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스압) 팀업- ESPR 개론 1: 심연이 들여다 보는 자 https://arca.live/b/counterside/63166547

스포+스압) 팀업- ESPR 개론 2: 심연을 들여다 보는 자(레지나/에델 편) https://arca.live/b/counterside/63475202


+ 관리자개론: 현자와 흑막 사이  https://arca.live/b/counterside/40761893


-본심


 이번 글이 이 ESPR 팀업 개론의 끝이 될 것 같아.

 이번에는 그 동안 미뤄두었던 질문들을 바탕으로 남은 의문점을 죄다 밀어버릴 예정이야. 


 구체적으로는 레지나는 흑화한 것이냐, 관리자는 나쁜 놈인가, 교수는 뭐하는 놈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설명할 거야. 관리자는 이번 에피소드를 중점으로, 교수는 대략적 캐릭터 분석이야.

 어디까지나 이것들도 뇌피셜에 불과한 것이니까 평가는 알아서 해 주길 바래.


  바로 시작할게.




 1. 레지나의 진화



  이전 글- 레지나의 결과에 대해서 썼던 내용에 대해 의문점들이 꽤 있는 것 같았어.

 많은 사람들이 레지나가 결론적으로 흑화한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지.

 이건 사실 굉장히 모호하기 짝이 없는 질문이야.



  이 '흑화'라는 개념은 참 애매모호해. 입장에 따라서 선악이 사실 굉장히 애매하듯이 말이야.

 예를 들어서 아구몬이 스컬 그레이몬이 되면 이건 암흑 진화지. 이건 확실히 흔히 말하는 '흑화' 내지 타락라고 할 수 있지. 이성을 잃고 완전히 폭력에 물든 악이 되었으니까.


-흑화의 표본


 그런데 바이러스종의 아구몬이 진화한 '블랙 워그레이몬'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이건 그냥 태생대로 진화를 한 건데 말이야.

 설령 원종 아구몬이 그렇게 진화 했다 하더라도, 과연 나쁜 진화인 걸까?


-레지나 진화형


  '흑화''타락'은 구분할 필요가 있어. 흑화는 너무 광범위한 단어야. 단순히 '타락'의 의미부터 '사고의 변화', '수단의 과격화' 등 여러 의미를 모두 포함해서 부르는 단어야.



 그래서 딱 잘라서 흑화=악화 라고 할 수는 없어.

 심지어 위의 암흑 진화도 형태의 변화일 뿐, '선악의 구분'은 없다고 말하지.

 쉽게 말해서 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것도 과연 흑화인지 생각해 봐.


-타락의 모범사례


 반면 타락은 좀 달라. 이건 진짜 악화야.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화의 루시퍼, 다크나이트의 하비 덴트지.


 이들은 이제 진짜 악이야. 목표고 뭐고, 정말로 악에 물든 상태가 타락이야. 


-이성적인 상태


그런 의미에서 레지나는 어떻게 보면 흑화, 혹은 진화를 했을지언정, 타락은 아닐 가능성이 높지.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야.



 그런데 타락한 것은 아닐 그녀가 왜 가차 없이 학부장을 썰어버렸을까.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 외부에 학부들을 가차없이 왜 죄다 숙청할까.


 이게 사실 구체적인 의문이겠지. 이게 바로 레지나의 타락이 아닌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해.

 한마디로 가지치기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라.

내 안에 거하지 아니하면 밖에 버려져 마르나니. 

사람들이 그것을 모아다가 불에 던져 사르니라: (요한복음 15장 6절)



 레지나는 더 이상 이 학회의 행위를 내려버려 둘 생각이 없어. 

 이제 예전 부학회장 시절, 학회 앞의 대학생 마냥 말로 할 생각이 없지. 이제는 완전히 장악해 집어삼킬 생각이야. 더 이상 그녀는 지식에 취해 설쳐대는 자들을 내버려 둘 자비 따윈 남겨두지 않았어. 


-레지나가 얻은 교훈


 지식의 호수의 주인이 된 레지나는 문자 그대로 절대권력을 손에 쥐었어.

 이제 입으로 상식과 인명을 살피자고 외치고, 이걸 다른 학부가 코웃음치던 과거와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어. 레지나는 이 학회라는 광기의 조직을 절대적인 힘으로 찍어 누를 생각이야.


-숙청 시작


 레지나는 이제 자신의 의지를 따르지 않는 이들을 남겨둘 필요도, 이유도 없어.

 괜히 놔 둬 봐야 제멋대로 날뛰며 광기를 흩뿌릴 뿐이야. 그녀는 이제 '지식의 호수'라는 포도나무야. 

 자신의 의지를 따르지 않는 곁가지 따윈 그 자리에서 잘라버릴 뿐이지. 


-가지치기 on


 레지나는 과거에 입으로만 평화를 떠들었던 대가를 뼈저리게 지불했거든. 그녀의 결심은 명확해.

 한편 다른 학부장들도 이런 철혈통치에 찬성할 수 밖에 없어. 사실 원래부터 학회는 그랬으니까. 


 이제 레지나는 자신의 어머니 이상의 절대자야.

 지식의 호수의 대리자이자 맥크레디 가의 후계자-가 그녀니까레지나가 학부장의 목을 원한다고 해도, 내 주는 것 외에 답이 없어. 호수는 그녀가 가지고 있으니까.


-꼬우면?


이들의 생명이요, 삶이자 죽음인 지식이 바로 레지나의 손끝에 달렸지.

수백의 생명보다 지식이 소중할 게 뻔한 학회들은 이제 레지나에게 완전히 목줄이 매인 거야. 그녀가 호수 제공을 끊는 순간 해당 학부는 박살이야. 


 한편 레지나 입장에서도 이런 이들을 가지치기 할 명분이 필요하겠지.


-내 안에 거하지 않은 가지


 정리하자면 레지나는 평화를 위해서 독재자가 된 셈이야. 

 외눈박이의 세상의 왕이 두눈박이가 된 셈이지. 혹은 앨리스가 여왕이 된 꼴이거나.



 그렇다면 이제 여왕은 사람들을 외눈으로 만들려는 자들을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죄다 모아 단두대에 매달아버릴 테지. 레지나는 이제 그런 존재야. 참 무섭고 사악하기 그지없는 수호자가 된 셈이지.





 2-1. 관리자의 개입에 관해

-니가 왜 나와요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 관리자가 한 일은 관리자 입장에서의 최선의 행동이야.

 나쁜 놈이라고 한 건 진짜로 백합에 끼어드는 사내놈마냥 '상종할 수 없는 개새끼'라는 원론적 의미는 아냐.

이 부분은 도와주지 않는 이에 대한 원망에 가까워.


-비슷한 사례


 굳이 비유하자면 누가 차에 치였는데, 남 일이니 그냥 구경만 하는 사람을 향한 원망 같은 것이지.


 그러니까 이건 책임의 문제라기보다는 도의적 차원의 문제야.


-기존 스탠스


 나는 이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 관리자가 직접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난 관리자가 이 학회에 대해서 만큼은 별다른 수단이 없을 줄 알았거든.


-에델 전담기관

 

 그 동안 수없이 많은 비밀신분과 비밀기관을 이용해서 커넥션이 없는 곳이라고는 없던 관리자가, 유독 이 학회만큼은 연결점이 없었어. 심지어 그럴 시도로 보이는 행동도 없었지.

 기껏해야 프리드웬 기관을 이용해서 봉인 및 견제 정도가 다야. 


 


 그래서 관리자가 이 학회 만큼은 아예 완전히 선을 그어두고 있는 줄로만 알았지.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 이 학회는 마왕 직속령이니까.


 이게 웬걸, 알고 보니 여기에도 버젓이 들어갈 능력이 충분했지. 

하긴 생각해보면 하청 기관인 프리드웬도 침투가 가능한 마당이었지. 그런데 관리자가 못 들어간다는 게 더 말이 안 되긴 했어.


-오딘의 까마귀


 그렇다는 것은 관리자는 레지나와 접촉할 수단과 기회는 이미 충분히 있었다는 거야.

 이 부분에서 약간 느낌이 이상해지는 거지.



이건 관리자가 기회가 있었음에도 레지나와 접촉하지 않았다는 거지. 

그런데 하필이면 논개 작전 펼칠 것을 결심한 순간에 접촉을 시도했다는 게 되거든.


-"얼른 가세요"


보는 관점에서 따라서는 "멀찍이 떨어져 관찰하며 간만 보다가, 우연히 킬각이 나오니 냉큼 등을 떠민 게 아닌가?" 라는 불경한 생각이 드는 거야.





 뭐랄까, 타이밍이 지나치게 오묘하지. 

 그래서 믿음 없는 이에게는 불경한 생각이 들게 해. 둘은 너무 정확한 순간에 적절한 곳에서 만났어.


 동시에 관리자가 벌였던 여러 행적들이 다시 떠오르는 부분들이야. 주로 초반부의 모습 말이지.


-저울의 선택




2-2. 관리자의 책임과 역할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이건 어디까지나 도덕적 개념의 책임론이야. 의무가 아니지.

 관리자에게 레지나를 구해줘야 할 책임이 있는 건 아니거든.



 도와주는 게 가능하냐, 그렇지 않느냐를 떠나서 애초에 이 둘은 그냥 남이야. 

 레지나는 순전히 재수가 없어서 그런 사고 같은 사랑을 당한 거야.

 무슨 관리자가 일부러 둘을 맺어주려 중매로 나섰다가 파토난 커플이 아니라고.



-전쟁 같은 사랑


 둘 사이에 특별히 친분이 있거나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지.

  그냥 지나가던 사람인 거야. 레지나는 운이 참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는 사람인 거고.


   

  더군다나 레지나는 관리자가 괜한 도덕관 따위로 어설프게 건드려서 결코 좋을 게 전혀 없는 존재야. 

 사실 관리자가 이번에 레지나와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매우 큰 도박이었을 수도 있어.



 레지나가 워낙 주위에 잘 치이고 굴러다녀서 잘 느껴지지 않을 뿐, 사실 거의 언터쳐블한 존재야.

 그 누구도 아닌 에델의 역린 그 자체지. 어설프게 건드렸다가는 절대 감당할 수가 없어.

 까딱 잘못했다간 클리포트 게임 시작하기도 전에 세상이 먼저 반갈죽 당할 수도 있어. 



  그런데 이런 에델에게서 레지나를 몰래 빼 온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지.

 차라리 힐데와 평화협상을 하는 편이 현실적이야.



-칼의 의인화


 클리포트 게임을 준비하느라 바쁜 관리자의 입장에서 이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거야.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새삼 이번 접선 타이밍이 오묘하기 그지없긴 해.

 악의 소굴에 빠진 민간인에게 일체 접촉을 하지 않더니, 하필 그 당사자가 에델을 봉인할 것을 결심하고 나서야 말을 걸은 걸 보면 말이야. 


-도움 찬스


 그래도 관리자의 접촉이 의미 없던 것은 아냐.

 꼭 부정적으로 볼 것도 아니지. 관리자는 책임은 없었지만, 자신의 역할은 다 했거든. 


 다름 아닌 '현자', '조언가'의 역할 말이야.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관리자는 레지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어. 


그녀가 위험할 때는 필요한 조언을 해 주고, 쓰러졌을 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다짐을 되새겨 주었지.



-필요한 조언


 무엇보다 결국 이 학회는 레지나의 핏줄에 흐르는 업이야. 

 그 누구도 아닌, 레지나가 해결해야 할 몫이기도 해. 에델에게 선택받은 것은 사고였을지 몰라.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에 대한 선택은 다름 아닌 그녀의 몫이지.



 여러 모습이 보이지만, 이번 에피소드는 간략하게 줄이면 '관리자가 관리자의 일을 했다' 정도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관리자가 가진 여러가지 모습이 복합적으로 보이지. 


그의 역할은 이번에도 역시나 '현자'야. 


-조언의 조력자


 그는 운명의 갈림길에 선 자에게 스스로 가야 할 길을 안내해주는 조언가야. 

 설령 걸어야 할 그 길이 가시밭길일지라도 말이지. 대신 걷게 해 주는 게 아닌, 걸을 때를 위해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사람이지.


 비슷한 케이스로는 당연히 '유미나'야. 



 관리자는 그녀를 아끼면서도 담금질하기 위해 계속 위기에 몰아넣고 시험에 들게 해.

 그게 유미나의 운명이고, 늑대가 걸어야 할 길이니까 말이지. 




 3. 교수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드디어 이 문제의 인물이야.


 교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으면서도, 또 없어. 왜냐면 아직 밝혀진 것이 별로 없거든. 

하지만 동시에 이 교수에게 특별한 다른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이 교수는 현재의 모습 그 자체가 시작이자 끝일 거야.



 무슨 말이냐면, 그 내면에 깊은 사정이나 사연이 있을 것 같진 않아. 본인의 안에 그런 건 없어.

 그냥 태생적으로 그런 존재인 것이지.



 모든 것보다 자신의 지식이 가장 앞서는 자.

 생명과 도덕성, 사회와 세상보다도 자신의 지식이 먼저인 사람인 거겠지. 

 자신의 관심 외에서는 어떤 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 말이야. 다른 말로는 사이코패스지.


 이 캐릭터에 가장 근접한 캐릭터는 '조커'야.


-내 흉터가 어떻게 났을까


 대부분의 매체에서 조커의 과거는 그려지지 않아.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혼돈의 상징으로써 존재할 뿐이지.


 과거나 동기 따윈 전혀 중요한 게 아냐. 본인 역시 그렇게 여겨. 

구체적인 사연이나 이유 따윈 남들이 그를 이해해보기 위해 열심히 갖다 붙인 핑계에 불과해.

 정작 본인은 단순한 목적 이외에는 생각한 것이 없는데 말야.



-"난 단순한 사람이다. 차를 쫓는 개다"


 조커의 목적은 단순해. 혼돈을 일으키는 것. 그게 다야.

 그 이외에는 아무래도 전혀 상관없는 존재야. 이들에게는 뭐 '혼란의 황태자', '범죄의 광대' 되도 않는 이명이 붙는데, 이딴 건 다 의미 없는 허상에 불과해. 이들은 사실 매우 단순한 이들이야.


-"이유=목적"


 이들의 본질은 그저 사이코패스야.

 그게 시작이자 끝이고 기원이자 전부야. 그 외에 있는 것들은 죄다 남들이 보는 허상에 불과해. 이들은 자신의 에고만이 존재하는 괴물이야. 



 이 교수도 이쪽 과야. 이 교수의 목적 지점은 지식이지.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죄다 쓰레기에 불과해. 이 하나의 목적을 제외하면 남은 수단이나 방법, 피해와 영향 따윈 안중에도 없어.


-"궁금하니까"


 오직 지식. 그것만이 그의 전부지.

 순전한 호기심과 의문, 그에 대한 해소에 모든 것을 대가로 지불하는 괴물이야.

 법의 테두리가 궁금하니까, 어디까지 세상을 파괴하면 법이 작동할까- 를 직접 실험해보는 인간이야. 학회는 훌륭한 그의 실험 조력자였지.


 여러모로 형태는 다를지언정 동기는 조커와 닮아 있어.


-"그래서 했다"


 따라서 이들에게 과정 논리 따윈 없어.

 가성비, 등가교환, 투자 대비 교환비, 리스크와 리턴 같은 경제적/논리적 관계 따위 역시 안중에 없어.

 돈이나 직위 같은 물질적 개념도 전혀 신경쓰지 않아.

 오로지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형상만 나타난다면 그는 만족해. 그는 지식을 먹는 괴물이야.




 이런 캐릭터의 위험성은 이런 점이지. 이들은 목적을 이룰 수만 있다면 대책이 없어지는 자들이야.

 애초에 수단과 목적 사이의 논리 관계가 파탄나 있어서 대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지.


 따라서 적 입장에서는 가장 완벽한 대책을 만드는 인간들이야.

 언제나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니까.



 교수의 대책없는 지름신, 거침없는 행동력들은 모두 여기서 나오는 거야.

 지식이야말로 그의 존재 목적이야. 이런 면에서는 교수는 에델의 형상에 가장 가까운 인간이지. 



 한편 이런 지식밖에 머릿속에 든 게 없는 사람인 탓에, 그는 자신보다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을 따를 수 밖에 없어. 대표적으로 지식의 호수- 즉 에델. 그리고 관리자. 그는 이들의 추종자가 될 수 밖에는 없지.




4. 지식의 추종자


-지식과 기술의 신


  교수의 입장에서 관리자는 에델과 같은- 신과 같은 존재야. 아니, 에델보다 더 하지.


 관리자는 그가 가진 대부분의 의문과 지식의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자야.

 지식의 목마름을 씻어줄 수 있는 자이자, 복음을 내려줄 수 있는 신의 현신이야. 



 말이 좀 거창하지만, 이번에 교수의 반응을 보면 그리 큰 과장도 아니야. 

 과거 내가 관리자에 쓴 글에서 언급한 내용이 있어.



 만약 '지식과 기술'을 힘으로 바꾼다면, 관리자는 인간이라는 사도들에게 힘을 내려주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가히 마왕과 같은 존재라고 말이야. 이건 단순한 문제야. 그 축복을 찾아 헤매이는 자가 나타난 거지. 



 기술과 정보 분야에 있어서 관리자는 그야말로 이나 다름없어.

 그는 이미 사회라는 기반 위에 존재하는 존재야. 아니, 그가 이 사회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교수는 그래서 황홀경을 느끼는거야. 자신이 그토록 찾아 해매던 것, 지식의 결정체. 

진리에 가장 가까운 자를 간접적으로나마 만났으니까. 그에게 관리자는 원피스이자 올 블루야.



  관리자는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세계를 거치며 세계의 데이터베이스 그 자체가 되었어.

  단순히 지식적인 측면이 아니라 보유한 기술과 정보 역시 절대적이야. 그 순도는 분별 없이 탐식한 에델의 지식에 비할 바가 아니지. 양은 에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순도는 관리자가 더 높을 수 밖에 없어.



 사실 교수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행하는 발굴 작업들도, 따지고 보면 관리자가 남겼던 쓰레기를 뒤지는 작업이나 다를 바가 없거든. 이 지식들은 교수의 입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라고 표현했지.



 그런데 이렇게 테스크포스나 용병들이 무슨 문화재 캐듯 발견해 이용하는 '로스트 테크놀로지', '구 관리국 기술'들은 관리자에게는 이미 옛 기술에 불과해.

 버린 기술이자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술들이지. 즉, 과도기적 물건들이 대부분이라는 거야.



  대부분은 필요가 없어서, 줍는 게 더 일이라 그냥 던져두고 있는 기술과 장비들야.

 그런데 이런 잡다한 것들마저 발견만 하면 기겁을 할 만큼의 고도의 기술이지.


 참고로 이 세계는 관리자가 기술을 꽤 많이 풀어 둔 세상이야.

 그럼에도 기술 차이가 최소 몇 세대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어. 관리자가 내놓는 물건들은 여전히 하나같이 오파츠나 다름없는 물건이야.



 괜히 힐데가 리플레이서들에게 깝치지 말라고 했던 게 아냐.

 관리자는 이미 수없이 많은 기술과 아티팩트를 제작하고 사용해 왔고, 그 결과까지 이미 다 본 사람이야.


 비록 결과야 뭐, 마왕들이 아직 설치고 있는 것을 보면  좋진 못했지.


-"옘병"


 그래서 유물을 주운 테러리스트들은 바보가 되는 거야.

 지들 딴에는 매우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술이랍시고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효용 검증까지 끝난 구닥다리 유물에 불과한 실패작들이거든. 그 시점에서 이들의 실패는 정해져 있어. 



 관리자는 이런 말도 안되는 기술들을 무슨 그리모리가 지 술병 꺼내먹는 것 마냥 사용해. 

 심지어 이 기술들은 아직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중이야. 관리자가 기술과 정보를 계속 뿌리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의 기술과 정보 격차는 문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지.



 이러다 보니 교수는 관리자를 숭배하는 수준으로 받들 수 밖에 없지.

 그의 말 한마디, 토시 하나, 그가 사용하는 기술의 티끌의 먼지마저도 그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식의 파편이거든. 지식이 삶의 전부인 사람에게, 삶의 모든 것 이상을 줄 수도 있는 존재일 테니까.



 정리하자면 교수는 그야말로 '인간 출신 가아그셰블라' 라고 할 수 있어.

 인간의 형상을 했을 뿐, 에델과 같은 지식을 탐닉하는 사이코패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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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

 1. 레지나는 블랙 워그레이몬이다

 2. 관리자는 책임은 없지만 할 일은 했다

 3. 교수는 지식 성애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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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서 썼더니 더 이상 눈에 뭐가 안 들어오기 시작하네.

 언제나 리플해 주면 고마워. 오타나 다른 질문은 좀 자고 일어나서 확인할게요.