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이사와요◆ 

◆모쪼록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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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비는 것이 좋다, 리플레이서 폰=상!""다 죽어가던 놈이!" 이곳이 승부처라고 본 리플레이서 폰이 드디어 분열체들을 차례로 불러모으기 시작했다! 중합체가 되는 것은 그에게 있어 마지막 수단. 모든 분열체들의 힘을 다 써버리기 전에 이기지 못하면, 반동으로 잠시 휴면 상태에 들어가버리는 것이다. 앞으로 몇 분 만에 결판을 지을, 리플레이서 폰의 각오가 담긴 수인 것이다!


"누우우우우웃-" 리플레이서 폰이 돌격해온다! 그야말로 2종 침식체, 오거를 방불케 하는 기세.... 아니, 그것을 아득히 능가하는 엄청난 파워로, 살인적 카라테가 내질러진다! "이얏-!"


(((침식체슬레이어=상, 녀석이 믿고 있는 것은 단순한 완력... 힘이 아니라 속도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침식체슬레이어의 뉴런 안에서 오르카의 목소리가 울린다. (((바라던 바다!))) 침식체슬레이어는 순순히 오르카의 어드바이스를 받아들인다. "이얏-!" 초합금 장갑마저 부수는 리플레이서 폰의 카라테가 다가온다!


침식체슬레이어는 종이 한 장 차이의 옆돌기로 몸통박치기를 회피했다! 이어서 리플레이서 폰의 측면, 지근거리에서 도스대거를 투척! "이얏-!" "끄악-!" 검붉은 에너지를 두른 여섯 개의 도스대거가 리플레이서 폰의 어깨, 옆구리, 복부, 고간, 허벅지, 정강이에 명중했다!


허공을 가로지르던 리플레이서 폰은, 자세를 바로잡고 나서, 이번에는 침식체슬레이어를 향해 머리부터 돌진을 한다! "이이이이이야앗-!" 나무아미타불! 비스트 타입 침식체의 박치기라고 착각을 할만큼 강력함! 가드를 시도하면 끝장, 온몸의 뼈가 으스러져 네기토로가 될 것이다!


"이얏-!" 침식체슬레이어는 다가오는 리플레이서 폰에 손을 얹듯이 하고, 전방 회전 점프를 하여 이 돌진을 회피했다! 달인! 또한 일순간, 오르카가 오른쪽 반신을 컨트롤 해, 회전하면서 도스대거를 또 다시 6연사! "끄악-!" 리플레이서 폰의 등에 격통이 스쳐간다....


게다가 침식체슬레이어는 리플레이서 폰의 후방을 잡아, 8연속 돌려차기를 내지른다! 하지만 임팩트 직전, 리플레이서 폰의 자세가 바뀌었다! "누으읏-!" 엉거주춤한 자세! (((떨어져라, 침식체슬레이어=상! 저것은 2종 침식체, 더 월과 원리가 같은 타격흡수의 자세..... 지금 공격하면, 그 고통이 놈의 피해를 감소시켜준다!)))


이것을 듣고 침식체슬레이어의 발끝이 히트 직전에 멈췄다! 그 반응 속도, 자그마치 밀리초 이하! "이얏-!" 침식체슬레이어는 백덤블링을 하여 거리를 벌린다. (((더 월에 대한 대처방법은 기억하고 있겠지?))) (((물론이다!)))


"이얏-!" 침식체슬레이어는 데이건의 도스대거를 역수로 강하게 쥐었다. (((왜 공격해오지 않지?))) 리플레이서 폰은 의심스럽게 생각해 타격흡수의 자세를 풀고 침식체슬레이어에게로 돌아서려 한다. (((설마 이 몸의 카라테가 간파된 것인가?)))


그 순간,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침식체슬레이어의 모습이 갑자기 흔들리며 사라졌다. 두 눈의 붉은 빛만이 궤적이 되어 초고속으로 다가온다! "누웃-!" 리플레이서 폰은 순간적으로 가드와 타격흡수 자세를 취했다! 직후 침식체슬레이어가 측면을 달려지나가 리플레이서 폰의 왼쪽 갈퀴의 힘줄을 고통없이 절단했다!


"끄악-! 바카같은!" 리플레이서 폰의 갈퀴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전략적 불리함을 안 리플레이서 폰은, 무심코 절규를 내지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설마, 설마! 이 몸의 카라테를 간파하고 있다라고......" 리플레이서 폰은 더 월의 타격흡수의 자세를 버리고 오소독스한 기본 자세로 돌아간다.


(((지금이다, 침식체슬레이어=상! 단숨에 승부를 내라!))) 오르카의 전술지도를 받은 침식체슬레이어는 엉망으로 널려진 콘크리트 잔해를 차고 삼각뛰기를 하여 번개를 방불케 하는 토비게리를 내지른다. "이이이이야아아앗-!" 하지만 여기서 리플레이서 폰은 양팔을 게처럼 벌리고 기분나쁜 전투 자세를 취한다!


"무하하하! 잡았다!" 리플레이서 폰은 그대로 도게자를 방불케하는 자세를 취하고 마치 멕시코 독전갈처럼 침식된 꼬리로 내려찍어, 토비게리를 해오는 침식체슬레이어를 격추했다! "끄악-!" 회피가 늦었다! 침식체슬레이어는 교착할 때 옆구리에 통렬한 일격을 허용했다. 갈비뼈가 몇 개 부러졌다.....


침식체슬레이어는 격통을 참으면서 전방 회전으로 거리를 벌린다. 양자는 카라테의 자세로 마주보았다. (((침식체슬레이어=상, 이 무슨 우카츠! 방금 것은 1종 침식체 벤시의 힛사츠 와자와 유사한 것이었다! 피래미들과의 싸움조차 잊어버린 것이냐! 바보놈이!))) (((오르카, 다음에는 조금만 더 빨리 알려줘라!)))


그러나, 방금의 힛사츠로도 침식체슬레이어를 죽이지 못한 것은, 리플레이서 폰에게 있어서 뼈아픈 일이었다. 그는 이미 상당한 체력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누으으으읏-!" 리플레이서 폰은 양손을 넓게 옆으로 벌린 새로운 자세를 취해, 그 자리에서 작게 도약을 시작했다!


(((오르카, 저 자세는?))) 침식체슬레이어가 진땀을 흘리며 뉴런 속에 묻는다. (((저 자세는 눈에 익는다.... 뫼비우스....? 아니야, 리터너....? 떠오르는 것이 죽일 맛도 안나는 2종 침식체 놈들 뿐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르카가 대답했다. (((아무튼 하체를 이용한 기술이다. 녀석은 왼손을 잃었다!)))


리플레이서 폰은 상공 십수미터 높이로 도약! 그리고 상공에서 사격지원을 하고 있던 헬기를 걷어차며 공중반전을 하더니 무서운 기세로 급강하 공격을 내질렀다! "이얏-!" 더욱이 리플레이서 폰의 몸통에서 침식쐐기들이 출현! 아부나이! (((침식체슬레이어=상! 저것은 4종 침식체 이터의 힛사츠와 닮았다!)))


하지만 침식체슬레이어는 이터라는 침식체와 싸워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거냐, 오르카!))) (((맞서 요격해라!))) 이럴수가! 침식체슬레이어는 리플레이서 폰의 다이빙 킥을 피하려 하지 않고, 굳이 받아쳐 요격할 자세를 취했다! 양다리로 똑바로 버티며, 대공포처럼 양팔의 펀치를 비스듬히 45도의 각도로 쏜다!


"이얏-!" 불길한 오라가 리플레이서 폰을 감싼다! "이얏-!" 대항하는 침식체슬레이어의 두 팔에도 오르카의 검붉은 기운이 한순간 타오른다! 그리고 출현하는 꿈틀거리는 장막! 오오, 이것은! 오르카... 아니, 침식체슬레이어와 오르카, 둘의 유대의 결과인 어비셜 래비지만이 쓸 수 있는 힛사츠다!


그리고..... 임팩트! "끄악-!" 주위에 충격파가 일었다! 이쿠사로 널려진 잔해들이 진동으로 달그락달그락 흔들린다. 둘 다 뼈가 으스러질 정도의 데미지!


리플레이서 폰은 킥의 반동으로 날아가, 공중에서 회전하여 자세를 제어하며 착지! 하지만, 여기서 균형을 잃었다! 몸이 한쪽으로 휘청이며 쓰러졌다! 꼴불견! 꿈틀거리는 장막의 충격이 하체에 입힌 데미지가, 착지시의 밸런스를 망가뜨린 것이다! 고우랑가! 침식체슬레이어가 그 틈을 타 달려든다!


침식체슬레이어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급강하 킥에 동반된 침식쐐기들을 정면으로 받아내 양 주먹이 부서지기 직전이었다. 손가락의 살점이 갈기갈기 찢겨 심한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나 이제 침식체슬레이어는 오르카와 함께다. 재생자..... 피해를 입을수록 재생이 빨라지는 것이다!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아직 움직일 수 없는 리플레이서 폰! 침식체슬레이어가 다가온다! 앞으로 타타미 10장! 5장! 3장! 드디어 리플레이서 폰을 죽일 수 있다! 침식체슬레이어는 질주의 기세를 실은 필살의 카라테를 때려박기 위해, 데이건의 도스대거가 쥐어진 오른팔을 크게 휘둘러 올린다! 하지만! (((침식체슬레이어=상! 안된다! 회피해라!)))


"이얏-!!!" 리플레이서 폰의 주변 지반이 낮아진다고 생각한 그 순간, 지축이 뒤흔들려 폭발! 엄청난 소음과 함께 살인적인 플래시가 터졌다! 나무아미타불! 이것은 고정형 침식체, 퀘이커가 즐겨쓰는 전투방식이다! 게다가 그 위력은 그보다 몇 배 이상!


"뭇하하하, 방금의 일격은 말하자면 버림말!" 폭발이 일으킨 흙먼지 때문에 시야가 아직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리플레이서 폰은 스스로 이중 삼중으로 깔아놓은 책략을 칭찬했다. "침식체슬레이어=상, 네놈이 방심해 정면으로 돌입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어떠냐, 즉사했나!?"


순간, 시야를 덮고 있던 먼지가 걷힌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것은, 포물선의 궤도로 공중에서 수없이 공중제비를 돌며 날아오는 침식체슬레이어의 모습! 인시던트 직전에 공중으로 튀어올라 결단적으로 회피한 것이다! "바카같은-!" "이얏-!" 가드가 늦었고, 이어서 야리같은 백킥이 리플레이서 폰의 얼굴을 잡았다!


리플레이서 폰은 와이어 액션을 방불케하여 날려져, 무너진 건물 외벽에 등을 강타! "끄악-!" 악물은 이빨 사이로 토혈이 새어나온다! 나무삼! 이 얼마나 처절한 이쿠사 배틀! 양쪽 모두, 자칫 잘못하면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츠바츠한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


"누으으으읏-!" 리플레이서 폰은 피와 부러진 이를 뱉어내고 일어서서 양손을 벌렸다. 새로운 카라테인가?! 침식체슬레이어는 쳐들어가지 않고 자세를 취하며 어찌 나오는지를 살폈다. "누으으으으으으으읏-!" 리플레이서 폰의 손가락 끝에 파직파직 전류가 흐른다!


주변의 철골, 유리조각,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끌어당겨져 리플레이서 폰 주위를 의지를 가진 칼날처럼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 무슨 해괴한 텔레키네시스 카라테!


"무하하하하! 간다, 침식체슬레이어=상!" 몸의 주위에 츠무지 윈드를 방불케하는 잔해들을 고속회전시키면서, 리플레이서 폰이 카라테의 자세로 돌진! "이얏-!" "이얏-!" "이얏-!" "이얏-!" 교착하는 카라테! 하지만 선회하는 잔해들에 의한 어시스트가 있는만큼, 상황은 리플레이서 폰이 아득하게 유리하다!


(((거리를 벌려라, 침식체슬레이어=상!))) "이얏-!" 침식체슬레이어는 고속 8연속 옆돌기로 거리를 벌리고, 안전한 곳에 착지! (((이대로는 이길 수 없다. 이몸에게 일시적으로 몸을 맡겨라! 나쁘게는 하지 않겠다!))) 라고 하는 오르카. 지금까지의 침식체슬레이어였다면 완강히 거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해라, 오르카!)))


"이이이이이야아아아앗-!" 오르카가 몸의 제어권을 넘겨받고, 센코 같은 붉은 눈을 사위스럽게 빛내며 검붉은 장막을 땅에서부터 끌어올린다! 붓다! 리플레이서 폰의 주위를 선회하던 잔해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췄다! 이것은 도대체!? 오르카는 저와 동등한 텔레키네시스 카라테 따위, 가지고 있지 않을 터!


"누으으읏-!?" 리플레이서 폰도 이상을 감지하여 돌격을 멈추고, 양손을 더욱 벌려 텔레키네시스 카라테를 중점! 중점! 중점! "이이이야앗-!" 오르카도 땅에서 장막을 더욱 집속시킨다! 그렇다, 오르카는 리플레이서 폰의 텔레키네시스 카라테의 힘을, 장막으로 차단함으로써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양자 모두 초췌! 서로의 카라테는 팽팽하다! 어느 한쪽이 조금이라도 상대를 압도하면..... 가공할 파멸의 순간이 올 것이다! "이이이이야아앗-!" 오르카의 꿈틀거리는 장막이 솟아오르고, 리플레이서 폰이 비틀거린다! 하지만 그 때! 상공에서 개틀링 카라테가 쏟아진다! "끄악-!"


정신 집중이 흐트러져 날아가는 침식체슬레이어! 우카츠! 뉴런과 육체를 공유하여 일어난 주의 부족인가, 아니면 초췌가 가져오는 단순한 반응의 지체인가!? 침식체슬레이어의 조그만 몸이 울퉁불퉁한 지면에 내동댕이쳐지고, 개방된 리플레이서 폰의 텔레키네시스 카라테에 의해 잔해들이 그 위를 덮쳐온다! "끄악-!"


순간적으로 가드를 굳히는 침식체슬레이어! 오른팔, 왼쪽 어깨, 왼쪽 정강이, 그리고 오른쪽 옆구리에 뾰족한 철골들이 꽂혔다! "끄악-!" 육체의 제어권이 침식체슬레이어에게로 돌아오자, 그녀는 격통으로 허덕인다!


(((우카츠! 우카츠! 지원헬기를 진작에 격추시키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다!))) 자신의 마무리가 물렀던 것을 후회하는 침식체슬레이어. 잔당들을 미리 처리해두었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폭발직전의 몸을 채찍질해 침식체슬레이어는 지면을 박차고 높이 도약! 먼저 헬기를 떨어뜨려, 근심을 끊는 것이다!


"이이이야앗-!" 침식체슬레이어는 공중 십수미터까지 큰 점프를 선보여, 헬기의 바로 옆에 붙었다. "아이에에에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인영을 보고 실금하는 리플레이서 조종사! 공중돌려 차기를 하는 것만으로 헬기는 사요나라다! 그 때! (((침식체슬레이어=상! 이 무슨 우카츠인가!)))


오르카의 의식에 촉구된 채 침식체슬레이어는 순간 대각선 아래를 본다. 나무아미타불! 리플레이서 폰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눈을 감고 합장하며 불길한 호흡을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 "스읍-! 하악-! 스읍-! 하악-!" 직후 그의 등 뒤에 주먹만한 광구가 연이어 출현하며, 전투적 붓다상을 방불케 하는 만다라를 그리기 시작했다!


(((잘했다! 이것이야말로 요행!))) 리플레이서 폰은 호흡을 하면서 최후의 힘을 끌어냈다. 이것은 그에게 있어, 말하자면 마지막 도박! 만일 이 카라테로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힘을 소진해, 머지 않아 전투불능에 빠질 것이다!


공중에 떠 있는 침식체슬레이어는, 리플레이서 폰의 전신에서 강력한 침식파를 느꼈다. 헬기에 뒤돌려차기도 못하고 말았다! 최후의 최후에, 단락적인 분노가 한순간 그녀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 것이다! "리플레이서 킹=상, 반자이!" 헬기가 침식체슬레이어를 들이받으며 공중에서 그래플!


"스읍-! 하악-!" 남은 모든 체력과 기력을 짜내는 듯, 리플레이서 폰은 호흡을 계속한다! 등에 떠오른 광구는 벌써 수십개에 이르렀다. 그 모든 것이 침식체슬레이어에 대한 엄청난 살의를 품고, 팽팽히 당겨진 활과 화살처럼 적에게 발사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침식체슬레이어는 헬기 유리창을 향해 엘보우를 날림과 동시에 리플레이서 조종사의 두개골을 부서뜨렸지만, 조종사의 눈알이 튀어나와도 헬기의 조종은 멈추지 않는다! "리플레이서 킹=상, 리플레이서 킹=상!" 나무삼! 이것이 죽음을 각오한 진정한 리플레이서 병사의 카지바 포스인가! 침식체슬레이어는 공중에서 책형에 처해 리플레이서 폰의 히사츠 와자 일제사격을 기다릴 뿐!


(((오오, 오오! 저주스러운....! 이게 무슨 우카츠인가! 저것을 전부 받아냈다가는, 침식체슬레이어=상의 몸이 견디질 못할 것이다.....))) 오르카는 뉴런의 안쪽에서 침식체슬레이어에게 들리지 않게 혼자 중얼거렸다. (((이몸의 힘을 남김없이 방어에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약한 침식체슬레이어=상의 몸으로는, 그래도 버틸 수 있을지 어떨지....)))


오르카 역시 각오를 다졌다. 히사츠 와자가 발사된 직후, 침식체슬레이어의 몸을 강제로 빼앗아서라도 전력을 다해 막을 수밖에 없다. 이 무리한 방법은, 장기간에 걸친 불화와 미심쩍음을 넘어 침식체슬레이어와의 사이에 간신히 싹트고 있던 강력한 신뢰관계를 산산히 박살내버릴지도 모른다.


그뿐이 아니다. 설령 저 히사츠 와자 일제소사를 견뎌낸다 하더라도 오르카의 소울은 휴면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 거꾸로 오르카가 뉴런의 후톤 이불 속에 틀어박히게 되는 것이다. 오르카의 힘 없이 침식체슬레이어는 이겨낼 수 있을까? 침식체슬레이어의 육체가 파괴되면 오르카는 많은 시간을 새 육신을 찾는데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누으읏-!" 리플레이서 폰의 등에 떠있던 광구의 무리가 눈부신 빛의 궤적과 함께 상공에 쏘아진다! 엄청난 스피드! 귀를 찢는 소리! 마치 개틀링건의 일제사격처럼, 혹은 빛의 띠를 동반한 유성군을 방불케 하여, 히사츠 와자가 고속 사출된다! "리플레이서 킹=상, 반자이!" 조종사가 마지막 비명을 지른다!


죽음의 유선형을 그리며 날아오고 있는 그 광구의 정체는 침식파 미사일! ZAP! ZAP! ZAP! ZAP! ZAP! 귀청을 찢는 듯한 고속 사출음! 이것이야말로 리플레이서 폰 마지막 비장의 수, 힛사츠 와자이다!


"이얏-! 이얏-!" 침식체슬레이어는 헬기를 깨부수고 탈출하기 위해 리플레이서 조종사에게 한 번 더 엘보우를 날린다! CRAAASH!! 드디어 완전히 조종사의 두개골이 부서지지만, 이미 작동된 헬기는 아직까지도 맹렬히 움직이며 침식체슬레이어의 움직임을 제한시키고 있다. "아밧...! 리플레이서 킹=상..... 아밧....!" 침식파 미사일이 날아온다!


(((침식파 미사일은 자동추적! 지금 여기서 헬기를 추락시킨다 하여도 늦는다!))) 오르카는 침식체슬레이어의 육체를 다시금 강제로 빼앗아갔다. (((뭐하는거냐, 오르카?!))) 의도를 읽지 못하고 당황하는 침식체슬레이어! 순식간에 그녀의 몸은 오르카의 손에 떨어지고, 양 눈동자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센코처럼 가늘게 변했다!


"이이이이야아아아아앗-!" 자신의 혼을 멧돌로 깎는듯한 장렬한 외침.... 카라테 샤우트와 함께, 오르카는 공중에서 양손, 두 다리를 X자로 교차시켰다! 나무삼! 침식파 미사일의 명중까지 앞으로 1미터! 순식간에 양손, 양 다리가 검은 헬파이어에 싸여 침식체슬레이어의 육체를 지키는 검붉은 장막을 만든다! 


ZAP! ZAP! ZAP! ZAP! 주먹만한 광구가 연이어 검은 장막의 방패에 명중하고 터져 사라진다. "누으으으으읏-!" 리플레이서 폰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양팔을 공중을 향해 내밀고, 더욱 카라테를 집중시킨다! 남은 힘을 모두 짜낼 작정이다!


리플레이서 폰의 등에서, 침식파 미사일이 끝없이 생겨난다! 0.1초도 중단되지 않는 연속사출! 침식체슬레이어와 헬기는 빛의 선에 의해 삼켜져간다. 점차 장막의 방패에 벌어짐이 생기고, 몸 앞에서 꼰 양 다리의 물리적 가드마저 넘어 침식체슬레이어의 몸에 명중하기 시작했다.


"끄악-!" 엄청난 격통! 한 방이 뇌격과 같은 충격을 가져온다! 그 무게는 리플레이서 폰이 내지르는 혼신의 스트레이트에 필적한다! 그것이 수백발 단위로 쏘아대지는 것이다! "이야아아아앗-!" 오르카 역시 자신의 카라테를 한계까지 쥐어짠다! 팔다리에서 흘러내린 피까지 끌어써, 검붉은 방패를 형성해간다!


"앗! 아밧! 아바바바바아바밧!" 뒤에서 침식체슬레이어를 떠받치고 있던 리플레이서 조종사와 헬기는 그야말로 숯덩이가 되어간다. 한 방마다 기체가 박살나고 눌어붙는다. 조종사는 이제 그야말로 네기토로! "...사요나라!" 장렬한 폭발사산! 침식체슬레이어도 방어가 상실되면 금세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이야아아아아앗-!!" 오르카는 방어자세를 풀지 않고 카라테를 더욱 쥐어짜낸다! 헬기의 속박에서는 벗어나 있었지만, 비스듬히 아래에서 끊임없이 사출되는 침식파 미사일의 맹공에 의해 물리적으로 공중에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누으으으읏-" 리플레이서 폰도 피를 토하며 정신집중을 계속한다!


"이야아아아아앗-!" "누으으으으으읏-!" 장렬한 소울과 소울의 격돌! 관리자라면 이 광경을 보고 무슨 코토와자를 읊었을까?! 나무아미타불! 고우랑가! 붓다! 나무삼! 점점 오르카의 방패에도 구멍이 뚫리고, 다시 침식체슬레이어의 몸에 침식파 미사일이 닿는다. "끄악-!!"


침식체슬레이어의 몸이 죽음의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이이야아아아아앗-!!" 오르카는 아직도! 아직도! 자신의 한계조차 돌아보지 않고! 침식체슬레이어의 육체를 지키기 위해 검붉은 장막을 계속 만들어낸다! 그리고 히사츠 와자의 개시로부터 1분 후...... 영겁과도 같은 시간의 끝에...... 드디어 결착의 때가 왔다.


"끄악-!" 오르카가 단말마를 방불케하는 외침을 지른다! 몸의 제어권이 침식체슬레이어에게로 돌아가고, 장막은 안개처럼 흩어져 소멸! 나무아미타불! "끄악-!" 그러나 동시에 리플레이서 폰도 힘이 고갈되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토혈했다. 제어력을 잃은 십여개의 침식파 미사일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절규도 없이 너덜너덜한 죠루리 인형처럼 침식체슬레이어는 머리부터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엎드려 피투성이 손발을 꿈틀꿈틀 경련시킨다. 검붉은 카운터 장속은 수백 년 묵은 썩은 포목처럼 해져버려서 재생조차 되지 않는다.


"무....무하하하하! 이겼다!" 리플레이서 폰은 한 손으로 바닥을 짚은 상태로 천천히 일어나, 움직이는 시체처럼 어색하게 침식체슬레이어에게 다가갔다. 카이샤쿠를 하고 모든 것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이몸을..... 리플레이서 폰을..... 리플레이서의 간부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하지만 그 때, 리플레이서 폰의 눈에 믿기 어려운 광경이 비친다. 침식체슬레이어 또한 커다란 토혈과 함께 간신히 되살아나, 실에 묶인 죠루리 인형처럼 그 몸을 들어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술취해 걷는 듯한 꼴사나운 움직임으로 자세를 잡고 리플레이서 폰에게 발을 끌며 다가간다! "침식체.....는.... 죽인다....."   


"이얏-!" 666라운드를 끝까지 싸운 복서들처럼 힘없는 카라테 응수가 시작되었다. 붓다도 보시길! 이제 양측은 육체의 한계와 카라테의 한계를 훨씬 넘어, 정신력으로만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솔져 비포 더 에델의 코토와자 같이!


"이얏-!" 리플레이서 폰의 안면을 노린 침식체슬레이어의 스트레이트가 바로 옆으로 빗나가고, 거기에 리플레이서 본인도 엉켜 넘어질 것 같은 앞차기가 침식체슬레이어에게 명중! "이얏-!" "끄악-!" 침식체슬레이어는 배를 누르고 비틀거리며 걸어, 리플레이서의 등에 춉을 때려박는다! "이얏-!" "끄악-!" 


"아밧-!" 리플레이서 폰은 고통에 허덕이며, 몸을 뒤로 젖히며 빙글빙글 그 자리를 돈다. 급성 바리키 중독자처럼 눈알은 회전하고 시선이 고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침식체슬레이어도 마찬가지였다. 몸을 구부리고 배를 누르며 토혈을 거듭, 비틀비틀 술취한 듯이 걷는다. 조금만 방심하면 그대로 죽음이다.


타타미 3장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마주하여, 둘은 다시 자세를 취한다. 거의 자세의 형태를 이루고 있지 않다. 슬럼가의 어린애들도 비웃을만큼 꼴불견인 카라테다. 하지만 그들 둘을 비웃을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비틀비틀 상대를 향해 달려가 안면을 겨냥한 앞차기를 동시에 내지른다! "끄악-!" 


양자의 시야가 스파크한다. LAN직결 해킹되어 뉴런을 태워진 희생자가 죽기 직전에 본다는, 무한한 별하늘과 같은 세계가 시야 가득히 펼쳐진다. 둘은 다시 비틀거리며 여덟 자를 그리듯이 비척비척 돌아다닌다. 앞으로 한 방, 먼저 성공하는 쪽이 승리할 것이다. 먼저 복귀한 것은..... 리플레이서 폰!


"누으으으읏-!" 리플레이서 폰은 자세를 가다듬는 틈도 아까워해, 최후의 힘을 짜내고, 침식체슬레이어의 안면을 걷어차 목을 절단하기 위해 살인적인 킥을 내질렀다! 나무삼! 하지만 침식체슬레이어도 속수무책은 아니다! 그녀는 굳이 고개를 들지 않고, 무방비한 자세를 드러낸 채, 전집중 호흡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얏-!" 침식체슬레이어의 오른손이 거의 무의식 중에 쓱 움직여, 리플레이서 폰의 킥을 막아냈다. 고우랑가! 그리고 카운터 악력을 담아 리플레이서 폰을 잡는다. "누으읏-!" 꼬리를 잡혀 꼴사납게 자세를 무너뜨리는 리플레이서 폰! "이얏-!" 침식체슬레이어의 발차기가 리플레이서 폰의 왼쪽 몸통을 파괴! "끄악-!"


리플레이서 폰의 척추가 말도 안되는 방향으로 꺾여진다! 승기! 침식체슬레이어는 잡고 있던 꼬리를 놓고, 오른쪽 몸통으로 발차기를 날린다! "이얏-!" "끄악-!" 오른쪽 어깨! "이얏-!" "끄악-!" 왼쪽 어깨! "이얏-!" "끄악-!" 그야말로 양팔을 네코소기당한 리플레이서 폰은 실이 끊어진 죠루리 인형처럼 무방비 상태로 서있다!


"죽인......다" 침식체슬레이어는 리플레이서 폰에게 몸의 정면을 향한 채, 발을 끄는 걸음으로 천천히 뒷걸음질친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피니시 무브를 내기 위한 도움닫기 거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기다려..... 이 몸의 패배다! 네놈이 원하는 것을 주마!" 이것은?! 정신적 도게자다!


"리플레이서 폰=상..... 내가.... 무엇을 원하냐고....?" 침식체슬레이어는, 무자비한 카운터 카라테의 자세를 취하면서 말한다. "그래! 원하는 것을 전부 주마! 그 제시카라는 코카소이드 여자는 능욕하지 않았다! 리플레이서 신디케이트의 멸망을 원하는가!? 힘이냐? 돈이냐!? 뭐가 있으면 너의 복수심을 잠재울 수 있지?! 대체 뭐냐!?"


리플레이서 간부, 리플레이서 폰이, 이렇게까지 꼴불견인 모습을 드러낼 줄은..... 침식체슬레이어의 마음에 한순간의 망설임이 생겼다. 순간 그의 뉴런에 에디 피셔가 죽은, 바로 그 순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침식체슬레이어는 증오의 불꽃으로 그 기억을 덮어치웠다. "......그대의 목숨이다!"


"Wasshoi! Wasshoi! Wasshoi! 침식체는 죽인다! 이얏-!" 침식체슬레이어는 무방비 상태로 서있는 리플레이서 폰을 향해 달려가 모든것을 담은 트러스킥을 날린다! "끄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악-----!" 리플레이서 폰의 몸이 와이어액션을 방불케하여 날아간다!


총알처럼 튕겨진 리플레이서 폰의 몸은 위를 향한 자세로 수십미터 거리를 비행해간다. 리플레이서 폰과, 하늘 꼭대기에 떠오르는 해골을 방불케하는 만월의 눈이 마주친다. "인과응보-" 달은, 확실히 그렇게 쏘아붙였으리라- 그렇게 리플레이서 폰의 몸은 끝없이 날아갔다.


"악!" 그리고 정지! 리플레이서 폰은 등을 통해 심장을 관통한 날카로운 쇠파이프를 보았다. 비스듬히 하늘을 향해 있는 강화 쇠파이프를!


인과응보! 그가 저지른 온갖 악행에 걸맞는 최후였다! "누으으으아아앗-!! 사! 요! 나! 라!" 직후 맹렬한 폭발이 밤의 폐허를 비췄다. 드디어 침식체슬레이어의 인과응보는 이루어진 것이다!


◆◆◆


침식체슬레이어는 극심한 고통에 뉴런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눈을 떴다. 눈에 들어온 건 회색 천장, 함선 내장, 그리고 희미한 불빛. ".....죽인....다.....?" 누군가가 자신의 품에 안겨있다. 아니, 누군가가 침식체슬레이어를 안고 있다. 여기는, 설마.


침식체슬레이어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피. 피가 왈칵왈칵 쏟아지고 있다. 자신의 몸에서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럼 어디인가. 아니, 여기는. 알겠다. "침식체슬레이어=상."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사람. 시선을 약간 돌리니 에디 피셔의 얼굴이 보였다. 창백하다. "에디 피셔=상...... 이건..... 나는....." 에디 피셔는 조용한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어떻게 여기에" "언제나 이런 식이군, 침식체슬레이어=상." 에디 피셔는 온화하게 말했다.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에디 피셔=상....." 침식체슬레이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에디 피셔는 머리를 흔들었다. "끝난 것이다, 분명." "......끝났다......"


침식체슬레이어의 뇌리를, 장절하기 짝이 없는 마지막 이쿠사 배틀의 영상의 단편이 달린다. 쇠파이프에 관통되어 폭발사산한 리플레이서 폰. 그 영상은 슬로우 모션이 되어가고, 이윽고 정지한다...... 그리고 시야는 암전되어..... 끝났다.....? 끝난 것인가. 침식체슬레이어는 멍했다.


아니, 침식체슬레이어는 리플레이서 잔당들을 생각한다. 끝나지 않았다. 아무 잘못도 없는 에디 피셔에게 손을 댄 것은...... 리플레이서..... 아니...... 침식체슬레이어 자신이다. 그 날 리플레이서 소총병의 총알은 에디 피셔를 맞추지 못했다. 끊임없이 피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 상처는, 침식체슬레이어 자신이 만든 것이다. 폭주하는 오르카를 제어하지 못해, 도스대거를 마구 휘두르다가, 그만..... 자신은 그 참혹한 기억을 리플레이서를 향한 증오로 덮고 있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럼 이제 누구에게 복수해야 하는가. 결국 자신도 셋푸쿠하여 에디 피셔의 뒤를 쫓아야 하는가. 그래, 죽어버리자. 침식체슬레이어는 눈을 감았다.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구나." 에디 피셔의 말에 침식체슬레이어는 정신을 차린다. "......도-모." "끝난 것이다, 분명. 무엇이든......" "무엇이든.....?" "아픈 것은 이제 그만하고, 푹 쉬고, 그리고.... 네 인생을 되찾거라." "나의 인생....?" 침식체슬레이어는 에디 피셔의 눈을 바라보였다. 어딘가 초연한 그 눈동자.......


"너는 충분할 정도로 괴로워했어." "......" "너무나도 가혹할 정도로." "......." "네 인생을 되찾아라." ......인생을 되찾는다...... 그런......


"기억을 되찾고...... 진정한 너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침식체슬레이어=상." "하지만, 나는, 당신을 죽인......" "들이마신 플라즈마 때문에 어차피 나는 이렇게 될 운명. 그러나 너의 운명은 나와 다르다. 내 딸과도 달라...... 그러니 너는..... 살아가라....." "하지만.... 하지만!" "자책할 필요없다..... 난.... 이 세상에 하나라도 남길 수 있어서....."


뉴런에 노이즈가 끼기 시작한다. 입모양으로 유추한다. 아마, 다행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


"침식체슬레이어=상!" "끄악-!" "Shit, 이대로는......" "끄악-!" "용서해줘, 이것밖에 없어." 목덜미에 바늘 통증. 순식간에 일그러진 활력이 핏속을 누비며 뉴런을 격렬하게 자극한다. "누읏-!" 침식체슬레이어는 용수철 장치를 방불케 하여 점프를 하면서 깨어났다!


"제시카=상!" 침식체슬레이어는 제시카를 쳐다봤다. 제시카는 주삿바늘을 내려놓고 어깨를 으쓱했다. "명답."


"여기는 아까 거기로군. 그대로인가. 그렇군." 침식체슬레이어는 재빨리 상황판단했다. "미안. 지금 맞힌 건 정제 이터니움..... 설마 또 오르카가 폭주한 건 아닐까 해서, 조금 말이지." "아니, 살았다. 감사한다." 침식체슬레이어는 가볍게 목례했다. "시간은,"


"곧 날이 밝아." 제시카가 말했다. "미안하지만 좀 더 힘내줘야겠어. 여기서 도망쳐야 돼." "......" "리플레이서 잔당들은 아직도 활개치고 있고, 다른 녀석들도 간부급과 맞닥뜨린 것 같아." "리플레이서 놈들과......"


"제시카=상." 침식체슬레이어는 느닷없이 물었다. "나는..... 해냈는가?" 순간의 침묵. 제시카는 멀리에 있는 콘크리트 더미를 가리킨다. 뭉개진 벽돌들이 길을 방불케하여 리플레이서 폰을 날려버린 궤도를 무언으로 시사하고 있다. 그 끝에는 폭발사산해 산산이 부서진 침식파편이 나뒹굴고 있었다. 


침식체슬레이어의 카운터 시력은 그것을 확실히 확인했다. 리플레이서 폰의 죽음의 징표를. "......인과응보." 동시에, 여기저기서 뿜어져나오는 침식파, 폭발음, 플래시.....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라고 하는 부분이지만, 생각할 시간도 별로 없어." 제시카가 옆에 섰다. 침식체슬레이어는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다....... 그 때다.


엄청난 침식반응이 둘을 덮쳐왔다. 분명 리플레이서 쪽에서 뭔가를 한 것이리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이 심상치 않아." 제시카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침식체슬레이어는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 더욱 더 먼 곳에서 폭발염상이 솟구쳤다.


힘을 소진해 뉴런에 틀어박힌 오르카가 침식반응에 대항하여 꿈틀거린다. (((침식체는.... 죽인다.....))) 침식체를 죽인다? 왜? 리플레이서 폰은 죽였다. 그 이상의 행동동기는 없다. 남은 것이 있다면, 자신또한 책임을 지고..... 셋푸쿠하는 것 뿐일 것이다. 하지만.... 에디 피셔의 살아가라는 말이 마음에 맴돈다.


살아간다..... 그럼, 그 다음은? 일단 이 자리에서 피해, 살아난 그 다음에는? 무엇을? '너는 충분할 정도로 괴로워했다' '네 인생을 되찾아라' 꿈 속에서 에디 피셔가 한 말은 침식체슬레이어의 의지를 빠져나가, 뉴런의 심연으로 가라앉아갔다. 


그라운드원 시티가, 불타오르고 있다.













이상입니다 

◆마지막은 되도록 닌자슬레이어 소설의 그윽함을 전해드리고 싶었기에 소설 중점으로 올렸으니 부디 양해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