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counterside/55700519


이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 감사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겨버렸네요.

 피시방에서 머리만 싸매고 있다가 결국 결론도 못내리고 새벽 늦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그 시간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제가 오니까 얼른 반겨주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또 약해져서 그냥 원하는 대로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없는 동안 아내도 많은 생각을 했는지 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얼른 말을 꺼내더군요.

오빠 곤란한거 다 이해한다. 그래도 오빠가 걱정하는 만큼 귀찮은 일 없을거다. 그분도 왠만한건 다 혼자 알아서 하실 줄 안다. 오빠 신경 안 써도 되게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허락만 해달라.
그러면서 정말 좋으신 분이니까 원한다면 한번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해보자고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

 
 인정하겠습니다. 순간 혹할 뻔 했습니다. 
일단 생각보다 되게 젊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은혜를 많이 입었다길래 나이든 사람을 생각했더니 아내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여자분이셨구요.
...그리고 엄청 예뻤습니다. 아내와 마찬가지로 외국분이셨는데 길가다가 지나가면 누구나 뒤돌아볼 법한 외모였습니다. 이런 사람이랑 동거를 한다고 생각하니 진짜 순간적으로 오만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런데 그 순간 제 눈치만 살피고 있는 아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으면서 정말 예쁘지 않냐고 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순간적으로 엄한 상상을 했던 제 스스로가 너무나 쓰레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상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아내에게 너무 죄스러웠고, 내 사랑이 이정도밖에 안 되는거였나 하는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뭔 생각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자랑을 하더니 제 표정을 어떻게 받아들인건지 이번 주말에 한번 만나보자고 밀어붙이더라구요. 전 얼떨결에 그러겠노라 받아들이고 말았습니다.
 
 전 지금 다가오는 주말이 너무 두렵습니다. 동시에 그걸 기대하고 있는 제가 너무 싫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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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고 뇌절함. 이제 안하겠음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