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게임을 접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존재함. 현생을 위해서 접는다거나 가챠를 폭사해서 접는다거나 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 두 가지의 이유만큼 흔한 이유가 할게 없어서 접는거임.


카사가 지금까지 여러 문제들이 존재했음. 그리고 그 문제를 만들어서 나온 결과물 내지 그것을 치우는 일련의 과정에서 유저들이 많이 떠난 경우가 태반이었지만 오늘날의 현상은 기존 카운터사이드에서 나타났었던 문제는 아니었음. 분탕을 못 버티고 접은 카붕이들이 많았지, 진짜 할거 없어서 "아 씨발 좆노잼. 할거없어서 접는다." 하는 케이스는 진짜 드물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분석을 해볼만하지 않겠냐. 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게 되었음. 솔직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카운터사이드를 굳이 계속 해야하는가? 에 대한 상태에 봉착해있고, 그것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 방법도 자신도 없는 상황임. 진짜로 할게 없거든.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근데 이제 뭐함?" 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3가지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볼거임. 그 세 가지 이유는 각각


1. 이터니움에 의존한 BM과 일회성 컨텐츠만이 존재하는 구성

2. 단순반복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부족한 컨텐츠 / 목표

3.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유저와 회사 간의 간극 으로 정의하고 싶음.



#1. 근데 이제 뭐함으로 귀결되는 세 가지 이유


1-1. 이터니움에 의존한 BM과 일회성 컨텐츠만이 존재하는 구성


이 이야기는 카운터사이드 특유의 BM과 PVE 컨텐츠들을 나열해보면 쉽게 도출할 수 있는 근거라고 볼 수 있음. 2주년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카운터사이드는 이터니움을 통한 BM을 구축했고, 이것은 예전에 비해 유저들이 이터니움 상품군의 실질적인 구매량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결과를 제시했었음


다만, 이것은 구매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단계에서 그쳤을뿐이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제시해줄 수 있는 BM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음


카운터사이드에서 이터니움 자연회복량은 75*12*24=21,600 이터니움에 일일 미션 클리어 과정에서 6,000 이터니움을 추가하고 그 이외의 값은 전부 +@의 값으로 치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 반면에 이터니움 통의 총량은 3만이라는 것은 하루 이터니움 자연회복량으론 절대 통 전체를 채울 수가 없다는 여타 가챠 겜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지


그렇다고 카운터사이드의 이터니움 소모량이 작은 것은 절대로 아니야. 한 달에 주기적으로 나오는 신규/복각 시나리오 이벤트들의 경우는 하드 지역에서 파밍을 할 때 620 ~ 650 이터니움이 들어가고, 보급작전 / 외전 / 메인스토리는 맥시멈 650, 기밀작전은 1500까지도 올라가는 등의 이터니움 책정량을 보면 이터니움 절댓값이 한없이 부족한 현실임을 눈치챌 수 있어


그리고 이 부족한 이터니움에 비해 요구되는 이벤트 교환소 재화량은 막대함으로 그 간극에서 이터니움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기 마련이지. 그렇게 힘들게 바꿔먹는 이벤트들은 셋바 / 융핵 / 트로피 / 배경 / 특적핵 / 정보 / 튜바 등으로 치환되지만, 이 중에서 육성에 있어 비약적인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은 하나도 없어. 오히려 상식선을 벗어난 재화 측정값에 따라 지뢰를 밟을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는 불안한 요소를 갖추고 있고, 재화 부스팅 챌린지가 상시화 됨에 따라 굳이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진게 현주소


하지만, 이것을 꾸준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외에 할 것이 없는 것도 존재해. PVP라는 좋은 소비수단이 존재하지만 건틀렛을 안하는 PVE 유저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챌린지, 다이브, 그림자전당, 격전지원 정도가 존재하는데 이 중 다이브, 그림자전당은 덱만 맞추면 풀오토 구축 이후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컨텐츠. 챌린지는 일회성이기에 보상만 받으면 신경도 안 쓰는 컨텐츠. 격전지원은 보상 다 바꾼 시점에서 신경써서 돌아야 할 근거가 부족한 컨텐츠이기 때문에 '컨텐츠의 반복성'에 있어서 카운터사이드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


결국 돌아보면 준수한 수준의 반복 가능한 컨텐츠의 부재가 단조로운 게임 루틴을 더욱 단조롭게 만들어버린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지. 무한웨이브는 망했고, 함선체스는 제대로 녹여내지 못해 결국 없애버렸으니까



1-2. 단순반복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부족한 컨텐츠 / 목표


이것은 1-1에서 연계되는 이야기로, '컨텐츠의 반복성'에 비해 얻어갈 수 있는 결과값이 처참한 이유는 유저들에게 성장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해줄만한 무언가가 없기 때문임. 고여버린 침식체들은 이미 인게임에서 과금적 요소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거의 다 얻었기 때문에 따로 정한 '목표'가 없는 경우도 흔할거임. 그런 것들을 줄여보고자 사측에서 '랜덤 요소를 가미한 렐릭'을 만들어냈지만, 렐릭 출시 이후 무분별한 렐릭 출시와 그 의존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시점(스위프트, 브리트라, 인히비터에 이은 4번째 렐릭이 출시보류가 되었던 건)에서 회사가 침식체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음


그렇다면 침식체가 아닌 뉴비, 카청년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데, 그들이 성장하기 위한 환경이 확실하게 조성되어있는가? 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을거임. 그리고 그 대답은 물론 "아니오"가 될 수 밖에 없음. 그것은 '렐릭'과 '재무장'으로 점철된 카운터사이드 메타가 뉴비, 카청년들에게 친화적인 구조가 아닐뿐더러, 더 나아가 그런 구조에서 버틸 수 있을만한 '복지정책'이 전무하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임


이번 7일 출석체크 이벤트의 극비 재무장 데이터 2개 지급에 대해서 이전에 글을 썼던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음. 카운터사이드에서 고정적인 수입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침식체들이 '셋바'를 투자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뉴비 및 카청년들에게 혜택이 갈만한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법이 가장 돈을 끌어오기 좋은 방식일거라는 것을 카붕이들도 감각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임. 허나, 사측에서 유저들이랑 제일 말이 안맞는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이 '패키지 판매'와 '재화 가치설정' 부분임


유독 이상하게 카운터사이드는 명절 후 수금시즌에 패키지를 팔지 않는 행보를 보인다거나, 극비 재무장 데이터를 필두로 한 재무장 관련 상품군에 대한 판매정책에 있어서 유저와의 생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 늘 이야기 했던 것이지만, 재무장이 출시된 시점부터 모든 밸런스는 재무장 위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고. 그 재무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차적인 걸림돌이 '융핵 75개'인만큼 극비 재무장 데이터를 그렇게까지 풀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나, 이에 대해선 상당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음


결국 이건 채용권을 통한 수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이해를 해야하는데, 카운터사이드의 대부분 캐릭터는 SSR을 고정으로 제시하고 그에 비해 채용권을 보다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BM 상품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며(커스텀 제외), 사측에서 월 150개 이상 챙길 수 있다는 데이터를 구두로 풀었으나 확실하게 계산이 안되어 편차가 뚜렷하다는 점, 그리고 SSR로 고정되는 캐릭터 가챠로 인해 자연스레 오퍼레이터 가챠에는 금액적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이전 코레류 때의 인식. 내지 '그래도 가챠는 혜자다'라는 평가를 놓치기 싫어하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듦


카운터사이드가 가챠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채용권 탕진 이후 가챠를 위한 채용권을 얻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것을 사측에서 인지해야 한다고 볼 수 있음.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채용권의 개수는 50개 내외이고, 100개 가량의 채용권들은 싹다 지부 대성공 내지 보급소 리롤로 따야하는데 지속적인 확률 싸움. 연속 천장을 쳤을 때에 수급할 수 있는 방법은 월마다 살 수 있는 커스텀패키지 4개 밖에 없으니 막막하지


결국 이것들은 유저들이 '포기'해버리는 시점에서 아무런 이득을 볼 수 없는 구조의 BM이라는게 치명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음. 결핍을 통해서 얻는 BM들이 아닌 유저들이 원하는 구성, 개개인이 가진 목표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구성을 가진 상품군이 들어와야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스튜디오비사이드는 아쉬운 행보가 너무나도 많음



1-3.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유저와 회사 간의 간극 


위의 두 가지 이유를 간략하게 서술하면 '완성도 높은 인게임 컨텐츠 부족', '결핍을 통한 결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BM구조'로 귀결지을 수 있을 것임. 그렇기에 저 두 가지 이외에 다른 이야기를 이 파트에서 해보고자 함. 저 두 가지 이유만으로 분탕을 버티던 카붕이들이 떠났다기에는 너무 부족한 근거라고 모두가 생각할거기 때문임


결국은 유저와 회사 간의 소통 간 괴리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라는 것이 이 파트의 핵심임. 카운터사이드는 가끔 회사의 주도적인 컨텐츠 개선에 착수하는 경우가 존재하는데, 이것으로 인해 생긴 파장이 상당히 컸었다는 것을 카붕이들은 알고있을 것임. 그렇기에 침식체들은 한때 '개선'이란 단어만 봐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사측의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컨텐츠 수리는 유저들로 하여금 혼란을 주었는데, 이번 6월 말 개발자노트에서도 건틀렛 전략전이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유저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로드맵'이 가지는 기능은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과 스탠스를 취할지에 대한 일차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고 대부분 생각할거임. 그렇기에 유저들은 간략하게나마 로드맵을 요구하거나,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로드맵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이렇게 할거다'라고 유저들에게 먼저 알려주는 기능을 함. 하지만, 카운터사이드의 경우는 살짝 다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음.


카운터사이드에서 처음 로드맵을 제시했었던 것은 1.5주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당시에도 이 로드맵 대로 지켜질 것인가? 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카붕이들이 존재했었음. 7~9월까지의 로드맵은 순차적으로 잘 진행되었고, 1점 운동의 결과물이 보였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지. 그러던 와중에 10월에 도넛피감사태와 11월에 재무장이 터지면서 다시금 꼬꾸라졌었지만.


그 이후에도 2주년 애니버서리를 기점으로 2월부터 로드맵이 다시 나왔었고, 그 결과물은 뒤로 갈수록 로드맵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었음. 관련해서 개발자노트에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었지만, 이것은 단순하게 넘길 이야기는 아님. 로드맵으로 제시했었던 것들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은 회사의 역량이 부족했거나, 회사의 인력이 부족했거나 둘 중 하나의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니까


여기까지는 카운터사이드를 기준으로 별 다른 문제는 없음. 일단은 중소기업이라는 스텐스를 가지고 운영을 한다고 모두가 인식하고 있고, 글섭 운영 및 신작 개발이라는 말을 하면서 나름대로 바쁘다는 이유를 댔었으니까.


하지만, 일정상 불가능하거나 착오가 생겼을 때에 바로 대응하거나 공지하지 않고 잠수를 타는 느낌이 들 수준으로 게시글 내지 공지를 올리지 않는 것이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가진 최고의 문제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음. 과거에도 지적했었던 바가 있었던 내용이니만큼, 스튜디오비사이드는 '지나친 완벽성'을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소화하려고 함에 따라 생긴 연락지연이 상당히 많았던 편임. 하나톡이 만들어진 이유도 이에 관련된 것이고,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없데이트 기간동안 기존 로드맵에서 충족할 수 없는 요소가 존재함에도 그 어떠한 코멘트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과거의 사례를 가져와보면 명확한 직무유기이며 유저들이 마음 속에서 카운터사이드를 놓아버리게 할 만한 이유로는 충분하다는 것임


게임 만들다가 버그 생기거나, 깔끔하지 못하거나 하는 문제들은 이미 카붕이들은 어느정도 수준에서는 '으휴 그럼 그렇지'하는 선에서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 문제들을 방치한다고 느낄 수준으로 관련한 반응 내지 공지가 없었다는 것은 기다리기만 하는 유저들에게 고깝게 느껴질 수 없는 것이지



#2. 결론


결론으로 돌아가면 '근데 이제 뭐함?' 이 나온 것은 처음에는 밈으로 썼었던 것도 있고, 카운터사이드의 일일 숙제 매커니즘을 감안하면 충분히 나올법한 말이었지만 '인게임 컨텐츠 부족(정확하게는 획일화에 가까운 일회성 컨텐츠 중심 구성과 완성도를 가진 반복성 컨텐츠의 부재)', '결핍을 통한 결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BM구조', '유저와 회사 간의 소통 간 괴리감' 과 같은 기존에 쌓여있던 문제점들이 회사의 늦대응과 함께 엮여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유추할 수 있었음


분명 지난달에 EP.9 클리포트 게임이 출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EP.9의 시나리오만으로는 위의 문제들을 덮어주고 다음 EP.10을 기다리게 할 추진력을 주기엔 미약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음. 예전에도 그랬지만 매인스토리든 이벤트스토리든 길어야 3~4일이면 분석까지 끝났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 이후에 빈 시간동안 격전, 건틀렛 밖에 없는 카운터사이드였기에 자연스레 다른 게임으로 눈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 밖에 없음


카사는 2년을 넘어 3년차를 가고 있고, 게임수명의 기점은 3년에서 5년 사이라고 볼 수 있음. 그렇기에 스비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 선택을 했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카운터사이드 유저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상황에 처했음. 현재까지의 카사에 대한 인식은 '요행이었다'라고 바라볼 수 밖에 없음. 신작에 대한 결과물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본진 지키기는 매우 중요한 당면과제임. 그렇기 때문에 아쉬운거임. 조금만 더 완성도 높은 컨텐츠가 있었더라면. 회사가 조금만 더 신경써서 알려주고 대응해줬었더라면. 떠나는 사람이 조금은 더 줄었을지도 몰랐을거임


서론에서 나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접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했음. 가챠가 망했다거나, 현생이 바쁘다거나 말이지. 다만, '근데 이제 뭐함?''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임은 상당히 드물어. 저런 이야기가 나올려면 게임 내 모든 목표를 달성한 소수의 고인물들이나 가능한 말이지. 그렇기에 저 말이 가지는 위험성은 뚜렷할 수 밖에 없음. 실은 카붕이들이 스튜디오비사이드에 보내는 'SOS 신호'였던거다. 라는게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