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버렸군.


특히 우리 부장이 저렇게 감정적인 모습은 처음이지 않나. 금욕적인 사람인 줄 알았건만.


의외로 밝히는 구석이 있군."



"류드밀라는 말할 필요도 없고, 저래 보여도 동료애가 강하니까요.


20년간 빠지지 않고 동료들 성묘를 다니기도 하고, 구관리국 패망 이후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

그때 기억 때문에 맞선도 거부하고, 요즘 카운터들이 고생을 알기는 하냐는 꼰대짓도 하고...


전우가 살아있다는 사실만큼 기쁜 소식이 또 있을까요."



"그러면 이번에 내가 준 선물은 사용하기 어렵겠군.


죽을 각오가 아닌 살고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에는 반응하지 않을 물건이니까."


------------------------------------------



도플갱어들의 포격이 소나기처럼 쏟아졌습니다만 그 정도는 괜찮았습니다. 그 정도 상처는 단백질 챙겨 먹고 하루 푹 쉬면 나으니까요. 도마뱀의 꼬리처럼.


중간중간 다른 침식체들도 있었으나, 당신은 그것들을 전부 밟아죽였습니다. 역시 싸움은 피지컬입니다. 현역 시절을 생각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기껏해야 2종 따위가 낄 급은 더더욱 아니죠.


당신은 류드밀라를 대신해서 모든 공격을 얻어맞았습니다.



"물러서라. 약해진 그대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의 공격이 아니다."


세월이 원망스럽기도 하군요. 그 빌어먹을 세나년한테 얼굴을 들키지만 않았어도  교수 새끼가 데려온 촉수들한테 옆구리를 뜯어먹히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생각해 보니까 엘리시움 필하모닉 이 찢어죽일 것들은 악연이 깊기도 하군요. 네퀴티아는 얼굴만 보면 그 자리에서 망설임없이 찢어죽일 수 있는 관계고, 세나 이 씨발년은 옆구리를 뭉텅이로 뜯어져 나가게 만든 장본인이었습니다.



"어지간히도 끈질기군."



"명심하도록,. 내가 있는 한 너희들은 방주에 손가락 하나 못 대."



"큭 큭큭 혼자 고상한 척 하기는."



"저 개같은...."


당신은 동료의 목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도플갱어 한 명을 뜯어먹었습니다. 이 침식체라는 게 씹다보면 은근히 카카오 맛이 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다크 초콜릿은 전혀 먹지 못하게 되었죠.



"큭큭.... 우리랑 별 다를 것도 없으면서 고상한 척 하기는."


그 순간, 멀리서 포격이 날아왔습니다. 이 미친 새끼들이 동료를 미끼로 포격을 날린 것이었습니다. 시드가 봤다면 "저 개좆씨부랄 새끼들 개작두를 가져다가 삼대를 모아다가 부랄이랑 자궁 사시미를 쳐야 하는데." 라고 했을 텐데 말이죠.


당신은 그대로 류드밀라를 감쌌고, 포격의 비를 맞고 그대로 변신이 풀리고 말았습니다. 

'

일정량 이상의 데미지를 받으면 한 호흡 쉬기 전까지는 변신을 하지 못하는 병신같은 능력이었죠.




"무슨 일이지 이수연? 왜 이런 데 나와있..."



"이 탈리 마크. 네가 새긴 건가."



"그래. 언제부터인지 그만두게 되었지만."



"언제부터인지....라..."


설마... 


류드밀라는 이수연에게 포격을 저지했으니 이제 대원들을 구할 방법만 마련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어떤 적이 쳐들어와도 자신이 막겠다고 말이죠.



"....그만해."




"뭐?"


"이제 그만하라고."


"넌 충분히 했어."

"그러니.... 이제 그만둬."



"그만두라니. 뭘?"



"아무래도 확신이 부족해서 그냥 지켜보고 있었지만...."

"지금의 네 모습을 보니 역시 내 생각이 맞았던 거 같아."



"뭐가 맞았다는 거냐? 말 돌리지 말고 확실하게 얘기해!"



"너도 진짜 류드밀라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림자."


------------------------------------------


이수연은 류드밀라가 그림자라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20년만에 겨우 만날 수 있던 전우였습니다.

처음부터 짐작은 했지만, 아니라고 부정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1. 이수연에게 덤벼들며 화를 낸다. 

친하게 지내던 모든 전우들이 죽고 20년만에 만난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그림자라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입니다.

그림자가 자기 전우들을 지킬 리가 없다고 화를 냅시다. 


2. 잔혹한 사실이지만 인정하라고 해줍니다.

당신 인생이 항상 그랬죠 뭐.

부랄 친구는 빌어먹을 엘레시움 때문에 참혹하게 죽고.

남매처럼 친하게 지내던 사람은 동귀어진을 택하고.


3. 침묵을 지킨다. 

이 이상 할 말이 없던 당신은 그대로 침묵을 지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