지는건 루시아 쪽.



"공간을 넘는게 아니라 뚫어 올거다! 조심해!"


"알아!"



루시아는 자신의 주변으로 오감을 집중시켰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어디에서 튀어나오건, 달려드는 즉시 그 몸을 결계로 꿰뚫어주마.


뒤쪽? 오른쪽? 아니면 위?


미약하게나마 살기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루시아는 손을 뻗었다.



"....오른쪽."



이번에는 오른쪽이었다. 공간이 열리고, 꺼림찍한 시선이 루시아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낌새를 눈치채자마자 루시아는 냅다 오른쪽 방향에서 결계들을 생성해 꿰뚫었다.


하지만 허탕이었다. 공간이 열린 곳에 주시윤은 나와있지 않았다.



"?!"



두 여자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살기는 루시아 쪽에서 느껴졌다. 루시아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느꼈었다.


그랬었는데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질 수가 있단 말인가?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잠깐. 원래부터?


설마-


그 순간 공간이 다시 열리고 힐데의 왼쪽 방향에서 주시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양 눈이 흉흉한 붉은 빛을 머금고 소름끼칠 정도로 명멸하고 있었다.


눈을 바라보자 느껴지는 묘한 현기증에 힐데와 루시아는 순간 눈을 찌푸렸다.



"항상 뒤에서의 공격을 조심하라고 알려주셨던건 스승님이었잖아요?"



오싹한 한기가 느껴졌다. 물기둥이 쪼개지는 것만 같은 경쾌한 소리와 함께 검이 횡으로 휘둘러진다.


취하는 자세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힐데 자신이 주시윤에게 직접 전수해준 검술이다.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의 발도술-



늑대검

무영 無影



번뜩이는 장검의 도신이 눈에 들어온 찰나, 힐데도 반사적으로 오른쪽 손에 든 검을 치켜들었다.


그와 동시에 주시윤이 사용한 검법과 같은 기술을 사용, 두 사람의 일섬이 서로 충돌했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충격파로 대공동 전체가 찌르르 하고 울렸다.


쌍방 모두 튕겨나 짧은 신발 자국을 남기며 밀려났다.



"...용혈이로군."


"네~ 맞습니다. 역시 스승님이시네요~"


"어쩐지. 그 때의 그 꺼림찍한 시선은 잘못 느낀 것이 아니었구나."



루시아도, 힐데도, 그제서야 주시윤이 무슨 묘기를 부린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용혈이란 용이 가진 신묘한 힘으로, 사람의 정신을 종속시키고 환각에 빠트리는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


공간을 열고 튀어나오는 대신 주시윤은 용혈의 힘을 써서 두 사람의 감각을 착란시킨 것이다.


마치 그 공간이 열리는 것인 양 살기를 느끼도록 유도해놓고, 즉시 공간을 뛰어넘어 힐데에게로 가 공격하는 방식.


주시윤의 몸이 용혈을 티끌만큼도 쓰지 않았기에 뱀에게 익숙치 않을지라도, 이런 간단한 수준의 착란 정도는 사용할 수 있었다.



다시 주시윤의 검이 휘둘러졌다. 검이 피를 머금은 것처럼 붉게 점멸하고 있었다.


눈을 부릅뜨고 힐데 역시 주시윤을 향해 달려들었다.


다음 순간 일어난 일을 과연 검술의 영역으로 봐야만 할까.


앞에서 휘둘러진 검이 뱀처럼 휘어들며, 힐데 자신의 뒷방향에서 날아드는 것으로 느껴졌다.


찰나의 순간. 힐데의 본능적인 감각이 공격은 뒷편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용혈을 이용한 감각의 착란일 가능성이 컸다.


앞이냐, 뒤냐.


힐데의 선택은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힐데는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앞이든 뒤든, 공중에서 방향을 끝까지 보고 대응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그리고 루시아의 결계로 형성된 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총알처럼 쇄도해왔다.


페이크로 압박하려던 주시윤의 노림수는 무위로 돌아갔다.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되었다.


주시윤이 휘두른 검은 힐데에게 맞지 않고, 루시아가 쏘아낸 결계들을 대신 으스러뜨렸다.


힐데는 주시윤의 검이 휘둘러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결계검들이 박살나는 동시에 힐데는 공중에서 드래곤 버스터를 점화시켰다.


인간의 몸은 공격하는 동시에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없다. 공격해오는 순간이야말로, 적의 공격을 역으로 받아치는 순간.


몸의 축이 틀어지고, 양 어깨의 금빛 헤일로가 위풍당당하게 빛난다.


두 자루의 검을 주시윤에게 겨눈 채 힐데의 몸은 하나의 거대한 탄환이 되어 주시윤을 향해 자비없이 내려꽂혔다.



드래곤 버스터

점화 Ignite

파프닐의 강림



지금의 주시윤은 전혀 가드를 취할 수 없다. 검격의 자세가 낮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행동이 불가하다.


만약 공간을 열어 도망치려 한다 해도, 그 즉시 루시아의 결계가 날아들어 그를 속박할 것이다.


피할 곳은 없다. 이 공격이 들어간다면 그대로 주시윤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다.


작용해야만 했다.


주시윤의 몸을 뒤집어 쓰고 있는 저 뱀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그랬어야 했다.



".....큭!!"



아주 잠깐, 황금빛 여신의 눈이 한 차례 흔들렸다.


그리고 그 잠깐의 망설임은 돌격의 궤적을 엇갈리게 만들고 말았다.


땅이 무너지며 파멸적인 붕괴음이 들려왔다. 대공동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싶을 만큼 요란하게 울려댔다.



저런 공격이 들어갔다면 아무리 주시윤의 몸을 갖고 있는 뱀이라 해도 유효타 정도는 들어갔을 터.


해치웠나? 따위의 클리셰 섞인 생각은 하지 않는다. 루시아는 한 차례도 마음을 놓지 않고 주변에 추가적으로 결계를 전개시킬 준비를 해 두었다.


분진이 서서히 걷혀갔다.


그 속에서 힐데는 주시윤을 쓰러트리고 검을 그의 목에 겨누고 있었다.


숨통을 끊기는 커녕, 마무리를 짓지 않고 있었다.



"뭐하고 있어!! 시간이 얼마 없다고!!"



루시아는 답답해하며 힐데를 다그쳤다.


힐데도 알고는 있었다. 지금의 주시윤은 주시윤이 아니라, 뱀이라는 것을.


그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싸우고는 있었지만 힐데는 아직도 망설이고 있었다.


뱀에게 먹혔다곤 하나, 지금 상대하고 있는 이 육신을 해치면 주시윤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지 않은가?


그것만큼은 할 수 없었다.



"....!!!"



힐데는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물며 괴로운 표정으로 주시윤을 바라보았다.


지금껏 수없이 많은 클리포트 인자 보유자들을 처단해왔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제자였던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주시윤만큼은 달랐다. 힐데에게 주시윤은 그냥 제자 정도가 아니었다.


스승된 이로써, 부모 대신 주시윤을 지금까지 키워온 보호자로써, 힐데는 도저히 칼을 내려칠 수가 없었다.


바로 그 망설임이야말로 주시윤이 가장 바라 마지않던 것이었다.


힐데의 망설임은 주시윤에게, 뱀에게, 태세를 재정비할 타이밍을 허락해버리고 말았다.



"크악!!?"



눈빛이 흐트러지는 순간을 노려 주시윤은 힐데를 걷어차 날려버렸다.


뱀을 처리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날아가버렸다.



"크흐흐, 큭큭큭...."



어딘가 어긋낫 웃음소리를 흘리며 주시윤은 다시 검을 들고, 힐데를 향해 공간을 열어 거리를 좁히려 들었다.


그가 들고 있는 연화의 장검이 붉은 빛으로 명멸하기 시작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불길할 정도의 붉은 색이 검의 주변에서 잔잔하게 일렁거렸다.


루시아는 검의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주시윤의 검에는 클리포트 인자의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용혈을 극한까지 억제한 몸으로도 벌써 용혈에 형체를 부여해 다룰 수준까지 적응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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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반에 주시윤 쫓기는 부분은 그림자복도라는 공포게임 참고해서 써본건데 제대로 표현이 됐을라나 모르겠음


2. 뱀시윤이 루시아에 대해 하는 말은... 알지?



현생 때문에 이젠 1주일에 1번씩밖에 쓸 시간이 안나서 쓰는 속도가 정말 현저하게 느려지고 말았음....


명절을 끼고 갑자기 내용이 하나도 안써지는 슬럼프가 와갖고 지난주 통으로 날리고, 그걸 부랴부랴 오늘 어떻게든 만들어왔는데 


어째 쓰면 쓸수록 퀄리티가 수직으로 하락하는게 너무 뻔히 보여서 슬프다.


시간은 없고 써야할건 많고 써지는건 내 수준에 안차고. 어떻게든 끌고 나가서 완결은 지을 생각이지만 참 이게 쉽지가 않노ㅋㅋ


반년 이상이나 잡고 질질 끌면서 잘 쓰지도 못하는 똥글인데도 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하다.


항상 봐줘서 감사하고 and i also 카챈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